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암송 훈련 1 기초회화문, 일상스피치문 240 문장 - 스피킹 폭발점 돌파를 위한 영어 암송 훈련 1
박광희.캐나다 교사 영낭훈 연구팀 지음 / 사람in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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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하게 영어를 '말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요즘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연예인'이 늘어나면서 그 부러음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습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부러움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유학을 다녀오거나 영어권에서 살았던 사람도 아닌데,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것을 보면 상대적인 좌절감이 더 커집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자주 노출되어야 한다는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학생도 아니고 직장생활을 하는 사회인에게는 더육 요원한 일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영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는"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스피킹 훈련 교재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영어로 말할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억지로라도 입을 열어 영어로 소리 내어 말하는 훈련, 즉 영어 낭독 훈련을 매일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문장 암송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낭독과 더불어 암송을 해야 비로소 유창한 발음을 넘어 유창한 회화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그 두 가지 훈련을 돕기 위해 계발된 교재입니다.

 

 

  

책의 훈련 과정부터 소개를 하면, 총 50일 목표로 "기초 생활 회화에 필요한 초급 수준이 영어 문장 120개", "다양한 주제의 4문장 영어 스피치를 구성하는 중급 수준의 영어 문장 120개 각각 암송 텍스트로 수록해놓았습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5가지 암송 테크닉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니다. 5가지 암송 테크닉은 플래시 카드(의미 덩어리 암송), 따라 말하기, 통역하기, 이어 말하기, 받으쓰기입니다.

 

책을 구성을 따라가보면, 시작은 준비운동(Warm-up)입니다. 본격적으로 암송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말을 영문장으로 바꿔보는 것입니다. 영문장으로 볼 때는 모두 아는 것이고, 쉬운 회화인데도 막상 우리말을 영문장으로 바꾸려고 하면 머릿속에 하얘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말을 영문장으로 바꿔보는 준비운동을 하면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본격적인 암송의 첫 번째 단계는 "눈 암기훈련'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여기서 '플래시 카드'를 이용한 "의미 덩어리" 암기를 제안하빈다. 예를 들면, "한동안 안 보이더군요"라는 문장을 암송하려고 합니다. 이것을 "안 보이더군요"(I haven't seen you around), "한동안"(for some time), 이렇게 두 개의 의미 덩어리고 나누어 암송하는 것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이렇게 의미 덩어리 암기를 위해 '플래시 카드'를 PDF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플래시 카드를 휴대하고 언제, 어디서나 시간이 나면 열심히 암송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입 암송훈련"입니다. "입 암송 훈련"은 "원어민의 음성을 듣고 똑같이 흉내 내며 따라 말하는" 훈련입니다. 원어민의 음성을 똑같이 흉내 내다 보면, 연음, 억양 내려 말하기, 올려 말하기, 강세, 끊어 읽기를 훈련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의 포인트는 큰 소리로 "흉내 내어" 말한다는 것입니다. 따라 말하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통역하기" 훈련으로 들어갑니다. 통역하기는 우리말을 들은 후, 곧바로 통역을 하듯 영어 원문을 큰 소리로 말하는 것입니다. mp3 파일은 "우리말 -> pause -> 우리말" 순으로 녹음되어 있습니다. speech 120은 따라 말하기 이후, "이어 말하기" 훈련으로 이어집니다. "이어 말하기"는 원어민과 번갈아가며 말하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암송의 세 번째 단계이면서 마지막 단계는 "손 확인 훈련"입니다. 녹음된 3-4문장의 영어를 들으며 손으로 받아쓰기를 해보는 것입니다.  만일 손으로 받아쓰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면, '목표 수다 시간'에 맞추어 암송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에서 강조하는 것은 암송하는 문장의 숫자가 아니라, "영어 수다 시간"입니다. 영어 수다 시간이란,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영어로 술술 혼자 떠들 수 있는 시간을 말합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고 싶으면 암송 목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알려줍니다. 100개의 영문장 암송을 목표로 할 때보다, "1분 동안 혼자 영어로 떠들기"를 목표로 할 때 암송 집중력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의 목표는 "최소한 10분 동안 쉬지 않고 영어로 혼자 떠들기"입니다. "10분"은 "최소한의 스피킹 임계점"이라고 합니다. 즉, "10분 동안 120개의 문장을 술술 말할 수 있다면 일차적인 일상 회화와 스피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훈련 교재의 주장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을 통해 배운 충격적인 개념은 "암기와 암송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암기란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쓰면서 외운느 학습법"이고, "암송은 눈과 손을 사용함은 물론 귀로 듣고 입을 열어 말하는 것이 덧붙여진 공부법"이라고 정의합니다. 유창한 회회가 목표라면 눈과 손뿐만 아니라, 귀와 입이 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까지만 주변을 돌아 보면 실제로 이렇게 공부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이 유창한 회회를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원어민의 발음을 흉내 내며 스스로 입을 열어 큰 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꼭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어는 소리이고, 따라서 언어 공부는 '글자'가 아니라 '소리'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렇게 눈과 손은 물론 귀와 입을 열어 암송한다는 뜻에서 이 훈련 교재의 이름이 "몸기억" 암송 훈련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영어 암송을 훈련하는 <실천하는 책>과 암송 테크닉을 설명한 <이해하는 책>, 암송 훈련용 MP3 파일과 플래시 카드 PDF 파일이 담긴 <C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영어로 말하기가 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순간 입이 터지는 순간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임계점"일 것입니다. <영어 몸기억 암송 훈련>은 그 임계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또 그 목표 달성을 약속하는 교재입니다. 올해는 이 책 한 권의 완전 정복을 목표로 해야겠습니다! 이 교재가 제게 은인이 되기를, 임계점에 도달한 뒤 이 책에 대한 글을 다시 쓸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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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00배 즐기기 - 보라카이.세부&보홀.마닐라 100배 즐기기
한혜원.박진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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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애 첫 해외여행지가 필리핀이었습니다. 선교를 목적으로 떠난 여행이라 '즐기기'보다는 '보고 느끼고' 온 것이 많은 곳으로 기억되는 곳입니다. 특히 아름다운 바다색에 매료되어 다음 번엔 여유를 가지고 꼭 다시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필리핀은 7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입니다. 무한도전의 무인도 특집이 있었던 섬도 필리핀이었고, 요즘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보라카이도 필리핀의 섬 중 하나입니다. 십여 년 전, 필리핀의 어느 섬으로 선교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그곳에서 '추장님'을 뵈었다고 할 만큼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들도 많았는데, 그 천연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휴양지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아직 알려진 곳보다 알려지지 않은 섬이 더 많은 필리핀은 세계인에게 무궁무진한 즐거움을 간직한 보물섬으로 여겨질 듯합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는 7000개의 섬 중에서, 한국인이 많이 여행한다는 보라카이, 세부, 보홀, 마닐라와 근교의 여행 정보를 담은 책입니다. "향후 개정2판에서 팔라완과 민다나오, 민도르 등의 여행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니, 책의 발간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세워도 좋을 듯합니다. 책의 발간 계획에서도 지금 엄청난 속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필리핀의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신혼여행을 호주로 가서는 일주일 후에 완전 녹초가 되어 돌아온 친구가 있습니다. 일명 '발광'(열심히 걸어다니며 하는 관광)을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친구를 보며, 여행은 떠나는 목적에 맞게 테마를 잘 설정해야 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유흥을 목적으로 마닐라를 찾는 여행객들도 많다고 하지만, 필리핀 여행의 테마는 "휴식과 충전"이 제격이지 않을까 합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는 "효과적인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경비를 어떻게  아끼느냐도 중요하지만 제한적인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게 보내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여행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 북입니다. 휴식과 재충전을 테마로 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리조트와 현지 음식을 관광지나 액티비티만큼 중요하게 다루었다"고 밝힙니다.

 

 

 

 

저는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여행 스케줄 짜기'입니다. 저와 같이 여행을 떠날 때 본전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들, 언제 또 와보겠냐는 긴장감으로 하나라도 더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들, 어렵게 떠난 해외 여행을 절대 실패하고 싶지 않은 분들이라면, 무엇보다 여행 코스에 관심이 많을 줄로 압니다. 어떤 때는 여행 코스를 짜느라 머리에 쥐가 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 가이드북의 도움이 필수입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도 "여행 모범 스케줄"을 제시합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는 우선 마닐라+보라카이, 세부+보홀, 마닐라+주변을 중심으로 3박 이상을 추천하는 여행 코스를 제안합니다. "마닐라+보라카이+세부+보홀" 처럼 필리핀 관광 핵심 지역을 모두 돌아보는 코스는 최소 2박씩 총 8박 이상의 일정을 추천합니다. 자유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섬나라인 필리핀의 특징을 감안하여 '선박 스케줄 사이트'를 참고하여 스케줄을 짜라고 조언합니다.

 

"필리핀은 주로 휴양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루트가 단순한 편"이라는 것이 특징인데, 그래서인지 <필리핀 100배 즐기기>가 제안하는 여행 코스들은 즐거운 놀이처럼 경쾌하고 여유롭습니다. 보라카이 첫째날의 예시를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보라카이 도착 -> 속소 이동 -> 휴식 -> 디 몰 어슬렁거리며 거리 구경하기 -> 하와이안 바비큐에서 저녁 식사 -> 화이트 비치 걸으며 사진 찍기 -> 버짓 마켓에서 필요한 물품이나 간식 사기!"

 

 

 

휴양지로 떠나는 여행은 숙소가 여행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에는 숙소 선정을 돕기 위한 따끈한 최신 정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정보만이 아니라, 전문가의 입장에서 간략하게 평가도 겸하고 있어 참고하기 좋습니다.

 

 


 

필리핀으로 자유여행을 떠난다면 마닐라를 먼저 다녀오고 싶습니다. 볼 것이 뻔한 곳이나, '보라카이', '세부'와 같이 이동이 적은 휴양지는 패키지 여행이 어떨까 하는 판단 때문입니다. 북경을 패키지로 다녀온 적이 있는데, 별 관심도 없는 쇼핑 센터만 3-4곳 들리는 것이 피곤하기도 했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수도권 여행은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총이 과일만큼 흔하다"는 필리핀에서의 여행자의 안전입니다. 그런데 "여행자들이 조심해야 할 곳은 마닐라 같은 대도시"라고 합니다.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도 사고의 비율은 관광 대국 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은 편"이며, "마닐라나 세부 시티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섬이라는 특성상 치안은 매우 안전한 편"이라고 하니 여행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듯합니다.

 

 


 

 

동생이 망고스틴을 워낙 좋아해서, 필리핀에서 망고스틴만 마음껏 먹고와도 본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는 필리핀 대표음식 17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 여행에서는 알록달록한 현지 음식이 너무 달아서, (운 좋게도) 열대 과일과 새우만 열심히 먹다온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필리핀에 다시 간다면 필리핀만의 맛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여행은 하는 것도 즐겁지만 준비하는 마음도 그에 못지 않은 즐거움입니다. 요즘은 패키지 상품도 워낙 다양해서 어느 정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상품을 선택해야 실속도 챙기고, 여행지도 100배로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 대한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이해에서부터, 여행지를 제대로 즐기는 법은 물론 실속 정보까지 챙길 수 있는 '100배 즐기기' 시리즈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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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여행 - 당신에게 주는 선물
이한규 지음 / 황금부엉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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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의 하루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이에겐 여행지일 수도 있는 공간이 누군가에겐 가장 소중한 일상일 수도 있는 것처럼, 우리는 누군가의 하루 일상을 헤집는 여행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낯선 당신에게 나의 친숙한 하루를 건네고 싶다"(5).

 

<하루여행>은 "내게 문득, 하루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앞에 던져줍니다. 그리고 그 하루를 특별한 여행으로 채운 누군가의 일기 같은 기록이며, 평범한 하루를 감성으로 가득 채우는 파스텔톤 초대장입니다. 첫 걸음을 내딛는 "한 시간"의 여행부터 "두 시간", "세 시간", "네 시간", "다섯 시간"으로 만날 수 있는 여행지를 정보와 이야기를 담아 소개합니다.

 

<하루여행>에 담긴 여행지는 저자의 아지트 같은 공간들이 많습니다. 가회동 복촌 한옥마을 어귀의 소박한 한옥 커피집이 그렇고, 시청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서울도서관'이 그렇고, 앨리스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그렇고, 카페의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금을 티베트 난민들의 자립을 위해 쓴다는 '사직동 그 가게'가 그렇습니다. 이런 특별한 공간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는 어떤 사람의 하루 속으로, 나도 성큼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와 같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만의 아지트를 만든다면, 어디를 꼽을 수 있을까 하는 즐거운 상념에도 젖었습니다.

 

<하루여행>은 무미건조한 삶에 컬러를 입히는 나만의 비밀스러운 놀이 같은 여행입니다. 오늘 하루는 노랗고 파란 벽화들로 가득 채워진 달동네의 벽화마을을 걷고, 또 오늘 하루는 녹슨 철길을 따라 걷어봅니다. 또 오늘 하루는 '한국만화박물관'에 들러 잊혀진 유년을 마주하고, 또 오늘 하루는 좀 더 먼 곳으로 떠나보기도 합니다.

 

<하루여행>를 보며 스스로에게 이런 물음을 던져보았습니다. '지친 일상을 충전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주어진' 하루가 아니라, '만들어가는' 하루를 살고 있나요? 메마른 감성을 채워주는 나만의 즐거운 놀이가 있나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답을 해봅니다. 무미건조한 나의 일상에 아름다운 색을 입힐 수 있는 나만의 놀이를 만들어보자고 말입니다. 

 

<하루여행>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행지는 "나만의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곳"에 나도 가봤다는 싱거운 만족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는 공간입니다. 이 책은 자신의 일상을 특별하게 디자인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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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는 동안 빛 가운데로 걸으라 - 톨스토이 단편집 Echo Book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조병준 옮김 / 샘솟는기쁨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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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해석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 안에 있는 단순하고 평범하며, 이해하기 쉽고, 의혹이 없는 가르침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적용되는지 이해하였다. 또한 내가 이해한 것이 어떻게 내 영혼을 바꾸어 놓았으며, 평안과 행복을 주는지 말하고자 한다"(4).

 

 

<파우스트>는 정말 괴테가 썼을까요? 엉뚱한 질문입니다. 그런데 컴퓨터로 분석을 하면 <파우스트>를 괴테가 썼을 가능성이 10%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작가 안에서 하나의 작품이 잉태되어지기까지, 작가 안에 뿌려진 세상의 "씨앗"이 많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볼테르와 괴테 이래 그토록 오랜 기간 그런 명성을 누린 작가가 없었다"는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세상의 씨앗은 무엇일까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그의 신앙이 아닐까 합니다. 톨스토이처럼 중년의 나이에 회심하여 신앙(종교)을 갖는다는 것은 그의 내면에 혁명이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제까지의 가치체계가 전복되는 일이며,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 톨스토이는 이상과 쾌락 사이의 모순에서 갈등하며 자기 환멸을 떨쳐버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아들인 이후에도 천상의 삶을 꿈꾸기보다,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일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한 듯합니다. <빛이 있는 동안 빛 가운데로 걸으라>는 "오십 세를 넘긴 나이에 기독교로 회심하면서 영적 방황을 마치고 삶의 본질을 알게 된 후 쓴 신앙고백이며, 신앙적 관점에서 쓴"(8) 톨스토이의 단편들입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그의 영혼을 바꾸어 놓고 평안과 행복을 주었지만,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사는 일"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과 고민을 주었음이 분명합니다. 이 책에 담긴 8편의 단편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이 책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있는 자들의 한가한 대화>라는 짧은 단편은 신앙인들의 이중적인 삶의 태도를 폭로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온전한 삶을 살지 못했다고 고백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노인이 이제라도 하나님이 명하신 대로 살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의 태도가 돌변합니다. "결혼한 남자는 그의 부인과 자녀를 힘들게 하면 안 되고, 경건한 방식이 아니라 과거의 방식대로 살아야 한다"(23)고 주장합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이 왜 굳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느냐고 비난합니다. 톨스토이는 이 짧은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이 책에 실린 '묵상글'은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톨스토이는 그보다 더 심각한 우리의 모습을 꼬집는다. 다른 이의 신앙과 삶을 하나님으로부터 끌어내리려는 악한 모습이다. 자신만 못하면 그나마 봐주겠지만 다른 이가 하겠다는 것까지도 가로막는다. 왜? 그것은 자신의 모습이 합리화 되지 않기 때문이다"(25).

 

오십 세를 넘긴 나이에 회심을 하고 비로소 행복을 발견했다는 톨스토이가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히, 그리고 가장 많이 물었던 질문은 이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당신은 행복합니까?" 두 친구(남자)의 전혀 다른 삶을 대비시킨 <빛이 있는 동안 빛 가운데로 걸으라>는 물질적 풍요와 세상 권력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은 세상이 목표하는 것과 정반대의 길을 걷는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버림으로써 풍요로워지고, 섬김으로써 자유한 기독교의 역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행복이 폭력에 있지 않고 복종에 있다는 것을, 부에 있지 않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데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78).

 

모든 것을 다 잃은 뒤, 가난한 일꾼으로 살아가는 노인 부부의 고백을 담은 <일리야스>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140)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은, 우리 두 늙은이는 지난 오십 년을 행복을 찾아 살아왔지만 찾지 못했어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우리는, 일꾼으로 살아온 지난 두 해 동안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더 바라는 게 없답니다"(136).

 

톨스토이의 이 단편집에서 우리는 사람은 '사랑'으로 사는 존재라는 것, 거기에 바로 진정한 행복과 평안과 만족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삶이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3부로 묶인 <세 은자>, <회개하는 죄인>, <하나님은 진실을 아시지만 기다리신다>는 세 개의 단편은 신앙 연륜이 있는 신자들이 읽으면 좋을 이야기입니다. 믿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이야기들입니다.

 

 

"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을 돌봄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알았다"(184).

 

톨스토이는 "수백만의 소박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가 말한 것을 이해하거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4-5)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일자무식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쉬운 것이며, 또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이야기'로 메시지를 전하셨던 예수님처럼, 톨스토이도 우리에게 '이야기'(소설)를 들려줍니다. 이야기가 던져주는 메시지의 깊이를 생각하며, 그가 왜 대문호인지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특별히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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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 - 예술의 형이상학적 해명
조중걸 지음 / 한권의책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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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그만큼 현실에 묶인 것이다"(298).

 

 

이 책은 "형이상학적 해명에 입각한 미술사를 소개해보려는 노력의 결실"이라고 합니다. "형이상학적 해명에 입각한 미술사"의 다른 표현이 바로 이 책의 제목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형이상학적 해명이 없는 예술사는 도상학이나 도상학적 연대기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단언합니다. 어째서일까요?

 

이것은 "모든 문화 구조물이 동시대의 세계관에 묶인다"는 저자의 주장을 반영합니다. "어떤 심리적이거나 학구적인 업적도 동시대의 세계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히려 그것들은 동시대 이념의 선구이거나 반영이다"(9). 어떠한 예술도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저자의 이러한 논지를 증명하는 탐구과정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예술사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어왔던 구석기, 신석기, 로마, 고딕 등의 양식에 좀 더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고 밝힙니다. 또한 "고딕의 전개와 함께했던 인식론상의 유명론"을 가장 비중 있는 부분으로 상술한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11).

 

 

"예술적 표현은 기술상의 문제라기보다는 세계관과 이념의 문제이다"(20).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 맞다면) 서양미술사에 반영되어 있는 인류의 세계관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하나는 "이해될 수 있는 우주"라는 세계관이고, 이와 대척점에 있는 또다른 세계관은 "낯설고 대답 없는 우주"라는 세계관입니다. 이 두 개의 세계관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때로는 "혁명"이라고 할만큼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기도 하고, 이후와 이전의 단절을 불러오기도 하고, '재탄생'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저자의 이러한 논지는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의 미술에서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알타미라와 라스코 동굴 벽에 자신들의 흔적을 남겨놓은 구석기인들의 세계관은 다분히 자신만만하고 의연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구석기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기술적 역량과는 현저히 대비되는 과학적 자신감"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신석기 회화에는 구석기 동굴벽화에 풍부하게 존재했던 화려한 색채와 박진적인 자연주의적 기법이 더 이상 드러나지 않"(29)습니다. 신석기시대의 예술은 "우리가 보는 대로의 세계, 다시 말하면 시각적 충실성을 따르는 양식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시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사물을 기학적으로 배치하는 양식"이며, "이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발생하는 형식주의의 예술"(29)입니다. 저자는 구석기시대의 회화와 신석기시대의 회화 사이에 거대한 단절을 보며 이러한 질문을 던집니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어떤한 세계관이 그들로 하여금 그토록 박진감 넘치고 자신만만하며 아름다운 동굴벽화를 가능하게 하였을까? 그리고 신석기시대인들은 새로운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왜 추상적이고 형식주의적인 예술을 택했을까?"(20-21)

 

이에 대한 답은 한마디로 "세계관의 변화"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해되는 바로의 세계'라는 세계관은 가차 없는 유물론적 진행 과정을 밟으며 우리의 과학이성에 대한 신뢰를 싹트게 하고 세속적 세계관을 구축한다. 신석기시대의 기하학적 양식은 이러한 세계관이 붕괴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31).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통찰입니다. "이해할 수 있는 우주"라는 세계관, 다시 말해 "이해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세계에 대한 신념"은 "언제나 자연주의적이고 사실적이며 환각적인 예술을 낳는다는 가설"(27)입니다. "이해될 수 있는 우주"라는 세계관이 뒷받침될 때에는 자연주의적 예술이 융성하고. "낯설고 대답 없는 우주"라는 세계관이 대두될 때에는 기하학적인 양식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기법이 새로운 양식을 탄생시키기보다는 새로운 세계관에 따라서 새로운 양식의 예술의욕이 생겨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31).

 

"이해할 수 있는 우주"라는 세계관은 세계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 "과학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세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믿는 세계관"입니다. 세계는 그들이 발견해낸 자연법에 입각하여 운행되고, "우리 본연의 지적이고 심리적인 역량과 노력에 따라 인식 가능하며 통제 가능한 세계"가 됩니다. 이러한 신념에서 자연주의적 회화가 탄생합니다. 그리스인들의 인간 이성의 역량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이나 고전주의 역시 구석기사대의 자연주의적 예술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유명론은 이러한 자신감에 대한 전면적인 의문에서 출발한다. 유명론은 인간에게 실체란 단지 유사성에 기초한 집합명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써, 결국 실재에 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식에 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이념에 대한 예술적 대응이 고딕이다"(82).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는 어떨까요? "현대를 가장 크게 특징짓는 무의식적인 징조는 무의미와 절망"(293)입니다. "현대 예술 역시 감각에 대한 혐오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신석기시대의 세계관을 공유"(295)합니다. "현대 예술의 근거는 '버림받았다'는 실존적 문제로부터 비롯되는 실향의 감정이다. 다시 말하면 현대의 관념적 예술은 세계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절망과 무능으로부터 자기 자신의 세계 속으로 도피해버리는 나르시시즘이다"(301-302).

 

 

철학으로 읽는 서양미술사는 한마디로 구석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로의 이행처럼, "근세부터 현대에 걸쳐 자연주의에서 기하학주의로 이행해온 역사"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두 계의 세계관이 충돌할 때, "관념에 의해 세계를 구성하기를 원하고, 삶을 수학적 지성 속에 고정시키기를 원하고, 해체를 거부하고 전문가를 경멸하며 전인적 인간상을 지향하는 것은 언제나 기득권자들이다"(256)라는 통찰도 흥미롭습니다.

 

이 모든 흥미로운 통찰에도 불구하고, <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는 불친절한 책입니다. 취미나 교양으로 읽기에는 철학적 개념과 미술사적 용어들이 장벽처럼 등장합니다. 저자 역시도 "문화에 대한 철학적 해명은 결국 어떤 국면에서의 난해함을 피할 수 없다"고 좌절합니다. 녹록지는 않지만, 세계관에 입각하여 굵직한 미술사를 호탕하게 읽어내는 배움의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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