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제스처, 그리고 색
제이 마이젤 지음, 박윤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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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사진작가 제이 마이젤의 빛, 제스처, 그리고 색



좋은 사진을 찍고 싶으면 좋은 사진을 많이 감상하라는 조언을 성실하게 따르는 중입니다. 사진도 그렇지만 무엇이든 배울 때는 많이 해보는 것과 모범이 되는 작품을 많이 감상하는 것 외에 다른 지름길은 없는 듯합니다. <빛, 제스처, 그리고 색>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제이 마이젤이 들려주는 그의 사진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수상내역은 물론, 그의 가르침을 받고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점이나 사진 찍는 방법에 변화를 느끼는 이들에게" 제이 마이젤은 영웅이나 다름 없으며, "여전히 그의 작품들은 세계 곳곳에서 연구되고 있다"는 설명이 그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제이 마이젤은 "오로지 바라보는 시선에 집중"하는데, 이 책은 "카메라를 통해 당신과 당신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이해와 감상, 감탄과 창의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중요한 디딤돌이 되어 줄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일상적인 것들에 관한 것인 동시에 그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뒷 표지 中에서).



빛, 제스처, 그리고 색은 길 위의 사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세 가지 요인입니다. 제이 마이젤은 자신의 작품과 그 사진을 찍은 경험을 통해 빛과 제스처, 그리고 색을 찍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그런데 이제 막 사진에 입문한 초보에게 제스처에 대한 설명은 그 단어처럼 모호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는 제스처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우리가 사진으로 찍는 거의 모든 대상의 가장 중심에 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10). 천재 사진작가는 "초조한 마음으로 빛과 제스처, 색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모든 감각을 열어 그들을 받아들이는 법을 익혀야 한다"(7)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한 때 "자연을 찍는 사진작가"로 불렸다는 이 천재 사진작가는 "만약 사진 찍는 일 자체가 즐겁고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사진이 완벽하지 않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20)이라고 안심을 시켜주기도 합니다.





 





"시도했는가? 그런데 실패했는가? 개의치 마라. 다시 시도하라, 그리고 다시 실패하라, 단 더 나은 실패를 하라"(92).



제이 마이젤은 이 책에 수록된 사진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사진을 통해 자신이 배운 교훈이 무엇이었는지를 들려줌으로써 사진을 찍는 기술이 아니라, 순간을 포착하는 감각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재는 괴짜라고 했던가요? 천재 작가는 가장 먼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직장경의 렌즈로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사진을 찍는 소중한 눈을 백내장으로 잃고 싶지 않으면 말입니다. 그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사진과 이야기 중에 연출된 작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우연과 행운에 의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그가 정말 말하고 싶은 한 가지는 우연한 축복은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 끊임없이 시도하는 자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계적인 사진 작가, 60년 이상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진을 찍어온 작가, 사진천재라 불리는 작가도 100장의 사진 중에 99장은 버린다는 사실이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항상 무엇인가는 일어나고 있다"(232). 



제이 마이젤은 "사진을 찍겠다고 생각하지 않을 때도 늘 사진 찍는 일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럴 때 가장 멋진 일들이 일어나니 말이다"(232). 작가는 사진을 찍기 위해 거리를 거닐며 아주 작은 움직임, 아주 작은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늘 매의 눈을 하고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제이 마이젤의 작품을 감상하며 가장 강렬하게 마음에 새겨진 교훈 하나는 사진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면 매순간이 신비로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사진 작가의 눈에 포착된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 안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환희와 신비가 소리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좋은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시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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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말하기 수업 - 어떤 말이 사람을 움직이는가
리웨이원 지음, 김락준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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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이 사람을 움직이는가?



"상대의 마음을 공략하여 원하는 상황으로 바꾸는 것, 이것이 바로 설득이다"(19).



오늘 하루 종일 대한민국은 '말' 때문에 시끄러웠습니다. 가수 유희열이 콘스트에서 한 19금 농담과 충암고 교감이 급식비 미납 학생들에게 가한 폭언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각종 매체들은 또 보도와 논평을 쏟아내느라 바빴습니다. 가수 유희열은 경솔한 발언으로 위기를 자처했다면, 막말로 학생들에게 망신을 주었다는 충암고 교감은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와 교육자의 자질까지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충암고 교감의 목적이 급식비 미납 학생들을 설득하여 미납된 급식비를 해결하는 것이었다면, 그의 설득은 완전히 실패한 것입니다.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는 점에서 그것은 실패의 수준을 넘어 '말'이라는 폭탄을 사용한 자폭 테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세상은 '혀의 전쟁터'라고 합니다. 말을 잘하는 것, 상대방을 잘 설득하는 것은 인생의 성패가 달린 문제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도 있듯이, 말을 "잘하면 인생이 순탄하지만 말을 못하면 움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은 모두 설득의 대가이고, 설득의 대가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말이 사람을 움직일까요? 2014년 중국 자기계발 분야 1위를 차지했다는 <하버드 말하기 수업>은 말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설득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흔히 '말하기 수업'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논리적으로, 매력적으로, 유창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런 말재주가 아니라 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버드 말하기 수업>에서 가장 인상적인 가르침은, 설득의 핵심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따르게 하는 것'이라는 정의입니다. 사람들은 뛰어난 말재주로 물 흐르듯이 매끈하고 끊이지 않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큰 착각이다. 자신의 상황을 줄줄이 설명하는 것보다 상대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을 설득할 때는 말재주와 더불어 마음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설득의 핵심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따르게 하는 것'이다. 듣는 사람이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말하는 사람의 말을 따르게 하는 것이 설득에 필요한 진정한 말하기 능력이다(20). 많은 사람이 설득에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설득에는 빼어난 말재주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습니다.


<하버드 말하기 수업>을 읽으며 또 하나 깨달은 것은 바로 '이야기'(스토리)가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풍부한 예화를 사용하는데, 예화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었고, 분명히 이해할 때 다가오는 감동도 있었고,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이 책의 가르침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크고 강한 소리로 자기 주장을 하는 것보다 훨씬 설득적이었습니다.


<하버드 말하기 수업>은 1강(사람을 움직이는 말 한마디의 힘)과 9장(설득에 성공한 후 지켜야 할 원칙)을 제외하면 다른 스피치 책들과 크게 차별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스피치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도 될 것입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을 이끌어내고,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말하고, 침묵의 기술을 사용하는 등 일반적인 스피치 이론들과 서로 통합니다. 그러나 저자가 누구보다 말의 힘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진정한 설득의 고수는 탁월한 말재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공략하여 따르게 한다는 원칙 위에 서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설득력 있는 스피치 훈련 교재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묻습니다. "당신의 말하기 능력은 몇 점인가?" 나의 말하기 능력은 몇 점일까요? 설득의 핵심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청산유수로 줄줄이 쏟아놓는 것이 아니라, '따르게 하는 것'이라는 걸 아무리 알려줘도, 진심으로 각성하여 훈련하고 체화하지 않으면 좀처럼 실천하기 어려운 기술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 이런 예화가 나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말이랍니다. 태어난 지 몇 개월 된 아기도 옹알옹알 말을 하니까요.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도 역시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책을 많이 읽고 학식이 뛰어나다고 해서 꼭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47). 충암고 교감 선생님처럼 말입니다. 말로 사람을 움직이고 싶다면, 혀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말의 실수를 줄이고 싶다면, 설득의 핵심은 상대방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라는, 그 단순하지만 분명한 진실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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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메시지다
케리 슉 & 크리스 슉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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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신앙에는 신물이 난다"(18).



한국 교회의 가장 큰 약점, 가장 큰 문제로 꼽혀지는 것은 바로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입으로 하는 메시지와 실제 삶이 전혀 다르다는 것, 즉 말만 앞서고 행동은 따르지 않는 교인들이 많다는 것, 따지고 주장하고 논쟁을 벌이는 사람은 많은데 말씀대로 사는 사람은 적다는 것이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됩니다. 생명을 얻고 새 힘을 얻어야 할 교회에서 왜 관계 때문에 상처를 받고, 넘어집니까? 말과 행동이 다른 교인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분 중에 입으로는 늘 "화평"을 말하면서 계속해서 분쟁을 일으키는 분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기도 시간에 그분 옆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어본 적도 있습니다. 도대체 저분은 무엇을 구하며 기도할까 싶어서 말입니다. 물론 저도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위기인 것을 모르는 것이 진짜 위기이며, 이보다 더 큰 위기는 위기인 줄 알면서도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의 문제, 우리의 문제, 그리스도인으로서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머리로는 많이 아는데 행함이 적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만 있을 뿐, 변화하려는 몸부림이 적습니다. 우리는 지금 진짜 위기 가운데 놓여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곧 세상을 향한 우리의 메시지다"(44).



<당신이 메시지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말에서 행동으로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하나님에 관해 말만 하지 말고 삶으로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마치 정답을 말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린 설교와 성경 공부를 그만두고 아는 것으로 삶으로 살아내라는 요청입니다. 세상은 말만 앞서고 행동은 따르지 않는 우리의 설교와 문구에 진저리가 나 있다는 것입니다(27). 이제 "설교라면 신물이 난다"는 한마디가 참 아프게 가슴에 들어와 박힙니다. 애통하며 회개해야 할 일입니다!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어야 할 복음을 지겨운 무엇으로 만들어버린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까요. 생각할수록 무서운 일입니다. 


<당신이 메시지다>는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외곽에 있는 우드랜즈펠로십교회"가 입이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보여주기 위해 몸부림친 역사입니다. 그들의 작은 시작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떤 일들을 이루어오셨는지를 보여주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들은 삶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교회의 본질은 말하는 곳이 아니라 복음을 실천하는 공동체"라고 말입니다. "복음의 본질은 말이나 설교, 책이 아니다. 복음의 메시지는 하나의 삶이요 한 명의 사람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삶이 곧 복음이다"(54).





 


 



"복음이 되려면 반드시 자신의 세상에서 나와 다른 사람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누군가의 고난과 혼란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68).



이 책의 가르침 중에 가슴에 가장 절실하게 부딪쳐 온 말씀은, "남들에게 복음이 되어 주려면 일단 그들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안일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삶 속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는 눈이 열리는 것,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된 삶이라는 진리가 영혼 깊숙이 절절하게 울려왔습니다! 남의 실수가 아니라 고통이 보이기 시작할 때, 그때가 바로 내 삶에 복음이 역사하는 때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이 책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당신이 메시지다"고 외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기신 독특한 메시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의 대답은 이것입니다.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가장 고통스럽고 치욕스러웠던 경험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장 힘든 순간에 가장 큰 은혜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78). 우리 삶의 가장 큰 고통이 하나님이 주신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우드랜즈펠로십교회의 담임목사인 저자는 "우리 교회에서 선포된 메시지 중에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제이미 페이스 더글러스"라는 한 아기의 메시지라고 고백합니다(83). 제이미 페이스 더글라스는 예쁜 공주님으로 태어났는데, 태어난지 몇 달 뒤, 희귀한 선청선 뇌 결함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제이미가 병원에 있는 동안, 제이미의 부모는 <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를 읽으며 하나님에 관한 의문과 씨름하며 고통을 다뤘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 제이미가 하나님의 포근한 품에 안기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이 이 부부를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단지 자신의 고통을 이해해주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말입니다. 이 책은 말합니다. "고통은 리드 부부에게 독특한 메시지를 주었고, 제이미 페이스는 이 세상에서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떠나갔지만 신음하는 세상을 향해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복음을 외치고 있다"고(83-86).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이 메시지"라는 말에 전율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보이지는 않지만 말씀대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하나님이 숨겨둔 백성들이 많을 거라는 믿음도 생깁니다. 혹시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데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살아 있는 메시지가 되기 위해 복음 들고 오지로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단히 거창한 일을 시작하기 위해 궁리하거나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책이 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현재 있는 자리에서 시작하면 됩니다(68).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루거나 회피해 왔던 일이 있다면 그 일부터 하면 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에 집중하며, 그저 믿음의 작은 발걸음을 하나 떼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통증을 느꼈습니다. 신물나는 설교, 정답을 맞추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성경공부, 입으로만 전해지는 메시지, 이 모든 문장들이 바로 제 삶을 읽어내는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행동하기 전에 고요한 중에 하나님의 음성에 집중하도록 "세상의 소움을 뚫고 하나님의 속삭임을 듣는 길"(The Divine Whisper)을 제시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는 부르시는 자리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도록 "하나님의 메신저로 사는 길"을 제시합니다. 저는 일단 세상의 소음을 뚫고 하나님의 속삭임을 듣는 자리로 나아가려 합니다! 소그룹에서 나눔 교재로 사용해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하나님과 나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은밀한 장소로 읽기를 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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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몰랐다
박원호 지음 / 두란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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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우리가 어떻게 관계되어 있고, 교회와는 어떤 관계를 가지며, 나아가 세상의 역사와는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느냐가 주제입니다"(16).



구원은 소속이 바뀌는 사건입니다.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져서 삶의 자리가 하나님 나라로 옮겨지는 것이 구원입니다. 그러니까 그리스도인들은 소속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땅에 발 딛고 살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 살며,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고, 그 나라를 위해 사는 존재들이라는 분명한 정체성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충격적인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몰랐다"는 것입니다!






 



"목회 현장에 마땅히 보여야 할 하나님 나라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땅히 교회의 중심이어야 하며 모든 성도의 소망이어야 할 하나님 나라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신 축복, 교회 성장, 죽은 뒤에 가는 천국 등 온통 다른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16).


우리는 두려운 마음으로 물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내 삶의 자리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여 있는가?" "지금 나는 하나님 나라를 살고 있는가?" "지금 나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고 있는가?"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몰랐다>는 이런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주는 책입니다. 그러나 경고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이 땅 가운데 잃어버린, 잊고사는 하나님 나라를 다시 찾아주는 책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몰랐다>에서 가장 강조되는 메시지 중 하나는 바로 "이 세상", "이 땅"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우리에게는 이 땅을 회복시켜야 할 사명이 있으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평화를 심어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구원을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이 세상은 악하며 멸방받아야 마땅한 심판의 대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악하더라도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이고,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세상'이며, "회복되어야 할 세상"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23-24). "구원이라는 것은 이 땅을 회복하는 것이지, 이 땅이 멸망하거나 소멸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77). 그러니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그 나라에 사는 자들은 마땅이 이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 땅 가운데 임하여 있으며, 하나님 나라를 사는 성도에게는 이 땅을 품어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팔복 매뉴얼로 하나님 나라를 설계하라"(151).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몰랐다>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성경적인 큰 그림을 그려줍니다. 왜 하나님 나라가 우리 삶, 교회 사역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경험되어지며, 또 어떻게 이 땅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세워갈 수 있는지를 말씀을 기초로 자세히 풀어줍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다가온 하나님 나라의 이미지는 "하나님 나라는 의와 평강과 희락의 나라"(롬 14:17)라는 것입니다. 이 성경 구절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이 전보다 더욱 선명하고 분명한 이미지로 하나님 나라가 제게 다가왔습니다. 


의와 평강과 희락은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라는 것입니다(38-42). 먼저 의는 '바람'을 뜻합니다. 세상이 고통하는 것은 바름이 없기 때문인데, 교회는 세상보다 '바름'을 더 보여야 한다고 전합니다. 또 교회는 '평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죄의 역사는 관계를 어렵게 하는 역사이지만, 성령의 역사는 관계를 회복하고, 관계를 축복하고, 상처난 관계를 치유하는 관계의 역사라는 것입니다. 마땅히 교회는 평화를 만들어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교회는 '희락'의 공동체입니다. 여기서 희락은 사람의 기쁨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쁨입니다. 이 기쁨을 갖는 것이 성도의 사명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몰랐다>는 안타깝게도 교회가 이 세 가지 가치를 잃어버리고 대신 다른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고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구원하려는 가치보다 우리끼리 잘 되는 가치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세상이 우리를 비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42).   


이 책이 그려주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큰 그림은 이 땅을 살아가는 성도들이 마땅히 가슴에 품어야 할 천국 매뉴얼이자, 지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삶의 방향성과 길을 인도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분명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먼저 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먼저'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쉽고도 분명하게 제시해줍니다. "하나님 나라를 당연히 알고 있다"는 생각, 착각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두려운 마음으로 일독해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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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융합 - 인문학은 어떻게 콜럼버스와 이순신을 만나게 했을까
김경집 지음 / 더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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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345).



지금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인문학 열풍'의 실상은 '인문학 빈곤'을 확인하는 반증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문학의 위기가 곧 우리의 위기라는 것은 간파했지만, 우리는 이미 그것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방법조차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 열풍이 구호와 선언에서 그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대중에게 말을 걸어오는 김경집 선생님은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의 최선봉에 선 선구자적인 인문학자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인문학은 밥이다>에서는 인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명쾌하게 정의했다면, 이번 책 <생각의 융합>에서는 인문학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인문학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를 보여주는 모범, 시범이라고 할까요.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아, 인문학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왜 인문학을 해야만 하는지 인문학이 가진 힘과 당위에 설득 당하고 말 것입니다.


<생각의 융합>은 동과 서의 역사를 종과 횡으로 넘나들며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역사 의식과 안목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이러한 고찰과 통찰은 이야기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기도 하는데, 우리 삶과, 아니 나의 삶과 상관 없을 것 같은 콜럼버스와 이순신, 코페르니쿠스와 백남준, 에밀 졸라와 김지하, 호메로스와 제임스 조이스, 히딩크와 렘브란트, 나이팅게일과 코코샤넬, 두보와 정약용, 그리고 김수영 등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물어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도록 만듭니다. 그것은 시대를 읽으라는 요청이기도 하며, 외면하지 말고 끊임없이 현재를 느끼라는 강제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감각과 고민이 미래의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융합>은 동서양의 특정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과학과 예술, 정치와 인권, 신화의 문학적 재생산, 시대를 극복한 '자유로운 개인', 전쟁과 여성해방, 역사를 가로지르는 시적 감흥이라는 주제를 다루는데,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백남준 예술의 의미와 가치였습니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라고만 알고 있었던 제 지식이 천박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백남준은 단순한 비디오 아티스트가 아니라, 미술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세계인이었습니다. 김경집 선생님은 백남준을 "예술에 대한 근원적 정의를 바꿔놓았고 표현의 범위를 혁명적으로 확대"(108-109)한 예술가라고 평가합니다. TV라는 새로운 캔버스에 주목한 백남준은 "이전까지의 미술에서 꿈도 꾸지 못했던 '시간과 동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111) 혁명적인 예술가였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참 다행입니다.


가장 많은 생각과 고민을 던져준 주제는 정치와 인권, 바로 "에밀 졸라와 김지하" 이야기입니다. 정치는 우리 삶의 방식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 국가주의를 내세우지만 사실 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국가가 아니라 권력이었다는 걸 목격하며, 진짜 중요한 가치를 잃을 때 기득권자는 어디까지 악랄해질 수 있으며, 인간의 가치는 어디까지 퇴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개인의 삶은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고 있는 우리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냉혹할 정도로 철저했던 프랑스의 결단과 "자신들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다른 이들의 자유도 존중할 줄 알고 공존의 지혜를 모색했던" 네덜란드의 관용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생각의 융합>은 단순한 역사, 단순한 시사가 아니라, 인문학을 통해 문화와 역사, 배경과 맥락을 정확히 짚어내고 분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래야 창조와 융합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을 하는 방법을 시범보임으로 인문학이 가진 힘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생각의 융합>은 "인문학의 근간은 인간에 대한, 인간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예절과 배려, 사랑과 존중, 그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러한 인문학적 기준에서 보면 지금 우리의 교육은, 우리의 삶은 얼마나 천박한지요! 지금 우리의 삶이 얼마나 천박한지 깨닫지 못한다면, 그 천박함을 벗어버리려는 노력조차 하지 못하겠지요? 바로 그 천박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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