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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메시지다
케리 슉 & 크리스 슉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말뿐인 신앙에는 신물이 난다"(18).
한국 교회의 가장 큰 약점, 가장 큰 문제로 꼽혀지는 것은 바로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입으로 하는 메시지와 실제 삶이 전혀 다르다는 것, 즉 말만 앞서고 행동은 따르지 않는 교인들이 많다는 것, 따지고 주장하고 논쟁을 벌이는 사람은 많은데 말씀대로 사는 사람은 적다는 것이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됩니다. 생명을 얻고 새 힘을 얻어야 할 교회에서 왜 관계 때문에 상처를 받고, 넘어집니까? 말과 행동이 다른 교인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분 중에 입으로는 늘 "화평"을 말하면서 계속해서 분쟁을 일으키는 분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기도 시간에 그분 옆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어본 적도 있습니다. 도대체 저분은 무엇을 구하며 기도할까 싶어서 말입니다. 물론 저도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위기인 것을 모르는 것이 진짜 위기이며, 이보다 더 큰 위기는 위기인 줄 알면서도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의 문제, 우리의 문제, 그리스도인으로서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머리로는 많이 아는데 행함이 적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만 있을 뿐, 변화하려는 몸부림이 적습니다. 우리는 지금 진짜 위기 가운데 놓여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곧 세상을 향한 우리의 메시지다"(44).
<당신이 메시지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말에서 행동으로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하나님에 관해 말만 하지 말고 삶으로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마치 정답을 말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린 설교와 성경 공부를 그만두고 아는 것으로 삶으로 살아내라는 요청입니다. 세상은 말만 앞서고 행동은 따르지 않는 우리의 설교와 문구에 진저리가 나 있다는 것입니다(27). 이제 "설교라면 신물이 난다"는 한마디가 참 아프게 가슴에 들어와 박힙니다. 애통하며 회개해야 할 일입니다!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어야 할 복음을 지겨운 무엇으로 만들어버린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까요. 생각할수록 무서운 일입니다.
<당신이 메시지다>는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외곽에 있는 우드랜즈펠로십교회"가 입이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보여주기 위해 몸부림친 역사입니다. 그들의 작은 시작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떤 일들을 이루어오셨는지를 보여주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들은 삶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교회의 본질은 말하는 곳이 아니라 복음을 실천하는 공동체"라고 말입니다. "복음의 본질은 말이나 설교, 책이 아니다. 복음의 메시지는 하나의 삶이요 한 명의 사람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삶이 곧 복음이다"(54).

"복음이 되려면 반드시 자신의 세상에서 나와 다른 사람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누군가의 고난과 혼란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68).
이 책의 가르침 중에 가슴에 가장 절실하게 부딪쳐 온 말씀은, "남들에게 복음이 되어 주려면 일단 그들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안일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삶 속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는 눈이 열리는 것,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된 삶이라는 진리가 영혼 깊숙이 절절하게 울려왔습니다! 남의 실수가 아니라 고통이 보이기 시작할 때, 그때가 바로 내 삶에 복음이 역사하는 때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이 책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당신이 메시지다"고 외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기신 독특한 메시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의 대답은 이것입니다.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가장 고통스럽고 치욕스러웠던 경험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장 힘든 순간에 가장 큰 은혜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78). 우리 삶의 가장 큰 고통이 하나님이 주신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우드랜즈펠로십교회의 담임목사인 저자는 "우리 교회에서 선포된 메시지 중에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제이미 페이스 더글러스"라는 한 아기의 메시지라고 고백합니다(83). 제이미 페이스 더글라스는 예쁜 공주님으로 태어났는데, 태어난지 몇 달 뒤, 희귀한 선청선 뇌 결함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제이미가 병원에 있는 동안, 제이미의 부모는 <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를 읽으며 하나님에 관한 의문과 씨름하며 고통을 다뤘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 제이미가 하나님의 포근한 품에 안기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이 이 부부를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단지 자신의 고통을 이해해주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말입니다. 이 책은 말합니다. "고통은 리드 부부에게 독특한 메시지를 주었고, 제이미 페이스는 이 세상에서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떠나갔지만 신음하는 세상을 향해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복음을 외치고 있다"고(83-86).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이 메시지"라는 말에 전율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보이지는 않지만 말씀대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하나님이 숨겨둔 백성들이 많을 거라는 믿음도 생깁니다. 혹시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데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살아 있는 메시지가 되기 위해 복음 들고 오지로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단히 거창한 일을 시작하기 위해 궁리하거나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책이 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현재 있는 자리에서 시작하면 됩니다(68).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미루거나 회피해 왔던 일이 있다면 그 일부터 하면 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에 집중하며, 그저 믿음의 작은 발걸음을 하나 떼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통증을 느꼈습니다. 신물나는 설교, 정답을 맞추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성경공부, 입으로만 전해지는 메시지, 이 모든 문장들이 바로 제 삶을 읽어내는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행동하기 전에 고요한 중에 하나님의 음성에 집중하도록 "세상의 소움을 뚫고 하나님의 속삭임을 듣는 길"(The Divine Whisper)을 제시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는 부르시는 자리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도록 "하나님의 메신저로 사는 길"을 제시합니다. 저는 일단 세상의 소음을 뚫고 하나님의 속삭임을 듣는 자리로 나아가려 합니다! 소그룹에서 나눔 교재로 사용해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하나님과 나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은밀한 장소로 읽기를 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