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입문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살림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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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없다, 목적이 있을 뿐이다!



요즘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심리학 용어로 '트라우마'는 정신적인 외상, 즉 어떤 큰 충격 때문에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불안과 같은 장애가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트라우마라는 심리학 이론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것은, 어떤 문제 행동을 '이해'하는 데 수긍할 만한 설명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 "트라우마라는 것은 없다"고 확신있게 주장하는 학자가 있습니다. 그가 바로 프로이드,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알프레드 아들러'입니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은 아들러 심리학의 일본 최고의 권위자로 알려진 기시미 이치로의 책입니다. 이 책은 대화형식으로 아들러의 심리학 이론을 소개한 <미움받을 용기>에 이어 두 번째로 번역 소개되었지만, 원래는 <미움받을 용기>보다 먼저 집필된 책입니다. 기시미 이치로 덕분에 아들러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가 직접 쓴 책보다 '그에 관한 책'에 더 많이 번역되어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아들러는 "사람들 앞에서 강연이나 강의하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책을 쓰는 일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199)고 합니다. 이것은 아들러 심리학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그에게 영향을 많은 사람들에게 의해 그의 이론이 편집 발간되면서 명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도 그 명백을 이어가는 한 사람입니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은 아들러 심리학 이론을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게 쉽게 풀어쓴 책입니다. 심리학 이론서라기보다 자기계발서에 더 가깝게 읽힙니다. 언젠가 일본에서 출판일을 하는 책임자와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본인들은 이처럼 하나의 목차에 짧게 짧게 풀어쓴 자기계발서류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 책도 그런 일본 독자의 구미를 딱 맞는 책입니다. 


프로이드의 심리학과 아들러 심리학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프로이드가 '이해'(원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아들러는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이해한대로) 다시 풀어 설명하면, 프로이드는 원인을 통해 장애행동을 '설명'하고 있다면, 아들러는 목적을 통해 장애행동을 '수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가능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성(사고력)의 힘이 강할수록 더 큰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심리학에 빠진 많은 사람들이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고 더 나은 삶으로 행동을 수정해나가려 하기보다 자신은 상처를 받았으며, 그럼으로 자신의 이상 행동은 이해받아야 하며, 자신은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핑계의 구실로 삼기도 합니다. 저는 심리학에 중독된 사람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상담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며 끊임없이 나는 상처받았다, 나는 아프다고 외치는 사람들을 보며 심리학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들러의 이론은 원인론에 빠진 심리학을 개선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문제 행동의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 행동을 바꾸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바로 그 점이 아들러 심리학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트라우마가 현재의 상태를 결정한다는 원인론에서 벗어나 아들러가 제시하는 목적론의 입장에 선다면 분명히 그 아이의 현재 상태를 개선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228). 그래서 아들러는 성격이라는 말 대신에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성격은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라이프 스타일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기 때문입니다.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 심리학의 큰 특징으로, '행복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매우 명백하고 분명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76)을 꼽습니다.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은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분명한 답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다른 말로 '용기의 심리학'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책은 그것을 미움받을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어그러진 관계 가운데 문제 행동이 유발되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미움받을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가 부족해서 일지도 모릅니다. 아들러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긴다고 말합니다. 늘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며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기를 바라기 때문에 움츠려들고, 자유롭지 못하며,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용기, 즉 우리에게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또 관계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우리가 나의 과제가 아닌 일에 지나치게 개입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봅니다. 부모가 자녀를 걱정한다고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자녀의 과제(학업과 같은) 함부로 개입해들어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범해질 용기입니다. 남에게 잘 보일 필요 없이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행복해질 용기이며 행복한 삶을 위한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학교 다닐 때 심리학 수업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사람을 의식하는 버릇이 내게 있음을 알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필기 시험을 봤는데 만점을 받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 만점을 그저 기뻐하지 못하고 '저 사람들이 나를 참 할 일 없는 사람이라고 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교수님의 의 이야기를 듣기까지 제가 그렇게 남의 이목을 신경쓰며 산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저처럼 지나치게 타인의 이목을 신경쓰며 사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이론이기도 합니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이해하는 데는 이 책보다 <미움받을 용기>가 훨씬 더 설명을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도 재밌게 술술 읽힙니다. 타인의 평가, 남의 이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여, '나에게는 미움받을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독자라면, 아들러를 한 번 꼭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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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연상 기억술 - 맵핑으로 바로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손동조 지음, 손주남 감수 / 성안당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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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암기가 이룬 인생역전!


1943년생, 만 72세이신 우리 아버지가 한의학 고전문헌 연구로 올해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공부를 쭉 해오신 것도 아닙니다. 집안의 가장으로 꿈을 포기해야 했던 아버지는 환갑이 너머서야 자신의 꿈에 다가가셨습니다. 영어도 잘 못하시는 아버지가 원광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며 2년 만에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한자' 실력 때문입니다. 그것도 마치 하나님께서 이 때를 위해 예비하신 것처럼, 어릴 때 익힌 한자 실력으로 말입니다. 아버지는 놀랍게도 어릴 때 배운 천자문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그 한자 실력을 바탕으로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한의학 고전을 번역해내셨습니다.


지금은 아버지의 권유로 남동생이 1급 한자능력검정시험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평생 영어 공부에 매달려 살았지 한자를 본격적으로 공부해본 적이 없어서 애를 먹고 있는 중입니다. 모든 공부가 그렇겠지만 한자도 역시 '암기력'이 관건입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암기도 요령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무턱대고 열심히 하는 것보다 암기하는 요령을 아는 것이 승부처라는 말이지요. <한자 연상 기억술>을 보고 동생을 위해 제가 찾던 교재가 이거다 싶었습니다.



한 자를 알면 열 자를 떠올릴 수 있다!



<한자 연상 기억술>은 암기의 달인이 한자 한 글자를 외우면 그 한 글자를 통해 열 자를 연상해낼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한자 연상 기억술>은 한국두뇌개발교육원 원장과 놀라운 암기력으로 TV에도 다수 출연하며 암기의 달인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 최초 기억법 창안자가 공동으로 작업한 교재입니다. <한자 연상 기억술>이란, "한자 자체의 논리적인 특성을 이용한 학습법"으로 한자의 논리와 기억법의 원리가 만나 완성된 한자 암기 비법입니다. <한자 연상 기억술>은 총 2단계로 나누어 훈련합니다.








한자부수 연상풀이 훈음연상 기억



먼저 훈련하는 것은 한자의 부수를 통한 연상 기억법입니다. 예를 들면, 가운데 중(中)과 충성 충(忠)의 부수는 뚫을 곤입니다. 뚫을 곤이라는 부수는 "(팽이가) 뚫으려고 곤두섰다"는 의미로, "위에서 내려그어 팽이나 상자의 중간을 좋으로 뚫음"이라는 그림을 머릿속에 그립니다. 그리고 가운데 중(中)과 충성 충(忠)을 연결하여 "중간(中)에서 충성(忠)을 다하다"라는 연상문장으로 암기합니다.









맵핑 한자 연상기억



2단계 맵핑 한자 연상기억은 말그대로 맵핑입니다. 하나의 한 자를 익히면 열 개의 한자가 기억나게 하는 연상법입니다. 하나의 한자를 중심으로 연관 한자를 익히고, 또 그 한자로 이루어진 한자어를 익히는 방식으로 그물을 늘려나갑니다. <한자 연상 기술>은 부록으로 1급 한자능력검정시험대비 3,500자도 따로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한자 연상 기술>은 한자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보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한자를 익히고 계신 분들에게 더 능률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이 책은 독학서라기보다 강의 교재에 더 가까워보입니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교재와 인터넷으로만 공부하는 것도 독학이겠지만요!)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강의도 시청할 수 있는데 유료입니다. 독학을 하시려는 분들은 일단 1강 정도라도 강의를 들은 뒤 교재를 활용해야 교재에 더 확실히 적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요령만 깨우친다면 암기에 탄력이 붙겠다 싶습니다.


한자는 한물간 글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한자도 엄청난 경쟁력이라는 것을 저는 아버지를 통해 확실히 보았습니다. 동생이 이 책으로 공부해서 한자능력검정시험에 도전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면 다시 리뷰를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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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북유럽 패턴 일러스트 - 재미있게 따라 그리는
박영미 지음 / 미디어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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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편지를 쓸 때는 벗 우(友)로 시작을 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우린 서로에게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았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손편지나 쪽지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래서 책가방엔 항상 편지지 묶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봉투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편지지는 예쁜 걸 사기 위해 친구들과 시내 문구점으로 원정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편지지가 없을 때는 급한대로 노트나 연습장을 사용했는데, 밋밋한 연습장에 그림 같은 걸 그려넣으면 그건 또 그런대로 개성이 있어 좋았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며 이면지에 자주 그리던 패턴을 그려보았습니다. 벗 우(友)자도 써넣고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것을 보고 단박에 제 이름을 떠올려줄 친구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친절한 북유럽 패턴 일러스트>는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주고받았던 손편지처럼,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일러스트북입니다. 북유럽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활용하여 스티커, 플래너, 미니쇼핑, 편지지, 책갈피, 체크리스트, 미니달력, 벽달력, 과일 패턴 카드, 팝업 카드, 스탠드 메모지, 부채, 명함, 감상 봉투, 노트, 초대장, 포장지, 컵케이크 띠지, 액자, 유리병 태그, 레시피 카드, 컵 받침, 모빌, 에코백, 종이컵, 지퍼백, 카드 지갑, 여행 일기장, 나무 집게, 클리어 파일 등 정말 다양한 소품을 북유럽 스타일로 직접 연출해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기나 만들기를 좋아하는 분들은 사계절 내내 풍성한 취미생활을 즐기실 수 있을 듯합니다. 또 작은 소품이지만 나만의 개성을 담아 직접 만든 것들은, 나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어주기도 할테고요.

 

 

 

 

 

 

 

 

 

<친절한 북유럽 패턴 일러스트>의 특징은 북유럽 감성의 동화같은 일러스트라는 것입니다. 처음 북유럽 스타일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청량한 색감 때문이었습니다. 화려한 듯 하면서도 단순한, 맑은 초겨울 하늘처럼 맑고 투명한 색감이 좋았습니다. <친절한 북유럽 패턴 일러스트>는 그런 북유럽 특유의 색감과 "자연친화적이면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북유럽 감성"이 잘 살아있는 책입니다. 앙증 맞은 일러스트와그것을 다양한 패턴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가르쳐주기 때문에 하나를 익혀 높으면 활용도가 아주 높습니다. 제목 처럼 "친절하게" 가르쳐주기 때문에 취미만 있다면 초보자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습니다.


 

 

 

제게 <친절한 북유럽 패턴 일러스트>는 생활에 포인트를 주고 여유를 선물해주는 책입니다. 무엇인가를 내 손으로 그려보고, 만들어보고, 꾸며보는 것만으로도 기계적인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좀 더 생기 있는 사람이 되게 만듭니다. 미친 속도로 돌아가는 세상도 차분해지고, 마음을 어지럽히던 생각들도 곱게 정리됩니다. 따라 그리고 있다 보면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친절한 북유럽 패턴 일러스트>를 배우며, 아날로그적 취미 하나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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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컬러링북 : 프로방스 - 색칠하고 뜯어서 간직하는 즐거운 컬러링북 시리즈
리사 콩던 지음 / 미디어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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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없는 책, 마음을 읽는 시간!



올해 유난히 컬러링북 신간 발매 소식이 많이 들려옵니다. 컬리링북은 어릴 때 하던 색칠공부처럼, 테마가 있는 도안에 직접 색을 칠하는, 놀이입니다. 성인을 위한 컬러링북이 유행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풀어야 할 스트레스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컬러링북은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을 수 있는 특효약"이라고 하니까요.


컬러링"북"은 글자가 없는 책입니다. 글을 읽는 책이 아니라, 마음을 읽는 책입니다. 누군가 컬러링북이 왜 좋으냐고 물어온다면, 김광석 씨가 노래했던 것처럼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비가 내리면

(음) 나를 둘러싸는

시간의 숨결이 떨쳐질까


비가 내리면

(음) 내가 간직하는

서글픈 상념이 잊혀질까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잊혀져 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노랫말이 참 좋아서 지금까지도 보석처럼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노래인데, 색을 칠할 때마다 이 노래가 자동재생됩니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쓰는 기분으로, 글자를 읽는데 지치는 날이면 컬러링북에 색칠을 합니다. 색을 칠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보면 이 노래처럼 시간의 숨결이 떨쳐지고, 서글픈 상념이 잊혀지는 것만 같습니다. 엄마와 함께 색칠놀이를 하던 꼬꼬마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면, 잊혀져간 꿈들도 하나 둘씩 다시 나를 찾아옵니다. 

 

 

 

 

 

 

 

 

따뜻한 프로방스 마을로 초대합니다!



제가 칠하고 있는 "즐거운 컬러링북"의 테마는 <프로방스>입니다. 따뜻한 프로방스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 달콤한 과일, 새들이 가득한 남쪽 마을이라고 합니다. <즐거운 컬러링북 프로방스>는 그 따뜻한 감성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몇해 전에, 더 이상 색연필을 사용할 일이 많이 없을 것 같아 오래 가지고 있던 색연필을 동료들에게 다 나눠준 적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색연필을 좋아해서 지금도 필통에 꼭 색연필을 넣어다닙니다. 이번에 북유럽 스타일 패턴 일러스트 연습도 할 겸, 컬러링북도 즐길겸 색연필도 새로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24색 이상을 가지고 싶었는데 가격이 꽤 나가더라고요. 아쉽지만 '나는 미술학도가 아니다' 스스로를 설득을 하며 12가지 색연필을 사가지고 왔는데, 와서 보니 수채화 색연필이었습니다. (제대로 즐기려면 붓도 사야할 것 같아요.)

 

 

 

색, 칠하다



처음 색칠을 시작할 때는 두려움 마음이 생겼습니다. 어떤 색을 골라야 할까, 어울리지 않으면 어떡하나, 망치면 어떡하나. 그런데 마음가는 대로 색을 칠하다 보니 망치고 말고 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과감하고 더 자유롭게를 외치며 내 맘대로 색칠한 첫 완성품입니다. <즐거운 컬러링북 프로방스>는 옆에 절취선이 있습니다. 뜯어서 따로 보관하거나 선물을 하라는 뜻이라네요.


조금 더 과감하고 자유롭게 색칠을 하려면 일단 색연필을 더 사야 할 것 같습니다. 궁한대로 "지구 슈퍼 색연필"까지 동원했지만, 색칠을 하는 내내 12가지 색 안에 갇힌 기분이 들었습니다. 컬러링북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처음부터 다양한 색깔의 색연필을 준비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것! 꼭 기억해두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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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시리즈 세트 (반양장) - 전5권 데일 카네기 시리즈 (코너스톤)
데일 카네기 지음, 바른번역 옮김 / 코너스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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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의 위대한 고전"



<데일 카네기> 시리즈, 자기계발서의 효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책소개를 보니 정말 "현존하는 모든 자기계발서의 효시"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데일 카네기 시리즈 이후 모든 자기계발서들은 이 책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계발서를 통해 우리가 알아야 모든 것들이 이 시리즈 안에 다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데일 카네기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리더십 관련 공부를 하고부터입니다. 몇 년 전, 리디십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카네기 연구소'(정확한 명칭이 기억나지 않네요)의 강의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강의가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무엇보다 강의하시는 분들의 열정과 확신이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마치 신앙인들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번에 코너스톤에서 최신 원전 완역본으로 <데일 카네기> 시리즈 전집을 내놓았다고 해서 욕심을 내놨습니다! 소장가치도 충분하다고 여겼고, 무엇보다 시대와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생각했던 자기계발서가 이렇게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전 5권이라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읽혔습니다. 우선은 번역이 매끄러웠고, 또 다섯 권 모두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강의(?)를 계속 진행해나가기 때문입니다. 


<데일 카네기>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설득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신앙인들이 간증을 들을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처럼, 이 책에는 데일 카네기의 조언대로 작은 실천을 했을 뿐인데 인생이 바뀌었다는 사람들의 뜨거운 간증(!)이 넘쳐납니다. 데일 카네기 자신도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를 강요하거나 주장하지 않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작은 습관이 그들의 인생에 얼마나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기적을 불러왔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며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원칙들을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줍니다. 


<데일 카네기> 시리즈는, 가장 기본적인 대인관계 문제에서 친구를 만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능력을 다룬 <인간관계론>, 업무나 직종에 상관 없이 '걱정'에 시달리는 성인들을 위해 걱정을 없애고 평안과 행복을 얻는 법을 다룬 <자기관리론>, 자기계발서의 핵심주제라 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계발하고 성공적인 연설가가 될 수 있는 법을 다룬 <성공대화론>, 데일 카네기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자 멘토로 삼았던 링컨의 생애를 재구성한 <링컨 이야기>, 또 데일 카네기가 수년간 조사하고 연구하여 파헤친 명사들의 성공 비밀을 담은 <성공습관>까지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섯 권을 통틀어 데일 카네기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바로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데일 카네기> 시리즈를 통해, 성공과 행복의 기초는 바로 "관계"이며, 그 관계를 이끌어나가는 법칙은 "언제나 다른 사람을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모든 설득의 법칙, 대화의 법칙, 대인관계의 비밀, 성공하는 비밀이 모두, 데일 카네기가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이 한 문장 안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을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도록 하라!" 원리는 간단합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무엇을 얻고 싶거든 먼저 그가 원하는 것을 주라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이 원리를 실천하기 위해 확장된 지침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 뿐 아니라, 가족관계,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중요한 원리입니다. 지극히 단순하고 마땅한 말이지만, 실제생활에서는 가장 놓치기 쉽고 실천하기 어려운 핵심이기도 합니다. 


저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말하여지는 '성공'에는 다른 삶을 밟고 올라선다는 느낌이, 경쟁자를 발 아래 두고 정상을 차지한다는 이미지가 먼저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데일 카네기는 미국의 산업혁명 이후, 개인화된 사회의 무한경쟁 속에서 서로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입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정한 성공은 행복이며, 행복은 관계에서 오고, 링컨처럼 원수도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자질과 삶의 태도를 가져야 진정한 성공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깨달은 선구자적인 사람이라고 여겨집니다. 미소를 짓고, 이름을 외우고, 체면을 세워주고, 칭찬을 하고, 내 관심이 아니라 상대의 관심에 집중하고, 잘 들어주라는 가르침들이 모두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런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행복감이 데일 카네기가 역설하는 용기와 자신감과 에너지와 믿음과 긍정을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자기계발서를 많은 읽은 독자에게 데일 카네기의 가르침은 어쩌면 지루한 반복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의 강의에서 들려지는 풍부하고 생생한 사례들은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내가 가진 문제점이 무엇인지 깨달아지고 나도 그렇게 실천해봐야겠구나 하는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데일 카네기가 억지로 목줄을 매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보여준 길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겨 놓게 됩니다. 특히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독자라면, 머릿속으로 원리는 알아도 실천력이 약하다는 반성을 하고 있는 독자라면 케네기의 강의를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예화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 흥미롭게 이 시리즈를 완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서정가제 때문에 책값이 신경 쓰일 독자분들도 많으실 텐데 코너스톤 <데일 카네기 시리즈 전집>은 독자들의 가격 부담도 많이 고려하여 책값을 책정해주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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