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셀프 트래블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4
김정숙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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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고 다시 가도 여전히 이국적이고 새로움으로 가득한 도시, 그 누구든 방콕의 아찔한 에너지에 압도당하게 될 것이다"(24).

 

여행에 관한 책을 자주 들여다 보고 있으면 동생이 "여행을 책으로 한다"고 핀잔을 줍니다. 여행은 일단 떠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가고 싶은 여행지를 책으로 먼저 만나보는 것도 제게는 일상의 활력이고 여행의 또다른 재미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도시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겁고, 지구촌의 다양한 삶의 모습과 만나는 일도 즐겁습니다. 책으로 미리 여행지를 둘러보면 막연했던 바람이 이곳엔 꼭 가봐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되기도 하고, 이것만은 꼭 해봐야겠다는 여행의 테마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자유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이니 당연한 소리겠지만, <방콕 셀프 트래블>을 보며 방콕은 꼭 자유여행으로 다녀와야겠다는 결심이 섭니다.

 

 

  

<방콕 셀프 트래블>의 가장 큰 차별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지역별 상세정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방콕 전도를 기준으로 지역별로 스쿰빗(Ⅰ, Ⅱ), 칫롬과 펀칫, 실롬&사톤&리버사이드, 차이나타운, 올드시티로 나누어 상세정보를 제공하고, 여기에 방콕에서 조금 떨어진 휴양지인 파타야와 후아힌의 정보를 추가로 수록하고 있습니다. 방콕 전도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상세정보를 살펴보면 방콕 여행의 윤곽이 잡힐 듯합니다.

 

 

  

숙소 고르는 요령

 

<방콕 셀프 트래블>은 본격적인 상세정보에 앞서 방콕 여행의 매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방콕 여행의 큰 그림은 편안하고 근사한 숙소, 맛의 천국, 스파와 쇼핑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숙소에 대한 정보가 유익했습니다. 자유여행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숙소 예약이니까요. "방콕 속소의 매력은 같은 동남아아시아권인 홍콩, 싱가포로의 숙소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방콕에는 별처럼 많은 숙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숙소가 별처럼 많다는 것이 방콕 여행의 즐거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여행자들의 제일 처음 고민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숙소를 골라야 할지 모를 만큼 예쁘고, 근사한 숙소가 많으니까요.

 

<방콕 셀프 트래블>은 "우선 크게 방콕의 호텔은 강변인가, 아닌가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짜오프라야 강변의 숙소들은 멋진 전망을 갖고 있어 단연코 가장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은 여행자면 짜오프라야 강변의 숙소들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또 "여행의 일정을 먼저 세우고 그 일정에 맞는 숙소를 고르는 것도 요령"입니다. "방콕의 교통 체증은 악명이 높기 때문에 이동할 동선을 고려해서 숙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방콕 숙소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서비스아파트먼트 형태의 숙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서비스아파트먼트는 아파트 식의 숙소로서 보통 호텔보다 객실이 넓고 저렴한 편이라고 합니다. "부대시설을 별로 이용할 일이 없는 반면 객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큰 여행자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합니다. 가족 여행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고 있다고 하니 참고해보면 좋을 듯합니다.

 

 

  

 

방콕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맛의 여행이 아닐까 합니다. "태국은 예로부터 세계적인 곡창지대이며 향신료와 열대 과일", 그리고 해산물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태국 음식의 특징은 "중국과 인도, 인근의 나라에서 모두 영향을 받아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방콕의 음식은 전 세계의 호평을 받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한 여행가는 하도 맛있는 것이 많아 하루 7식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했습니다. <방콕 셀프 트래블>은 방콕의 대표음식은 물론, 각 지역별로 맛집 정보도 상세히 수록해놓았습니다. 맛집이 너무 많아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방콕 셀프 트래블>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별로 세밀한 지도(휴대용 초정밀 미니맵북도 제공)와 함께 가볼 만한 곳, 맛집, 스파, 쇼핑, 나이트, 숙소 등의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만의 추천 코스나 이동경로, 소요시간 등이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고 상세한 정보만 있어 구성이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셀프 트래블"이니 만큼 상세 정보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당연한 수고가 필요합니다. 근사한 숙소를 중심으로 맛있는 음식을 맛보며 한가하게 도시를 거닐어도 좋고, 이국적인 관광지를 부지런히 찾아다녀도 좋고,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푹 쉬다 와도 좋을 듯합니다. 지역별로 잘 정리된 상세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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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세계문학 마음바다 2
조지 오웰 지음, 안경환 옮김 / 홍익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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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당한 혁명"(33)

 

 

매너농장의 주인 존스 씨가 날마다 술에 취해 농장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을 때, 늙은 수퇘지 메이저는 동물들을 모아놓고 간밤에 꾼 이상한 꿈과 자신이 깨달은 세상살이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메어저가 깨달은 동물들 삶의 본질은 "비참한 노예의 삶"이라는 것이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할 정도의 먹이를 얻어먹는 대신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하여 죽도록 일하라고 강요받고 있소. 그리고 쓸모없게 되는 순간 참혹하게 죽음을 당하오. 영국 땅의 동물치고 늘그막에나마 한가하게 여생을 누리는 동물은 단 하나도 없소"(23). 메어지는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이 "인간"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힘들게 노동하여 만든 생산물을 모두 인간에게 약탈당하기 때문이오"(24). 메이저는 이제 "스스로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유일한 생물", 동물들의 노동력으로 살아가면서 모든 동물의 주인 노릇을 하는 인간을 타도하는 것이 동물들의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동물들은 흥분하여 인간을 몰아내고 모든 동물이 평등하게 사는 농장을 건설하는 꿈을 꾼다.

 

그런데 반란은 예상치 못한 시기에 느닷없이 일어났고, 동물들은 어떨결에 반란에 성공한다. 그리고 반란을 주도한 두 돼지가 농장의 새 지도자로 공인된다. 동물들은 유토피아의 꿈을 꾼다. "동물들이 기아와 채찍에서 해방되어 모두가 평등하고, 각자의 능력에 맞게 일하고, 메이저의 연설이 있던 날 밤 자신이 어미 잃은 오리새끼들의 앞다리를 감싸주었던 것처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해주는, 그런 동물들이 사회"(112)가 건설되는 미래를 꿈꾸었다. 그러나 <동물농장>은 "순수하고 절실하게 필요했던 혁명이 배반의 독재로 전락"하는 과정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오웰은 그의 에세이에서 "나는 왜 쓰는가?"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작가의 문학적 소재는 그가 살았던 시대가 결정한다. 적어도 우리 시대처럼 소란스러운 혁명의 시대에는 그렇다"(204). 오웰이 <동물농장>의 소재로 삼은 시대상은 러시아 혁명이었다. 오웰은 독자들이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주요 동물들이 어떤 역사적 인물을 모델로 한 것인지 금방 눈치챌 수 있도록 했다. 농장의 무능력한 주인 존슨은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를, 동물들에게 현실의 끔찍함과 이상을 일깨우는 돼지 메이저는 마크르스를, 혁명을 주도한 돼지 나폴레옹과 스노볼은 스탈린과 트로츠키를, 스스로를 혹사 시킬 정도로 우직하게 일만 하는 말 복서는 프롤레타리아트를, 동물들이 죽어서 가는 '슈거캔디 마운틴'이라는 신비로운 나라가 있다고 주장하는 갈가마귀 모제스는 러시아정교를 상징한다.

 

오웰은 <동물농장>을 통해 원대한 이상과 숭고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된 혁명(러시아 혁명)이 본래의 목적을 잃고 어떻게 변질되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혁명을 주도한 세력이 새로운 독재 계급으로 출현하면서, 본래 독재자를 몰아내고 평등 사회를 건설하려는 혁명의 이상은 허탈하게 깨어지고 만다. 모든 혁명이 실패로 마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숭고한 이상으로 시작된 혁명이라 할지라도 그 이상이 인간의 본성(권력욕과 탐욕)을 넘어설 수 없다. 민중의 무지는 혁명 주도 세력에게로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을 낳고, 집중된 권력은 반드시 독재로 이어진다. <동물농장>은 그것이 권력의 속성이라고 해설한다.

 

매너농장의 혁명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또다른 요인은 동물들의 무지이다. 매너농장의 동물들은 반란(혁명)을 꿈꾸었지만, 반란 "이후"의 삶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동물농장>이 풍자하고 고발하는 주요 인물들 중에 가장 문제 인물은 어쩌면 복서일지도 모르겠다. 항상 "내가 좀 더 일하지", "나폴레옹은 항상 옳다"는 신념으로 죽도록 일만 했던 순진무구한 "복서"는 해방을 내세우며 새롭게 권력을 잡은 추악한 돼지들과 그 동조자들에게 배반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그의 무지와 선량함은 오히려 진실을 외면하게 했고, 독재를 방조하고 그 세력을 더욱 견고히 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동물농장>이 내게 가르쳐준 가장 뼈아픈 진실은 성공한 혁명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부패한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그 어떤 혁명도 결국 변질될 수밖에 없다는 것. 아무래 숭고한 정신을 가지고 시작된 혁명이라 해도 권력과 부가 집중되기 시작하면 혁명을 주도했던 이상(목적)이 독재를 견고히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부패한 인간의 본성을 견제하며, 숭고한 이상을 이 땅에 실현하는 길은 한 번의 성공한 혁명이 아니라, "끊임없는 운동"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홍익출판사에서 발간한 <동물농장>은 구성이 풍성하다. 각 장마다 번역자인 안경환 선생님의 "해설"이 덧붙여 있고, 부록에는 오웰과 그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동물농장>의 발간을 염두에 두고 쓴 오웰의 서문과 에세이, 그리고 번역자와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러시아 혁명을 고발한 <동물농장>이 오늘날까지 '전쟁의 승리나 원자탄보다 더 깊이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에 뿌리박은 인류의 문화자산"으로 살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동물농장(권력의 독재)의 삶이 여전히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동물농장"의 숭고한 이상이 변질되는 것에 절망할 모든 이들에게 "역사는 이상주의자의 쓰라린 좌절을 통해 결국은 진보하니까", "우리는 이상주의를 폐기할 것이 아니라, 더욱 날카롭게 이상주의의 칼날을 버려야 할 때"라는 안경환 선생님의 말을 전하고 싶다. 고전이 왜 고전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주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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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배 즐기기 100배 즐기기
이신화.홍순율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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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한민국 여행 백과사전!

 

 

여행하기 좋은 가을입니다. 저 같은 사람은 여행을 한 번 떠나려면 작정을 하고, 조사를 하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때는 여행도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여행이 놀이가 아니라 미션이 됩니다. 훌쩍 떠났다 훌쩍 돌아오고 싶은데 전 그것이 잘 안 됩니다. 여행도 습관인가 봅니다.

 

가장 안타까울 때는 불.쑥. 자유가 주어졌을 때입니다. 늘 매여 있는 생활을 하다 갑자기 여유 시간이 주어지면 붕 뜬 느낌이 들면서 뭘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하루를 그냥 보냅니다. 공휴일 같은 경우는 날짜가 번한데도 정신 없이 일을 하다 정신 없이 맞이하다 보면 그저 잠자는 것으로 황금 같은 하루를 날려버리곤 합니다.

 

그런데 이제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만 있으면 작정하고 떠나는 여행은 물론, 불쑥 시간이 주어졌을 때도 어디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답을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가볼만 한 곳을 총망라해 두었습니다. 지역별로 정리되어 있어 백과사전처럼 찾아보기 쉽고, 여행 포인트는 그곳에 가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미션처럼 일러주고, 베스트 코스는 소요 시간까지 계산되어 있어 동선과 일정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고, 가는 방법과 근처 맛집까지 소개되어 있어 다른 조사를 더 할 필요가 없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꼭 가봐야 할 이유, 여행지의 매력을 알려주고

 

한 번 다녀오려고 "작정하고" 있는 경주를 중심으로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문화유산 답사의 성지, 신라 천년 수도를 가다, 경주"라는 제목에서 경주에 꼭 가봐야 할 이유, 경주 여행의 의미가 찾아집니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인데 "다양한 문화시설과 축제 등을 통해 새로운 여행지로 탈바꿈"을 하고 있다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더구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을 세 곳이나 보유한 국제적인 여행지"라는 것도 경주에 꼭 가봐야 할 이유입니다. 정신 없이 사진만 찍다 온 기억밖에 없지만, 달라진 경주가 기대됩니다!

 

 

  

여행 포인트, 여행지에서 무엇을 보고, 하고, 먹을 것인가를 알려주고

 

<대한민국 100배 여행지>는 지역별로 왜 그곳에 가봐야 하는지 여행지의 매력을 간단히 소개하고, 여행 포인트를 콕 찍어줍니다. "무엇을 보면 좋을까", "무엇을 하면 좋을까",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로 분류된 여행 포인트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여행을 즐겨야 할지를 알려줍니다. 이중에서 경주가 황남빵이 유명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대릉원 쌈밥거리에서 반찬 풍성한 쌈밥 즐기기"는 처음 듣는 정보입니다. 총 9개의 여행 포인트, 미션처럼 완수해보려 합니다! 

 

 

 

꼭 가봐야 할 곳, 맞춤 코스를 알려주고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는 여행 정보는 물론 당일, 1박 2일, 2박 3일 일정으로 추천 코스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경주는 "1박 2일 코스라면 시내와 동해안 일대, 혹은 시내와 양동마을을 포함하는 안강 일대를 돌아보는 것"이 좋고, "2박 3일 이상이라면 시내와 남산 일대, 그리고 시 외곽의 주요 여행지를 찬찬히 둘러보는 코스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추천 코스에는 여행지를 둘러보는데 필요한 소요 시간은 물론 이동 시간까지 기록되어 있어 동선을 고려한 시간 안배까지 자동 해결됩니다.

 

 

  

개인적으로 2박 3일 정도를 예정하고 있어서 2박 3일 코스를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국립경주박물관, 월성, 안압지, 첨성대를 추천하는 첫 날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경주에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둘째날은 남산을 둘러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해했고,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셋째날의 코스가 가장 꽉차 보입니다. 서둘러 돌아와야 한다면 셋째날 일정을 나누어 3박 4일로 조정을 해도 될 듯합니다.

 

 

  

구체적인 여행 정보, 여행지를 즐기는 법을 알려주고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는 여행지의 테마를 총 7개의 성격(산과 계곡, 바다와 섬, 강과 호수, 유적지와 사찰, 문화시설, 체험여행, 테마파크, 트레킹과 드라이브 코스)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우선 여행지의 테마를 통해 여행지의 성격을 알려주고, 여행지 방문에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와 간단한 브리핑이 있습니다. "작가의 한마디"는 작가가 직접 체험하며 얻은 깨알 같은 여행 팁을 제시하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여행 타이밍), 가는 방법도 자가용과 대중교통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현지교통까지 꼼꼼하게 챙겨줍니다. 다만, 여행 타이밍은 경주 안에서도 봄에 가보면 좋을 곳, 여름에 가보면 좋을 곳, 가을에 가보면 좋을 곳이 다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파악을 해야 합니다.

 

 

  

여행 타이밍, 가는 방법, 맛집, 숙박까지 한 방에


맛집 소개에는 작가의 평가가 포함되어 있고, 숙박은 작가의 평가 없이 편의를 위한 정보만 제공합니다.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는 명소마다 인근에 있는 맛집과 숙소를 소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맛집과 숙박 시설의 선택은 코스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코스별로 맛집과 숙박 시설을 찾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작정하고 떠나는 국내여행지는 물론 각 지역별로 가보면 좋을 숨은 명소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며 처음 알게 된 곳도 많아 좀 더 부지런히 다녀봐야겠다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특히 저에게는 서울 강북권과 강남권, 그리고 경기도 근교에 가볼 만한 곳이 반갑습니다. 언제 또 불쑥 찾아올지 모르는 자유시간에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녀와야겠습니다.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를 가까이 두면 지루한 일상과는 이제 안녕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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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과의 만남 - 가장 친밀한 음악적 대화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 3
제러미 시프먼 지음, 김병화 옮김 / 포노(PHONO)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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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들의 음악"

 

 

음악이 너무 흔해서 소음이 되어버린 세상이지만, 음악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연주'라고 할 만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감상'이라고 할 만큼 음악을 들을 줄 아는 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악보를 능숙하게 읽어낼 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작곡가나 음악 장르가 있어서 찾아 듣는 부지런함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음악에 대해 늘 수동적이기만 했는데 요즘 찾아 듣는 곡이 있습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라는 곡입니다. 영화 때문에 처음 알게 되었고,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듣고 더 좋아지기는 했지만, 저를 완전히 사로잡은 선율은 바이올린과 첼로 이중주였습니다. 좋아하게 되니 더욱 알고 싶어지고, 그래서 클래식 음악을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실내악과의 만남>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 때문입니다.

 

지금 보니 제가 들었던 바이올린과 첼로 이중주도 '실내악'의 하나였습니다. 실내악이라고 하면 가정 집에서 조촐하게 이루어지는 음악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실내악과의 만남>은 실내악이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친근하며, 방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내악과의 만남>은 실내악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실내악의 탄생부터 오늘의 실내악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훑어내려오며 작가와 작품의 특징들을 살펴봅니다. 이 책을 통해 무엇보다 실내악이란 무엇인지 그 분명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 겸 음악가"이기도 한 저자 제러미 시프먼은 아름다운 문학적인 언어로 실내악과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실내악의 선율을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하는지, 어떤 문장들은 마음을 간지르는 햇살처럼 반짝반짝합니다. 

 

바닷물 위에 흩어지는 햇빛의 영상을 환기시킬 수도 있고(드뷔시),

신화 속 존재들이 연못 위로 은빛 돌멩이를 던져 물수제비 뜨는 모습을 연상시킬 수도 있고(멘델스존),

무도회장에서 펼쳐지는 정중한 우아함 그 자체일 수도 있다(모차르트.)

그리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양적인 위력이 아니라 순전한 음향의 힘만으로 나무를 부스러뜨릴 수도 있다(슈베르트).

 

실내악은 일반적으로 "한 명 이상 열 명 미만의 연주자가 각 파트에 악기 하나씩만 할당하여 연주하는 음악"(7)이라고 정의 내려집니다. 저자는 이런 딱딱한 정의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실내악의 본질을 파악해냅니다. 실내악의 본질은 음악적 대화이며, 친밀함이며, 가장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며, (본래 연주자들을 위해 쓰여진) 음악가의 음악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실내악의 본질을 한마디로 아울러 '벗들의 음악'이라고 정의합니다. "현대적 의미의 실내악은 초기 르네상스 시대에 시작되어 19세기 베토벤, 슈베르트,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드보르자크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9-10)이지만, 저자는 실내악이 사실 인간이 "함께" 음악을 만든 모든 순간에 존재했다고 말합니다. "아기 두 명이 딱딱이를 갖고 노는" 것도 실내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내악은 "함께" 즐기는 음악의 모든 형태를 포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무엇인가 '고급스러운 것'으로 분리되어 있던 실내악에 대한 의미지가 한결 친숙하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실내악과의 만남>은 실내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흥미로운 형태로 제공합니다. 본격적으로 실내악이 시작되고 최초의 슈퍼스타가 누구였는지, 세계 최초의 현악 육중주는 어떤 작품인지, 그리고 어떤 작품이 실내악의 정수인지 읽을 수 있습니다. 새롭게 알게 된 것 흥미로웠던 것은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요제프 하이든"이 실내악의 "오직 한 명"뿐인 아버지라는 사실입니다. 하이든은 "교향곡의 아버지이며 현악 사중주의 아버지"로도 알려져 있지만, "그와 똑같이 정당하게 소나타의 아버지이며 고전주의 음악의 아버지로도 불릴 수 있"는 작곡가입니다. 그런데 "소나타의 아버지도 그랬지만, 교향곡의 아버지는 실제로는 여러 명"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오늘날 현악 사중주로 알고 있는 것을 창조한 사람은 미천한 태생에 교육도 그리 많이 받지 못한 하이든 오직 한 명뿐"(41)이라는 것입니다!

 

실내악은 모차르트에 의해 '오락적' 성격이 더 강해졌고, 베토벤은 "삶이라는 보편적 이슈 자체를 다루기 시작"한 작곡가라고 설명합니다. "자신의 기쁨과 슬픔만이 아니라 기쁨과 슬픔 자체의 상태를 표현하기 시작했다"(58). 이런 설명을 듣고 나니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음악이 다르게 들리기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사실은 "일반적으로 음악 애호가들이 거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베토벤, 슈베르트, 말년의 하이든이 모두 나폴레옹의 침략을 두 번씩이나 받은 무자비하게 억압적인 경찰국가에서 살았다는 사실이다. 당시엔 모두가 공포 분위기에서 살았다. 그로 인한 일종의 방어적인 반사작용으로 나타난 것이 필사적으로 가정을 거점으로 삼는 사회형태였다"(65)는 설명입니다. "그런 사회는 스케치, 사교댄스, 책과 시 낭송, 그리고 음악 같은 안전한 활동을 중심"(65)으로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실내악이 부흥할 수 있었던 뒷면에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작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르주아 계층의 첫 번째 위대한 작곡가인 슈베르트가 가곡, 사중주, 삼중주, 수많은 피아노 이중주 등 방대한 산물의 절대 다수를 만들어낸 것은 이처럼 안락하고 자족적인 환경 속에서였고, 또 그것을 위해서였다"(65-66).

 

"실내악 시대의 무대를 정말 제대로 열어준 것은 오랜 지체 뒤에 등장한 유능한 아마추어 연주자들"이었는데, 라디오와 녹음의 등장이 실내악의 종말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실내악의 종말을 가져온 장본이었던 라디오와 녹음"이 "누구나 최고의 실내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지금이 실내악의 전성기라고 봅니다. 특별히 공연장을 가지 않아도 실내악을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오히려 실내악을 알고 나니 작은 공연장이라고 찾아보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실내악과의 만남>은 전반적으로 실내악과 그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눈을 열어줍니다. CD 2장에 총 31곡의 작품을 담아 책을 읽어가며 소개되는 작품을 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제게는 개론적이면서도 깊이가 있는 교양수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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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은 장미에 중독된 일본인 자수 작가의 책입니다. 6년 동안 손수 장미를 키우며 관찰하여 '장미 자수 디자인'을 만들어냈습니다. 저자는 "5월이면 자수 실을 들고 정원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각각의 장미를 수놓는 데에 가장 알맞는 색을 찾기 위해서"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수록된 "장미 자수 디자인"은 색감이 정말 다채롭고 또 아름답습니다. 마치 살아 있는 장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저자는 장미 정원을 직접 가꾸기도 하지만, 수를 놓음으로써 작가만의 색다른 장미 정원을 가꾸기도 합니다. 저자는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에 저자의 정원을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이 책에는 장미 29종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살아 있는 색감을 바탕으로 장미의 우아함을 얼마나 섬세하게 잘 표현해놨는지 모든 작품마다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작품마다 장미를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과 꽃의 여왕이라 할 수 있는 장미의 아름다움이 보는 사람을 황홀하게 만듭니다.

 

 

  

 

백 그루에 가까운 장미를 키우고 있다는 저자는 장미 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은 마치 장미 정원, 장미 박물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분홍, 빨간 색깔의 장미 뿐 아니라, 다크 컬러의 장미, 변종이라 할 수 있는 녹색과 파란색의 장미, 그리고 웨딩을 위한 흰 장미 장식까지 다양한 장미를 자수 작품으로 재탄생시켜 놓았습니다.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에 나오는 장미 정원에는 꿀벌이 가득합니다. 장미 꽃잎에 앉아 있는 작은 꿀벌이 얼마나 앙증맞은지 이렇게 사랑스러운 느낌이 충만한 자수는 또 처음인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장미 정원에서 볼 수 있는 장미 친구들도 자수로 표현해놓았습니다. "정원의 작은 동반자"와 함께하는, "야생 생물이 숨 쉬는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은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 속의 장미"도 자수 작품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장미를 마치 일러스트처럼 자수로 그려내었습니다. 저자는 이야기 속 장미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초목 화분 같은 것을 자수로 재탄생시키는 탁월한 재주를 가졌습니다. 특히 저자가 표현해놓은 "이끼볼"을 보며 진짜 이끼를 사용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생생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표현력이 대단합니다.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은 장미 자수를 활용하여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도 함께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와인을 샀을 때 얻은 비닐 가방에 자수를 수놓아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가방을 만들어내고, 데님 소재를 사용하여 동전 지갑을 만들기도 하고, 쿠션에 장미를 수놓아 우아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모양과 색이 다른 장미의 종류가 다양하여 곳곳에 장미가 수놓아져 있는 데도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장미 자수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작가도 "장미 자수는 정말 어렵다"고 고백합니다. 장미 자수 놓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결코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송이의 장미를 표현하는데 여러 색상의 실과 다양한 굵기의 실이 사용되고, 자수 기법도 혼합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초보자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겨우 흉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미를 생생하게 표현해내기 위한 작가의 열정과 창의력이 돋보입니다.

 

 

  

 

책에 소개된 작품이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워 보이지만, 자수 전문가들도 탐을 낼 만한 자수 디자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장미를 기르고, 수놓고, 사랑하는 일"에 중독될 만큼 장미의 아름다움에 푹 빠진 저자의 사랑이, 또 그것을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어낸 저자의 열정이 참 부럽습니다! 저도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가까이 하며 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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