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도 부럽지 않은 똑딱이 카메라 - 전면개정판
문철진 지음 / 미디어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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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똑딱이 카메라로 못 찍을 사진은 DSLR 카메라로도 찍을 수 없다."
 
 
책 사진을 찍어 서평을 쓰자니 망설여집니다. 도대체 뭘 배운 것이냐고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두 컷만 남기고 모두 삭제해버렸습니다. 배운 것이 완전히 내 것이 되려면 최소 1만 번의 연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진 찍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인생의 하프타임을 지나고 있다는 자각 때문입니다. 만일 어떤 제약도 없다면 인생의 후반전에는 어떤 일에 도전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제 대답은 자유롭게 여행하며 사진을 찍는 여행 사진 작가였습니다. 현실성 없는 꿈이라고 해도, 최고 수준의 작가는 되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 배워볼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DSLR 카메라를 사기 위해 이런 저런 정보를 알아보고 있는 중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똑딱이 카메라가 무엇인지, 그리고 미러리스와 DSLR 카메라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분명히 알지 못하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런데도 DSLR 카메라를 사야겠다 생각한 건, 그것이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카메라라는 인식 때문이었고, 본격적으로 배우려면 좋은 카메라(!)를 갖는 것이 좋겠다는 나름의 계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물어볼 때마다, 특히 DSLR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저를 말렸습니다. DSLR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도 자동(AUTO)에 맞춰놓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럴 거면 DSLR 카메라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더 따끔하게 저의 고정관념을 바로잡아주었고, 훨씬 친절하게 행복한 사진의 세계로 인도해주었습니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까요? 이 책을 만난 기쁨이 꼭 그와 같았습니다.
 
 


 
인생의 하프타임을 맞이하도록 살다 보니 한 가지 깨달아지는 사실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이론'을 익히지 않으면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는 경험이 이론을 앞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이론을 모르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손 안에 항상 카메라(핸드폰)가 있으니 사진 찍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디지털 카메라 덕분에 여행을 가서도 몇 백 장씩 사진을 찍어오는데, 막상 작품이라고 할 만한 사진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곤 합니다. 배경만 조금씩 다를 뿐 사진들이 하나 같이 비슷비슷합니다. 무장적 많이 찍어보는 것보다 기본적인 이론이라도 배워야겠다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 이론의 위력을 다시 실감했습니다.
 
<DSLR도 부럽지 않은 똑딱이 카메라>는 전면 개정판인데, 이 책이 왜 사진 분야 베스트셀러인지 알 듯했습니다. 일단 초보들도 이해하기가 무척 쉽습니다. 예를 들면, "사진의 7할은 구도"라고 하는데, "3분할만 잘해도 기본은 한다"는 가르침에 마치 심봉사가 눈을 뜨듯 앞에 환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글과 사진으로 설명된 이론이 단숨에 확 와닿았기 때문에 그런 기분에 젖어들었을 것입니다. 트리밍과 크로핑 같은 어려운 용어도, 반셔터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도, AUTO와 P모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도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연습해야 할지 감이 좀 잡힙니다. 좋은 사진을 많이 보는 것도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이라는 것도 확실히 알 듯합니다. 더구나 잘못된 사진과 잘 찍은 사진을 비교해서 보여주니 더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DSLR도 부럽지 않은 똑딱이 카메라>는 풍경, 인물, 여행, 음식 사진 잘 찍는 법은 물론 아기사진, 야경 사진 잘 찍는 법도 알려주고, 아무리 읽어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던 '노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쳐줍니다. 화이트밸런스, 아웃포커스를 완전히 익히려면 연습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3분할만이라도 확실히 익혀두려고 합니다.
 
좋은 카메라는 아직 없지만 사진 잘 찍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사용설명서를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초보자라면, 아무리 많은 사진을 찍어도 늘 비슷비슷한 사진들만 찍고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꼭 보시라고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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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 함께하는 세계문학일주
이병욱 지음 / 학지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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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토머스 울프도 말한 것처럼 모든 소설은 반자전적이라는 사실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하겠다"(378).
 
 
오래 전, 소설 속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연결시켜 독후감을 말했다가, 작가와 등장인물을 연결시키는 것은 초보적인 책읽기라는 공개적인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그때의 경험이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아마도 그 일이 제게 작은 트라우마(?)를 남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 <프로이트와 함께하는 세계문학일주>는 문학작품 안에는, 그것도 세계적인 거장의 문학작품 안에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다분히 내포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 문학작품은 작가들의 삶의 체험이 반영된, 삶의 반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영국 문학, 독일 문학, 라틴유럽 문학, 러시아 문학, 미국 문학으로 나누어 "프로이트와 함께하는" 세계문학일주를 떠나는데, 저자와 함께 살펴본 대부분의 작품들 속에서 만나게 되는 등장인물들과 내용이 작가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과거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으며, 과거의 불행을 재연한 투사된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는 어린 왕자가 고아라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왜냐하면 생텍쥐페리가 "부모에게 버림받은 존재"였기 때문입니다(257). 카프카, 카뮈, 도스토예프스키, 헤밍웨이도 예외는 아닙니다. 카프카의 작품에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묘사된 등장인물은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보면, "카프카 자신의 거세공포, 성적 결핍 또는 억압으로 볼 수도 있다"(140)고 분석합니다. "<심판>, <성>, <실종>, <변신> 등 그가 남긴 작품들은 일관되게 자신이 처한 이율배반적 상황과 정체성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 보여"(142)주는데, 저자는 카프카가 "자유의 땅인 아메리카에서 그가 태어났더라면 아마도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카프카라는 존재는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141)고 말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세계적인 문호들이 거장으로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불행했던 삶의 경험과 그 속에서 고통받으며 치러야 했던 내면의 투쟁을 적나라하게 묘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삶의 경험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더 큰 굴레, 즉 민족적 실존도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저자는 "현대 부조극을 대표하는 양대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베케트와 이오네스코가 각기 아일랜드인과 유대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부조리한 현실로 고통받은 민족이 아니고서는 그런 발상 자체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116)고 분석합니다.
 
저자는 작품 속에 투영된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과 내면(심리)의 분석을 통해 "소설은 새롭게 창조된 가공의 인물들이 엮어가는 허구적인 내용이지만 완전한 허구는 아니"며, "그 모든 이야기의 흐름 속에는 작가 자신의 삶과 성격의 일부가 녹아 흐리기 마련"(378)이라고 결론 짓습니다. 특히 헤밍웨이의 작품을 분석하며, "그런 점에서 작가 헤밍웨이의 실제 삶의 모습과 작품 속 인물의 모습 간에는 서로 연결 통로가 있기 마련이며, 그런 이유로 작가의 생애와 그 심리 세계를 이해하면 그가 남긴 작품을 더욱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378)라고 잘라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실제 생애는 물론, 다양한 인간 군상과 인간 내면 세계가 정밀하게 묘사된 세계적인 문학작품이야말로 프로이트 이론을 연구할 수 있는 좋은 터전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시대와 문화와 공간을 초월하여 오랜 세월 읽히고 사랑받는 문학작품들이 "인간 심리의 근저에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반도덕적 욕망과 환상의 세계가 분명히 존재함 생생한 묘사로 증언"(288)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이트와 함께하는 세계문학일주>를 읽으며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보게 된 작가와 작품은 20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영구의 지성 "T. S. 엘리엇"과 그의 작품입니다. T. S. 엘리엇은 주지주의를 대표하며, 미국 태생이지만 영국으로 귀화해 한평생 영예로운 삶을 누린 복받은 작가입니다. 저자는 주지주의를 대표하는 T. S. 엘리엇이 성직자나 수도승의 금욕적인 태도와 비슷한 정도로 성에 대하여 상당히 강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는 성이야말로 인간을 타락시키는 원흉이라고 간주하면서, 마치 타락한 인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호천사와 같이 인간의 도덕적 타락을 질타했다"(78)고 합니다. 그런데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그의 이러한 성향은 강박적인 성격으로 분석됩니다. "전통적으로 서구 사회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모토 아래 자식을 인간의 삶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간주해 왔다. 그런데 정신분석에서는 지식이나 지성조차도 자아를 방어하는 기제의 일부로 이용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소위 지성화의 방어기제는 특히 강박적 성격에서 흔히 동원되는 방어 수단으로, 그 주된 목적은 한마디로 감정을 회피하는 데 있다. 실제로 매우 강박적인 사람들은 강렬한 흥분이나 불안, 분노 등의 감정적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데, 이러한 감정을 회피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오로지 합리적인 사고의 세계로 도피하는 것이다"(73).
 
문학사에서는 최고의 지성으로 통하는 그이지만 강박적인 성격에 "실제로 그는 차갑고 냉소적이며 농담을 할 줄 모르는 신경질적인 사람으로서 그 자신이 정서적으로도 매우 불안정한 인물"(78)이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그런 점에서 엘리엇의 작품들은 자전적인 요소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 자신의 불완전한 삶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난 그의 완벽주의는 오히려 자신의 불완전한 내면세계에 대한 반동형성이었을지도 모른다"(78-79)고 진단합니다.
 
<프로이트와 함께하는 세계문학일주>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세계적인 문호들에게 글쓰기는 자신의 불행한 삶에 대한 일종의 도피와 외면이기도 하고, 대리만족이기도 하며, 또 불행한 삶과 정신적 결함을 글쓰기라는 창작 활동을 통해 승화해나가는 자기 치유의 과정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작가 자신의 은밀한 무의식적 욕망을 형상화한 창작 활동이 그들을 구원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작품 안에서 직접적인 해답과 구원의 길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들을 세계 대문호의 반열에 올려놓고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을 명성을 안겨주었으니 말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프로이트는 성을 찬미한 게 아니라, 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프로이드는 오로지 이성과 지성만을 내세우며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억압하기만 하면 노이로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으며, 반대로 욕망에 사로잡혀 이성이 마비된 경우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그가 요구한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자아가 건전하고도 탄력적인 가능을 하는 것이다"(73-74). 글을 쓰고 읽는 행위는 (어찌 보면) 최고의 지성을 요하는 일이겠지만, 작품 안에서 은밀하고 내밀한 무의식적 욕망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문학작품을 읽는 일이야말로 자아의 적절한 심리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을 기를 수 좋은 도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프로이트와 함께하는 세계문학일주>를 읽다 보면, 작가의 생애와 작품에 투영된 내용들 사이에 일종의 패턴이 보입니다. 불행했던 경험과 내면적 욕망이 어떻게 작품 속에 투영되고 승화되었는지를 보면, 불행이야말로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이며, 제거해야 할 무엇이 아니라 구도의 도구로 삼아야 할 신의 선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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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러브 - 하나님과 지독한 사랑에 빠지다
프랜시스 챈 지음, 정성묵 옮김 / 아드폰테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우리 삶에서 언행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227).

 

 

요즘 교회 다닌다고 말하기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각종 사건과 사고,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교회의 모습이 방송에 보도될 때마다 함께 비난의 손가락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너는 어떤대?"라고 물어보면 입이 다물어집니다. 교회가 언행불일치로 악명이 높은 것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이라는 사실이 아프게 깨달아지기 때문입니다.

 

<크레이지 러브>의 저자 프랜시스 챈 목사님은 교회가 "설교를 듣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삶에 너무 익숙해져버렸다"(267)고 꼬집습니다.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은 하지 않는, 희생이 고귀하다고 말하지만 희생하지는 않는, 교회의 언행불일치는 교회만 썩는 선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교회가 썩으면 세상은 더 지독한 악취를 풍기기 마련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를 따라 산다는 것이고, 예수를 따라 산다는 것은 삶에 지각변동이 일어나야 하는 대변혁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전복된 가치관을 따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삶의 목표는 '자기 주장', '자아 실현'이지만, 그리스도인들의 목표는 '자기 부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영광을 위해 살지만, 그리스도인은 자기 영광을 위해 살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높이 올라가야 하는 경쟁 속에 살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경쟁에서 해방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힘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 사람들은 더 세고 큰 힘을 갖기 위해 밤낮없이 수고해야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더 사랑하기 위해 수고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한 푼이라도 더 갖기 위해 혈안이고 악착을 떨지만, 교회는 애써서 번 돈을 버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교회는 세상과 정반대로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교인들을 보면 하나님 나라에 속한 사람인지, 세상에 속한 사람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결심하고도 내 삶에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 그리스도를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닌 겁니다. "그리스도를 모든 행동과 삶의 중심에 놓아야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 삶이 강이라면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강을 거슬러 올가는 것이다. 헤엄치기를 멈추거나 열심히 헤엄치지 않으면 하류로 쓸려 갈 수밖에 없다"(123-124).

 

 

 

 

"세상에 미지근한 그리스도인은 없다. 미지근한 '교인'만 있을 뿐이고, 그런 교인은 결코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그들을 천국에서 볼 일은 없을 것이다"(107).

 

 

<크레이지 러브>는 이러한 교회를 흔들어 깨우는 선지자의 외침입니다. 세상 가치관과 목표를 그대로 부여잡고 하나님을 자기 성취를 위한 도우미 정도로 여기는 교인들에게 다시 들려주는 복음이기도 합니다. <크레이지 러브>는 내가 "미지근한 그리스도인"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보도록 질문을 던집니다. 하나님께 찌꺼기를 드리는 자들은 아닌지 살펴보라고 강권합니다. 프랜시스 챈 목사님은 미지근한 상태에서 나와 예수님과의 지독한 사랑 속으로 뛰어들라고 격려합니다. 하나님 중심의 우주를 묵상하며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한 분이신지 깊이 깨닫고, "삶의 방식이 바뀔 만큼 죽음을 깊이 생각하라고 권면합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이유가 죄책감이 아니라 사랑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가 그리스도를 온전히 좇아야 한다고 말할 때,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라는 것입니다. "미국 교회는 그저 화목한 가정, 예의바른 자녀, 출석 교인이 머릿수만을 추구할 뿐이다. 성경의 참뜻에는 관심조차 없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실천하는 것은 도를 벗어나 불균형에 빠진 '급진주의자'이나 하는 깃으로 여길 뿐이다"(86). 이런 반응은 미국 교회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한국 교회도 그렇고, 미국 교회도 그렇고, 세상적인 눈으로 보면 가장 큰 복을 받은 교회들에 미지근한 성도들이 많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하는 박해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런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프란시스 챈 목사님은 중국 본토에 갔을 때 온갖 박해를 무릎쓰면서 예수를 따르고 있는 성도들에게 미국 교회에 관해 들려주었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내가 미국 교회는 건물 크기에 연연하고 미국 교인들은 음악이나 아동 시설, 설교, 교회 식구들과의 부로하를 이유로 교회를 옮겨 다닌다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 그런 것을 기독교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다"(246). 

 

 

 

  

 

"세상은 편안한 삶에 안주하기를 거부하는 그리스도인들을 필요로 한다"(233).

 

 

예수 제자를 자체하는 사람들의 언행불일치의 삶을 보고 "기독교는 실패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기독교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시도되지 않은 기독교"라고 말합니다. 그런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역으로 발하면, 우리가 예수님과 지독한 사랑에 빠져 순종하는 삶을 살고자 시도한다면 넘어질 수는 있어도 실패할 수는 없다는 뜻도 될 것입니다.

 

<크레이지 러브>는 예수님과 지독한 사랑에 빠진 성도의 삶의 특징으로 가난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꼽습니다. "빈부 격차가 계속 이대로 유지되거나 더 심해진다면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162). 덧붙여리 하나님의 명령대로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는지 많은 증거를 보여줍니다.

 

고백컨데, 프랜시스 챈 목사님의 지적처럼 "예수님의 명령대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깊은 감동"을 느꼈지만, 정작 그렇게 "극단적으로" 살 수 있을까 생각하니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지금 내 통장에 들어있는 돈을 내가 알고 있는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는 일을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머뭇거려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도망치지 않고 성령님이 내게 들려주시는 음성에 계속 귀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에게 프랜시스 챈 목사님의 한 마디 말이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처방은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 맡기라는 것이었다"(137).  이 책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완전히 맡기는 삶에 대해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갈등이 아니라, 설레이고 기대로 가득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삶을 허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전심으로 항복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을 기대합니다!

 

 

 

"그분의 사랑에 대한 올바른 반응은

오직 예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것뿐이다.

미친 사람은

가진 것을 전부 내놓고 목숨 걸고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도 여전히 현실에 안주해 있는 사람들이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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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대한민국 기차여행의 모든 것 (2015 최신판) - 내일로티켓/자유여행패스 완벽 가이드!, 특별부록 포켓 스탬프북 포함(한정판)
임병국.박준규.정진성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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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한민국 기차여행의 "모든" 것!
 
 
엄마랑 놀이처럼, 미션처럼,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면허는 있지만 차는 없는 딸이라 여행을 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 탈 것, 바로 교통수단입니다. 엄마를 모시고 다니는 여행이니 일단 안전이 최우선이고, 편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여기에 이동하는 동안도 낭만적인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이런 조건에 딱 들어맞는 것이 바로 기차여행입니다. 기차를 타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었던 적도 있을 만큼 기차를 좋아하기도 하고, 또 촌스럽게 차를 타면 멀미를 심하게 하는 편인데 멀미로부터 유일하게 자유로운 교통수단이 기차이기도 해서 여러 모로 기차여행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전 그저 기차를 좋아했지, 기차로 여행하는 법은 전혀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기차여행의 모든 것>은 정말 기차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기차여행의 고수들이 가보지 않은 곳, 안 먹어본 것은 추천하지 않았다고 자신할 만큼 직접 발로 뛰며 얻은 생생한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본격적인 기차 여행을 떠나기 전에 "기차 여행자들을 위한 특별한 팁"이 꼼꼼하게 소개되는데, 알뜰한 여행객들이라면 꼭 챙겨야 할 정보입니다.  
 
 

 
 
<대한민국 기차여행의 모든 것>은 고수가 추천하는 베스트 코스, 테마별 추천 코스, 지역별 여행 코스로 나누어 기차로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의 멋과 맛을 소개합니다. 기차여행이라고 하면 청춘열차 타고 남이섬 가고, KTX 타고 부산이나 경주, 아니면 정동진에 가서 일출 보기 정도밖에 몰랐는데, 기차로 갈 수 있는 여행지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 제일 놀라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볼만한 곳, 여행 코스, 소요시간, 맛집, 숙소 정보 등을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이러저리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이 한 권의 책으로 끝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특별부록으로 "전국 가차역 연계 시티투어 코스 베스트 29 핸드북"이 들어 있습니다. 기차와 시티투어 코스만 잘 선택해서 일정을 잡아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알천 여행을 하고 돌아올 수 있을 듯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여행을 별로 즐기시지 않았던 엄마가 세월이 흐르고 보니 열심히 산 기억에 없다며 한숨을 쉬는 일이 잦아지셨습니다. 가끔 멍하니 계실 때 무슨 생각 중이냐 물어보면, 내 인생을 뭔가 하는 회의가 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미션처럼 시작된 우리만의 놀이가 바로 여행이었고, 그렇게 최근 몇 년 동안 엄마랑 제주도(2회), 울릉도&독도, 남이섬&춘천, 중국 북경, 부산(2회), 담양&전주, 산천어축제, 태안반도, 민속촌, 덕적도 밤낚시 여행 등을 다녔습니다. 딸에게 엄마랑 즐거웠던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는 엄마를 보면 천국에 계신 외할머니가 많이 그리우신가 보다 짐작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다니다 보니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알찬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지에서의 돌발상황으로 당황하기도 하고, 제대로 된 정보가 있었다면 더 즐겁고 알뜰하게 보낼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여행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기차여행의 모든 것>은 기차여행을 사랑하는 고수들의 '진심'이 느껴져서 더 신뢰가 갑니다. 좋은 여행지에 다녀오면 누가 묻지 않아도 꼭 가보라고 추천을 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 바로 그런 마음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알뜰하게 꾸며져 있어서 따로 여행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겠습니다. 이 책을 가이드 삼아 더 열심히 다녀보려 합니다. 늘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갈까 고민이 많았는데 당분간은 어디부터 갈지를 고민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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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전2권 - 본책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드로잉 다이어리 <My Drawing Diary : The TREE>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처럼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마다 나무를 그려넣고는 했습니다. 싸인처럼 나무 밑에 이름을 적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런 느낌으로 친구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긴 논밭길에 아름드리 서있는 나무를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이상하게 그런 풍경을 보면 제일 먼저 그림이 그리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습니다.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그림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말입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로 김충원 선생님께 "나무 그리기"를 배워야겠다 생각한 건, 좀 더 사실적이고 멋드러진 나무를 그려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딱히 어떤 나무라는 대상도 없이 습관적으로 그리는 나무말고,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그릴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김충원 선생님께 그림을 배우면 그분의 그림 철학까지 덤으로 배울 수 있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참 행복해집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나무를 그리다'는 그런 선생님의 철학이 두드러진 책이기도 합니다.

  

몇 권의 책으로 김충원 선생님께 드로잉을 배우며 확실히 알 게 된 사실 하나는 그림(드로잉)은 관찰이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가 자꾸만 궁금하고, 그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그림도 그렇게 대상을 잘 관찰하면 관찰할수록 더 잘 그릴 수 있게 됩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를 보면 펜 하나로 가늘고 작은 선 하나로 얼마나 섬세하게 나무의 특징을 그려내는지 볼수록 감탄이 절로 터져나옵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는 나무를 그리는 "방법"보다 어쩌면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담고 있는 듯합니다. 위의 사진 속 바오밥나무는 예수님과 나이가 비슷한 2천 살 바오밥나무를 그린 것입니다(72). 김충원 선생님이 특별히 다양한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나무에 대해 잘 알아야 그 나무를 그릴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무를 그리는 일은 나무를 사랑하는 일이며, 나무와 친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나무를 그려 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스스로를 힐링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겁니다"(113).

 

 

6월이 좋은 이유는 정말 다양한 색깔의 초록잎들이 세상에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성장하느라 숨을 헐떡이는 것이 보일 정도로 쑥쑥 크는 나무를 보고 있으면 봄의 화려함이나 가을의 풍성함이나 겨울의 쓸쓸함과는 달리, 나무 본연의 모습과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김충원 선생님은 '나무를 잘 그리는 한 가지 비결"을 살짝 알려줍니다. "그것은 나무 그리기를 마음을 수양하는 조용한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111).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를 보며,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존재하는지 새삼 놀라웠습니다. 그 나무들 하나 하나와 교감하듯 나무 그리기를 연습하고 싶습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에는 다어리를 쓰며 나무 그리기를 연습할 수 있는 예쁜 '노트'를 제공합니다. "지우개가 없어도, 특별한 재주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마음 편하게" 나무 그리기를 즐겨 보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러나 저는 노트가 예뻐서 연습하는 하는 일이 망설여졌습니다. 일단은 이면지에 자유롭고 편안하게 맹연습을 해보고, 밖에 나가서도 당당하게 나무 그리기를 즐길 수 있을 때 이 노트를 들고 나서봐야겠습니다.

 

 

 

 

  

 

지금은 거의 흉내내기 수준이지만 그래도 본격적으로 나무 그리기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에 즐겁습니다. 여러 나무를 연습한 후에 '나만의 나무'를 하나 그려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어디서든 나무를 만나면 더 반가울 듯합니다. 교감하고 싶은 나무를 만나면 사진을 찍어와서 단순하게 그리기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일취월장 실력이 쑥쑥 늘지 않아도 그저 나무를 그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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