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느끼는 시간 - 밤하늘의 파수꾼들 이야기
티모시 페리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석영 감수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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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깊은 밤하늘을 들여다볼 때마다 흔히 느끼지만, 현실보다 더 환상적인 것은 없다"(387).

 

 

지금은 먼 이웃 나라의 일처럼 생소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제가 꼬마 시절에 등화관제훈련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전쟁을 대비한,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폭격을 대비한 훈련이었을텐데, 제게는 그저 온동네가 불을 끄는 날이었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사이렌 소리와 함께 여기 저기서 "불 꺼요, 불!"이라는 무서운 호통이 들려오면서 온동네가 일순간 캄캄한 어두움에 잠겼습니다. 창밖으로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가려놓고 TV를 보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어둠이 불편하고 답답해 촛불을 켜는 집도 있었지만, 저는 아빠를 졸라 옥상에 올라가곤 했습니다. 모든 불빛이 사라지면 서울의 밤하늘이 제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반짝이는 검은 호수, 그 아름다운 밤하늘은 끝을 모르는 우주와 맞닿아 있었고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을 읽으니 그렇게 옥상에 올라 북극성을 배우고, 북두칠성에 관한 전설을 듣고,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를 익힌 뒤로 아름다운 밤하늘을 거의 잊고 지낸 지난 시간들이 몹시 아쉬워집니다. 화려한 조명과 네온사인에 가려 밤하늘의 별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우주의 경이를 잊고 사는 우리의 팍팍한 일상이 얼마나 가난해보이는지요.

 

<우주를 느끼는 시간>에는 "그 일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미 십 대 시절에 토성의 고리들에서 '바퀴살'이 방사상으로 뻗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세히 묘사한 그림을 그렸다"는 오미라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습니다. 그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19세기 관측자"라고 자신을 표현합니다. "그저 별빛이 좋았다"는 오미라는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직접 들여다 보는 낡은 방식으로 별을 관측합니다. 그가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이웃에 사는 거친 애들도 내게 하늘에 대해 묻곤 했지요. 그들은 거리 모퉁이에서 몰래 담배를 피웠는데, 지나가는 나를 불러 세우고는 때리는 대신에 '얘, 저 별 이름이 뭐니?'라고 물었지요. 그 애들에게도 하늘은 경이로운 대상이었지요. 나는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진짜 밤하늘을 볼 기회가 있다면, 만질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고 파괴할 수도 없는, 자신보다 훨씬 거대한 존재를 믿을 거라고 생각해요"(83). 이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싸르르 아팠습니다. 뭔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데, 그것을 잃어버렸다는 것마저 기억에서 지워버린 채 살고 있다는 순간의 자각이 마음에 어떤 공포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은 천체 과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이 책이 "세 가닥의 실을 꼬아 하나로 합친 것"이라고 말합니다. 첫 번째 가닥은 평생 동안 직접 하늘을 관측하면서 겪은 저자의 경험담이고, 두 번째 가닥은 현재 아마추어 천문학을 휩쓸고 있는 혁명에 관한 기록이며, 세 번째 가닥은 우주에 있는 천체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별빛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시간에,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의 시간에 우주 공간 속을 달려 우리에게 온 것입니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은 바로 그 별빛과 만나는 흥분과 감동, 아름다운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 그리고 바로 그 일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유명한 천체 관측자들 중에 왜 '아마추어'가 많을 수밖에 없는지 새삼 알게 되었고, 인류가 간직한 위대한 천문학적 발견들이 아마추어 관측자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이라는 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저자 '티모시 페리스'라는 이름에 붙은 찬사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동시대 최고의 과학 저술가'로 불리며, 그의 다른 작품 <우주의 모든 것>과 <은하 시대의 도래>는 "20세기에 출판된 중요한 책들"(뉴욕타임스)에 선정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은 인공불빛들 아래 살며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 가까이에 있는 '환상적 현실'을 일깨웁니다. "우주는 음악이나 미술, 시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는 저자의 글은 또다시 우리에게 음악이 되고, 시가 됩니다. 밤하늘에 한 번쯤 위로를 받아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나와 다른 열정과 흥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그들을 통해 새로운 자극과 떨리도록 아름다운 우주의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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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 -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프 매니언 지음, 한애경 옮김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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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도한다. (...) 광야를 지날 때 만물의 구세주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권능으로 임하시기를"(8).

 

 

"이젠 질렸어! 더 이상 못 하겠어!"

 

가만히 귀 기울여 보면 여기 저기서 이런 한탄이 들려옵니다. 병에 지치고, 가난에 지치고, 기다리는 데 지치고, 슬픔에 지친 사람들. 끝날 것 같지 않은 고통, 점점 더 나빠져가는 상황에 신음하는 사람들. "지겨워요. 더 견디지 못하겠어요." 무너져내리는 마음.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는 이런 탄식 속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살다 보면 원치 않는 '사막'(광야)에 내던져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에게 이 광야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아가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가기 위해 '광야'를 지나야 했습니다. 마실 물도, 먹을 음식도 없는 광야. 그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은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는 우리가 지나가야 하는 '광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자신이 지나야 했던 광야 경험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엄마를 잃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어느 날, 갑자기 엄마를 잃어버린 열두 살 남자 아이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털어놓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까지 그는 '광야'에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광야'를 지나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광야는 정반대의 역동을 가진 장소라는 것입니다.

 

"나는 우리가 상실감과 외로움, 깊은 상처를 느끼는 광야야말로 영혼이 변하고 놀라운 방식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드러나는 기름진 옥토임을 확신한다. 광야는 신앙이 변하는 데 가장 중요한 토양이면서, 한편으로는 원망과 비통함, 신랄함이 자라는 장소가 될 수 있다. 광야는 신앙이 성장하는 장소지만, 동시에 신앙이 메말라 고사하는 바로 그런 곳이기도 하다"(18).

 

사람들은 광야가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장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광야는 "불평이 자라기에 비옥한 땅"입니다. 구약성경의 출애굽 기사를 읽어보면, "어려운 상황을 만날 때마다 계속 투덜댔던"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저 투덜대는 것이 뭐 그리 큰 잘못이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나님께서는 불평을 아주 심각하게" 다루십니다. 왜냐하면 불평은 자신을 돌보시고 이끄시는 하나님을 멸시하는 행위이고, 그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광야라는 장소는 감정적으로 몰락하기에 더없이 비옥한 땅"(66)입니다. 계속 되는 어려움에 치이고 시달리다 보면 감정이 상하기 쉽습니다. 상한 감정은 고장난 자동차처럼, 우리를 막나게 만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때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광야'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광야를 지날 때는, "고통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방식이 중요"합니다.

 

 

"광야를 지나는 동안, 하나님은 무엇보다도 당신의 신뢰를 원하신다는 것을 기억하라"(201).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광야는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곳"(26)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사랑하는 백성을 사막으로 내모시는 것일까요? "비참한 고통으로 이끌어내어 무엇을 가르치려 하신 것일까요?" 광야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하나니은 공급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는 "광야는 공급해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기에 좋은 장소"라고 단언합니다. 광야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땅 같지만 불평이 자라기에 비옥한 땅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뿐이 아닙니다. 광야는 하나님의 공급하심도 풍성한 땅입니다. 광야를 통해 우리가 배우기를 원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완전히 의지하는 믿음! "믿음의 핵심은 하나님은 선하시며 고갈되지 않는 방대한 저수지처럼 무한한 공급자라는 믿음에 있다. 하나님의 공급을 기대하는 당신의 마음은 광야의 결과가 영적인 생명이나 영적인 죽음을 초래할 것이냐를 정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요인일 것이다. 그분이 장래에도 선하실 거라는 믿음은 사막을 지날 때 꺼지지 않는 희망이다"(104).

 

모든 것을 완전히 잃어버렸을 때, 그때가 다시 시작하기 가장 좋을 때라고 합니다.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의지할 것 없는 땅, 광야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광야'는 하나님이 우리를 훈련시키시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선하시고 신실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광야 훈련을 통해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광야가 "신앙이 자라는 온실"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신앙이 고사해 버리는 사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전이 흔들리기 쉽고, 불평이 가득하기 쉽고, 믿음이 약해지기 광야. 그러나 그때야 말로 믿음이 가장 필요할 때입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는 광야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그 광야를 통과할 힘을 주는 책입니다. 이미 그 광야를 통과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광야의 고통 가운데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 그리고 약속을 던져줍니다. 지금 광야를 지나고 있는 사랑하는 지체들에게, 이 책을 통해 그 위로를, 그 희망을, 그 약속을 붙잡으라고 격려해주고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광야를 지나는 여정이 영적 생명이 될지 영적 죽음이 될지는 여러분의 대응방식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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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의 구조 이야기 - 과학 원리로 재밌게 풀어 본
미셸 프로보스트.다비드 아타 지음, 필리프 드 케메테르 그림, 김수진 옮김, 허재혁 감수 / 그린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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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가 안정된 형태를 유지하려면 구조 안팎으로 작용하는 힘들이 서로 평형을 이뤄야 한다."

 

 

 

어릴 때, "두꺼비 집" 짓기에 열중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약간 젖은 모래를 손등 위로 올려 놓고,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께, 새 집 다오" 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모래를 다졌습니다. 조심 조심 손을 빼내고도 모래가 무너지지 않으면 "두꺼비 집" 짓기 성공이었습니다. 모래로 지은 두꺼비 집이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면, 모래가 조금 젖어야 한다는 것과 손등 위로 열심히 다져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건축물의 구조 이야기>는 우리가 매일 다양한 사물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에 대한 직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어떤 것은 서 있을 수 있고', 어떤 것은 '서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꽤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건축물의 구조 이야기>는 "건축물이 어떻게 서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건축물이 무너지지 않고 어떻게 서 있을 수 있는가를 이해하려면 "구조"의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건축물의 구조 이야기>는 과학의 원리를 통해 건축물이 무너지지 않고 서 있으려면 어떤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세계 곳곳의 유명 건축물의 구조를 살펴보며 과학의 원리를 다시 확인합니다.

 

<건축물의 구조 이야기>는 과학적 원리를 통해 간단한 '삼발이 의자'와 견고한 '다리', 커다란 홀을 덮는 복잡한 '지붕'이 구조적인 면에서 같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건축물이 무너지지 않고 서 있으려면 먼저 건축물에 작용하는 '힘'의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사물에는 작용과 반작용, 인력과 외력이라는 힘이 작용합니다. 구조가 안정된 형태를 유지하려면 구조 안팎으로 작용하는 힘들이 서로 평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건축물의 구조는 어떻게 하면 힘의 평형을 이룰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건축물이 어떻게 서 있을 수 있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다리'(bridge) 건축을 가장 많이 이야기합니다. 건축물이 무너지지 않고 서 있으려면 세 가지 조건이 만족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평형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충분한 내력을 지녀야 하고, 충분히 견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성수대교처럼 무너져 버리고 맙니다. 성수대교는 트러스식 다리로 건설되었다고 합니다. 트러스식 공법은 이음새가 잘못되면 무너지기 쉬운 공법인데, 성수대교 건설 당시 다리 밑 부분을 이루고 있는 트러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고, 설계하중을 초과하는 과적차량들의 통과로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에만 다리 붕괴 사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건축물의 구조 이야기>를 보니 프랑스 앙제에 있는 '바스-쉔 다리'도 평상적인 "평상적인 보폭으로 행진하던 군부대 때문에 공명이 발생하여 1950년 붕괴"(146)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미국 워싱턴의 "타코마 해협 다리"도 "광풍이 몰아치면서 바닥이 급속도로 변형되더니 공명이 발생하였고, 처음 흔들리기 시작한 지 한 시간 만에 끊어지고 말았다"(149)고 합니다. "이 다리는 자체 하중이나 다리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하중 때문에 붕괴된 것이 아니라 설계 당시 바람의 작용을 제대로 계산에 넣지 않아서 무너진 것"입니다. 다리를 건축하려면 계산해 넣어야 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건축물의 구조 이야기>는 학생과 선생님이 답하고 질문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용어 설명을 통해 개념을 잡게 해주고, 일러스트를 통해 과학 원리와 건축물의 구조를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일러스트가 많기 때문에 '어린이'를 위한 책인가 하는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소화하기 쉽지 않은 책입니다. 용어를 이해하고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이 꽤 어렵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소화되지 않은 지식이 쌓이는 관계로 설명이 복잡하게 느껴지고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세계 건축물을 소개하는 글도 딱딱한 정보 위주여서 흥미가 좀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몇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건축물의 구조 이야기>는 한 번 읽어봄직한 책입니다. 익숙한 사물 안에 숨겨진 원리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혹시 매일 '다리'를 건너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그 '다리'가 다시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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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힘 - 다시 세우는 교회 이야기
옥성석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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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 8:10).

 

 

인류의 역사는 힘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힘 있는 사람들은 힘을 과시하고 싶어 하고, 힘을 과시하는 사람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힘에 억눌린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에 매력을 느낍니다. 뺏고 빼앗기는 살벌한 세상에서 살려면 제 목숨이라도 지킬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다 못해 '밥심'이라도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오늘도 '힘'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궁극의 힘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성경 느헤미야는 "제국들의 흥망성쇠를 배경에 깔고" 있습니다. 당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앗수르, 신바벨론, 페르시아로 이어지는 치열한 패권타툼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습니다. 느헤미야는 '술 맡은 관원'이라는 권력의 핵심부에서 "넓게는 제국들의 흥망성쇠라는 역사를, 좁게는 궁궐 내부에서 벌어지는 파워 게임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면서, 힘을 얻기 위해 또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비정한 투쟁과 각고의 노력을 쏟아붓는 냉엄한 현실"(12)을 똑똑히 지켜봤던 인물입니다.

 

그런 느헤미야가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권좌를 버리고, 당시 '힘없음'의 상징이었던 예루살렘, 폐허나 다름없는 조국으로 돌아가 성벽을 재건하는 일에 앞장섭니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드디어 낙성식을 거행하는 그 날, 재건된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며 감격하고 있는 백성에게 외친 느헤미야의 메시지는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 8:10)는 말씀이었습니다. <궁극의 힘>은 이 한 절의 말씀이 느헤미야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보고, 느헤미야를 모델로 세력 권력이 아니라 여호와를 힘으로 삼는 방법을 풀어줍니다.

 

<궁극의 힘>은 먼저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섯 가지로 정리합니다.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란 무엇보다 말씀을 기뻐하는 것이요, 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하는 것이요, 회개하는 것이요, 전심으로 기도하는 것이요, 약한 자들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궁극의 힘이 여기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술 맡은 관원'이었던 느헤미야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그야말로 왕과 다를 바 없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아름답고 안전한 곳에서 세상 권력을 누리며 사는 것이 아니라, 비록 황폐한 땅일지라도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하는 것이 "형통"이라고 생각했습니다(264). 그는 무엇이 궁극의 힘인지 알았던 것입니다.

 

<궁극의 힘>은 "돈, 명예, 학벌, 인맥, 외모"를 최고의 힘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궁극의 힘인가?"를 묻습니다. <궁극의 힘>은 우리에게 위조된 힘을 분별하라고 외칩니다. 느헤미야 당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일어났던 치열한 패권다툼 속에서 절대 멸망할 것 같지 않았던 대제국들이 신흥 세력 앞에 힘 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 권세는 길어야 10년입니다. 위조된 힘을 분별하지 못하고 속아 살면 그 권세가 스러질 때, 우리 인생도 허망하게 스러지고 말 것입니다.

 

좋은 것은 소문이 나게 마련입니다. 옥성석 목사님의 설교 말씀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데, 책으로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같은 내용이 도돌이표처럼 계속 반복되는 것이 좀 아쉬웠지만, 느헤미야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하나님을 섬기는 자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성공'이 우상이 되는 시대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세상에서의 성공, 세상의 권좌에 오르는 것을 형통으로 생각하고 축복으로 여기는 풍토가 만연합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못하면, 하나님을 이용하여 세상 권력을 탐하는 것을 신앙생활이라고 착각하며 살 수 있습니다. <궁극의 힘>은 오늘날 교회가 왜 세상을 향한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영원한 "힘"이라는 것! 그것을 다시 붙들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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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 - 2013~2014 최신정보 수록 100배 즐기기
한혜원.박진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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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다녀올 여행지를 고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를 모시고 가려니 힘든 여행보다는 도시 여행, 휴양 여행을 생각하게 됩니다. 말레이시아가 바로 그런 여행지로 딱 알맞아 보입니다. <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를 쓴 여행 작가도 말레이시아처럼 "현대적 도시의 매력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여행지는 그리 많지 않다"고 평을 합니다.

 

게다가 만만치 않은 해외 여행 경비를 고려해봤을 때, 말레이시아야 말로 최적의 여행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지인처럼 로컬 식당을 이용하면 한화 2000원이 넘지 않는 선에서 먹을 수 있을 만큼 음식 값도 저렴"하고,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이 자리하고 있는데다 숙박비도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저렴하다고 합니다. 여행객이 체험하는 물가가 상당히 낮은 편인데다, 해외 여행 시 가장 걱정스러운 치안도 좋은 편이라고 하니 알면 알수록 이래저래 참 끌리는 여행지입니다.

 

 

  

"이 책은 '효과적인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경비를 어떻게 아끼느냐도 중요하지만 제한된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게 보내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여행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입니다"(6).

 

 

말레이시아는 자연 환경만 유명한 것이 아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5순위 안에 드는 쌍둥이 빌딩(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을 자랑할 만큼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아시아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어우려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성장하는 도시의 활기, 천혜의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리조트, 다채로운 음식, 쇼핑의 즐거움까지 문화 여행으로도, 휴행 여행으로도 다양한 매력을 지닌 곳입니다.

 

 

  

이 책의 최고 미덕은 "알뜰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말레이시아를 100배 즐기는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에서부터 깔끔한 저가 숙소와 싸고 맛있는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정보를 수록하여 자유 여행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줍니다.

 

 

  

 

휴양 여행을 계획한다면 아무래도 '숙소'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말레이시아에는 규모나 가격이라는 단순한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매력적인 호텔이 수도 없이 많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에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쿠알라룸푸트와 코타키나발루의 호텔들과 이들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해 놓았습니다. 여행 전문가의 평가를 비탕으로 나에게 맞는 숙소를 찾으면 여행의 절반은 성공으로 보입니다.

 

 

  

<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를 보니 말레이시아 음식 문화가 다채로우면서도 참 재밌습니다. 다민족 국가로서 "아시아의 축소판"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라답게 "전통적인 말레이 고유의 음식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 거기에 그들이 혼합되어 재탄생한 음식까지 더해져 말레이시아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음식은 크게 말레이 음식, 중국 음식, 인도 음식으로 나뉘며 중국과 말레이 음식이 만나 새롭게 탄생한 뇨냐 요리도 말레이시아의 독특한 음식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뇨냐 요리는 중국 음식과 말레이 음식이 결합해 새롭게 탄생한 퓨전 음식 문화"를 말합니다. <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는 관광지에 대한 정보 만큼이나 음식에 관한 정보에 공을 들였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놓쳐서는 안 될 음식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떠난다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되겠지요?

 

 

  

<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는 말레이시아 대표적인 여행지를 크게 다섯 지역(쿠알라룸푸르, 코타키나발루, 랑카위, 페낭, 믈라카)으로 분류하여 세부 여행 정보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쇼핑몰과 비교적 저렴한 고급 호텔"을 이용하고 싶다면 "쿠알라룸푸르"로, "근사한 리조트와 숨어 있는 보석 같은 맛집"을 즐기고 싶다면 "코타키나발루", "천혜의 자연 속에서 즐기는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랑카위", "이국적이고 유서 깊은 거리와 바바뇨냐 음식"을 체험하고 싶다면 "페낭"을 권합니다.

  

다른 동남아 여행지들에 비해 말레이시아는 아직 인지도가 좀 떨어지는 듯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말레이시아 100배 즐기기>는 추천 코스에서부터 말레이시아의 대표 인기 지역, 최고의 해변, 꼭 사 와야 하는 쇼핑 아에팀(알리 커피, 싸고 예쁜 구두, 주석 제품), 인기 숙소, 꼭 맛봐야 할 음식(차 콰이 테오, 사테, 락사), 인기 레스토랑, 최고의 쇼핑몰 등을 알뜰하게 챙겨줍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100배 즐기기> 시리즈는 최강의 정보력을 자랑합니다. 말레이시아 여행 '정보'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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