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상처를 말하다 -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예술가의 뒷모습
심상용 지음 / 시공아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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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화가에게 "세상을 감각하고, 감동하고, 밖으로 표출할 권리"를 허락했다(95).

 

 

<예술, 상처를 말하다>는 "현대 사회가 예술의 공동묘지가 되었다"고 단언한다. 역사는 예술이라는 가치가 권력자의 웅변이나 승자의 도취된 함성 속에서는 결코 성취될 수 없는 것임을 부단히 일깨워왔음에도, 오늘날의 예술은 도전과 위험의 기피, 안락함, 자기도취라는 창조성의 소멸 속에 스스로 갇혀 있음을 고발한다. 그리고 이렇게 정의내린다. "수많은 좋은 예술은 상처 받은 영혼이, 믿음이라는 나약해 보이는 힘에 의존해 벌여온 도전의 결과"라고.

 

그러므로 저자가 스스로 밝히듯이 "그러므로 명성과 대중적 인기, 이 시대를 풍미하는 스타 작가는 이 책의 관심사가 전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의 목차를 보면 독자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예술에 문외한인 나와 같은 사람도 그 명성(!)은 익히 알고 있는 카미유 클로델, 빈센트 반 고흐, 프리다 칼로, 백남준, 앤디 워홀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앤디 워홀이나 마크 로스코, 장미셸 바스키아 같은 스타급 작가의 언급은 그들이 재평가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카미유 클로델, 빈센트 반 고흐 같이 유명한 화가도 대중적 인기 너머의 진실을 다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미디어화되는 과정에서 덧씌워진 거품을 걷어내고, 포장된 업적과 누락된 인생이 합작해 만들어내는 착시를 극복하는 것", 다시 말해 세속적 성공과 명성, 시장적 가치, 과정되기 일쑤인 미술사적 의미라는 잣대을 해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시도하는 작업이다.

 

<예술, 상처를 말하다>를 통해 저자는 "예술은 그 주체가 실존의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원하지 않았던 가난이나 무명의 수치를 경험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것이 되는 역설적인 가능성의 보고"였음을 증언한다. 이 책이 소개하는 열 명의 작가들과 그들의 예술을 통해 약함에 내재하는 신비로운 힘과, 강함에 동반되는 역설적인 공허에 증명하고, "그렇기에 예술가들에게 약함은 역설적인 축복이요, 고통스러운 희열"임을 일깨운다. 작가가 가장 먼저 언급하는 카미유 클로델을 보자. 그녀의 삶은 사랑하는 동생에게조차 '신의 저주' 외에 다른 것이 아니었을 만큼 고통의 연속이었고, 비극의 대명사가 되었다. 카톨릭 국가에서 유부남을 사랑한 그녀는 (교회와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었고, (연인으로부터) 배신당했고, (가족에 의해) 유기되었으며, (작가로서는) 과소평가되었고, (정신질환자 수용소에) 강제 수용되었다.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카미유의 고통스러웠던 인생을 고상한 예술로 포장하고, 그녀가 남긴 것들에만 지나치게 방점을 찍는 것은 그녕(예술)를 이해하는 적절한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약자였고, 억눌리고 짓밟힌 영혼이었던 카미유! 억지스러운 해석의 틀 위에 그녀를 씌우지 말고, 예술가의 그 실존적 앓이, 그 날 것의 자리에서 (그녀의) 예술을 다시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저자의 이러한 주장 자체가 예술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새로운 프레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틀로 프리다 칼로를 다시 보자. 저자는 프라다 역시 '위대한 여성예술가'를 위해, 극심한 고통에 내던져졌던 실존적 인물은 제거되거나 최소한 희석되어야 했다고 고발한다. "프리다의 삶과 예술에서 보다 선행되어야 할 이해는 그녀의 삶에 수반되었던 극심한 고통이 그녀의 삶을 얼마나 다른 것으로 만들었는가 하는 것이다."

 

 

"실패와 그 인식 자체에 이미 신비로운 힘이 내재한다. 실패의 고백이 어떤 탁월한 영웅담보다 더 필연성에 대해 증언해주기 때문이다. 성공담은 자주 헛된 꿈을 꾸게 만들지만, 실패는 이 땅의 진실과 대면하도록 이끈다. 이것이 실패, 패전, 후퇴, 도태, 낙후, 지진아, 흉년, 재앙, 유기, 폐기 등의 사건들에 공통적으로 내재하는 감춰진 '미적 정확성'이다"(133).

 

상업적으로 각색된 이미지와 신화화된 예술을 단지 소비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면 깊은 차원에서 예술을 만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예술, 상처를 말하다>는 예술이 있어야 할 자리, 예술의 본래 가치, 예술과 만나야 할 본연의 자리가 어디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문제는 저자의 글이 너무 어렵다! 삶의 고통 가운데 약자일 수밖에 없었던 예술(가)의 상처를 말하는 저자의 언어는 이율배반적이게도 강자의 것이다. 이 책을 즐거이 읽으려면 수준 높은(?) '글' 읽기에 익숙한 독자라야 할 것이다. '배운 티'가 저절로 배어나는 난해한 문장들은 몰입을 방해하고, (상술이나 미디어화 등에 대한) 비판적인 주장이 (지나치게) 반복되다 보니 오히려 지루해지고, 어떤 이야기들은 "(알고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 할 예술가의 뒷모습"이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예술가의 뒷모습"이라고 과장된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많이 생각하게 하고, 깊이 생각하게 하고, 다시 생각하게 하는 힘만은 분명하다. 전문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깊이 있는 탐구를 시도한 <예술, 상처를 말하다>가 많은 독자의 (대중적인)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매우' 수준 높은 작가의 문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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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0배 즐기기 : 부암동.북촌.인사동.신사동.한남동.이태원 외 - 2011~2012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권현지.윤혜진.장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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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의 달인을 꿈꾸며!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이 빠져 나가듯 내가 가진 인생이라는 작은 상자 안에서 시간이라는 모래알이 쉴새 없이 빠져 나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이란, 인생이란 어찌하여 갈수록 더욱 갈증이 나는가. 삶이라는 여행이 언젠가는 끝이 난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이라는 시간이 더욱 애절하고, 초조하게만 느껴진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의미들도 이 날들을 충만하게 채우고 싶은데 마음만 조급할 뿐 언제나 익숙한 공간 안에 갇혀 오늘도 나는 무의미한 시간들을 보낸다.

 

수첩에 빼곡히 적어둔 도시들의 이름을 지운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모니터 옆에 가득 붙여 두었던 포스트 잍들을 모두 떼어내었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해외 여행 대신, 절대 핑계댈 수 없는 서울여행부터 시작이다! 2012년도 서울 여행의 달인으로 거듭나 보자! 어디라도 '호기심'으로 마주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곧 여행지가 아니겠는가!

 

 

 

 

 

 

서울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쏟아진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웰빙의 바람을 타고 '걷기 여행'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서울 100배 즐기기>는 모든 여행 테마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겠다. 서울의 베스트 볼거리, 먹을거리, 드라이브 코스, 야경, 궁궐여행, 문화재&역사공원, 박물관&미술관, 쇼핑, 건축물, 캠퍼스 투어, 외국인 거리, 나이트라이프, 걷기 좋은 길, 한강(공원은 물론 다이내믹한 수상 스포츠까지), 프로포즈 명소, 축제까지 모든 서울 여행 정보가 이 한 권에 담겼다.

 

가장 나의 눈길을 끌었던 테마는 여행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서울 여행 '1일 코스'이다. 가족 여행 1일 코스, 익사이팅 데이트 1일 코스, 쇼핑 투어 1일 코스, 궁궐 나들이 1일 코스, 자전거 투어 1일 코스, 캠핑 여행 1박2일 코스, 호텔 투어 1일 코스, 외국인을 위한 1일 코스 등! 이중에서도 가장 색다르게 다가온 1일 코스는 바로 '캠핑 여행 1박2일 코스'이다. 서울에서도 캠핑 여행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장소는 한강공원 난지지구 난지캠핑장! 텐트를 치고 주변 공원(난지습지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을 걷거나 운동을 하며(야구장과 잔디밭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강변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아침이면 강바람을 만끽하며 한강변을 달리는 맛이 있다.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은 낙조를 감상하기에 여기보다 더 좋은 뷰 포인트는 없다고 한다!

 

 

 

 

 

 

'100배 즐기기' 시리즈의 최고 강점은 정보력! 언제나 따끈한 최신 정보로 무장하고 초보 여행자를 위한 섬세한 가이드가 되어 준다. <서울 100배 즐기기>에서도 해외 여행과 마찬가지로 섬세한 가이드가 돋보인다. 서울시내 교통 이용법, 서울시티투어버스 즐기기, 알뜰 여행 정보를 통해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노하우까지 챙겨준다. 서울시티두어버스 승차권 하나로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무료입장은 물론, 전쟁기념관 입장료 30% 할인 등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쿠폰까지 제공된다는 깨알같은 알뜰 여행 정보를 챙겨두었다.

 

'100배 즐기기' 시리즈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지역별 가이드'이다. 서울 지역별 가이드에서는 골목마다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부암동, 서울성곽 걷기 여행 출발지 성북동, 양반들의 문화와 멋을 간직한 골목 북촌&삼청동,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거리 인사동, 젊음을 만끽하는 문화특구 홍대 부변, 시민들의 문화 휴식 공간 여의도, 재래시장과 첨단 쇼핑몰, 철재 상가와 예술촌이 공존하는 영등포, 대한민국 문화와 예술 1번지 명동&남대문, 패션 피플들의 24시간 놀이터 동대문&청계천, 첨단 유행이 시작되고 완성되는 청담동&신사동, 서울 속 외국을 느낄 수 있는 이색공간 한남동&이태원 등을 소개하고 있다.

 

지역별로 여행 코스, 가는 방법, 여행 방법, 볼거리, 먹을거지, 쇼핑 목록 등을 챙겨주는데, 꼼꼼한 정보가 마치 낯선 도시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듯한 설레임을 준다.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으로 나는 북촌&삼청동을 꼽았다. 북촌한옥마을을 비롯한 북촌 8경도 둘러보고, 한상수자수박물관, 가회민화박물관, 동림매듭박물관, 서울교육박물관 등 이색적인 박물관 관람까지 풍성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친구들과 영화관이나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지 말고 "활동적인 만남을 가져보자"고 제안해야겠다. 어릴 때, 낯선 동네로 탐험을 떠나듯 말이다.

 

 

 

 

 

설문 조사 결과, 서울 여행에서 단연 1위로 손꼽히는 여행 테마는 궁궐 여행이라고 한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간사하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면 소풍을 갔던 궁궐과 박물관, 아무 의미 없이 지나다녔던 캠퍼스,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던 쇼핑 거리들, 모든 것이 그저 낯익다는 이유만으로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던 곳인데, 여행 테마로 다시 보니 모든 것이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가까이 지냈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지고 매스컴을 타게 되면, 갑자기 더 소중해지고, 괜히 더 친한 척을 하고 싶고, 아주 잘 아는 사이라고 으스대고 싶어지는 기분 같다고나 할까. 책으로 서울을 다시 보니 전에는 별 감흥 없이 바라봤던 서울 곳곳이 전에 없이 더 소중하게 생각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멋져 보이고 그런다. 여행 전문가들이 짚어주는 여행 포인들을 보며 생각한다. 해외 여행을 가도 이국적이라는 '장면' 자체만 다를 뿐, 일상적인 사람들을 만나고 맛있는 것을 먹어보고 물건들을 구경하고 즐기는 것은 서울 여행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익숙한 도시, 세상에서 가장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도시가 바로 '서울'이었는데,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서울은 내게 더욱 낯선 곳이 되어가는 묘한 순간과 마주한다. 2012년, 꼭 서울 여행의 달인이 되어보리라!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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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꿀잠 자는 아기 - 0~3세 부모가 꼭 알아야 할 태교.육아 필독서
지나 포드 지음, 권도희 옮김 / 페이퍼스토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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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도 잘 자고 엄마도 잘 자는 행복한 수면법!

 

 

산후 우울증으로 몹시 힘들었던 친구가 있습니다. 밤마다 아이가 악을 쓰고 우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합니다. 아이 때문에 잠을 푹 잘 수 없는 것도 짜증스러웠지만 친구를 괴롭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와 엄마는 잠들지 못해 그렇게 괴로워하는 데도 옆에서 쿨쿨 잘만 자는 남편이 그렇게 미웠답니다. 잠들지 못하는 아기를 업고 나와 밤하늘의 별을 보며 남편을 죽여버릴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답니다.

 

친구의 우울증은 밤에 잠 못드는 아이 때문에 더 깊어졌고, 엄마의 우울증이 깊어지니 아이는 더 세심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나중에 큰 병원에 가보고 나서야 아기가 아팠다는 것을 알게 된 친구는 오랫동안 죄책감에 괴로워했습니다. 동네 병원의 잘못된 진단도 있었지만 아픈 아기를 안고 무조건 잠만 재우려 했던 자신의 무지에 화가 난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우울증도 극복하고 장애가 있지만 잘 자라주는 천사 같은 딸 때문에 더 행복하다는 친구를 보면 참 다행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찔하기도 합니다. (아무 준비 없이) 초보 엄마들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환경 속에 던져지는지 보았기 때문입니다.

 

<밤마다 꿀잠자는 아기>는 "부모가 아기의 잠자는 시간을 일찍부터 통제하면 장기적인 수면 습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25)고 단언합니다. 아기의 수면도 훈련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수면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겠지요.

 

<밤마다 꿀잠자는 아기>는 아기가 잠을 잘 잘 수 있게 해주는 올바른 습관과 그에 적합한 음식(수유 방법 등을 포함하여) 등을 세심하게 일러줍니다. 이 책을 보면, 아기가 잠을 잘 못 자는 거의 모든 사례가, "시도 때도 없이 아기가 요구할 때마다 먹을 것을 주고 잠을 자게 해준 데서" 나쁜 수면 습관이 형성되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잠에서 몇 번이고 깨는 아기들은 이미 잘못된 잠버릇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간단히 고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 책의 저자 '지나 포드'는 영국 최고의 육아 전문가라고 합니다. 그녀는 아기의 수면 문제로 고민하는 300쌍의 부모와 아기들을 직접 도우면서 알게 된 것들을 토대로 아기도 잘 자고 더불어 엄마도 잘 잘 수 있는 행복한 수면법을 전수해줍니다. 여기에는 조산원으로 아기를 보살핀 그녀의 풍부한 경험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밤마다 꿀잠자는 아기>는 연령대마다 아기들의 요구가 다른데, 그것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합니다. 아기가 밤에 잘 자기 위해서는 연령대에 맞는 아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기의 수면 훈련도 연령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수면 훈련법을 단계별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0-3세 성장 단계별 맞춤 수면 육아법

스스로 잠들게 하기(태어나서 생후 6개월까지)

밤새 깨지 않게 재우기(생후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걷기 시작한 아기 재우기(생후 12개월에서 24개월까지)

큰 침대에서 재우기(2세에서 3세까지)

 

<밤마다 꿀잠자는 아기>는 자는 데 문제가 있는 경우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은지, 언제부터 잠자는 습관이나 잠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은지 등을 연령대에 맞추어 설명해줍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26개월 된 아이 스칼렛의 경우는 밤마다 악몽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자는 이 사례를 통해, 상상력이 아주 빨리 풍부해지는 시기인 18개월에서 3세까지의 어린이에게 적당하지 않은 책이나 비디오를 보여주게 되면 아이가 악몽을 꾸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일러줍니다.

 

이 밖에도 아기의 수면 사이클을 이해하도록 돕고, 아이가 잠을 자는 곳의 실내 온도에서, 침구와 옷, 아기의 첫해를 위한 수유 시간 등 초보 엄마들을 위한 기본적인 가르침은 물론 쌍둥이를 위한 일과 짜기, 아기의 분리불안을 최소하는 요령, 악몽을 일으키는 원인과 대처법, 야경증을 겪는 경우까지 다양한 사례를 다룹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야경증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야경증은 갑자기 잠에서 깨어 비명을 지르며 공황상태를 보이는 증세라고 합니다. 아이가 갑자기 그런 증세를 보인다면 사전 지식이 없는 부모는 굉장히 당황할 것입니다. 또 하나, 여섯 살 미만의 아이들의 경우, 수면 문제의 주된 원인은 '피로'라는 것도 새롭습니다.

 

옛 어른들은 몇 명이나 되는 자녀도 너끈히 키워냈는데, 요즘 젊은 엄마들은 한 명 키우는 것도 버거워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형제 자매가 없고, 주변에 육아 경험을 가진 이가 부족해질수록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점점 더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만일 친정 어머니까지 안 계신다면 출산과 육아야 말로 엄청난 무게로 다가올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첫 임신으로 설레임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후배에게 선물하려 합니다. 친정 어머니는 멀리 계시고 시어머니는 일을 하시는 분이고 남편 직장 따라 신혼살림을 차려 친구도 별로 없는 후배에게 지금은 책보다 더 좋은 선생이 없을 듯하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는 드라마를 통해서도 종종 보아왔기 때문에 틀림없이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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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자서전으로 꿈을 디자인하라 - 청소년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인생로드맵
임재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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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자서전은 인생설계도다

 

 

친구 딸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일찍 결혼을 해 낳은 첫 딸이기 때문에 이모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자란 아이다. 그런데 공부에 도통 흥미를 느끼지 못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붙었다고 한다. 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아나운서가 되고 싶단다. 이 책을 만난다면 그 아이의 꿈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엄마는 아나운서가 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성적이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더 안타까울 때도 있다고 한다. 엄마는 딸의 약한 기초를 보며 걱정하지만, 나는 그 아이의 심장을 빨갛게 불태우고 있는 꿈의 위력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이제 막 잉태된 어린 꿈이 장벽에 부딪혀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해서 활활 타오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꿈이 현실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과 길을 어떻게 찾아줄 수 있을까. 이것이 한 아이의 꿈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고민이었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나는 이 책과 만나게 해주려 한다.

 

'미래자서전'이란 "자신이 살아가야 할 미래를 디자인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워 생생하게 글로 적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이 살고 싶은 인생을 미리 그려보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향한 긍정의 예언이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장벽을 향한 도전의 선언이며, 꿈을 구체화시키는 계획이요, 오늘을 붙잡는 훈련이기도 하다.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오늘'이 '내일'을 결정한다는 것을, 우리의 오늘은 바로 그 시절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말이다.

 

꿈을 꿀 수 있는 특권을 가졌지만 우리는 너무 연약했고, 모두가 옳은 길이라고 말하는 한 방향으로 열심히 걸어왔지만 돌아보면 그 길은 우리의 꿈(행복)과 거리가 멀었다. 그것이 우리의 청소년기였다. 그런 시행착오를 되물림하고 싶지 않다. 격려와 응원의 마음, 그리고 부러움까지 모든 소망을 담아 <미래자선으로 꿈을 디자인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미래자서전으로 꿈을 디자인하라>는 자신의 '미래자서전'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교본 같은 책이다. 특별히 청소년들에게 균형 잡힌 가치관을 심어주고자 하는 소명을 가진 비전 강사의 책이다. '미래자서전'은 "한평생 어떻게 살 것인가 미리 생각하고 인생의 장기 목적을 설정한 후, 과정 목적과 행동 목적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오로지 미래에만 모든 시선을 두지는 않는다. 미래자서전은 출생부터 출생부터 현재까지 삶의 모든 여정을 돌아보며 자세히 기록하고, 거기에서 나아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을 상상해서 쓰는 글이다. 말 그대로 '자서전'이며, 과거의 반추에서 끝나지 않고 미래까지 미리 내다보는 '미래자서전'이다.

 

저자는 이러한 미래자서전이 가진 힘을 이렇게 설명한다. 자기 이야기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기 성찰과 관계 회복, 내면의 상처까지 치유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아직 겪지 않은 미래의 인생을 상상하며 꿈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삶의 방향을 설계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안목도 생기도, 룰 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독서하는 과정을 통해 분석력과 정리 능력까지 향상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한마디로 미래자서전 쓰기는 "통합적이고 종합적인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보니 그동안 내가 가졌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도 보였다. "꿈을 글로 적는 것"의 중요성은 일찍부터 배워서 알고 있었는데, 내가 가진 문제는 그것을 '리스트'로만 작성했다는 것이다. <미래자서전으로 꿈을 디자자인하라>는 '꿈의 목록'을 적는 것에서 끝나지 말고 그것을 생생한 문장(서사, 이야기)으로 완성하라고 조언한다. 꿈이 완성된 이야기를 가질 때 진정한 힘을 가진다고 한다.

 

이 책은 자신의 꿈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인생 전체를 이끌어가는 짜임새 있는 설계도를 갖도록 도와준다. 그런 과정 속에서 완성도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기술까지 배울 수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예제들을 충실히 연습하고 과제를 완성한다면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인생설계도를 하나 갖게 되는 것이다.

 

<미래자서전으로 꿈을 디자인하라>는 비전 강사로 활약하는 강사의 실전 경험이 신뢰도를 높이는 모델이 되어주고 있다. 다독한 작가의 독서력을 증명하듯 풍부한 인용과 모범의 제시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단, 다른 사람들의 글이 지나치게 많이 인용되어 있는 것이 저자가 말한 "나만의 이야기"적 측면에서 본다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는 오히려 많은 책과 다양한 인물을 만나게 해준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비전'과 관련된 청소년 프로그램을 찾고 있는 분들이 보면 좋겠다. 소그룹 모임을 통해 함께 작성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부모님(가족)과 함께 '미래자서전'을 작성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 누구라도, 구체화시키고 싶은 꿈을 가진 누구라도, 아니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 살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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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평전 : 시대공감
최열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험난한 20세기 예술이 꿈꾸던 '격조(格調)와 고담(故淡)'의 세계를 다잡은 예술가로 우뚝 섰다(249).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며,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가장 즐겨 그린다"(243).

 

 

밀레, 마네, 모네, 세잔, 고갱, 고흐, 고호, 카라바조, 피카소, 클림트, 뭉크, 마티스, 샤걀, 르느와르, 드가 등등 서양의 화가들 이름과 작품은 꽤 열거할 수 있겠는데, 한국의 서양화가 중 이름을 아는 이는 '박수근'이 유일하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그의 생애를 소재로 한 소설 때문이었다. 그를 기억하고 좋아하게 된 것은 '조국의 화가'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그의 작품과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화가의 사람됨(성품)이 마음을 끌었기 때문이다.

 

<시대공감>은 박수근 평전이다. 기억에 남는 평전이 없는 것을 보니, 내가 누군가의 '평전'을 제대로 읽은 것은 아마도 이 책이 처음이지 싶다. 사람들은 예술가가 불행할수록 더 열광한다고 했던가. 천재화가들의 불행한 삶은 그래서 더욱 예술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힘이 있다. 박수근이 살아생전에 유명세를 누리며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았다면 어땠을까. 초등학교 공부밖에 하지 못하고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은 적도 없지만, 독학으로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한 박수근. 주류 화가가 아니었기에 당했던 서러움, 그리고 끝내 불행으로 끝나버린 그의 생애. 그런데 '빨래터'라는 그의 작품이 국내 경매 사상 최고 가격으로 낙찰되었다는 것과, 그것의 위작 논란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을까.

 

<시대공감>은 화가 박수근에 대해 에피소드 중심의 단편적 지식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나에게 그의 전생애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새롭게 알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 중 하나는 밀레가 그린 <만종>과 마주치고 후 밀레와 같이 훌륭한 화가가 되기를 기도한 소년 박수근의 모습이었다. "밀레는 '내가 그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그들이 맡은 일에 몸을 바치고 있는 식으로, 또한 그들이 뭔가 다른 것이 되어 보려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식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다. 그러므로 밀레의 그림은 현실과 영원의 경계에 멈춘 영원의 시간이었다. 영웅의 신화가 아닌 태초부터 종말까지 흐름을 멈춘 채 묵묵히 그날의 삶을 이어가는 정지된 역사였다. 모든 비극과 희극의 주제를 지워버린 일상과 늘 그대로인 자연을 하나로 통일시킨 단순함과 진지함 그리고 실직함이야말로 밀레의 위대함이요 아름다움이다"(34). 소년 박수근은 밀레의 세계로 거침없이 빠져들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허리를 반듯이 펴고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러한 연출에 숨은 의도가 있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이 허리를 반듯이 펴고 서 있음으로써 땅으로부터 수직의 숭고함을 드러내고 또 고개를 떨어뜨려 고요함을 연출하는 것이다. (...) 박수근은 밀레가 추구하는 바, 일하는 여성의 숭고함과 고요함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특성을 재현한 것이다"(67).

 

<시대공감>은 순박하고 넉넉한 인심을 지녔던 양구순민의 정서가 그의 화폭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한다. "박수근 눈에 들어온 일하는 여성은 바로 밀레의 여인이었고 또 언제나 곁에서 자신을 보살펴 주시던 어머니였으며, 문 열고 나가면 온 마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조선의 아주머니들이었다. 그 여인, 여성, 아주머니들는 롤랑이 지적했듯이 '소박하고 고독한 기도자'였으며, 고흐가 말했듯이 '가장 순수한 인간이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68). 그는 고향의 자연 풍광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절박한 사람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자 했다. 박수근은 문 열고 나가면 온 마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여인들의 모습, 가장 일상적인 생활이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박수근의 그림은 한국스러운 소재, 주제로부터 벗어난 적이 없었다. "지방색 및 풍토색을 낙후한 것들의 증표라고 생각했던 시절에도 박수근은 초가집과 절구질하는 한복 입은 여성을 포기할 수 없었다. 나물 캐거나 빨래터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여성 또는 아이 업고 장보러 가는 아낙네가 현대 도시풍속으로부터 뒤떨어진 과거 농촌풍속이며 후진성의 상징이라고 해도 박수근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이었다"(177).

 

박수근의 그림에서는 게으른 기색을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아이를 업고 선 소녀건, 옹기종기 모여 들러앉은 사람이건, "심지어 앉아서 쉬고 있는 듯한 노인에게서조차 나태함을 찾을 길이 없다. (...) 일상 속에서도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고 휴식을 취하면서도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들이다"(246). 그가 당시에 화폭에 담아낸 한국적 정서를 담은 소재들은 당시의 어떤 화가도 소재로 삼지 않았던 것들이다. 그런 그의 작품은 이제 시대의 초상을 담은 세기의 작품이 되었다. 

<시대공감>은 풍부한 도판과 함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목소리로 박수근의 생애를 이야기한다. 약간의 추측도 포함되어 있지만 객관적인 목소리로 박수근의 생애를 충실하게 따라가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박수근의 생애와 그의 작품 세계를 더 잘 알 수 있어 좋았다. 박수근, 알면 알수록 존경하게 되는 화가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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