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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왕인가? - Radical Faith 믿음으로 반응하라
김병삼 지음 / 두란노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하나님을 왕으로 모신 사람 vs. 자신을 왕으로 삼은 사람
"혹시 당신도 하나님을 헬퍼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우리의 왕이십니다. 헬퍼가 아니라 왕이십니다. 하나님이 당신 삶에서 무엇으로 살아 계십니까? 왕입니까, 헬퍼입니까?"(102)
어릴 때 많이 사용했던 전도지에 보면, 마음속에 의자 하나가 놓여져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내 삶의 주인이 앉는 의자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앉아 있던 그 의자 위에서 내가 내려오고 그 중심에 "예수님"을 모신 것이 거듭남, 즉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삶이라고 우리는 고백했고, 전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때가 한국 교회의 최고 부흥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누가 왕인가?>라는 이 질문이 예수님과 상관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예수님을 예배하는 사람들을 향해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예수를 내 삶의 주인이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에게 "당신 삶의 주도권은 누가 쥐고 있습니까?"를 다시 묻는다는 건, 아주 매서운 경고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믿고 있는데 예수님은 우리를 모른다 하시고, 나는 예수님을 위해 열심을 내고 있는데 예수님은 나와 상관 없는 일이다 하시며 돌아서버릴 수 있다는 경고이기 때문입니다. 구원에 가장 가까이 있다고 믿으며 열심을 내었는데 실상은 구원에서 가장 먼 곳에 있었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그런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입니다.
<누가 왕인가?>는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님의 설교를 모은 것입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Radical'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었고, 그중 'Radical Faith'라는 주제로 선포된 말씀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누가 왕인가?>는 하나님께서 왕으로 세우신 총 12명의 왕(사울, 다윗, 솔로몬, 여로보암, 아사, 아합, 예후, 요아스, 여로보암 2세, 히스기야, 므낫세, 요시야)의 삶을 추적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세우시고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신정국가로서,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왕이신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권력의 최고 권좌에 앉은 세상의 통치자들과 달리, 하나님이 왕으로 세우신 통치자는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시킬 사명을 맡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가 하나님이 아닌 그 일을 한 누군가를 위해 기념비가 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념비는 하나님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습니다"(23).
창조세계를 다스릴 책임과 특권을 부여 받았지만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바라보며 그들의 왕은 창조주 하나님이신 걸 기억해야 했던 것처럼, 이스라엘의 왕은 통치의 권좌에 앉아 있지만 진정한 왕은 하나님 한 분뿐이신 걸 잊지 말아야 했습니다. 그들은 왕으로서 좋은 일, 위대한 일을 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통치실력을 뽑내는 것보다, 끝까지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하나님의 통치가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그대로 순종하는 것이 그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였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많은 이스라엘의 왕이 자신의 임무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왕으로 세워진 뒤 하나님보다 사람을 더 두려워하기 시작했으며, 업적을 쌓아갈수록 하나님을 왕의 자리에서 몰아내고, 승리에 도취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이름과 믿음을 말하지만 그들을 통해 더이상 하나님의 영광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누가 왕인가?>를 읽으며 하나님의 백성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어쩌면 불신앙이 아니라, 하나님과 상관 없는 "자기 열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왕인가?>는 여로보암 왕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여로보암은 왕이 된 뒤 참 열심히 여러 일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로보암의 열심이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왕으로서 열심을 내었으나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저기 마음대로 하는 열심이었습니다" (75). "여로보암은 나라를 세우려고 종교를 개혁하고 성을 쌓으며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열심은 죄를 가져왔을 뿐입니다"(82-83). 왜 그의 열심은 칭찬받지 못하고, 선한 열매를 거두지 못하고, 도리어 죄가 되고 말았을까요? 그의 열심은 하나님 편에 선 열심이 아니라, '불안'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로보암은 왕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그것이 하나님과 상관없는 열심이었기에, 결국 하나님의 영광이 아닌 자기를 위한 열심이었기에 백성을 죄의 길로 인도하고 말았습니다(88).
자기 열심은 열심으로 포장되어 있기에 그 위선적인 정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신앙인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교회의 모든 리더들이 경계로 삼아야 할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교회 안에서 새로운 책임을 맡은 사람들은 많은 성과를 통해 자신의 열심을,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보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일을 벌이고, 최선을 다합니다. 이때 하나님의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것은 내 열심이 하나님의 뜻을 앞서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성과를 위해 조급해지면 하나님의 말씀에 민감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민감하지 모샇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하게 됩니다. 열두 왕의 삶을 추적한 저자는 "세상에서 최선을 찾으면 불의한 길로 가게 된다"(96)고 경고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위대한 사람들이 아니라, 위대하신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약한 사람들이다"(106).
<누가 왕인가?>는 왕들의 뛰어난 실력이, 열심이, 승리가, 오히려 그들 인생에 독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나의 실력, 나의 열심, 나의 승리가 나를 교만하게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고, 하나님과 멀어지게 만든다면, 차라리 나는 '약한 사람'으로 남아 있기 기도합니다.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고 고백하던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학위를 따고, 높은 자리에 앉고, 부흥을 맛본 뒤로 자신을 위한 기념비를 세우며 하나님의 흔적을 지워가는 모습을 종종 목격합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 하나님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위대한 일,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하나님께 집중하며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넣습니다.
<누가 왕인가?>는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는 설교집입니다. 온화하지만 믿음의 본질을 다시 일깨우는 매서운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필요한 삶의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누가 왕인가?>라는 물음 앞에 애통하며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날 때, 하나님의 영광이 다시 한 번 한국 교회 위에 가득 임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당신 삶의 주도권은 누가 쥐고 있습니까? 2015년, 마음에 소원하고 계획한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기 전에, 광야로 나가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