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관상 1~2 세트 - 전2권 - 관상의 神 역학 시리즈
백금남 지음 / 도서출판 책방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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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으로 왕의 운명을 보는 자의 고독한 싸움"

(표지 中에서)

 

 

역사소설은 역사 자체가 스포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그 이야기의 '결국'을 미리 알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역사소설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화석처럼 굳어진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생기를 불어넣기 때문일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진실성을 담보로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재구성된 대하드라마를 통해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 상황과 변수와 매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인지 그 '긴장'을 읽는 재미가 있는 것입니다.

 

<관상>은 위태로운 왕권을 놓고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 관상쟁이의 생과 갈등을 다룬 작품입니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관상쟁이 김내경은 그 유명세 덕분에 원치 않는 정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김종서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한을 품었으나, 그 김종서 장군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수양의 얼굴에 '조선이 들었음'을 봅니다. 수양대군은 관상쟁이에게 반역의 기미를 읽히지 않기 위해 가짜 수양까지 내세웁니다. 관상쟁이는 세월이 흐르다 보면 본래 상이란 변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얼굴에 "주름 하나"로 자신이 속았음을 알아냅니다. 그리고 폐륜의 난을 막기 위해 비록 원수지만 김종서를 도와 수양대군의 상을 바꾸려는 위험한 시도를 합니다.

 

오늘날에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관상과 사주 보는 이를 통해 차기 대통령이 점쳐지기도 하고,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선발하며 관상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관상이 그토록 믿을 만한 것이라면, 운명은 정해진 것이며, 우리는 그 정해진 운명을 얼굴에 드러내며 살고 있는 셈입니다. <관상>은 임금과 관상쟁이의 대화를 통해 관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네게 관상이란 도대체 무엇이냐?"

임금이 문득 물었다.

"한 길 사람 속을 온전히 이해해보겠다는 열망이옵니다. 경험과 통계를 바탕으로 한 과학이라고도 하나, 궁극의 목표는 피흉추길의 방도를 강구하는 것이옵니다."

 

"나는, 사주와 점성술을 크게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다. 네가 사람의 얼굴로 지나온 길을 얼추 짐작할지 몰라도 그자의 앞날까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 그것은 하늘만이 아는 것이 아니더냐?"

 

내경이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읍하며 아뢰었다.

"만물의 상은 본시 타고나는 것이옵니다. 그렇기에 그에 맞는 형상이 있는 것이옵니다. 그 형상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네 인간의 삶이옵니다. 몸놀림과 찰색만으로도 그 사람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 관상이옵니다. 모두 알 수는 없사오나 미리 대비하고 경계하는 자세를 일깨워줄 수는 있사옵니다."

(2권, 166).

 

피흉추길이란 흉한 일을 피하고 길한 일로 나아간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천하의 관상쟁이 김내경은 수양의 얼굴에 들어 있는 조선의 운명을 '미리' 알았지만, 한 사람의 관상을 바꾸는 시도만으로는 결국 역사를 바꿔놓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운명의 힘이 그만큼 세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고, 역사는 한 사람(과 그의 관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군상들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역동성에 의해 완성된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릴 적 어른들은 "생긴대로 산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그러나 생긴대로 살도록 정해졌다면 생김새를 바꾸면 운명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는 말도 될 것입니다. 누구나 관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한 사람의 '인상'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을 알아가고 교제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얼굴'에 참 많은 정보를 노출한 채 살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관상>을 읽고 나니, 내 얼굴이 생김새가 다른 사람이 볼 때, 어떤 이미지로 보여지는 궁금했습니다. 눈빛이나 얼굴 표정에 이전보다 더 신경이 쓰이기도 합니다. (책의 띠지에 보면) 이 책은 "누구라도 읽고 나면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라 하였는데, 저에게 적중한 셈입니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재밌게 술술 잘 읽히는 책입니다. 그런데 결말이 싱겁다고나 할까, 원수인 김종서의 편에 서서 역모를 막아보겠다는 관상쟁이의 시도가 다소 어설프다고나 할까, 분명 재밌게 읽었는데 뭔가 심심한 뒷맛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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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제주 여행 - 관찰력, 표현력, 창의력을 키우는 가족 체험 여행 가이드 우리 아이 여행 시리즈 1
김성희 지음 / 시공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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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로 홈스쿨링"을 하고 있으며, "수년간 아이들과 국내 곳곳을 다니면서 여행의 교육적 효과를 몸소 체험"한 엄마가 쓴 책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제주 곳곳의 여행지를 다니며 경험한 모든 내용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목차만 보아도 이 엄마가 얼마나 부지런하며 꼼꼼한 여행자인지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친구들과 무박 1일로 정동진 기차여행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점심에 만나 식사를 한 뒤, 막차 시간에 맞춰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기차역에서 만난 친구들을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도저히 맡길 곳이 없었다며 아이들을 한 명씩 데려왔는데 무박으로 떠나는 여행에 얼마나 큰 짐보따리를 들고 왔는지 모릅니다. 아이들 여벌 옷, 간식, 장난감, 동화책 기타 등등 아이들과 떠나는 여행에 그렇게 챙겨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우리 아이 제주 여행>은 제주에서 아이들과 함께 가보면 좋을 여행지,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놀이 등을 담은 책이지만, 그 누구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정말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목차가 감동이었습니다. 여행 전에 고려해야 할 것에서부터 여행 테마별 코스, 지역별 추천 코스, 맛집 정보, 숙박 정보는 물론 , 아이들과 함께 올레길을 걷는 법에서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장기간 머물며 여행할 수 있는 예산과 노하우까지 정말 알뜰하게 담아냈습니다. 또 알뜰한 주부답게 여행경비를 아끼고 절약하는 노하우도 전수해줍니다. "제주의 사설 박물관과 테마파크는 대부분 할인권을 판매한다"고 하니 떠나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은데, 예약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과 미사용 티켓 처리 방법까지 꼼꼼하게 기록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제주 여행>은 참으로 많은 테마의 모범 코스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일정별(2박 3일, 3박 4일, 지역별 2일 추천 코스 등), 테마별(아이랑 함께 가족 여행, 유아랑 함께 가족 여행, 부님과 함께 효도 관광, 제주의 비경과 숨은 명소 탐방, 제주 문화 체험, 우도, 올레길 투어, 드라이브&식도락 여행, 알뜰 여행, 한라산과 오름, 올레길 코스별 끊어 걷기 등)로 다양한 코스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이와 함께" 떠나는 제주 여행이 가장 큰 주제이다 보니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학습 효과가 높은 여행지가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놓치기 아까운 비경이나 유명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꼭 아이와 함께가 아니어도 매우 유용한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유모차를 끌고" 여행할 수 있는 여행 코스 등은 이 책이 아니면 얻기 힘든 정보일 듯합니다.

 

 

 

 

  

 

<우리 아이 제주 여행>은 한편으로 즐거운 놀이책 같습니다. 소개하는 여행지마다 아이와 함께하면 좋은 다양한 체험거리들이 소개되는데, 여행하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면서 여행의 질을 높여주는 고급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는 주로 아름다운 풍경을 눈으로 감상하며 맛있는 음식 먹으며 부지런히 걸어다니는 여행으로만 생각했는데, 제주에 이렇게 즐길 거리가 많은 줄 이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친한 후배 중에 아이를 데리고 제주도에 가서 살고 있는 가족이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가 심한 아이를 위해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간 것입니다. 제주도로 이사한 후 아이의 피부가 많이 안정되었다고 하니 저도 제주도에 가서 한 번 살아보고 싶은 바램이 더 커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몇 달씩 장기간 여행을 하거나 1, 2년씩 살다 오는 경우도 종종 있는 듯합니다. <우리 아이 제주 여행>은 그런 소원을 가진 가족을 위해 제주도에서 장기간 머물며 여행할 수 있는 정보까지 담고 있습니다. 장기간 머물기 좋은 숙소, 장기 여행 짐싸기 노하우, 생활비. 제주생활 적응기, 개인 보험 들어 두기, 알뜰한 제주 생활 노하우까지 저자가 직접 체험하며 얻은 정보들이라 구체적이면서도 실제적입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기 위한 엄마들의 고민과 노력은 끝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런 고민과 노력 속에서 행복한 추억과 좋은 습관, 세상을 보는 시각까지 넓어지며 건강하게 커나갈 아이들을 생각하면 또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께 <우리 아이 제주 여행>은 "멋진 계획"을 선물해주리라 믿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모와 함께하는 잊지 못할 여행의 경험처럼 좋은 학습은 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고의 선물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다 큰 어린이지만 저도 이런 여행에 욕심이 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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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All 예수로 충분합니다
튤리안 차비진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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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수님으로 충분합니다"(Jesus + Nothing = Everything)

 

 

매일 아침 초를 다투며 일터로 달려가다가 문득 '내가 지금 어디로,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달려가고 있지?' 하는 의문이 불현듯 찾아든 적이 있다면, 밤에 잠자리에 들 때마다 한 번씩 '이게 아닌데' 하는 불안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인생에 무엇인가 더 있을 것 같고, 무엇인가 더 해야 할 것 같은 초조감에 시달리고 있다면, 이 모든 걸 느끼는 당신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Jesus All>(예수로 충분합니다)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외손자이면서, 미국 코럴릿지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인 튤리안 차비진 목사의 신앙고백과 같은 책이며, 동시에 복음의 정수를 맛보게 해주는 책입니다. 하나님을 피해 달아났으나 "지칠 줄 모르는" 하나님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튤리안 차비진 목사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항복하여 자신의 인생을 기꺼이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런데 '차세대 목회자'로 주목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중 "살 소망이 바닥"나는 경험을 합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 견디기 힘들 만큼 거센 반대의 목소리, 그 고통의 한복판에서 그는 골로새서를 통해 "부활"이라고 할 만큼 강력한 영적 진리를 깨달았고, 그것이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튤리안 차비진 목사님을 다시 일으켜 세웠던 영적 진리는 바로 "예수"(복음)로 충분하다는 한 가지 사실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자신이 그동안 "인정 중독"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 속에서 자존감과 삶의 의미를 찾으며, 남의 눈에 들려고 애를 써왔던 자신의 모습이 '복음'과 얼마나 거리가 먼 것이었는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도 오랫동안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 속에서 자존감과 삶의 의미를 찾아 왔다. 이제 하나님은 복음을 새롭게 밝혀 주심으로 나를 그 노예 상태에서 구해 내는 작업을 시작하셨다"(34).

 

<Jesus All>은 우리 안에 "예수님이 아닌 다른 무엇에서 마음 깊은 곳의 갈망을 채우려는" 못된 버릇이 있음을 밝혀냅니다(51). "예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소리에 설득될 때, 우리는 자기중심적 신앙에 갇히고, 예수에 자꾸만 무엇인가를 더하는 갖가지 우상숭배의 길에 빠져들게 됩니다. <Jesus All>이 포착해낸 현대인의 여러 가지 우상숭배 중에 가장 심각하고 충격적이었던 것은 "율법주의"의 정체였습니다. 율법주의는 교회 안에 성행하는 우상숭배인데, 이것은 다름 이름으로 '성과주의', '도덕주의'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차비진 목사님은 이것이 복음의 최대 걸림돌이요, 최대 적이라고 꼬집습니다. 율법주의, 또는 성과주의는  "예수님이 이미 해주신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더 중요해질 때 발생"하는데,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이미 이루어 주신 일에서 쉼을 얻지 못하고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서서 성과를 내려고 애쓰"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러한 태도가 얼마나 심각하게 복음을 훼손하고 교회 안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차비진 목사님의 한마디가 벼락 같이 마음에 울렸습니다. "수많은 설교자가 '복음'(예수님이 해 주신 일)은 전하지 않고 입만 열면 '율법'(우리가 해야 할 일) 타령이다"(61).

 

차비진 목사님은 "예수님으로 충분하다"는 영적인 깨달음을 이렇게 도식화합니다. "Jesus + Notning = Everything!" 이 진리를 깨닫기 전까지 그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내게 부족한 품성과 태도를 스스로 채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109)고 고백합니다. 어쩌면 차비진 목사님이 "예수님으로 충분하다"는 이 진리에서 이토록 강렬하고 놀라운 은혜를 경험한 것은 그가 믿는 자의 집안(그것도 너무도 유명한)에서 태어난 모태신앙인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둘려 싸여 '모범적인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강요받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예수님만으로 충분하다는 진리 안에서 그토록 강렬한 은혜와 완전한 자유를 누구보다 깊이 맛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Jesus All> 다소 지루하게 생각될 정도로 "예수로 충분하다"는 한 가지 진리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절박하게 우리가 붙들어야 할 복음의 진수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Jesus All>은 날마다 "복음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받은 것을 더 깊이 깨달으라고 요청합니다. 자신과 자신의 성과에서 눈을 떼고 예수님과 예수님이 우리에게 해주신 일을 바라볼 때, 참된 신앙성장과 쉼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복음이 현재적 능력이라고 선포합니다!

 

 

"진짜 질문은 우리의 노력을 어디에 집중시키느냐다. 성과를 이루기 위해 애쓰는가? 아니면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성과 안에서 쉬려고 애쓰는가?"(201)

 

<Jesus All>을 읽으며 내 안에 자리한 불안의 정체와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으로 충분하다는 이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헛된 것을 구해왔던 많은 밤들을 회개했습니다. "예수님으로 충분하다"는 이 한 문장 안에 담긴 엄청난 은혜와 자유를 더 깊이, 더 깊이 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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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과의 대화 - 세계 정상의 조직에서 코리안 스타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하여 아시아의 거인들 2
톰 플레이트 지음, 이은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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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에게 닮고 싶은 위인,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대답을 많이 합니다. 반기문 사무총장님처럼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세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에 오른 반기문 총장님에게 열광하며, 한국인의 자부심을 드높인 성공 신화를 조명합니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반기문 총장님에 관해 출판된 책들 대부분은 자기계발서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님 되기'가 목표인 것입니다.

 

그런데 <반기문과의 대화>를 읽으며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열광하는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가 사실은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세속적 교황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유엔 회원국 수를 감안하면 200여 명의 보스가 있는 셈"(23)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유엔의 실력자로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국제사회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유엔 사무총장의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낙관적이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안정보장이사회의 "5개의 상임이사국은 반기문의 직속상관"이나 다름 없습니다. "안전보장이사회에 제기된 문제에 대하여 5개 상임이사국이 전부 동의하지 않으면 유엔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5개 상임이사국은 유엔 전체를 압박할 힘을 가지고 있으며, 5개국 중 어느 국가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유엔의 숨통을 조일 수 있습니다. 또 유엔은 "회원국들의 지지가 없으면 아무리 슈퍼맨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게다가, 가장 큰 재정 후원국인 미국은 유엔의 "열렬한 비판자"이기도 하며, 국제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유엔의 간섭(?)을 달가워하는 국가는 없습니다. "악랄하고 잔인한 독재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엄중히 질책하고, 이제 그만 총을 내려놓고 국민들을 존중하라고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건 비웃음뿐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요구였지만, 완고하고 잔인한 독재자들에게는 그의 말이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라는 바보 같은 소리로 들렸다"(120).

 

그래서 유엔 사무총장을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합니다. "유엔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침묵해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것이 유엔 사무총장의 현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반기문의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입니다. 그런데도 반기문 사무총장을 지켜보는 각국의 눈과 언론은 그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합니다. 모든 비판은 온전히 유엔 사무총장의 몫이다. "책임은 항상 제게 돌아옵니다. 그리고 저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유엔을 비판할 때 도마에 오르는 건 늘 사무총장입니다. 그럴 때 저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습니다"(171-172).

 

<반기문과의 대화>는  유엔 사무총장의 현실과 좌절에 맞서는 사무총장의 철학과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그의 일이 "사명감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더 평화롭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전히 유엔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소한 시도라도 해보고 싶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꿈꿔왔던 일보다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기운과 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유엔을 섬기며 세계시민의식을 호소하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철학은 솔선수범입니다. 그는 "카리스마가 아니라 실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반기문과의 대화>를 읽으며 반기문 사무총장님을 더 열심히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책임과 사명, 그리고 현실과 좌절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며, 반기문 사무총장의 영어 발음을 운운하고 있었던 우리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반기문과의 대화>는 "아시아의 거인들"이라는 주제로 시리즈는 집필하고 있는 톰 플레이트가 반기문 사무총장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엄격해보이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다소 가볍게 보이는 면도 없지 않으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장란스러운 듯한 짖꿎은 질문 속에 담긴 날카로움이 유엔 사무총장이 처한 현실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는 효과를 냅니다. "한국인"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기문 사무총장님이 어떤 싸움,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 누구보다 우리가 먼저 알아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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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펄전의 기도 레슨 Echo Book 2
찰스 스펄전 지음, 유재덕 옮김 / 샘솟는기쁨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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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기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도해야 한다. 기도하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해야 한다(125).

 

 

기도는 '하는 것'이라고 한다. 기도는 연구의 대상이나 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기도도 훈련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그러니까 배워야겠다는 절실함이 생긴다. 신앙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하나님 앞에 염치라는 것이 생겨난다. 무엇을 구하려 하다가도 내 기도가 고급한 것인가, 저급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어린아이처럼 그저 필요를 아뢰는 것이 하나님과의 교제이고 기도이다 생각하다가도 내가 구하는 것이 세상 것은 아닌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것은 맞는가 자꾸만 하나님 눈치를 보게 되기도 한다.  어쩐지 무엇인가를 구하고 요청하는 기도를 하기보다 하나님을 높이는 기도에 더 힘을 써야 할 것 같고, 그런 기도가 더 성숙한 기도가 아닌가 평가를 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기도해도 하나님께서 들어주지 않는 기도가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실망하지 않을 준비(?) 하기도 하는 내 자신이다. 응답하시지 않는 것도 응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성숙한 믿음의 자세라는 생각에 하나님의 응답하심을 100% 확신하지 않은 채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뭘 좀 알게 됐다는(?) 교만이 오히려 기도를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스펄전의 기도 레슨이다. 사실 "스펄전" 하면 설교로 유명한 목사님이라고 생각했지 기도의 사람, 기도의 거장이라는 이미지가 없었다. 그래도 성경 말씀을 잘 가르쳤던 분이니 그분의 기도는 성경의 토대 위에 굳건히 선 기도가 틀림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스펄전 목사님께 기도 레슨을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들었는데, 스펄전 목사님이야말로 기도의 사람이구 하는 생각을 다시 했다. 하나님의 일을 훌륭히 해낸 하나님의 사람치고 기도의 사람이 아닌 사람이 없는 것이다.

 

<스펄전의 기도 레슨>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야베스의 기도를 통해 진정한 복을 구하는 기도를, 2장은 다윗의 기도를 통해 고난을 극복하는 기도를, 3장은 솔로몬의 기도를 통해 기도의 본질을, 4장은 욥의 기도를 통해 변론하는 기도(효과적인 기도)를, 5장은 시편을 통해 응답받는 기도의 4가지 특징을, 6장도 역시 시편을 통해 환난 날에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2장, 5장, 6장이 시편을 근거 구절로 하고 있으니 총 6장 중에 다윗에게 배우는 기도가 절반인 셈이다.

 

<스펄전의 기도 레슨>을 읽으며 기도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고 적용해보고 있는데, 첫째는 기도가 좀더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스펄전은 솔로몬의 기도를 통해 기도는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는 힘껏 쏘는 것"(88)이라고 가르친다. 정확한 과녁을 맞추듯 기도하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서두르면 안 된다. 기다려야 한다. 활시위를 당겨서 화살을 걸고서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과녁이 눈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과녁의 중심이 환하게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88). 전에는 기도해야지 마음을 먹으면 눈을 감고 성급하게 기도를 시작했는데, 이 책을 읽은 뒤로 묵상 가운데 기도의 과녁을 찾는 시간을 갖고자 노력한다. "기도는 분명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 막연한 기도는 호흡의 낭비이다"(89)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스펄전의 기도 레슨>이 가르치는 기도의 방법 중에 가장 새로웠던 것은 "믿음을 변론하는 기도"이다. 기도는 내려놓는 것이고, 순종하기 위한 것이고,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스펄전 목사님은 기도할 때, "변론으로 입을 채우라"고 조언한다. "변론하는 사람은 이유와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고 주님과 그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160). 시합을 하는 사람이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확실한 기술을 가지고 있듯이, 하나님이 꼼짝하지 못할 근거(하나님의 성품, 약속 등)의 토대 위에 구하라는 것이다.

믿음의 씨름 기술은 하나님에게 변론하고 거룩한 담대함으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응답해 주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160-161). 하나님과 토론하듯 기도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펄전 목사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충격에 가까웠다.

 

 

"기도하지 않으면서 탁월해질 수 있다면 그것 때문에 파멸하게 될 것이다"(68).

 

<스펄전의 기도 레슨>에서 가르치는 기도는 고상한 기도가 아니다. 수준 높은 기도도 아니다. 그러나 가장 성경적인 기도이며,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기도이며, 기도 응답이 확실한 기도이다. <스펄전의 기도 레슨>을 읽으며 내가 얻은 가장 큰 유익은 우리의 기도에 "반드시"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더욱 견고히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스펄전 목사님은 "하나님 앞에서 나는 허락받은 거지이다"(172)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것처럼, 기도는 멋진 표현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시면 어쩌나 염려할 필요 없이, 그저 하나님의 임재 앞으로 나아가 내 문제를 하나님 앞에 알리는 것이다. 부르짖는 것이다. 진실하고 절박하게 말이다! 하나님은 기도하라고 명령하셨고, 응답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기도하는 일이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광돌리는 일이 전부이다. 이 책은 이 단순한 진리를 확실하게 깨닫게 해준다. 한동안 기도가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스펄전의 기도 레슨>을 받고나니 그것이 얼마나 큰 특권이었고 큰 즐거움인지 새삼, 더욱 확실히 깨달아진다!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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