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유럽 도시 읽기 - 건축가 동생과 책벌레 누나 33일간 1800km 자전거 여행을 떠나다
이용수 지음, 이정은 사진 / 페이퍼스토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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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동생과 책벌레 누나, 유럽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다!

 

 

건축가 동생이 책벌레 누나를 꼬드겨, 33일간 자전거로 유럽 도시를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 동생이 글을 쓰고 누나가 사진을 찍은 그 33일간의 기록이 이렇게 책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제 동생이 이 동생만 같으면 참 좋으려만, 딱 정반대입니다. 제 동생은 건축학과에 입학했으나 한의사가 되겠다고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이 동생은 한의사가 꿈이었으나 건축학과에 입학했습니다. 혼자 떠날 용기가 없는 저는 동생에게 여행을 제안하고 있지만, 제 동생은 혼자 가고 싶어합니다. 함께 떠날 친구가 필요했던 이 동생은 문뜩 큰누나를 떠올립니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지를 돌아다니려면 손발이 척척 맞고, 요리도 좀 할 줄 알고, 대충 고양이 세수만으로도 며칠은 버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12). 이 조건에 딱 부합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큰누나'였습니다. "요리도 잘하고 체력도 웬만한 남자들보다 강할 뿐 아니라 고양이 세수로 며칠이 아니라 몇 달도 버틸 수 있는 그런 아줌마 아닌가." 책을 좋아해 도서관에서 일하는 누나는 동생의 제안에 마흔이 넘어 자전거를 배웠고, 그렇게 동생과 누나는 완벽한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

 

 

 

 

 

 

 

"유럽의 대도시는 서울과 비교했을 때 놀라울 정도로 그 규모가 작다. 유럽 최대의 금융 도시 프랑크푸르트만 해도 도시 중심부의 반경이 2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도시 사이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자전거라면 그 안에 압축되어 있는 역사와 문화를 여행자가 아닌 생활인의 모습으로 자유로이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좁게는 관광지 사이를, 넓게는 도시 사이를 이어주는 자전거 여행이야말로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수 있는 진짜 여행이 아닐까"(15).

 

 

건축가이기도 한 저자가 유럽을 여행함에 있어 굳이 자전거 여행을 제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대중교통은 너무 빠르고, 걷기는 너무 느리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도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으로, 관광지를 점 찍듯이 옮겨다니기보다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여정이 유럽을 여행하는 참 맛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관광지 사이의 공간은 백지로 남고 맙니다. 또 걷는 여행은 도시를 몸으로 느끼기에는 좋으나 공간 사이를 이어주는 속도는 너무 느리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자전거 여행은 역사와 현재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최적의 이동 속도를 제공한다는 것, 또 유럽의 도시는 규모가 크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도시의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해야 할 이유입니다. 거기에, 무거운 배낭을 자전거에 실을 수 있다는 것, 사정에 따라 코스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자전거로 떠나는 자유여행의 큰 장점입니다. "멈추고 싶을 때는 언제라도 멈춰 마음껏 경치를 즐길 수 있고, 바로 지나쳐버려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생기면 주저 없이 핸들을 돌려 찍고 싶은 만큼 셔터를 누르면 된다"(168).

 

 

 

 

 

 

 

 

 

 

33일간 1800km 자전거 여행​, 도전해보시겠습니까?

 

 

1,800킬로미터는 "서울에서 부산을 왔다 갔다 두 번하고도 조금 남는 거리"(511)라고 합니다. 역사와 미래도시가 공존하는 파리는 산책하듯 여행하듯, 아름다운 자연이 해방감을 선사하는 스위스는 하이킹을 하듯 여행하고, 멋진 건축물이 많지만 한창 공사중인 네덜란드 여행은 건축 기행으로 실망감을 달래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일 여행에서는 사색과 추억과 감격이 버무려집니다.

 

<자전거로 유럽 도시 읽기>는 건축가의 여행답게 유럽의 건국가와 건축 이야기가 양념처럼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를 이루는 것은 자전거 여행의 에피소드입니다. 한여름 장맛비에 모든 계획이 틀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급히 코스를 조절해야 하는 위기상황에서 잠시 짜증이 폭발하기도 하고, 여행책에도 없는 마을에 들어서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무서운 속도로 내달리는 내리막길에서는 잘못하면 목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기도 하고, 장기간 여행으로 몸살을 앓기도 하고, 여행책만 보고 숙소를 찾아갔다가 위험한 거리 한복판에서 등줄기가 오싹해지기도 합니다. 또 "수백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 오늘날까지도 도시 디자인에 큰 역할"(381)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의 도시개발과 비교해보기도 하고, 한글로 된 캠핑장 안내서를 받아들고 감격하기도 하고, "이곳이 바로 유럽이구나"라는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기도 하고, 힘들게 다니면서도 남매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자전거에 몸을 싣고 달리며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는 고백입니다. 여행의 묘미는 일탈에 있고, 낯선 곳에서 오롯이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렸습니다. 33일간의 자전거 여행이 두 남매에게, 특히 책벌레 큰누나에게 얼마나 큰 도전과 자극이 되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두 남매의 인생에 새겨진 이 특별한 추억에 질투가 나려 합니다. 언제까지 책으로만 여행을 할 것인가, 언제까지 남의 경험을 부러워만 할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이 제게 던져준 과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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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라오스 - 행복을 꿈꾸는 여행자의 낙원 지금 이 순간 시리즈 1
오주환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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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2008년도에 꼭 가 봐야 할 곳' 중 1위에 꼽히면서 라오스는 여행지로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얻게 되었다(26).

매년 새해가 되면 올해의 목표로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에도 여행은 단골 손님처럼 등장합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여행자도 많아서 요즘은 어딜 가도 해외 여행자들과 일상처럼 마주치곤 합니다. 마치 온 세상이 여행 중독에라도 빠져 있는 듯합니다. 늘 떠나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저도 여행 중독자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여행에 목말라 할까요?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여행은 사랑에 빠지는 일이며, 평생을 두고 그리워할 사랑 하나 가슴에 품으면, 그 사랑을 추억하는 힘으로 오늘을 살 수 있다고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 라오스>는 라오스와 사랑에 빠진 여행자의 책입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라오스 여행에 중독된 이유를 그에게 물었는가 봅니다. 사랑에 빠진 이에게 사랑에 빠진 이유를 묻다니요. 이 어리석은 질문에 여행자도 꼴똘히 생각을 해본 듯합니다. '나는 왜 사랑에 빠져들었는가, 라오스의 무엇이 좋은가' 하고 말입니다. 여행자가 우리에게 내놓은 답은 이것입니다. "디지털 세상에 살다 보면 아날로그 시대가 그리워지는 탓이다"(27).

 

 

 

 

우연한 방문이었지만 흙먼지를 폴폴 피워 가며 달리는 산길 도로가 마음에 들었고,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친절함에 매료되었다. 그 인연이 참으로 예뻐 라오스는 내게 최고의 여행지가 되었고, 언제나 마음속으로 달려가고 싶은 장소가 되었다(22).​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며 라오스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챙기고, 라오스를 즐기는 여행법을 배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 라오스>는 본격적인 가이드북은 아닙니다. 가이드북이라기보다 연서처럼 읽히는 내밀한 사랑의 기록입니다. 연인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아무것도 아닌 일조차 달콤한 기억으로 남는 법이죠. 이미 라오스와 사랑에 빠진 여행자의 가슴에는 라오스에서 보낸 모든 순간이 환희인 듯합니다. 행여 부주의한 여행자가 라오스의 진짜 매력을 놓칠세라 라오스가 가진 아날로그적인 매력을 세심하게 그려줍니다.

 

"저녁 무렵이면 산골 가옥 굴뚝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들녘에서는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다. 강가에서는 벌거벗은 아이들이 창피함도 모르고 신나게 물장구친다. 시장에 소박한 좌판을 벌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미소를, 젊은 처자는 수줍은 미소를 살포시 건넨다. 이 모든 것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작가의 말 中에서). ​

 

 

 

 

 

라오스를 여행할 때 정을 떠나서는 속 빈 강정이 되기 쉽다.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유구한 역사를 담고 있는 문화유산을 만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사람의 존재를 반드시 느껴야 한다. 그들이 사는 집이 볼품없다고, 입고 있는 옷이 허름하다고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말자. 가난이라는 굴레가 그들에게 씌워져 있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고운 마음씨를 지닌 사람들이다(81).

라오스 여행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는 아마도 '방비엥'이 아닐까 싶습니다. 방비엥은 "라오스를 여행하는 이라면 누구나 들러야 하는 성지"(66)라고 합니다. 여행자를 따라 걸으며 만난 비엔티안, 방비엥, 루앙프라방, 폰사반, 싸야부리 중에 가장 일순위로 가보고 싶은 곳이 방비엥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챙겨야 할 여행 팁 하나는 라오스에서 아무리 "방비엥" 하고 외쳐 보아도 아무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입니다(70). 라오스에서 방비엥을 찾을 때는 "왕위엥"이라고 발음해야 한다네요.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라오스> 여행자가 전하는 라오스의 진짜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도, 역사적인 문화유산도 아니었습니다. 여행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물들인, 가난하지만 친절한 사람들의 미소가 가장 아름다웠다고 고백합니다. 여행자는 유난히 라오스에서 만난 어린 아이들을 많이 추억하는데, 그만큼 라오스는 어린 아이 같은 천진함을 간직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행자가 그려준 라오스 사람들이 얼마나 선하고 순수한지 라오스인들을 만나면 절로 반가운 미소가 지어질 것만 같습니다.

 

 

 

 

 

삶의 속도를 한 박자 늦추고 싶을 때, 삶의 쉼표가 간절하게 필요할 때, 라오스로 떠나요!

<지금 이 순간, 라오스>를 읽으며 자전거 타기를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엔티안을 비롯해 라오스를 여행하는 제일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것인데, 라오스는 "빠르게 움직이며 여행하는 곳이 아닌 탓"이며, "시간의 흐름에 안달하지 않고 느리게 여유를 즐겨야 하는 여행지"(30)라고 이 책이 가르쳐주었기 때문입니다.

 

라오스와 사랑에 빠진 이 여행자처럼 마음에 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곳 하나 품고 싶습니다. 언제 누구와 나누어도 즐거운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 간직하고 싶습니다. 삶의 속도를 한 박자 늦추고 싶을 때, 삶의 쉼표가 간절하게 필요할 때마다 라오스를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악착을 버리고 적당히 흥정을 즐기며 재래시장도 돌아보고, 종일 바에 앉아 게으름도 피워보고, 한국의 건설 노동자들이 먹기 시작해 유명해졌다는 신닷 까오리도 느긋하게 즐겨보고, 흙먼지 폴폴 피워가며 산길 도로를 자전거로 달려보고도 싶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이렇게 먹어도 막상 라오스에 가면 이 책에 소개된 곳을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조급함에 또 여행 내내 종종거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라오스로 떠나고 싶어 조급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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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니터를 위한 스탠다드 여성 니트 두근두근 대바늘 레슨
시모다 나오코 지음, 김수정 옮김, 송영예 감수 / 참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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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뜨개질이라고 하면 다들 놀래요 ♬​"

 

 

작년 겨울,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에 참여했던 ​사진입니다. 오랫만에 대바늘을 잡았더니 힘조절이 쉽지 않더라고요. 어릴 때, 고모에게 대바늘 뜨기를 처음 배웠는데 학창시절에는 가끔 목도리를 떠서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예쁜 털실이 많아서 털실 모양을 잘 살리면 그 자체로 멋스러운 뜨개질이 완성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이왕이면 좀 더 예쁘게 뜨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독학으로 배울 수 있는 뜨개질 책들을 구해보고 있었습니다.

 

 

 

 

"가터뜨기"만 알면 마법처럼 니트 완성!

 

 

<초보 니터를 위한 스탠다드 여성 니트>의 가장 큰 장점은 가터뜨기라는 기초 대바늘 뜨개법만 알면 멋스럽고 예쁜 니트를 완성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터뜨기 하나로 이렇게 멋진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겉면과 안면 모두 같은 뜨개법을 반복해서 뜨는 가터뜨기와 '가우디'라는 실의 환상 궁합을 잘 보여줍니다. 가우디라는 실로 뜨면 단정하면서도 라인이 예쁜 니트 가디건이 완성됩니다. 또 복슬복슬한 '우란'이라는 실로 뜨면 실 자체가 하나의 디자인 역할을 하는 로맨틱한 가디건이 완성됩니다. 이 책 한 권이면 여성용과 남성용으로 나누어 다양한 사이즈의 A라인 가디건, 웨이스트 셰이프, 볼레로 뿐 아니라, 인형, 양발, 어린이와 아기용 니트와 양발, 여러 가지 가방 등을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심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니트 아이템!

 

 

빡빡한 일상 생활에 활력을 좀 주기 위해 겨울이면 취미로 뜨개질을 생각해보곤 합니다. 그런데 직장에 매어 있다 보니 바쁜 시간을 쪼깨어 바느질을 배우러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역시 책으로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바늘 초보들은 도안만 보고 따라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초보 니터를 위한 스탠다드 여성 니트>는 "초보 니터"를 위한 책답게 주요 뜨기 방법을 '가터뜨기'로 한정했습니다. 초보들이 목도리 같은 작품에서 벗어나 실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물론 게이지를 계산하고, 코줄임을 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모양이 단순해서 코줄임 연습을 하기에도 안성맞춤 교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모양처가 꿈은 아니었지만 대바늘 뜨기 하나쯤 익혀두면 따뜻함을 선물하며 재능기부하기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초보 니터를 위한 스탠다드 여성 니트>로 연습을 하면 가터뜨기 하나로 다양한 사이즈의 예쁘고 실용적인 가드건을 만들 수 있으니 그 꿈이 어느 정도 실현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자투리 실로 작은 아기용 니트를 연습한 뒤에 성인 사이즈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다 잊고, 한동안 뜨개질에 빠져 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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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컬러링 : 나비 나라 - 내가 그린 나비가 훨훨 날아올라요! 모모 컬러링북
제시카 마주르키에비치 지음 / 모모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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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원장님이 결혼한지 20년 만에 기도로 얻은 귀한 아들 라율이에요.

라율이가 태어나기를 함께 기도한 중보자라 그런지 라율이가 태어났을 때 그 부모만큼이나 기뻤답니다!

라율이 태몽도 제가 꿔줬어요!

제 아들처럼 귀여워하는 아이랍니다.

라율이가 일주일에 한 번씩 사무실에 와서 놀다 가는데

우리 라율이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거나,

종이를 오려서 풀칠하는 놀이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래서 라율이를 위해 준비했어요.

 

 

<3D 컬러링, 나비 나라>



 

 

 

 

 



<3D 컬러링​> 북 시리즈 중 제가 라율이를 위해 준비한 것은 <나비 나라>에요.

색깔 중에 노란색을 가장 좋아해서

노란 나비를 칠하게 해주려고 선택했어요.

<3D 컬러링​​> 북에는 3D 안경이 들어 있어요.

 

3D 안경을 쓰고 보면 예쁜 나비가 눈 앞에서 날아오른답니다!

 

3D​안경 주의 사항 중에

만 세살이 안 된 어린이는 사용​을 금한다고 해서

라율이는 아주 잠깐​만 안경을 착용해보았어요.

어릴 때, 색칠놀이를 정말 좋아했는데,

세월이 흐르니 색칠공부 책도 어마어마하게 발전했어요.

어렸을 때, 우리 할머니가 늘 저에게 "넌 좋은 세상을 만났다" 부러워 하셨는데,

어느새 제가 요즘 어린아이들에게 똑같은 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3D​ 컬러링의 원리

"따뜻한 색은 솟아오르고, 차가운 색은 가라앉아요!​"

​입체효과를 보려면 따뜻한 색은 튀어나온다는 점을 기억하고 색칠을 하면 좋아요.

그러나 이 책의 저자도 일러주듯이

꼭 입체 효과를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멋지게 색칠하는 그 자체로 충분히 즐겁답니다!​

그림이 굉장해 화려한데

모두 스토리가 있는 그림이에요.

색칠을 하면서 ​스토리를 읽어주면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합니다.

그럼 우리 라율이가 얼마나 재밌게 3D 컬러링 북을 즐겼는지 볼까요? ^^​

 

 

 

 

 

 

 

아빠에게 "여기도~ 여기도~" 칠해보라고 명령을 하네요~ ㅋㅋ

아빠가 색칠하는 것을 관찰하며 색칠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았어요.

우리 라율이는 천재인가 봐요~ ㅎㅎ

 

 

 

 

 

 

라율이가 자꾸 장난을 쳐서

책 표지를 보여주며 "이렇게 예쁘게 색칠해보자"고 했더니

아빠를 보며 저렇게 예쁜 미소를 지어요.

아빠랑 함께하는 색칠 공부가 재밌나 봐요.



 

 

 

 


 

 

 

<3D 컬러링> 스토리가 있는 색칠 놀이 책입니다.

<나비 나라>는 즐겁게 색칠 놀이를 하며

나비의 특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답니다.

나비의 단짝은 꽃이라는 것,

나비는 날씨가 따뜻해야 나타난다는 것,

나비들은 꿀뿐만 아니라 과일즙이나 나뭇진도 좋아한다는 것,

리본이 나비 모양을 닮았다는 것,

알에서 애벌래, 애벌레서 번데기, 또 탈바꿈을 하고 또 해야

아름다운 나비로 클 수 있다는 것 등을 배웠어요.

이제 곧 봄이 오면

​라율이가 좋아하는 노란 색 나비가 하늘하늘 우리 곁으로 날아오겠지요.

3D 컬러링북 <나비 나라>로 나비 공부도 하고 색칠 놀이도 하면서 ​

그 봄날을 기다려야겠어요.

​아이과 함께 즐겁게 놀면서

아이들의 집중력까지 키울 수 있는 3D 컬러링북 추천합니다.

다양한 시리즈가 있는데 저도 탐이 나네요.

​골치 아플 때 취미 삼아 색칠하는 데 집중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색칠에 열중하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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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 삼백수 : 5언절구 편 우리 한시 삼백수
정민 엮음 / 김영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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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황진이

 

 

곤륜산 옥 누가 깍아

직녀의 빗 만들었노.

견우와 이별한 뒤

속상해서 던졌다네.

 

 

황진이, 그녀의 시는 참 재치가 있다. 얼레빗 같은 노란 반달이 반공중에 걸려 있다. 누가 쓰던 걸까. 누군가 곤륜산의 좋은 옥을 캐어다가 마르고 깍고 직녀에게 선물했겠지. 그 빗으로 매일 곱게 단장하며 견우와 사랑을 속삭였겠다. 하지만 견우가 내 곁을 떠나 은하수 저편으로 건너가 날마다 함께 있던 그를 다시 볼 수 없게 된 뒤로 얼레빗은 이제 쓸모가 없다. 이제 더 이상 그 누굴 위해 머리 빗을 일이 없다. 곱게 단장할 일이 없다. 속이 상해서 푸른 허공에 냅다 던져버린 그녀의 빗은 지금도 허공에 걸려 저렇게 빛난다. 이룰 수 없는 사랑처럼,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같이(247).

 

 

낮술

 

이덕무

 

 

 

가을 샘 무릎 밑을 울며 지나고

깊은 산속 가부좌를 틀고 앉았지.

낮술이 해 질 녘에 잔뜩 올라와

후끈후끈 두 귀가 단풍 같구나.

 

 

밤나무 아래 쉬면서 지은 시다. 찬 샘물이 나무 밑에 가부좌 틀고 앉은 내 무릎 아래쪽으로 찬 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물소리 들으며 눈길을 앞에 주니 빗긴 햇살 비친 가을 산이 온통 벌겋다. 햇살에 얼비친 내 얼굴까지 붉게 달아오른다. 내 귓불이 이렇게도 붉은 것은 건너편 단풍나무 붉은빛이 얼비친 것일까? 아니면 아까 낮에 반주로 마신 몇 잔 술이 느닷없이 이제 와 올라온 것일까? 나는 아무 말 않고 불게 앉아 있다. 단풍나무처럼.

 

 

내 집

 

이덕무

 

 

정승 이름 나 몰라라

도서 취미 알 뿐일세.

뜨락 나무 나와 같아

맑은 바람 모은다네.

 

 

정승이 누군지 장관이 누군지 나는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고맙고 달다는 것뿐. 세상길을 보면 먼지만 뿌연데 책 속을 보면 갈 길이 또렷하다. 지금 사람과 얘기하면 탁한 느낌이 들지만 책 속의 옛사람은 맑은 음성을 들려준다. 나는 세상과 담쌓고 책과 마주한다. 그렇다고 세상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세상을 읽는 안목과 통찰력을 나는 책을 통해 배운다. 내 집 마당의 나무도 주인을 닮아서 빈 허공에 두 팔 높이 들고 서서 지나가는 맑은 바람들 다 들렀다 가라고 불러 모은다.

"흘러가는 것이 어디 물소리뿐이랴. 덧없는 욕심들도 함께 씻겨 흘러간다"(265).

​5언절구 <우리 한시 삼백수>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한시 3편입니다. 시를 좋아하는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제법 우리 시를 많이 들으며 자랐습니다. 높은 산에 오른 날이나 밤하늘의 별이 아름다운 날이면 아버지는 외우고 있는 시들을 한 편씩 읊어주곤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우리에게 해주셨듯이 달이 예쁜 밤이면 저도 누군가에게 황진이의 '반달'을 분위기 있게 읊어주고 싶습니다. 가을 날 나무 아래 앉아 쉬며 벌겋게 달아오신 가을 산이 햇살에 비치는 모습을 본다면 이덕무의 '낮술'을 멋스럽게 읊어주고 싶습니다. 맑은 바람 부는 날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창가에 앉아 책을 읽는 날이면 '내 집'이라는 이덕무의 시를 조용히 읊조려 보고 싶습니다.

<우리 한시 삼백수>는 우리 한시 중에 '5언절구'만을 모아 작가 연대순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시어 중 풀이가 필요한 표현은 따로 어휘를 풀어 설명"하고, "한시의 원문 아래에는 한글 독음을 달아"주어 한시의 음률도 감상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한글 독음으로 읽는 것이지만 또 그 리듬이 좋아 시를 읽는 은근한 재미가 있습니다. 또 "평설을 작품의 행간 이해를 돕는 수준으로 그치고, 형식적 요소나 고사 설명은 할애"했으며, "제목은 작가 이름 아래 원제와 풀이 제목을 달고, 표제는 내용에 맞춰 따로 달았다"고 일러둡니다. <우리 한시 삼백수>는 작가의 짧은 평설이 또 하나의 읽는 재미를 주는 책입니다. 해설이 또 한 편의 시가 되고 있습니다.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이 눈앞에 그려지듯 풀이가 재치 있고 아름다워서 시를 읽듯이 가만가만 몇 번이고 되풀이 해 읽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한 시를 평역한 '정민'이라는 이름을 외워두었습니다. 이 분의 책을 더 찾아 읽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시 삼백수>를 읽으며 처음 느낀 것은 시는 음악이기도 하면서 또 철학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마음을 돌보는 일이며, 덧없는 욕심들도 함께 씻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에 배여 있는 감정들, 다 부질없다는 허망함, 나 홀로 잊혀가는 외로움, 빛바랜 치마 같은 이별 뒤의 기억, 달빛과 마주 앉아 밤을 지새우는 아픈 사랑, 자꾸만 번져가는 그리움들이 시를 통해 마음에 흐르면서 나의 묵은 감정들도 씻겨가는 듯했습니다.

 

<우리 한시 삼백수>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정신적 자산입니다. 국적 불명의 K-팝 가사가 소음처럼 들리는 저에게는 우리에게 있는 이런 멋스럽고 아름다운 노래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와닿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니 저부터 시를 노래하는 마음을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음이 허허로운 날이나, 외로운 날, 또는 아름다운 자연에 취한 날이나 혼자 떠난 여행 길에서 우리 한시 한 수 읊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 한시 삼백수>,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 많이 많이 읽혀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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