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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스피치 - 글로벌 멘토가 들려주는 인생교훈
정석교 엮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동료들과 점심을 먹는데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율 1위"라는 통계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그중에서도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고, 20대 사망자 중 절반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자살을 많이 하는가?, 그 원인을 놓고 의견이 둘로 나뉘었습니다. 누구는 청년들이 살기 힘든 나라로 만드는 정책이 문제라고 했고, 누구는 부모들이 무엇이든 다 해주며 결핍이 무엇인지 모르게 키우는 교육 방식이 더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것이 더 큰 원인이든,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정신 건강이 위험 수준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체력이나 지적 능력에는 많은 투자를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마음을 챙기는 일은 상대적으로 얼마나 소홀한지요.

얼마 전, 어떤 중학생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꿈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이기 때문에 자기는 그 정도 수준의 대학을 나와 이런 직업을 가질 계획(!)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대답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그래도 정말 꿈이란 게 있었습니다. 내 형편이나 내 성적에 상관 없이 우리는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고, 대통령이 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독히게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 당돌한(?) 중학생 앞에 할 말을 잊었습니다. 꿈이란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더 뜬 구름을 잡고 있는 철 없는 어른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아이들, 이상을 잃어버린 청년 세대에게 우린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글로벌' 시대라고 말합니다. 세상이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맞서는 삶의 자세는 두 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사람은 글로벌 시대를 발판으로 세계의 으뜸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세상이라는 거대한 덩어리에 깔려 질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세상이 커질수록 쪼그라드는 개인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글로벌 리더를 키워야 한다고 떠들어대지만, 우리는 왜 제대로 맞서 보지도 못한 채 꿈이 꺽이고 있는지 깊이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힐링스피치>는 글로벌 리더들이 세상 속으로 뛰어들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뽑은 것입니다. '주로' 미국의 대학교 졸업식에 초청받은 인사들의 축사(명연설)에서 메시지를 따왔습니다. 꼭 청년들이 아니더라도 하루를 시작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우고, 자기암시를 하기에 좋은 문구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본문은, 영문이 먼저 나오고, 번역된 한글이 있고, 해석을 도와주는 단어 풀이가 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루에 한 꼭지씩 읽고 묵상하면 영어 공부도 되고, 마음이 양식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됩니다.
예술 분야에서 일을 시작할 때, 무엇을 할지 참 막연할 거예요. 그런데 막연하다는 건 좋은 겁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잘 아는 사람은 규칙을 압니다. 그들은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를 이미 잘 알고 있지요. 하지만 여러분은 모릅니다. 또한 알아서도 안 됩니다. 예술에 있어서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알 수 있는 규칙은 한계를 뛰어넘어 가능성의 한계를 테스트해보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21).
닐 게이면, 베스트셀러 작가, 2012년 유니버시티오브아트 졸업 축사
저는 때로는 어마어마하게 야심 찬 꿈을 발전시켜 나가기가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도 그런 야심 찬 꿈을 실행할 정도로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하지 않습니다(32).
레리 페이지, 구글 CEO, 2009년 미시건대학교 졸업식 축사
어떤 직위를 갖게 되는 지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할 줄 아는 지를 보세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2012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식 축사
여러분에게는 심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는 여러분이 없이는 뛰지 않을 것입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2012년 보스턴대학교 졸업식 축사
The reasonable man adapts himself to the world. The unreasonable one persists in trying to adapt the world to himsself. Therefore, all progress depends on the unreasonable man.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킨다. 하지만 비(非)이성적인 사람은 고집스럽게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진보는 비(非)이성적인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조지 버나드 쇼, 아일랜드 극작가, <인간과 초인> 중에서
제가 따로 메모한 메시지들입니다. 제 심장을 뛰게 한 메시지들이고, 기운을 북돋아주며, 어떤 교훈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영문으로 암기하면 더 좋은 문장들이라는 것도 이 책이 갖는 매력 중 하나입니다.

인명사전은 어떤 멘토들의 메시지가 여기에 수록되어 있는지를 깔끔하게 정리해 보여줍니다. 대부분 졸업식 축사에서 따온 글들이라 메시지가 많이 겹친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것을 주제별로 다시 나누었지만, 열정을 이야기하고, 도전을 이야기하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 있게 맞서라는 공통분모가 보입니다.
책의 표지에 보면, "하루 10분 힐링으로 꿈을 키우는 책"이라고, 이 책을 정의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문구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하루 10분만이라도 내 마음을 좀 돌아보아야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긍정의 에너지가 필요할 때, 무조건 나 자신을 응원하고 싶을 때, 그것을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