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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선택한 십자가
맥스 루케이도 지음, 윤종석 옮김 / 아드폰테스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교회는 지금 "예수"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사순절 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난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 고난에 동참하는 절기입니다. 예수님이 당하신 고난 중에서도 최고의 절정은 바로 '십자가'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십자가를 지기 위해 오셨습니다. 예수님의 증인들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이었다고! 하나님이 보여주실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며,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그 최고의 증표가 바로 예수의 십자가라고! 예수 십자가 외에 하나님의 사랑을 더 잘 보여줄 증거는 더 이상 없다고! 바로 그것이 우리를 위한, 아니 나를 위한 사랑의 세레나데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은 왜 이렇게 어려운 방법으로 우리에게 사랑 고백을 하신 것일까요? 좀 더 간단하고, 좀 더 멋진 한 방, 좀 더 빨리 우리에게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전능하심을 보여주셨다면 인류의 역사는 '훨씬', 그리고 '벌써' 행복해지지 않았을까요? 무엇 때문에 그 오랜 시간을 들여 예수에 관한 예언을 하고, 세계사에 길이 남을 제국 하나 세우지 못한 초라한 땅에, 하나님이 아들이라는 예수를 보내, 힘 없는 죄인이 모습으로 그렇게 고통스럽고 처참하게 죽는 '이벤트'를 하셔야 했을까요?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의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는 바로 이러한 의문에 답을 주는 책입니다!

"십자가는 세계 어디를 가나 기독교의 상징"입니다.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엉뚱한 선택 아닌가? 고문의 도구가 희망의 물결을 주도하게 되다니. 다른 종교들의 상징물은 한결 밝다. 유대교의 다윗의 별, 회교의 초승달 문양, 불교의 연꽃. 하지만 기독교의 십자가? 처형의 도구를?"(164).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는 그 끔찍한 처형의 도구가 바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최고의 선물,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을 증거하는 책입니다. "그분의 사랑을 십자가 선물보다 더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십자가의 선물은 포장지 대신 수난에 싸여 찾아왔다"(20).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는 그를 매단 '십자가' 자체만이 아닙니다. 군병들이 예수의 얼굴에 뱉은 침, 가시 면류관, 군병들이 취한 예수의 옷, 십자가 위해서 예수가 흘린 물과 피, 장례를 위해 드려진 수의 등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고,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였습니다.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은 특유의 절절한 감성, 따뜻한 유머, 탁월한 비유, 정확하게 타깃을 명중시키는 문장으로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 안에 담긴 하나님의 선물의 의미를 풀어주십니다.
"너의 어두운 면을 담당하겠다"는 하나님의 침묵(군병들의 침), "너처럼 될 만큼 너를 사랑했다"는 하나님의 절규(가시 면류관), "너의 잘못을 용서한다"는 하나님의 사랑(십자가에 박은 못), "너의 언어로 말하겠다"는 하나님의 계획(죄패), "너에게 선택권을 주겠다"는 하나님의 결단(두 십자가), "너를 결코 버리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의지(갈보리 길), "나의 옷을 너에게 주겠다"는 하나님의 희생(순결한 옷을 내게 주시고 내 추한 옷을 입으셨다, 죄의 옷), "나의 임재로 너를 부른다"는 하나님의 초대(찢긴 몸), "너의 아픔을 다 이해한다"는 하나님의 눈물(포도주 적신 해면), "너를 구원한 내가 너를 지키겠다"는 하나님의 다짐(물과 피), "영원히 너를 사랑하리라"는 하나님의 맹세(십자가), "너의 비극을 승리로 바꿔주마"라는 하나님의 싸움(수의), "나는 승리했노라"는 하나님의 선언(빈 무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바로 "너를 위해 한 일"이라는 절절한 사랑 고백이 내 영혼을 감싸 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는 하나의 죄패가 달렸습니다. 예수님의 죄목은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왕"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이 죄패는 빌라도의 아이디어였습니다(69). 빌라도는 이 "죄패를 통해 유대인들을 위협하고 조롱"하고 싶었습니다. 빌라도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유대인의 왕의 결말이 이것이다. 로마인들은 그를 이렇게 처치한다. 이 나라의 왕은 노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죄인이다. 왕이 이렇다면 그런 왕은 둔 나라는 어떻겠는가?"(70)
그리고 이 죄패는 세 개의 언어로 기록되었습니다. "모든 지나가는 사람은 당대의 3대 주요 언어인 히브리어, 라틴어, 헬라어를 읽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언어 히브리어는 종교의 언어였다. 로마의 언어 라틴어는 법률과 정치의 언어였다. 그리스의 언어 헬라어는 문화의 언어였다. 그리스도는 이 모든 언어로 왕으로 선포되었다"(71). 하나님은 오늘도 이것을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선포하고 계십니다. 바로 이 책,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도 그 언어 중 하나라고 생각하니 영혼 깊은 곳에서 전율이 일어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고 싶은 그것, 그 한마디 사랑의 말이 내 영혼에 새겨지는 듯해서 말입니다.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는 일방적인 사랑 고백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를 존중하사 영원을 보낼 곳을 선택할 자유를 주시는 것이다"(84).
한 번이라도 예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전에는 교회를 다녔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제는 교회를 다니지 않기로 결정하신 분이라면, 교회를 다니기는 다니는데 하나님의 사랑이 깊이 느껴지지 않는 분이라면, 신앙을 가지고 싶은데 망설여지는 분이라면, 그 모든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간곡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를 읽으며 오래 풀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하나 얻었습니다! 구약성경을 공부하고, 신구약 중간사를 공부할 때마다 계속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세계사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이스라엘)를 세우셨습니다. 그런데 구약성경은 그 하나님의 나라 프로젝트가 실패했음을 보여줍니다. 바벨론 땅에서 구별하여 낸 하나님의 백성이 다시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는 실패로 이스라엘의 가시적인 국사는 끝이 나기 때문입니다. 나라도 없는 상태에서 제국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그 명백을 이어온 유대인들은 정작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책망만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왜 단숨에 메시아 역사를 전개하시지 않고, 그렇게 지리하고 복잡한 구약역사, 신구약중간사를 만들어오신 걸까요?
오래 풀리지 않았던 이 해답이 드디어 풀렸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평생 332개의 서로 다른 구약의 예언을 성취하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 모든 예언이 한 사람의 평생에 성취될 수 있는 수학적 확률은 얼마나 될까?"(142). 예수 제자들의 죽음(순교)가 예수 부활의 강력한 증거가 되듯이, 구약의 역사는, 2천 년 전, 유대 땅에서, 십자가에 달려 죽은, 그 예수가 바로 하나님이 약속하신 메시아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강력한 증거라는 것! 그 예수를 믿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그토록 오랫동안 수고하시고, 인간의 역사를 이끌어오셨구나 생각하니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열심은 얼마나 세밀하며, 정확하며, 또 얼마나 깊은 것인지 그 깨달음의 감격을 이루다 형용할 수가 없습니다.

오래 전, 친구에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열 일곱 나이에 부모님을 잃은 친구, 스무 살에 만난 연인과의 이별, 불안의 청춘의 열기,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허기가 너무 크고 깊었던 친구의 신음소리를 듣고 당장 달려나가 이 책을 샀습니다. 예쁘게 포장하여 보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 내가 큰 위로가 이 책에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감격, 그 소리 없는 사랑 고백의 절절함이 친구에게 전해지기를 기도했습니다. 2013년 '아드폰테스'를 통해 다시 출간된 이 책을 보니 그 날의 간절했던 기도가 다시 생각납니다.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이 읽혀지기를, 그리고 나와 같은 감동과 전율이 전해지기를!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의 책은 거의 다 읽었다고 자부하는 제가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의 3대 명저로 꼽는 책이 있습니다. <주와 같이 길가는 것>, <예수님처럼>, 그리고 바로 이 책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입니다. 기독교 신앙을 비웃는 분들도 많고, 비판하는 분들도 많고, 신화라 치부하는 분들도 많지만,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 그것이 제게는 얼마나 생생한 현실인지 모릅니다. <예수가 선택한 십자가>는 모든 사람의 영원(생명)을 결정 짓는 단 하나의 '길'이며, 영원한 '갈림길'입니다. 이 위대하고 엄청난 선언에 '지금' 귀 기울이시기를, 한 번쯤 진지하게 마주해보시기를, 이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