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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감정 수업
찰스 스탠리 지음, 김진선 옮김 / 아드폰테스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내가 너의 상처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게 하여 너를 고쳐 주리라"(예레미야 30:17).
교회는 그동안 말의 위력과 혀의 권세에 대해 많이 말해왔습니다. 성경이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교회는 감정의 위력과 치유에 대해서 많이 말해야 할 때가 온 듯합니다. 성경이 그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나운 파도에 휩쓸려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지듯 상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혼과 마음과 생활이 질식해들어가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천 감정 수업>은 감정에 대한 성경적 통찰 아래 해로운 감정을 다루는 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감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습니다. <크리스천 감정 수업>은 감정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삶을 누리고 사람들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며 깊고 풍성한 감정을 누릴 수 있는 존재로 우리를 참조하셨다. 감정이라는 선물을 주셔서 하늘의 아버지는 물론 주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게 하셨다. 그러나 세상이 타락한 이후로 우리 감정은 양면성을 지닌 축복이 되었다"(11-12).
한마디로 인간은 근본적으로 감정을 가진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존재로 우리를 창조하신 이유는, "인생을 항유하고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누리며 그분의 형상을 반영하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47). 스탠리 목사님은 사랑, 행복, 설렘, 성취감, 놀라움과 같은 감정이 없는 삶을 상상해보라고 합니다(49). 또 인간의 타락 이후 감정은 양면성을 지닌 축복이 되었지만, 부정적인 감정도 선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줍니다. 예를 들면, 내가 느끼는 절박함이나 시련의 고통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감정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감정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내 안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마다 그 감정에 주목하게 되고, 그런 감정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뭉클한 감사가 솟아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내가 느끼는 '감정'이 다른 사람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통로라고 생각하니 내 안에 솟아나는 감정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도 했습니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기 이전에, 감정적인 둥물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감정은 현실과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치고, 인생의 중대사를 바꾸어놓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에는 이처럼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와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파괴적인 감정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감정이 가진 강력한 힘을 말하며, 감정이라는 것을 잘 다루고 해결한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특히 파괴적인 감정을 제대로 제어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최악의 비극이 일어날 수 있음도 경고합니다.
<크리스천 감정 수업>은 감정을 다루는 법, 특히 해로운 감정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법을 가르쳐주는데, 이 책에서 실질적으로 다뤄지는 해로운 감정은 "두려움, 거절감(거절의 고통), 원망, 죄책감, 좌절감'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치유 과정으로 들어가기 전에 독자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이 제목 그대로 "크리스천" 감정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구원받은 성도를 대상으로 하는 감정 수업이요, 치유 과정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 책은 상한 감정의 치유는 성령의 역사이며, 그렇게 때문에 상한 감정의 치유에 앞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성령과의 교제가 우선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상한 감정의 치유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다고 역설합니다. 하나님만이 나의 완전한 치료자 되심에 대한 고백과 신뢰가 없으면, 그 누구도 파괴적인 감정으로부터 우리는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러한 믿음이 선행된 뒤에, <크리스천 감정 수업>은 부정적인 감정의 실체를 추적합니다. 먼저, 마음 속 깊은 곳에 내재된 부정적인 감정의 악영향을 깨닫게 하고, 내가 그 악영향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왔는지를 돌아보게 해줍니다. 대응방식은 부정적인 감정의 악영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기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깨닫게 한 후, 그 문제들을 하나님께 내어맡기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일러줍니다.
예를 들면, 스탠리 목사님은 수많은 정서적 반응 중에서 "두려움"을 제일 먼저 다루는데, 그것은 인간이 겪는 모든 부정적 반응이 일종의 불안에서 생기기 때문(76)이라고 설명합니다. "사탄이 우리를 유혹하고 노예계약을 연장하며 하나님과 분리시킬 때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도구가 바로 이 불안과 두려움"(78)이며, 성경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감정 중 하나도 두려움(창 3:1-6)입니다. 우리가 "두려움"의 문제를 가장 먼저 다뤄야 하는 이유는,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모든 숨은 상처를 드러내고 정직하게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누려야 하기 때문"(82)입니다. 그런데 마음 속 깊은 곳에 내재된 두려움은 무엇보다 "하나님에 대한 오해"를 불러오기 쉽습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주님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왜곡한다고 경고합니다.
내 안에 부정적인 감정이 내재되어 있고, 그것이 내 삶에 끼치는 악영향을 깨달았디면 우리는 어떤 감정을 표현해도 위험하지 않고, 또 회복을 경험하게 해주는 하나님 아버지께로 나아가야 합니다. 스탠리 목사님은 무엇보다 성경을 통해 주님이 주신 약속들을 붙들라고 권면합니다. 타락하고 고장난 세상의 사람들이 해준 거짓말이 아니라, 오직 우리에 대해 해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 때, 우리의 상처에 새 살이 돋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약속들을 붙들 때 우리의 믿음이 강하여지고, 비로소 생각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크리스천 감정 수업>을 읽으며 특히 좋았던 것은, 우리가 붙들어야 할 하나님의 약속을 제시해주고, 하나님 임재 속으로 인도하는 '기도문'이 수록된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그분의 강력한 임재를 누리는 데 절대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깨닫게 된 것이 큰 영적 수확입니다.
"이 세상에서 나에 대해 가장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일 것이다. 실제로 그 누구보다 심하게 나를 매도하고 잔인하게 괴롭힐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깨어 있는 매 순간 부정적인 생각으로 나를 고문할 사람은 나 자신 말고 아무도 없다"(264).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또다른 키워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선택권이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속수무책으로 감정에 휘둘리지 맙시다. 더구나 예수 안에 사는 사람들은 끔찍한 감정의 검은 구름 아래 살아야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스탠리 목사님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느끼는 감정을 전혀 거르지 않고 모두 발산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파괴적인 감정은 주님이 나를 위해 예비하신 인생의 최선을 누리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인생까지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선택권은 내게 있음을 기억하고, 내 안에 내재된 부정적인 감정을 향해 이렇게 선언합시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다. 다시는 불면의 밤을 보내지 말자!"고 말입니다. 하나님과의 교제, 성경 말씀, 성령의 역사 속에 치유가 있고, 이 책에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 책을 읽고 진리를 실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