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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시리즈 세트 (반양장) - 전5권 ㅣ 데일 카네기 시리즈 (코너스톤)
데일 카네기 지음, 바른번역 옮김 / 코너스톤 / 2015년 1월
평점 :
"자기계발서의 위대한 고전"
<데일 카네기> 시리즈, 자기계발서의 효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책소개를 보니 정말 "현존하는 모든 자기계발서의 효시"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데일 카네기 시리즈 이후 모든 자기계발서들은 이 책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계발서를 통해 우리가 알아야 모든 것들이 이 시리즈 안에 다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데일 카네기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리더십 관련 공부를 하고부터입니다. 몇 년 전, 리디십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카네기 연구소'(정확한 명칭이 기억나지 않네요)의 강의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강의가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무엇보다 강의하시는 분들의 열정과 확신이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마치 신앙인들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번에 코너스톤에서 최신 원전 완역본으로 <데일 카네기> 시리즈 전집을 내놓았다고 해서 욕심을 내놨습니다! 소장가치도 충분하다고 여겼고, 무엇보다 시대와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생각했던 자기계발서가 이렇게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전 5권이라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읽혔습니다. 우선은 번역이 매끄러웠고, 또 다섯 권 모두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강의(?)를 계속 진행해나가기 때문입니다.
<데일 카네기>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설득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신앙인들이 간증을 들을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처럼, 이 책에는 데일 카네기의 조언대로 작은 실천을 했을 뿐인데 인생이 바뀌었다는 사람들의 뜨거운 간증(!)이 넘쳐납니다. 데일 카네기 자신도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를 강요하거나 주장하지 않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작은 습관이 그들의 인생에 얼마나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기적을 불러왔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며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원칙들을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줍니다.
<데일 카네기> 시리즈는, 가장 기본적인 대인관계 문제에서 친구를 만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능력을 다룬 <인간관계론>, 업무나 직종에 상관 없이 '걱정'에 시달리는 성인들을 위해 걱정을 없애고 평안과 행복을 얻는 법을 다룬 <자기관리론>, 자기계발서의 핵심주제라 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계발하고 성공적인 연설가가 될 수 있는 법을 다룬 <성공대화론>, 데일 카네기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자 멘토로 삼았던 링컨의 생애를 재구성한 <링컨 이야기>, 또 데일 카네기가 수년간 조사하고 연구하여 파헤친 명사들의 성공 비밀을 담은 <성공습관>까지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섯 권을 통틀어 데일 카네기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바로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데일 카네기> 시리즈를 통해, 성공과 행복의 기초는 바로 "관계"이며, 그 관계를 이끌어나가는 법칙은 "언제나 다른 사람을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모든 설득의 법칙, 대화의 법칙, 대인관계의 비밀, 성공하는 비밀이 모두, 데일 카네기가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이 한 문장 안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을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도록 하라!" 원리는 간단합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무엇을 얻고 싶거든 먼저 그가 원하는 것을 주라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이 원리를 실천하기 위해 확장된 지침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 뿐 아니라, 가족관계,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중요한 원리입니다. 지극히 단순하고 마땅한 말이지만, 실제생활에서는 가장 놓치기 쉽고 실천하기 어려운 핵심이기도 합니다.
저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말하여지는 '성공'에는 다른 삶을 밟고 올라선다는 느낌이, 경쟁자를 발 아래 두고 정상을 차지한다는 이미지가 먼저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데일 카네기는 미국의 산업혁명 이후, 개인화된 사회의 무한경쟁 속에서 서로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입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정한 성공은 행복이며, 행복은 관계에서 오고, 링컨처럼 원수도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자질과 삶의 태도를 가져야 진정한 성공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깨달은 선구자적인 사람이라고 여겨집니다. 미소를 짓고, 이름을 외우고, 체면을 세워주고, 칭찬을 하고, 내 관심이 아니라 상대의 관심에 집중하고, 잘 들어주라는 가르침들이 모두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런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행복감이 데일 카네기가 역설하는 용기와 자신감과 에너지와 믿음과 긍정을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자기계발서를 많은 읽은 독자에게 데일 카네기의 가르침은 어쩌면 지루한 반복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의 강의에서 들려지는 풍부하고 생생한 사례들은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내가 가진 문제점이 무엇인지 깨달아지고 나도 그렇게 실천해봐야겠구나 하는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데일 카네기가 억지로 목줄을 매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보여준 길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겨 놓게 됩니다. 특히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독자라면, 머릿속으로 원리는 알아도 실천력이 약하다는 반성을 하고 있는 독자라면 케네기의 강의를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예화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 흥미롭게 이 시리즈를 완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서정가제 때문에 책값이 신경 쓰일 독자분들도 많으실 텐데 코너스톤 <데일 카네기 시리즈 전집>은 독자들의 가격 부담도 많이 고려하여 책값을 책정해주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