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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 유대인 5000년 지혜의 원천 파워의 근원
샤이니아 지음, 홍순도 옮김 / 서교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유대인들은 탈무드를 '바다'라고 부른다. 바다는 끝없이 넓고 커서 모든 것이 다 그 안에 담겨져 있고, 또한 그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299).
스피노자, 마르크스, 에리히 프롬, 프로이트, 샤갈, 하이네, 아인슈타인, 로스차일드, 록펠러, 빌 게이츠, 조지 소로스, 레너드 번스타인, 헨리 키신저, 스필버그, 블룸버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유대인이라는 것입니다. 노벨상 수상자 중 30% 이상이 유대인일만큼 유대인의 지혜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탈무드는 그런 유대인들의 지혜의 원천, 지혜의 보고라고 할 만한 지혜서입니다. "탈무드는 기원전 5000년부터 서기 500년까지 구전되던 것을 10년에 걸쳐 2,000여 명의 랍비들이 집대성한 실로 엄청난 분량의 저작물"인데, 이번에 서교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한 <탈무드>는 "탈무드 원본의 대표적인 이야기들을 엄선하여 현대인에 맞게 재편집"한 것입니다(8). 사람의 도리, 자신과 타인, 결혼과 과정, 육체생활, 도덕생활, 사회생활이라는 총 6개의 큰 카테고리 안에 유대인 5000년의 지혜가 담겼습니다. 누군가의 인용이나 회자되는 이야기를 통해 <탈무드>의 단편적인 지혜는 많이 접했지만,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번역된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라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독서였습니다.
<탈무드>는 금언 같은 가르침도 있지만, 우화 같은 느낌의 '이야기'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또 서교출판사의 <탈무드>는 반복되는 교훈이나 이야기가 제법 많은데 원전이 그런 것인지, 이 책의 편집이 그러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많이 반복해서 여러 버전으로 등장하는 교훈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는 어떤 이교도가 (유명한 랍비인) 힐렐을 찾아가서 물었습니다.
"제가 한쪽 발로 서 있는 동안 유대교의 율법을 모두 가르쳐 줄 수 있겠습니까?"
힐렐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내가 행하기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요구하지 마라."
탈무드의 이 이야기는 예수님도 알고 계셨고, 그 가르침을 확장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유명한 "황금률"입니다. 탈무드의 교훈이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라면, 예수님은 좀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지침으로 바꿔주신 것입니다.
탈무드는 구약성경을 연구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며 실천적인 지혜를 더한 것이기 때문에 성경적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습니다. <탈무드>를 읽으며 가슴에 새겨진 가르침은 혀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 특히 험담을 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최선을 다해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것, 또 지혜가 귀하다는 것, 더불이 그만큼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자녀교육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스승을 아버지보다 더 귀하게 여긴다는 것, 또 선행을 베풀며 살라는 것 등입니다. 유대인들이 아침식사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도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교훈이었습니다.
죽어 천당에 간 사람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
성실하게 일을 했는가?
배움을 위해 시간을 투자했는가?
자손의 번식을 위한 일에 동참했는가?
자신의 구원을 위해 노력했는가?
지혜에 대해 토론했는가?
사물의 본질을 깊이 탐구했는가?
정보와 지식이 범람하면서 현대인들은 지혜의 소중함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소화하기에도 벅차니까요. 그러나 역사와 유대인이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교훈 중 하나는 지식이 아니라, 지혜 속에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이끌어나갈 힘이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지혜로운 리더, 지혜로운 정치인, 지혜로운 기업가, 지혜로운 교육자, 지혜로운 어른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탈무드>는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탈무드> 읽기 운동이 일어나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진짜 지혜로운 자는 '배움'에 늘 겸손한 자라는 의미에서, 타민족의 이야기라 치부하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만한 지혜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민족도 머리 좋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민족이니. 학력이 아니라 지혜를 존중하고 지혜를 사랑하는 민족으로 이름을 드높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 인상적인 글귀
- 우상숭배, 간음, 살인, 험담은 큰 화를 불러올 네 가지 죄악이다(51).
- 상대방의 성격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모습을 보면 파악할 수 있다. 술 마시는 방식, 돈 쓰는 방식, 그리고 화내는 모습이다. 또 혹자는 농담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한다(84).
- 내일의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 내일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내일은 돌아오지만 당신은 영원히 살 수 없으니 당신이 속하지 않은 세상을 위해 걱정하지 말라(105).
- 다음과 같은 네 부류의 사람은 피해야 한다. 오만한 가난뱅이, 아첨을 좋아하는 부자, 호색한 노인, 그리고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지도자가 바로 그들이다(122).
- "네가 한 말은 행동으로 옮겨라. 그러나 네가 한 선행은 말로 옮기지 마라."(127)
- 사랑을 베풀다 보면 정말 고마워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 한 명이 세상을 변화시킨다(133).
- 유대인에게 있어서 하나님을 공경하는 최고의 기도 방식은 공부하는 일이다(162).
-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에 최선을 다하라. (미래 네 운명이 그들에게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175).
- 마찬가지로 아내가 시댁 식구들이 자신의 집에 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면 남편도 아내의 뜻을 존중해 줘야 한다. 그 누구도 부부의 집에 함부로 출입하거나 함께 살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192-193).
- 유머를 히브리어로 '호프마'라고 하는데 '예지'를 뜻한다. (...) 예지와 유머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는 민족은 유대인이 유일할 것이다(273).
- 이브는 아담이 돌아오면 언제나 그의 갈빗대를 세어 보았을 것이다(여자의 질투심 중에서, 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