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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룸 수납 인테리어 - 수납의 달인 ‘사오리’의 작은집 완벽 정리술
혼다 사오리 지음, 박재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4년 5월
평점 :
"물건을 '손쉽게' 사용하고 제자리에 놓는 습관을 가지면 충분하다"(19).
인테리어 관련 책들을 보며 정리와 수납은 물건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러니까 정리를 잘한다는 것은 물건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는 말입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도 바로 그것입니다. 물건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면 필요한 물건을 찾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고, 손쉽게 찾아서 쓰고 제자리에 다시 갖다 놓으면 따로 정리할 필요가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차할 자리를 찾아 동네를 뱅글뱅글 도는 자동차처럼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좁은 공간 안에 필요한 물건들의 제자리 찾기, 이것이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이고, 남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투룸 수납 인테리어>이 과제에 대한 모범 답안 같은 책입니다. 정리수납 컨설턴트로 일하는 저자는 "지은 지 43평 된 좁고 낡은" 자신의 집을 무대로 효과적인 수납 방식의 모범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딱 하나, 수납 방식"만 바꿨을 뿐인데, 사람들이 "그 낡은 집이 이렇게 변했어?", "이 좁은 집에 있을 건 다 있고 넓기까지 하다'며 감탄을 쏟아낸다고 자랑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저자 자신이 집이 주는 행복을 만끽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물건을 찾아 헤매며 치워도 치워도 티가 나지 않는 집에서 좁은 공간을 탓하며 큰집으로 이사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다면 저자의 집을 살짝 엿보기 바랍니다. 침실 약 3평, 거실 약 3평, 전부 15평도 되지 않는 집이지만 그 안에서 쾌적하고 꿈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를 보면, 우리집도 충분히 쾌적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행복한 꿈을 꾸게 될테니 말입니다.

꺼내는 게 편하고, 넣는게 편하고, 청소하는 게 편한 "간편 수납정리술"
정리수납 컨설턴트인 저자가 지향하는 수납 인테리어는 한마디로 '간편'입니다. 저자의 원칙은 꺼내는 게 편하고, 넣는 게 편하고, 청소하는 게 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스레인지 아래의 수납'을 예로 들면, 저자는 파일박스 2개를 나란히 놓고 프라이팬과 공중팬을 세워놓았습니다. 이렇게 수납을 하면 공간도 덜 차지하고 넣고 꺼내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입니다. 또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잘 포개지지도 않고 쉽게 굴러 떨어져 수납이 쉽지 않은 냄비 뚜겅은 바스켓을 걸어 한방에 해결했습니다. 바스켓 안에 냄비 뚜껑을 모두 넣어두면 굴러 떨어질 염려도 없고 차지하는 공간도 확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요리의 동선을 고려한 것일 뿐만 아니라, 공간도 줄이면서 꺼내 쓰기도 쉽고 다시 제자리에 넣기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종류별로 트레이에 넣는 방법"
정리는 물건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라 했는데, 그것이 가장 어려운 곳 중 하나가 냉장고가 아닐까 합니다. 저자도 냉장고야 말로 "정해진 위치 관리"가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자주 정리해도 금새 지저분한 상태로 돌아가고" 말기 때문입니다(46). 정해진 위치 관리가 가장 어려운 냉장고 정리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자는 '종류별로 트레이에 넣는 방법"을 권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면, 각각 아침 식사 세트,반찬들, 음료를 구분하여 넣어둔 트레이가 보입니다. 이렇게 수납을 하면 다른 종류와 섞이지 않고, 또 필요할 때마다 트레이를 당겨 꺼낼 수 있고, 안쪽에 있는 물건들도 쉽게 파악하고 꺼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말 탁월한 아이디어라고 생각됩니다!
"밖으로 꺼내 놓는 물건이라면 눈까지 즐거운 물건으로 선택한다"(29).
이 책이 가르쳐주는 수납 인테리어는 단순한 정리정돈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삶의 중심이 되는 공간(집)을 휴식과 안식을 주는 꿈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터특한 생활의 지혜입니다.
수납 인테리어는 깔끔하게 보이기 위해 단순히 집을 치우는 행위가 아닙니다. 저자는 밖으로 꺼내 놓아야 하는 물건이라면 "눈까지 즐거운 물건으로 선택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자주 사용하는 그릇 만큼은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그 물건을 쓸 때마다 또 볼 때마다 행복을 배가시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물건을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는 것도 집을 행복한 공간으로 만드는 수납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수납은 무엇보다 자신의 생활습관에 맞게 계획되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의 종류에 국한하지 말고 사용 빈도를 떠올려보자. 수납은 물건을 '보기 좋게 잘 놓아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편하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16).
저자는 자신의 수납 신조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곳에 가장 심플한 수납"이라고 말합니다(57). 이 책에서 가르쳐주는 수납 인테리어는 아름다움보다 편리가 더 우선순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약을 클립에 걸어 거꾸로 걸어둔 것도 우선은 편리를 위해서입니다. 저자는 아이디어와 작은 소품 하나로 생활의 편리도 더 하면서 독특한 수납 인테리어를 완성해냈습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수납 인테리어는 3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된 "수납정리 시스템"입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저자는 "집을 꾸미고 정리하는 것도 자꾸 해봐야 는다"(9)고 말합니다. 한 번에 완성하려하기보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할 듯합니다.
저자는 좁은 공간이지만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되 공간을 최대한 쾌적하게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물건을 많이 소유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저자가 가르쳐주는 대로 꼭 있어야 할 자리에 꼭 있어야 할 물건을 배치하다 보면, 꼭 필요한 물건만 사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좁은 공간 수납 인테리어의 첫째 조건은 물건을 많이 소유하지 않는 것, 둘째,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과감하게 버리는 것, 셋째, 물건을 들여놓을 때는 꼭 필요한 물건일지 면접관처럼 엄격한 심사를 하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이 책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바닦에 놓아두는 것보다 무엇이든 걸어두는 수납 방식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청소하기가 쉬워서 더 쾌적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어떤 '문'이든 문 뒷면이 의외로 수납성이 매우 높다는 것도 이 책에서 새롭게 배운 아이디어입니다.
<투룸 수납 인테리어>는 단순히 정리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인테리어 책이 아닙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내 라이프 스타일, 삶의 가치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줍니다. 정성껏, 예쁘게, 진심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기분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확실히 깨끗한 공간(집)은 마음은 물론 삶까지 환하게 해주는 힘을 가진 듯합니다!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집 진체를 정리하려면 가족의 협조가 필요하겠지만 당장 내 방부터 대대적인 정리를 해봐야겠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이 책의 저자 '사오리'처럼 살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