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만든 사람 - 믿음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다
강준민 지음 / 두란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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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믿는 자의 조상인 아브라함을 알지 못하고는 믿음의 세계를 알 수 없습니다"(20).

 

 

인생은 삶의 모델이 있으냐 없느냐, 삶의 모델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입니다. 인격을 형성하는데 말의 영향력은 7%, 경험의 영향력은 18%로 합니다. 그런데 무려 75%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삶의 본을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나는 할 수 있어, 꿈은 이루어질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7%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좋은 본보기, 본받을 만한 삶의 모델은 무려 75%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예수님의 제자로 부름받은 그리스도인은 모두 믿음의 경주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믿음의 경주를 하는 사람들이 삶의 본보기, 모델로 삼을 만한 믿음의 사람에는 누가 있을까요? 많은 사람이 믿음의 본보기가 될 수 있겠지만 성경은 그 첫 사람으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모델로 제시합니다.

 

<믿음이 만든 사람>은 "믿음으로 사는 인생의 모델"을 제시해주는 책입니다. 아브라함의 인생을 추적하여 아브라함이 남긴 믿음의 법칙을 밝힌 강준민 목사님은 "모든 믿는 자의 조상인 아브라함을 알지 못하고는 믿음의 세계를 알 수 없다"(20)고 단언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우리에게 모험을 요구합니다. 희생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새로운 일을 하도록 부르시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새롭게 응답해야 합니다. 새로운 헌신을 다짐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잘나가는 사람이 되기보다 부족한 보통 사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35).

 

아브라함은 75세의 나이에 믿음으로 살도록 부름받았습니다. 75세에 믿음의 여정에 들어선 아브라함은 "인생 전반부와 전혀 다른 후반부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아브라함은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에 선택받았습니다(21). "하나님 없는 천국을 도모했던 사람들 속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실현할 한 사람을 찾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왜 아브라함을 선택하셨을까요? <믿음이 만든 사람>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 한 가지 이유는 그가 무명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21).

 

당시 세상에는 영걸들도 많았는데 하나님은 무명의 아브라함을 선택하시고 부르셨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일 겁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우리를 택하시고 부르신 이유도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 삶의 목적이 전혀 다른 사람들입니다. 내 이름을 내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사람들. 믿음으로 살도록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면 "세상에서 잘나가는 사람이 되기보다 부족한 보통 사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강준민 목사님의 메시지가 2015년 새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주는 듯했습니다.

 

<믿음이 만든 사람>은 강해설교집처럼 읽힙니다. 풍부한 원어 연구와 성경 지식은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깊이를 더해주고, 생생한 사례와 예화들은 오늘 여기 우리의 삶에 자리에 말씀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도록 도와줍니다. 은혜롭게 읽으며 지식적으로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이 머물렀던 "하란" 땅은 "열매가 없다"(32)는 뜻이라고 합니다. 가나안 땅으로 가기를 주저하고 하란 땅에 머물렀던 아브라함은 열매 없이 세월을 허송한 것이라는 영적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 처음 이른 곳은 "세겜 땅 모레 상수리나무"인데, 세겜과 모레라는 지역명에는 복종과 지식의 개념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강준민 목사님은 여기서 "모든 지식은 순종의 결과라는"(59) 영적 메시지를 길어냅니다.

 

또 <믿음이 만든 사람>을 읽으며 많은 예화를 따로 메모해 두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것입니다. "리처드 호프만은 현대인의 죽음에 세 가지 다른 살해 요인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첫째 달력, 둘째 전화, 셋째 시계입니다. 결국 긴박감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354).

 

 

 

 

 

 

 

"우리에게 아브라함을 배운 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배운 것입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아브라함을 인도하시고, 그를 복 되게 하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입니다"(404).

 

 

아브라함은 우리에게 믿음의 법칙을 신앙 유산으로 남겨 주었습니다. 그가 삶으로 보여준 믿음의 법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배운 믿음의 법칙 중에 나에게 도전을 준 것은 그의 삶이 '모험하는 인생' '장막인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믿음은 순종이라는 것입니다.

 

믿음의 조상으로 부름받은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개척자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안전을 과감히 포기하고 전적으로 믿음에 이끌리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생을 통해 저에게도 모험의 길을 떠나라는 음성을 들려주시는 듯했습니다. 또 하나 <믿음이 만든 사람>을 통해 아브라함의 생애를 다시 묵상하며 그가 평생 장막에 거했다는 사실이 새삼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아브라함이 장막에 거했다는 것은 그가 순례자로 살았음을 의미"(410)합니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고, 또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언제까지나 머물 수 있는"(71) 장막인생을 보며, 제 삶은 그처럼 가벼운가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믿음이란 하나님께 응답하는 것, 반응하는 것"이라고 반복하여 강조합니다. 믿음오로 응답하고, 믿음으로 반응하는 것, 그것은 결국 순종이었습니다. 믿음으로 사는 인생의 모델로서 아브라함 인생의 최절정기는 이삭을 제물로 드리기까지 하나님을 믿고 순종한 모리아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리아산의 다른 이름은 바로 순종의 산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의 여정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믿음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며, 그것은 순종을 통해 깊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입니다. 성경은 수많은 약속의 말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문제는 그 말씀을 신뢰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그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말씀을 많이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알고 있는 말씀을 따라 살지 못함이 문제입니다. 아브라함이 처음부터 믿음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 때 점점 그의 신앙이 깊어졌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나님의 복을 받아 누리는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326-327)​.

 

아브라함은 복의 근원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그는 믿음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믿음 안에서 우리는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누리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우리도 복의 근원으로 부름 받은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의 여정은 바로 복의 근원이 되는 비결을 알려주는 모범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나는 아브라함과 같은 위대한 믿음의 사람은 될 수 없다고 좌절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생애를 다 돌아본 후, 강준민 목사님이 우리에게 진짜 전해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아브라함을 배운 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배운 것입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아브라함을 인도하시고, 그를 복 되게 하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입니다"(404).

 

<믿음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지금 읽어야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믿음의 여정을 계획하고, 다짐하고, 각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만든 것은 아브라함의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라는 것, 이 믿음이 제 삶도 이끌어가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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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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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_ 나태주

시를 읽으면 제 마음은 언제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갑니다. 친구들과 함께 시를 읽었던 그 등나무 아래로 말입니다. '광수생각'의 그 광수씨가 골라준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준 시 100"편을 읽는 내내 저는 그 등나무 아래에 가 앉았습니다. 높다란 학교 담장 밑 레코드 점에서 노래가 들려오는 환상에 젖기도 했습니다. '야자'(야간자율학습) 중인 친구를 몰래 불러내듯, 저는 그 등나무 아래 앉아 이름을 하나씩 되내이며 친구들을 소환했습니다. 여기 이 책,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에 실린 시들을 읽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잊어버리세요

 

잊어버리세요, 꽃을 ​잊듯이

잊어버리세요, 한때 세차게 타오르던 불꽃을 잊듯이

영원히, 영원히 잊어버리세요.

 

시간은 친절한 벗

우리는 시간과 함께 늙어 갈 거예요.

만일 누군가 묻거든 대답하세요,

그건 벌써 오래전 일이라고

꽃처럼 불처럼 아주 먼 옛날

눈 속으로 사라진 발자국처럼 잊었노라고.

 

 

_ 사라 티즈테일

 

 

친구야, 기억하니? 우리가 서로에게 적어보내던 그 시야. 이 책에서 다시 만나 읽어보니 웃음이 난다. 고작 열일곱 밖에 되지 않았던 우리인데 무엇 때문에 우리 마음은 그토록 고통이었을까. 아니 다시 읽으니 눈물이 난다. 우리 언제 이렇게 늙어버렸지. 진짜 시간과 함께 늙어 가고, 그건 벌써 오래전 일이 되었구나. 그때 너를 그렇게 눈물 짓게 하던 고통을 이젠 영원히 잊어버렸을까. 가만히 알아보고 싶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를 읽으며 유난히 고등학교 시절을 많이 떠올린 것은 지금 내게 그리운 사람들이 그 시절에 만난 친구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 '광수생각'의 광수씨와 (저보다 '오빠'지만) 공유할 수 있는 ​시간들이 같아서인가 봅니다. 그때보다 곱절의 나이를 더 먹은 친구들을 만나면 함석헌 선생님의 '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를 꼭 읽어주고 싶습니다. 살아오면서 사람이 그리울 때마다, 사람에게 상처받을 때마다, 친구들을 떠올리며 조용히 읊어보던 시이기 때문입니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이 책은 광수씨가 살아오면서 힘이 되어 주었던 시들을 고른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시인 중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라는 시인의 이름을 메모해두었습니다. 햇살 좋은 날, 무작정 걷고 싶은 날, 어딘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날,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 서점에 나가 이 시인의 시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시를 읽고 시가 나를 읽듯, 이 책을 선물하면 내 마음이 보일 것만 같아서, 내 마음이 전해질 것만 같아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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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인도식으로 배워라 - 단 3단어로 1시간 안에 영어가 터진다!
야스다 타다시 지음 / 로그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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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3단어로 1시간 안에 영어가 터진다고? 단 3단어로 1시간 안에 진짜 영어가 터졌다!!!

 

이 책 대박입니다! 단 3단어로 1시간 안에 영어가 터질까 반신반의 했는데, 진짜 됩니다! 영어를 스탠다드하게 가르쳐주는 책은 아니라 영국 모범생 같은 분들은 인도식으로 배우는 영어가 싫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도식 영어 학습법>은 발음 따위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알아듣기만 하면 됩니다. "그게 뭐냐?", "인도식 영어는 특히 발음이 안 좋다"고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의 논리가 상당히 설득적입니다. <인도식 영어 학습법>이 원어민 같은 발음 훈련에 신경쓰지 않는 이유는, 20억 명의 영어 인구 중, 17억 명이 비원어민이기 때문이랍니다. 영어로 의사를 소통하는 86%가 비원어민이라는 것은 영어 자체가 비원어민 간에 이해하기 쉬운 도구로 변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3개의 동사로 영문 만드는 훈련을 하는데 그중 첫째가 <A sound B> 형태입니다. 그런데 예문의 주어가 "The manager"일 때는 동사가 "sounds"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일단 "sound"로 말해도 뜻이 충분히 통하기 때문에 sound 뒤에 s를 붙이는 것에는 크게 신경을 안 씁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훈련을 하니 <A sound B> 형태의 문장이 입에서 술술 나옵니다.

 

<인도식 영어 학습법>은 영어를 철저히 의사소통의 도구로 보는 학습법입니다. "통하면 된다"는 것이 모토입니다. 친한 동료 중에 파키스탄에서 온 외국인이 있습니다. 누가는 그의 영어 발음이 좋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누구와 만나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세계 표준 영어도 발음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니 우리도 일단 발음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이 책은 "sound, find, give", 이 3개의 동사가 만드는 영문 형태를 마스터하는 교재입니다. 이 3개의 동사가 만들어내는 3개의 영문 형태는 한국인의 뇌에 3개의 영어 회로를 만드는 작업니다. 3개의 영문 형태를 확실히 외우고, 매일 20분씩 3개월 동안 유사동사 39개만 훈련하면 누구든지 세계 표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약속합니다. 제가 실제로 연습을 해봤는데, 중학교 정도의 영어 지식이 있으면 1시간만에 영어를 말할 수 있는 기초력이 확실히 생깁니다.

 

유창한 영어로 한국인을 기죽이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영어로 외국인과 어떻게든 소통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보십시오. 일단 머릿속에 3개의 영문 형태가 확실하게 그려지니 영어로 말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비정상회담'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도 있지만, 서툰 실력으로라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외국인이 더 많습니다. 그렇게 자꾸 한국어를 사용하니 또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인도식 영어 학습법>은 영어로 쉽게 말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고급영어가 필요한 분은 해당이 없겠지만, 영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분들에게는 영어로 자유롭게 말하는 자유를 선물해줄 것입니다. 그동안 영어로 소통하는 일에 자신이 없어서 외국으로 떠나는 자유여행을 계속 망설였는데 3개월 후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자유여행에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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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한의학 -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
이상곤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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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의 질병 속에서 역사의 비밀을 읽는다!"

<왕의 한의학>은 "조선 역사의 거울이 될 수밖에 없는 왕의 몸과 질병의 기록을 한의사의 눈으로 응시하는 작업"(11)입니다. 저자는 조선의 왕의 몸과 그 몸을 괴롭힌 질병이 조선 역사의 거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왜 조선의 왕의 체질과 질병, 그리고 처방의 의미를 하나씩 되짚어보는 것이 역사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까요?

한의학 박사이기도 한 저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첫째는, 조선의 왕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변화를 자신의 몸으로 직접 견뎌 내야만 했기 때문에 왕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질병을 보면 정치적, 경제적 사건이나 시대 정신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소용돌이가 왕의 몸을 병들게 하기도 하고, 또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은 새로운 정치적 소용돌이를 몰고왔다는 점에서 "왕의 몸은 바로 조선 역사의 바로미터"(8)라는 저자의 주장에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또 하나, 조선의 왕의 몸은 국가적인 관리 대상이었기 때문에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도 연구의 의의가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기록 유산인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는 매우 세밀하게 왕의 일상 생활과 약물 처방 및 투약 뒤의 증상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8). 사료가 풍부하다는 것은 그만큼 역사 연구​ 신빙성을 높여주지 않겠습니까.

<왕의 한의학>은 왕의 몸(질병)을 더듬어보는​ 내밀한 작업이며, 따라서 기존의 역사관으로는 파악할 수 없어썬 '숨겨진 진실'을 드러나게 해준다는 데도 의의가 있습니다. 실제로 <왕의 한의학>은 그동안 우리가 가져왔던 왕의 이미지를 바꿔놓기도 하고, 역사 논쟁을 잠재울 강력한 근거를 제시해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건장하고 강인한 장군의 풍모를 갖추었을 것만 같은 '태종'은 사실 "의외로 파리하고 허약한 체질"이었다는 것, 또 조선에서 몇 안 되는 성군의 이미지를 지닌 '성종'이 "25년의 재위 기간 동안 세 명의 왕후와 아홉 명의 후궁을 맞아들이고 16남 12녀"를 거느린 밤의 황제였다는 것, 검소한 밥상을 즐겼다 하여 더 존경하게 된 '정조'가 사실은 사실은 "식욕이 없어 하루 두 끼 정도"만 먹은 것이라는 것 등 숨겨진 왕의 이면을 보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정조는 독살되지 않았다!

 

 

<왕의 한의학>는 역사를 읽는 흥미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는데, 단순한 흥미꺼리에서 그치지 않고 역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 가치를 여실히 증명해준 것이 '정조 독살 논쟁'에 관한 한의학적 소견입니다. 정조의 치료 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한의학자는 "정조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질환은 종기가 분명하다"(350)고 결론 짓습니다. "정조의 삶과 죽음을 가른 중요한 포인트는 인삼, 더 정확하게는 인삼이 중심이 된 경옥고의 과다 처방"으로, 정조의 죽음은 "일종의 약화 사고"(350)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꽤 설득력 있는 논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밖에도 <왕의 한의학>은 조선 왕 독살설을 정면으로 다루는데, 효종의 의료사고를 검증하고, 경종의 몸봐 질병, 처방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게장과 감을 먹여 선왕을 독살했다"는 루머에 시달려야 했던 영조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소현세자의 독살설을 부정하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저자는 학질에 걸린 소현세자에게 번침을 놓도록 한 것이 당시의 의학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이것이 고의가 아니라 "돌팔이 이형익의 오진과 잘못된 치료로 인한 의료 사고에 가깝다"(208)고 결론 내립니다. 정황증거만으로 독살로 몰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상식으로도 맞지 않는 의료사고가 발생한데다 정황증거까지 분명하다면 오히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인 사고(?)였다고 보는 것이 더 논리에 맞지 않을까요?

 

<왕의 한의학>을 읽고 나니 조선의 왕들이 달리 보입니다. <왕의 한의학>은 "대체로 왕실에서 나고 자라 왕이 된 이들은 질병에 자주 걸리고 단명"(124)을 보여줍니다. 왕노릇이 수명을 단축시켰다는 것입니다. 절대 권좌에 앉았으나 권력 다툼 한 가운데서 비극적인 가족사를 안게 된 왕들의 심리적 트라우마와, 또 왕좌에 앉아서도 대신들의 눈치, 백성들의 눈치, 또 강대국(중국)의 눈치까지 봐가며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던 왕들의 모습은 인간적인 연민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세종, 문종, 세조, 중종, 문종, 효종, 정조 등 조선의 거의 모든 왕들이 종기로 고생했고 종기가 원인이 되어 죽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 왕에게서 건강할 권리도 빼앗아 갔던 성리학, 그 성리학적 프레임에 갇힌 조선의 퇴행, 당대 최고의 의사(어의)가 왕을 살폈는데도 왕실에 의료사고가 많았다는 것, 왕실에서 일어난 의료 사고가 이 정도면 평민의 삶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 등 이전에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조선 왕이 어떤 삶을 살았고 그의 삶이 그의 몸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그 영향이 어떤 질병을 낳았는지 왕의 한의학이라는 프레임으로 짚어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합니다. 무엇이 왕을 병들게 했나를 살펴보면 병든 왕의 몸은 병든 정치의 단면이기도 하며, 왕의 치료에 참여하는 자들의 면면은 당시 권력 다툼의 쟁점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합니다.

 

<왕의 한의학>은 일단 재밌습니다. 역사와 한의학 정보를 함께 읽는 재미가 솔솔하고, 더불어 건강 상식도 챙길 수 있는 유익이 있습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새로운 프레임으로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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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를 사랑한 프로이트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김성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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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무의식을 해부하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해 많이 듣고, 읽고, 배웠는데, 정작 프로이트의 저작을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처음입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이자 대가의 책을 읽는다는 한 가지 의미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설명이나 초판 판권이 없어 이 책의 원제를 확인하지 못하는 건 아쉬웠습니다. 프로이트가 이 책의 제목을 <모나리자를 사랑한 프로이트>라고 지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논문처럼 읽히는 책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과 그에 대해 알려진 몇 가지 사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그가 꾼 꿈의 기록을 바탕으로 그의 생애와 작품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작품에 반영되었는지를 분석합니다. 달리 말해, 레오나르도라는 거장의 생애와 작품을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 재해석함으로써 어린 시절 초기 중요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먼저 레오나르도에 대해 알려진 사실을 정리하는데, 레오나르도는 활동 초반에는 쾌활하고 유쾌한 성격이었지만 후기로 갈수록 충동적 기절과 불안정성이 예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29, 35). 특히 수동적 성향과 무관심이 매우 두드러지게 발견되는데, 작품과의 고퉁스러운 투쟁, 작품으로부터의 도피, 그리고 그 작품의 운명에 대한 무관심 등이 레오나르도의 경우처럼 두드러지게 나타난 예는 찾아볼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32). 창작욕을 억제하려는 성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정신분석학적으로 "억제"의 징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35). 또 성욕을 가볍게 무시하는 성향도 보이는데, 프로이트는 "레오나르도가 여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한 번이라도 품어본 적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미켈란젤로나 비토리아 콜론나처럼 여성과 깊은 정신적 교감을 나눠본 적이 있는지 의문스럽다"(40)고 합니다.

 

프로이트는 레오나르도의 어린 시절에 주목하여 괴벽, 동성애 기질, 어린아이 같은 장난기, 여성적 수동성, 강박 성향, 불안한 기질 등 레오나르도의 심리 기제를 분석해냈습니다.

 

 

 

 

 

 

"나는 독수리에 완전히 매혹당하도록 오래전부터 운명 지어진 것 같다. 아주 어린 시절에 독수리의 방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요람에 누워 있을 때, 독수리 한 마리가 내 옆에 내려앉더니, 꼬리로 내 입을 열고는 그 꼬리로 내 입술을 몇 차례 두드렸다"(59-60).

 

 

 

프로이트는 모나리자의 미소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레오나르도의 그림이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그가 모든 여인들의 입술 주변에 그려 넣은 그 매혹적이고 당황스러운 미소부터 떠올리게 될 것이다"(102). 모나리자의 미소가 비평가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이 아름다운 피린체 숙녀가 나타내는 형상의 유희 속에 여성들만의 모순된 애정 생활이 극명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을 발견"(105)했기 때문입니다. 그 상방된 두 요소는, "수줍음과 요염함, 다정다감함과 격렬한 관능성"입니다.

 

프로이트는 이 미소 속에 감추어진 프로이트의 무의식 세계를 들여다 보기 위해 그의 어린 시절을 살펴보는데, 그가 주목한 것은 레오나르도의 유아기 기억 속에 숨어 있는 "독수리 환상"입니다. 프로이트는 "레오나르도의 어린 시절 환상에 등장하는 독수리는 실제로 경험한 기억 내용에 바탕을 둔 것"(75)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한 장의 그림에 레오나르도의 어린 시절 역사 전체가 응촉된 채 담겨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위에 사진) "루브르의 성 안나"라는 작품을 보면, 성 안나 - 마리아 - 아기 예수가 등장합니다. 이것은 할머니 - 어머니 - 아기(레오나르도 자신)로 볼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가(프로이트)는 이 작품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레오나르도는 사실상 아기에게 두 명의 어머니, 즉 아이를 향해 팔을 뻗는 여인과 뒤에 물러서서 바라보는 또 다른 여인을 준 셈인데, 이 두 여인 모두는 어머니 특유의 행복감에 젖은 채로 축복의 미소를 머금고 있다"(115). 실제로 레오나르도에게는 두 명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어머니는 친모였던 카테리나인데 세 살에서 다섯 살 사이에 헤어졌고, 이어서 계모와 함께 지내게 되는데 그녀도 레오나르도를 자상하게 대해주었다고 합니다(116).

 

 

"우연히 처했던 어린 시절의 환경이 레오나르도의 인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는 사생아였기 때문에 다섯 살이 되기 전까지 아버지의 영향을 받을 수 없었고, 그 대신 아들만 바라보던 어머니의 부드러운 유혹에 전적으로 내맡겨졌다. 어머니에게 입맞춤을 받으며 성적으로 조숙하게 된 레오나르도는 유년기 성행위의 단계로 접어들게 되는데, 이는 오직 한 가지 현상, 즉 그의 유년기 성적 탐구가 매우 강렬했다는 점을 통해서만 입증되는 사실이다"(150).

 

프로이트는 사생아로 태어난 레오나르도의 운명과 어머니에게서 받은 과도한 사랑이 그의 성격 형성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분석합니다. 이 요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유년기가 끝날 무렵 성욕을 억압하게 만들었고, 그 성 충동을 지식에 대한 갈증으로 승화시키게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평생 성에 무관심한 상태로 살아가도록 만들었다"(158)는 것입니다.

 

그런데 "장년기에 접어든 레오나르도가 어머니의 입가에서 본 것과 같은 그 황홀하고 축복에 찬 미소와 다시 마주쳤을 때, (그는 여인의 입술을 대상으로 그런 부드러움을 다시는 욕망하지 못하도록 자기 자신을 이미 오래도록 억눌러온 상태였기에) 그 미소를 붓으로 재현하고자 시도했고 자신의 모든 그림에 그 미소를 그려 넣었다"(119)는 것이 프로이트의 분석입니다.

 

 

"위대한 레오나르도였지만 사실 그는 어떤 의미에서는 평생을 어린아이로 살았다"(140).

 

이것이 하나의 논문이라면 프로이트가 궁극적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테제는 '어린 시절 초기의 중요성'일 것입니다. "프로이드"라는 대가의 책을 비평할 만한 지식이 저게는 없음으로 비평은 생략하겠지만, 레오나르도의 작품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 내지는 흥미로운 시각을 제공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책이 프로이트의 저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읽어볼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정신분석학적 관심이 아니라, 미술 전공자들에게도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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