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100문장으로 자기소개하기
우라시마 히사시 & 클라이드 데이븐포트 지음, 고지영 옮김 / 제이플러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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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대학원에 입학할 때,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은 면접에 있었던 '영어로 자기 소개하기'였다. 후배는 작전을 짰는데, 심사하는 교수님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독특한' 내용을 첨가하여 그 부분으로 화제를 돌린다는 것이었다. 작전은 적중했고, 후배는 무사히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런 운(?)이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여기서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 영어로 자기소개를 할 때, 필요한 것은 영어 실력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플러스 '대화의 기술'이 요구된다는 것!

 

<영어 100문장으로 자기소개하기>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그것은 "짧고 간단(명료)하게 말하는 것이 영어 회화의 달인이 되기 위한 최고의 비법"이라는 것이다(30-31). <영어 100문장으로자기소개하기>는 "일상 회화에 자주 쓰이는 100가지 화제에 관한 대표 예문"을 소개하는데, "최대한 아홉 단어 이내로 된 짧은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기억하기 쉬운 문장은 '7(+-)2'로 된 문장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30)고 한다. 짧은 문장이 외우기도 쉽겠지만, 그보다 더 명심해야 할 사실은 짧고 명료한 표현이 커뮤니케이션에도 좋다는 것이 아닐까.

 

<영어 100문장으로 자기소개하기>는 "일본에서 2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 <무라카미 식 간단 영어 공부법>에 소개된 '영어로 말하는 방법'을 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만든 교재"라고 한다. 이 교재의 핵심 전략은 자기 자신에 대한 내용을 외우는 일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고, 그렇게 암기한 영문장으로 자기소개를 유창하게 할 수 있다면 회화 실력도 향상되고, 영어에 대한 재미와 자신감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전략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회화 실력 향상보다 '자기소개하기'를 목적으로 영어 회화 교재를 찾고 있다면, 이 교재는 서브로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자기소개'라는 것이 어느 교재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제시된 예문을 '나에게 맞게' 응용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예를 들면, 나와 같은 경우에는 자기소개를 할 때, "I'm an only child."(저는 외동입니다)와 같은 표현은 쓸 일이 없다(표현을 익힐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영어 100문장으로 자기소개하기>에는 개인 정보, 인간관계, 생활, 가정환경, 취미와 흥미, 먹을 것과 마실 것, 건강과 운동, 건강 문제, 직업 등 자기소개하기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예문이 수록되어 있다. 면접과 같은 상황만 염두에 둔다면, 얼핏 이런 문장이 자기를 소개할 때 필요할까 의의한 표현도 한 두개 있다. "There's a grocery store near my home."(우리집 근처에 식료품점이 있습니다) 또는 "I hope I don't lose my hair."(머리가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표현. 전체적으로 '자기소개'를 컨셉으로 한, 일상 회화 표현 익히기에 더 가까운 교재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무라카미 식>에서는 영어 회화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100가지 자기 소개 문장을 통째로 암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교재의 맨 뒤에 <매일 100번 말하기>리스트가 수록되어 있고, mp3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100개의 문장을 듣는데 약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mp3는 전체의 예문이 영어로 수록된 트랙과, 기본 예문 100개가 한국어와 영어로 수록된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어, 자기 필요(실력)에 맞게 선택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 중 하나이다. (어느 교재나 마찬가지겠지만) 여기 수록된 100문장을 곧바로 자기소개에 사용할 수는 없다. 짧고 간단한 영어 표현을 암기하여 영어 회화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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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오리기 놀이책 똑똑한 놀이책
김충원 지음 / 진선아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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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합니다. 분명 아이들의 놀이와 학습을 위한 책인데 아이들보다 제가 더 푹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자주 환경 꾸미기를 해야 부서 친구를 위해 관심이 있던 책입니다.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은 "4-6세 유아의 발달 수준에 맞춘" 오리기 놀이책이라고 합니다. 4-6세 유아들 수준이라고 하지만, 쓱싹쓱싹 가위질 한 번으로 배추와 시금치, 마늘과 석류를 모양 그대로 오려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얼굴만 그려넣으면 여우와 돼지, 코끼리와 코알라, 곰과 원숭이까지 자유자재로 오릴 수 있답니다. 풍뎅이와 사슴벌레, 물방개와 물장군, 하늘소와 쇠똥구리 처럼 생각지도 못한 '난이도'의 곤충도 가위질 한 번으로 오려낼 수 있습니다. 단순한 가위질로 만들어내는 그 사실적인 '모양'도 놀랍고, 종이를 한 두번 접어서 오리는 것으로 '기막힌 대칭'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은 오리기 놀이는 물론 오려낸 "동물과 식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의 이름을 아이와 함께 쉽게 익힐 수 있는 학습 효과가 있다고 소개합니다. 자동차, 병아리, 딸기, 사과와 귤처럼 비교적 쉬운 대상들도 있고, 로봇과 테디베어처럼 아이들에게 친근한 대상도 있습니다. 풍뎅이와 노린재, 거미와 방아깨비,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 처럼 학습을 통해 익혀야 할 대상도 있습니다. 입체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많아 아이들 놀이용으로도 제격일 듯합니다.

 

"4-6세 유아"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수준'이 상당합니다. 과연 "오리기 작품집"이라고 할 만 하네요! 가위질을 하면 아이들 근육 발달에도 좋다고 하는데, 저는 무엇보다 이 책 자체가 보여주는 '창의력'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습니다.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표현되는 사물의 특징, 어떤 대상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정말 탁월하네요. 캥거루, 타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 처럼 굉장한 난이도의 작품도 감탄스러웠지만, 사실 저는 화분과 테이블, 자동차와 배와 같은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작품에 더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사물들이 "이렇게 간단하게, 그러나 이렇게 멋지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전에는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의 작품들을 볼 때마다 제 상상력의 한계와 빈곤을 정말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상상력(표현력)'의 세계를 "이런 방식으로 배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즐거운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에는 '오리기 본'도 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의 설명을 보니 아이들이 오리기 놀이에 집중하면, 뇌세포가 활성화되고, "이런 뇌세포의 활성화는 두뇌의 성장을 촉진하고 상상력을 키우며 집중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사물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고 하니 여러 모로 일석이조의 놀이책입니다. 전 아이를 키우고 있지는 않지만 새로운 '오리기 놀이'의 세계에 푹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 놀아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교육(학습)과 추억이 없을 듯합니다. 이왕 노는 시간, 이왕 함께 보내는 시간, 좀 더 유익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기발한 아이템이라 생각됩니다.

 

 

  

놀이삼아 옆에 있는 이면지로 자동차를 한 번 오려보았습니다. 저에게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을 보여주지 않고, 종이로 자동차를 만들라고 했다면 아마 좀 더 복잡한 과정과 풀 칠 등의 과정을 통해 자동차를 표현해 냈을 듯합니다. 그러나 그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도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의 작품보다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에 나오는 작품 몇 가지를 '개인기'로 익혀두어야겠습니다! 갑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놀아야 할 때, 우는 아이를 달래야 할 때, 창의력이 필요한 시간에 유용하게 사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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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미닛 영어회화 - 미국인 빈출 표현 단시간 집중 학습 출퇴근길
박신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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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어회화라는 것이 책상 앞에 앉아 문법을 공부하듯이 암기를 한다고 해서 익혀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책상 앞에 앉아 열공을 해보신 분들은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요리책에 담긴 요리들이 실생활에 튀어나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처럼, 책 속에 담긴 회화도 실생활에 튀어나오지 않으면 하얀색은 종이요, 검정색은 글씨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어 회화는 '대화'를 목적으로 하는데, 일단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내가 암기한 표현은 소용이 없고, 상황에 적합한 '살아 있는'(일상적인) 표현을 알지 못하면 대화 자체가 교과서를 읽는 듯 딱딱하고 지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How are you?"라고 물었더니 "I'm fine, and you?"라고 했다는 유머도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런 식의 회화는 한국의 영어 교육에서만(!) 가르쳐지는 고전 회화라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I'm good!"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I'm fine."이라고 대답하면 '한국인'인 것을 인증하는 것이 됩니다.

 

영어 회화라는 것이 외국에서 살거나, 아니면 외국인들과 자주 어울리지 않는 이상, "꾸준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익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타는 마음만큼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 높은 장벽처럼 버티고 서 있습니다. <텐미닛>은 '출퇴길'을 집중 공략하는 영화 회화 교재입니다. '출퇴근길'을 집중 공략한다는 것은 작정하고 책상 앞에 앉아 암기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짜투리"로 버려지는 그 '단시간'에 집중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텐미닛>입니다. 게다가, "출퇴근길"이라 함은 '매일', '정해진', '일정한' 시간을 보장합니다. 그러니 꾸준히, 반복하기에 좋은 시간대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습관을 들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전략은 없을 듯합니다. 버려지는 지루한 시간을 투자해 일생의 소원인 '영어 회화' 실력의 향상을 이루어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달콤한 일석이조의 쾌감도 없지 않을까요.

 

 

 

 

 

 

  

<텐미닛>은 집중 시간 '10분'을 고려하여 하루 10분씩 '미국인들이 자주 쓰는 빈출 표현'을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 5일 기준으로 총 10주에 걸쳐서 집중 학습을 하는데, 초급 50일, 중급 50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공 다이어리'는 매일 학습 진도를 체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텐미닛>은 이 밖에도 곳곳에서 매일의 진도를 파악하고 체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됩니다. 성취감은 누려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행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 다이어리'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도 표시, 그리고 성취 표시를 보니 저도 '도전의식'이 불끈 샘솟습니다.

 

 

 

 

 

  

이 책은 초급부터 차근차근, 짧고 쉬운 표현들부터 '먼저' 익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회화는 긴 문장이라고 해서 훌륭한 수준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상황에 적합한 살아 있는 표현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려 합니다. 비교적 쉬운 표현부터 입에 붙기 시작하면 중급 수준의 영어 회회도 자연스럽게 구사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분히 실력을 쌓는 자세가 필요할 듯합니다. <텐미닛>에 끌렸던 이유는 이 책의 구성과 전략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여 년간 영어 강의를 하고 해커스 영어 칼럼을 수 년 간 쓴" 저자에 대한 신뢰도 깊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표현들은 미국인들이 주로 많이 쓰는 구어체 표현"입니다. 영어 회화가 사람을 잡는 이유는, 어려운 단어가 없는데도 뜻을 알 수 없을 때입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주관하는 '텝스' 시험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당황했던 것은 단어는 모두 알아들었는데 도무지 뜻이 파악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텐미닛>이 잡고자 하는 토끼도 바로 그것입니다. "일상적으로 쓰는 구어체"에 대한 이해입니다. 상황과 표현의 만남입니다!

 

 

 

 

 

 

 <텐미닛>의 두드러지는 장점이요, 차별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영화나 팝송에서 원어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로만 선별하여 구성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미국 영화, 드라마, 팝송 등에서 미국인들이 많이 쓰는 빈출 표현을 뽑아 정리해놓았습니다. '미녀와 야수', '초원의 집', '사선에서', '프레데터 2', '쿵푸팬터 1', 스티브 잡스 명언 등 영화와 미국 드라마, 팝송 등에 숨어 있는 살아 있는 영어 회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 <쿵푸팬터 1>에서 판다인 포가 아버지의 부름에 'I'm coming."이라고 하면서 가요"라는 설명이 실려 있는데, 그 영화 장면을 알고 있다면 장면의 연상과 함께 자연스럽게 회화가 익혀지네요.

 

 

 

 

 

 

 어느 정도 영어 회화가 가능한 분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mp3를 다운받아 듣기만 해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영어 회화가 약한 분이라면 일단은 교재를 보고, mp3를 익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초급이라고 하지만 mp3 속도가 느리지 않습니다. 일상 대화 수준의 속도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황과 의미를 파악해야 하니까 교재의 설명을 먼저 듣는 것이 나중에 mp3만으로 반복 학습을 하는 실력까지 나아가는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일상생활 표현을 구사하는 구어체는 반드시 큰 소리로 읽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라는 것을 알지만, 솔직히 혼자 공부를 하다 보면 잘 실천이 되지 않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대화 전체를 따라하지는 못하더라도 교재 맨 뒷쪽에 정리되어 있는 표현만이라도 큰 소리로 읽는 습관을 들여보려 합니다. 딱딱한 문법이나 독해를 연습하는 것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것과, 영화나 미 드라마, 팝송에 나오는 표현이라서 그런지 익히는데 '재미'가 있습니다. 영어 공부는 특히, 그중에서도 영어 회화는 "꾸준한 반복"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 책이 제시하는 대로 하루 10분만이라도 꼭 투자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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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자유 -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해방되어 인생을 바꾸는 법
주디스 올로프 지음, 이유경 옮김 / 물푸레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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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말할 것 같으면, 감정이 '널 뛰는' 스타일이다. 하루에 12번도 더 넘실대는 감동의 파도를 탄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이다. 다른 사람이 부당한 일을 당하면 내가 더 흥분하기도 하고, 상식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 행동을 보면 '싫다'는 감정이 꽉 들어찬다. 하루에 12번도 더 밀려오면 밀려오는 대로 파도를 타지 않고,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감정의 자유>는 평정을 어지럽히고 에너지를 빨아먹는 "감정의 뱀파이어"에 대응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동안 서로에게 감정의 에너지를 내보낸다. 그러니 내가 어떤 스타일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지 알려면 감정 유형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137). <감정의 자유>는 감정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명석하고 똑 부러지는 분석가로, 생각하는 것을 아주 편안하게 여기고감정도 느끼기보다 생각으로써, 즉 두뇌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 "지성형"(138), 모든 것을 느끼는데 때로는 아주 심하게 느끼고, 감정을 지성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적으며, 직관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경험하고, 자연스럽게 감정을 주고받으고 영성에 익숙하며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감정이입형"(144), 본인에게나 타인에게나 감정적으로 강하고 또한 현실적인, 누군가 감정 때문에 휘청거릴 때도 차분할 수 있는 "바위형"(152), 본인 감정을 아는 데 대가이며 남들과 감정을 나누려고 태어난 사람으로, 바위형과 정반대이며, 모든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감정분출형"(155)이 그것이다. <감정의 자유>의 분석에 의하면 나는 '감정이입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감정의 자유>는 감정의 4가지 주요 요소로 "생물학, 영성, 에너지, 심리학적 면"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충고한다. 우리는 왜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가? 이 책이 꼽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생물학"적 요소에 있다. 감정이 그저 감정의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 스트레스가 몸을 소모시킨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이와 같은 통찰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저자의 어머니는 가정의학 전문의 자격을 가지고 의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의대를 갓 졸업한 의사들만큼이나 능력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국가 고시'를 준비했단다. 결국, 국가 고시에는 합격했지만, 합격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아 사망하고 말았다. 시험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죽음을 앞당기고 만 것이다. <감정의 자유>는 "모든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모두 우리의 "선택"이며, "그러한 선택들이 축적되어" 우리의 "안녕을 결정한다는 것"(51)을 말해주고자 한다.

 

이러한 사실은 감정의 '에너지'적 측면에서도 나타난다. 저자는 감정이란 우리 몸에 흐르는 미묘한 에너지라고 말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당신을 살찌우고 부정적인 감정은 당신을 소모시킨다"(66). 우리는 내면으로 감정을 느끼지만, 감정의 에너지는 몸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긍정적인 감정의 에너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당연한 일이다. 관건은, 우리는 내면을 덮쳐오는 감정의 물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정의 자유>가 가르쳐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를 덮쳐오는 감정을 "당신을 행복하게 또는 비참하게 만드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당신을 변화시키는 수단"으로 보라고 충고한다(28).

 

감정의 자유로 가는 과정을 요약한 '사명 선언문'을 보면, 이 책의 논지를 보다 뚜렷이 알 수 있다. 그것을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29-30).

감정의 자유란 무엇인가?

"바로 사랑을 더 많이 주고받는 능력이다. 감정의 자유에 도달하려면 긍정적인 감정들은 키우고 부정적인 감정들은 대면해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 그러므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한 감정 패턴을 없애고 본인과 타인을 마음의 렌즈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29).

 

감정의 자유는 왜 필요한가?

"당신을 집어삼키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행방되기 위해서다"(29).

 

감정의 자유는 어떻게 성취하는가?

"각 감정이 교훈을 준다고 생각하자. (...) 예를 들어 나는 인내심을 길러 좌절감에 대처하는 방법을 보여 줄 것이다. (...) 감정은 두 단계를 거쳐 처리한다. 우선 본인이 느낀 감정에 다른 색을 입히거나 고통을 받지 말고 본연 그대로의 감정을 건강하게 인정한다. 그 다음은 부정성을 변화시킨다"(29-30).

 

감정의 자유를 성취한 결과는 무엇인가?

"좀 더 행복하고 유연하며 더욱 활기가 넘친다. 그리고 본인과 친구, 가족에게 더 친절해진다. (...) 또한 가장 깊은 곳에 존재하는 직감과 마음의 힘이 연결되어 가장 실망스러운 상황마저도 뛰어넘을 수 있다"(30).

 

<감정의 자유>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감정의 4가지 요소(생물학적, 영성, 에너지, 심리학적)를 통해 감정의 정체를 분석하고, 2부에서는 이 4가지 측면을 필터로 총 7가지 부정적인 감정에 긍정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 첫 번째 변화는 '두려움에서 맞서고 용기 키우기', 두 번째 변화는 '좌절감과 실망에 맞서고 인내심 키우기', 세 번째 변화는 '외로움에 맞서고 관계 키우기', 네 번째 변화는 '불안과 걱정에 맞서고 내면의 차분함 키우기', 다섯 번째 변화는 '우울함에 맞서고 희망 키우기', 여섯 번째 변화는 '질투와 시키에 맞서고 자부심 키우기', 일곱 번째 변화는 '화에 맞서고 온정 키우기'이다.

 

내가 도움을 받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게 된 부분은 바로 세 번째 변화 '외로움에 맞서고 관계 키우기'이다. 저자는 외로움을 "관계 형성이 되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으로, 당신이 원하지 않을 때 감정적으로 당신을 고립"시키는 감정이라고 정의한다(269). 저자는 외로움을 "자아, 정신, 다른 사람들로 삼분된 혼란 상태"(272)라고 설명한다. 저자의 설명을 통해, 외로움은 뭔가 내 안에 부족하다는 느낌, 그래서 그것을 외부 요소, 즉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임을 알았다. 이상적인 상대를 만나면 외로움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살지만, 이것은 잘못된 믿음이고, 이런 헛된 기대가 인간관계의 질에 대한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나를 괴롭히는 것의 정체를 바로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시작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의 정체를 이제야 비로소 잡아낸 듯하고, 나는 이제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감정의 자유>는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지만,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전문서적의 포스가 느껴지는데, 도전해볼 만하다. <감정의 자유>가 주는 교훈은 다음의 한 가지 이야기로 간단하게 전달할 수 있을 듯하다(30).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들을 때마다 묵직하게 전해지는 충격이 있다.

 

한 마을의 인디언 추장이 부족 사람들에게

본인의 정신 속에 사는 개 두마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한 마리는 선하고 용기 있는 흰 개,

다른 한 마리는 복수심에 불타고 화가 난 검은 개, 두 마리는 맹렬히 싸운다.

용감한 젊은이가 묻는다. "어느 개가 이깁니까?"

추장이 대답한다.

 

"내가 계속 밥을 주는 개."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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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lor 세계를 물들인 색 -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한 인간의 분투
안느 바리숑 지음, 채아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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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좋아하는 색깔은?" 100문 100답 같은 놀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다. 세상에는 '색'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다양한' 것을 '선'으로 생각하는 철학 덕분인지 색의 세계는 더욱 풍부해지는 듯하다. 다양성을 지향하지만 또 '색'은 인간의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색깔"을 묻는 질문처럼, 색은 그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주는 기호의 하나로 기능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타나 연인은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궁금해 하기도 하고, 같은 색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쉽게 소통의 고통분모가 공유되기도 한다.

 

고고학자이자 민속학자인 '안느 바리숑'은 그의 책 <더 컬러>를 통해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색'의 역사를 보여준다. 인간은 그 색을 어떻게 해석하고 상징했는지, 또 인류가 원하는 색을 손에 넣기 위해 어떻게 애를 써 왔는지, 또 그 색은 어떤 쓰임새를 지녔는지 분석한다. <더 컬러>가 다루는 색은 크게 일곱 가지이다. 흰색, 노란색,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녹색, 갈색과 검정색. 책에서는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읽다 보면 인류의 역사와 가장 오랜 시간 함께하며 많은 상징을 지닌 색은 흰색, 노란색, 빨란색이라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가장 빛나는 흰색은 신성한 색으로 받아들여진다. "생명을 태어나게 하는 온기를 상징"하기도 하고, 종교적인 신성을 상징하기도 해서 다양한 의례와 제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우유를 닮은 흰색은 유목민들에게 "조용한 축복"을 의미하기도 하고, "감사, 존경, 기쁨, 행운, 풍요의 색이자, 악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긍정적인 가치관을 나타내주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부정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 병색이 완연함을 의미하기도 하고, 이미 생명의 불이 꺼진 신체의 색이기도 하고, 유령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죽은 이를 위한 애도의 색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서 흰색은 "산 자와 죽은 자의 만남의 장"(33)이라고 하는데, '흰색' 안 생명(창조)과 죽음이 동시에 투영되어 있음을 본다. 

 

노란색도 마찬가지이다. "빛나는 노랑은 봄에 다시 피어나는 꽃의 색이자 가을 추수의 색이며 황금의 색"으로 풍요로움을 뜻한다. 그러나 "조금만 빛이 바래도 사막의 건조함, 가을의 흉작, 악마의 유황, 쓰디쓴 담즙을 상징"하는 가장 모순적인 색이기도 하다. 노란색은 동양에서 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양에서 노란색은 행복의 색(인도), 황제의 색(중국), 은둔을 상징하는 불교의 색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치 독일에서 유대인을 덮쳤던 노란별의 공포", 축구장에서 심판이 드는 경고의 옐로카드 등 불명예의 색이기도 하다. 노란색의 또다른 특징은 대지와 식물에서 수많은 안료를 구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식물에는 다른 것을 노랗게 물들일 수 있는 색소가 있습니다"(59).

 

흰색이나 노란색 만큼 주목해볼 만한 컬러는 대지의 색, 피의 색으로 통하는 빨간색이다. 라틴어로 보면 '붉은 흙으로 만든'이란 뜻을 가진 아담(사람)의 색이기도 하고, 생명의 피, 그리고 죽음의 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빨간색은 여러 색들 중에서 "힘을 상징하는 바가 가장 큰 색"이라고 한다. "현란하며 매혹적이고 마음을 동요하게 만드는 빨간색은" 남성에게든, 여성에게든, 밀고 당기는 색이며, 유혹적인 색이다. 또 피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주술적인 색, 전쟁의 색이기도 하면서, 권력의 증거가 되는 특권의 색이기도 하다. 빨간색이 이렇게 높은 지위를 갖는 것은 안료를 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주 적은 양의 색소라도 수많은 연지벌게 암컷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 염료는 터무니없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이 염료로 물들인 옷은 오직 왕족과 고위 귀족만이 손에 넣을 수 있었지요. 오늘날에도 빨간색은 서양에서 명예의 색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명망 있는 인사를 맞이할 때는 레드 카펫을 깔지요"(111).

 

흰색이나 노란색, 빨간색(그리고 갈색과 검정색)에 비해 보라색, 파란색, 녹색은 그 지위가 비교적 낮아보인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연에는 노란색, 빨간색, 갈색, 검은색의 염료와 안료는 풍부하지만, 파란색을 얻을 수 있는 물질은 조금밖에 존재하지 않"(161)으며, 녹색은 그보다 더 얻기가 힘이 드는데 "그 어떤 식물을 사용해도 자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녹색은 얻을 수가 없"(191)다고 한다.

 

<더 컬러>는 같은 색도 시대와 문화와 지역에 따라 '운명이 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불품없고 매력 없는 색이기도 했다가, 왕좌에 군림하는 지위를 얻기도 한다(파란색). 높임을 받았다가 천대를 받기도 하고, 천대받았다가 높은 지위를 얻기도 하는 컬러의 운명과 생명력이 흥미롭다. '컬러'는 그 자체로 '문화적인 코드'이면서, 또 '원초적인 자연'이라는 사실이 새삼 깨달아진다. 웰빙 바람과 함께 '검정' 음식이 건강을 상징하고 있듯이, 컬러가 지닌 상징적 의미도 인간의 변덕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내가 무심코 선택하는 컬러에도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상징이 투영되어 있을까. <더 컬러>는 설명 방식이 맥락 없어 설명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쉽지만, '그 만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다면, 얻는 것이 더 많을 것 같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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