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 기술 - 격려 세상 만들기
돈 딩크마이어.Lewis Losoncy 지음, 김미례 외 옮김 / 학지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학지사에서 발간된 것을 보니 대학교 교재인가보다. 인터넷 서점 몇 곳도 이 책을 대학교 교재로 분류하고 있다. 대학교 교재로 사용되는 책이라면 이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권위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으로는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성향이 강하여 대중적으로 읽기에 좀 딱딱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책을 보니 자기계발서처럼 쉽게 읽히고, 소그룹 교재로 활용해도 좋을 그런 책이다.

 

<격려 기술>은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학문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격려는 아들러 개인심리학 상담에서 중요한 교육적 도구 중의 하나라고 한다. <격려 기술>은 격려를 이렇게 정의한다. "격려는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단순한 기술이나 기법이 아닌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는 실천 행위이며 삶의 철학이다." 그렇다면 격려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격려'는 타인에게 용기를 불어넣음으로써 기를 북돋아주는 행위를 말한다. 격려의 반대 개념은 낙담으로, 낙담은 타인의 기를 꺾고 두려움의 정서를 갖게 하는 것이다.

 

<격려 기술>은 "가정, 학교, 그리고 조직과 사회의 구성원인 개인을 대상으로 격려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격려할 것인가, 즉 격려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격려도 학습과 훈련을 통해 습득되어질 수 있는 기술이라는 말인데, 달리 표현하면 격려도 훈련(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지적인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격려를 받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성공과 행복을 꿈꾸게 되고, 높은 자기존중감과 높은 사회적 관심을 형성하게 된다. <격려 기술>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격려는 심리안정과 정신건강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격려를 받은 사람과 기가 꺽인 사람은 얼굴 표정이나 모습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우리는 모두 격려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격려하기보다 비난하고 질책하는 데 더 빠를까. 격려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 격려의 철학을 정립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격려 기술>은 "격려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 행동에 대한 의미 있고 효과적인 신념과 생각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본적인 신념이 없다면 당신은 타인의 행동에 반응할 뿐 감응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해타산이 아니라 긍정의 눈으로 인간의 행동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며, 결과로서의 행동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왜 그런 방식으로 행동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책은 격려를 통해 긍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을 다루는데, 격려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격려 기술>은 남을 격려하기에 앞에 자신을 격려하는 과정이 흥미로운데,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 읽어도 좋을 듯하다. 또 격려하는 기술이 자연스럽게 리더십으로 연결되는 것도 흥미롭다. 다만, 딩크마이어와 로슨시의 <격려 기술>이 초판된 것이 1996년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 책을 뿌리로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있는 학문적 성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면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좀 '낡은'(Old) 것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그래도 긍정적인 사람, 경청, 이해를 통한 반응, 연대감, 신뢰 전달, 열정, 지각적 대안, 유머, 몰입 등 다양한 심리학적 개념을 '격려'라는 하나의 주제 안에서 통합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격려의 기술일지도 모르겠다. 무관심 속에서 고통받다 자살에 이르는 청소년들에 관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오로지 경쟁만이 삶의 유일한 방식으로 인식되는 사회의 유일한 치료책이 격려하는 기술이 아닐까. 성경의 가르침 중에 황금률이라는 것이 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것이다. 격려는 "사람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개인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보다 자체의 과정과 진보를 강조하고, 결과보다 노력을 강조하고, 긍정적 수행의 결과로서 좋은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나에게 이러한 격려가 절실하다고 느낀다면, 내가 먼저 그러한 격려를 보낼 수 있는 격려의 사람이 되어야 할 일이다.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격려 기술>, 이곳에 관계를 풀어가는 열쇠가 숨어 있다. 특별히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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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6
스티븐 존슨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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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은 '모든 것을 끌어안으며' 개인적인 것을 보편화하는 것이다(16).

 

 

 

한 사람의 음악가에 대해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말러, 그는 내게 낯선 음악가였지만 지금은 세상 그 어떤 음악가보다 더 친숙해진 느낌이다.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고, 클래식을 가까이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첨부된 CD 2장을 들으며 음악가의 삶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그 어떤 음악 강의 시간보다 진지했고 흥미로웠다.

 

천재 지휘자로도 알려진 말러의 음악은 어려운가보다. <말러, 그 삶과 음악>의 저자 스티븐 존슨은 말러의 음악은 말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폭넓게 '해석'해달라고 아우성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의 음악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오로지 말러 자신이 남긴 말들, 그가 겪은 일들"에서 찾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인 듯하지만 말러의 음악을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말러의 삶, 즉 말러라는 독특한 개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말러만큼 음악이 개인적인 삶의 사건이나 경험과 깊이 얽혀 있는 작곡가는 드물다. 그러므로 말러의 곡을 이해하려면 그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의 출신, 그만의 기쁨과 고통, 자신의 자아를 찾게 해준 세계에 대한 그의 '해석'이 어떠한지를 먼저 이해해야 그의 음악을 들을 때 솟구치는 '왜?'라는 의문들을 비로소 해소할 수 있다." 예술가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예술가의 생애를 재조명해보는 작업은 낯선 방식은 아니다. 그런데 말러의 음악은 좀 더 그의 삶에 가깝게 맞닿아 있었다.

 

말러의 음악은 맑은 색채를 풍기면서도 그의 음악세계는 종종 '염세적', '절망감', '괴기한 해학', '초연한 탐미', '고독한 만족감' 등과 같은 단어로 해석되어지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이러한 말러의 음악세계는 그의 삶을 이해할 때 비로소 비밀의 문이 열리듯, 말러가 음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의 의미가 풀어졌다. 예를 들면, 말러가 열네 살 때, 동생이 오래 중병을 앓다가 숨졌다. 말러는 오래도록 병상을 지키며 동생을 간호했고 동화책을 읽어주었는데, 이 체험은 나중에 말러 음악에 드러난 죽음, 특히나 어린이의 죽음에 대한 강박 관념을 설명하는 데에 자주 동원되어 왔다고 한다. "이를테면 제4번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을 이루는 노래 '어린이가 본 천국'이나 연가곡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에서 그랬듯이, 말러가 유년기라는 주제에 그토록 집중했던 것으로 미뤄보아 어릴 적 경험들이 자신의 음악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는 그의 주장은 전적으로 옳다."

 

어린 시절의 동생의 죽음 이후에 아마도 말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그의 사랑과 결혼이 아닌가 한다. 결혼은 말러에게 완전히 새로운 창작 시대를 열어주었다고 한다. "말러는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하고 한 번 그러기로 마음먹으면 폭발적으로 사랑을 쏟아 붓는 유형의 남자였다. 개성과 경험을 원료로 삼는 예술가로서 그러한 성정이 그의 음악에 끼친 영향 또한 지대했다." 문제는 그를 사로잡은 아내 '알마'가 예술가의 아내 노릇을 지겨워했다는 데 있다. 그녀는 작곡을 위해 오두막에 틀어박혀 지내는 남편을 위해 조수나 보모 노릇을 하는 게 고작인 생활을 점점 더 지루해 했으며, 스스로를 날개 잘린 새가 된 것만 같다고 표현한다. 이런 그녀가 천재 음악가 말러에게 운명의 타격을 가하게 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책으로 확인을 하기 바란다.

 

부드러운 색채와 화음, 격렬한 현악 트릴과 맹렬한 피치카토가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와 인정사정없는 폭풍의 조화. 황홀한 명상적 악구를 격렬한 정서적 분출, 사소한 한 줄기 선율, 아니면 조롱과도 같은 과격한 음향이 갑자기 가로막는다는 말러의 음악, 그것은 '뜬금없음'과 함께 '탁월한 혁신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작곡가 말러에 대한 가장 흔한 비판은 그가 자신을 극화했다는 것, 염치없을 만큼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만의 고뇌와 환희에 치중하여 '보편성'을 놓폈는데 그 보편성이야말로 위대한 예술 작품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말러는 이렇게 답했단다. "교향곡은 세계와 같아야 합니다.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합니다." 저자는 말러의 답을 이렇게 해석한다. "모든 것을 포용한다 함은 선과 악, 고귀한 것고 비천한 것, 고상한 것과 시시한 것을 가리지 않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것도 자신만의 개성적인 프리즘을 통해서." 그리고 "말러의 음악에 수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그토록 끊임없이 매료되는 것이 바로 이 여지없이 개인적인 흔적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술가의 삶은 그 자체가 바로 작품을 빚어내는 하나의 용광로, 치열한 작업실인지도 모르겠다. '잔인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폭군 지휘자였다는 말러, 그의 이름을 제대로 듣고 알게 된 것이 고작 이 책이 처음이요, 전부이지만 그는 이미 내게 이 세상 그 어떤 작곡가보다 친숙하게 다가와 있다. 저자는 "음악을 한 곡 이해해나간다는 것은 모험이다"라고 정의한다. <말러, 그 삶과 음악>은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중 한 권인데, 이 책은 그 모험적인 여행길의 길목에 서 있는 "굉장히 훌륭한" 안내 표지판이라 말하고 싶다. 이야기와 음악이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선율이 이야기가 되는 신비한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 시리즈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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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쟁이의 행복한 손뜨개 - 처음 배워도 쉽고 재미있는 니트 만들기 행복한 손놀이
박형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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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선물 하나도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을 만나 놀아도 생산적인 놀이를 좋아하는 내게 뜨개질은 맞춤옷처럼 잘 맞는 취미입니다. 바늘을 한 번 잡으면 잘 놓지 못하는 문제(?)도 있지만, 잡념이 많은 성격이라 뜨개질은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겨울철 전력 소모에 대한 걱정의 소리가 높은데, 니트 소재의 옷이나 머플러, 장갑, 모자를 준비한다면 에너지도 절약하고, 스타일리시한 멋도 연출할 수 있겠지요. 게다가, 정성을 듬뿍 담아 선물하기에도 좋으니 뜨개질은 한 개의 돌로 여러 마리의 새를 맞추는 격이라 하겠습니다. 성탄절도 있고 연말연시를 보내는 겨울은 찬바람이 더욱 매섭게 느껴지는 어려운 이웃에게 특별히 더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데, 뜨개질 기술을 익혀 놓는다면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도 더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할 듯합니다.  

 

 

 

 

 

 

 

 

 

실용서라면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이 관건일 것입니다. <뜨개쟁이의 행복한 손뜨개>는 손뜨개 기본도구에서부터 실의 종류, 대바늘뜨기의 기본 도안, 대바늘뜨기와 관련된 용어, 코바늘뜨기의 기본도안, 손뜨개에서 꼭 알아두어야 할 시작과 마무리 기술, 방울 만들기까지 초보자들을 위한 설명이 친절합니다. 손뜨개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들도 손뜨개와 친해지며 손뜨개 기술의 기본을 쉽게 터득할 수 있도록 가르쳐줍니다. 그래도 역시 처음 배우시는 분들은 도안을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하겠지만, 핵심이 되는 기본 기술을 알려주고 본격적으로 작품 만들기에 도전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대바늘과 실, 커다란 옷핀 몇 개만으로 뜨개질을 했었는데, 도구들이 참 다양해진 것을 보고 신기했습니다. 모자끝에 달리는 방울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재밌고 신기합니다.

 

 

 

 

 

 

 

 

 

손뜨개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분이라면 <뜨개쟁이의 행복한 손뜨개>를 통해 디자인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아마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손뜨개를 시작해보려 했을 때, 가장 먼저 만들어보고 싶었던 아이템은 '넥 워머'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상품을 볼 때마다 어떤 것들은 디자인이 단순한 것이 직접 만들어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뜨개쟁이의 행복한 손뜨개>를 받고 가장 먼저 찾아본 것도 바로 '넥 워머'입니다. <뜨개쟁이의 행복한 손뜨개>는 비교적 간단하게 뜰 수 있는 것에서부터 멋을 낸 작품까지 다양한 넥 워머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뜨개쟁이의 행복한 손뜨개>를 보며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이지만 손뜨개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여러 종류의 털모자와 머플러는 물론, 넥 워머, 귀마개, 장갑(커플 장갑), 조끼, 수면 양말, 손목 워머, 가방(빈트지 백, 크로스백 등), 덧신, 케이프, 챙모자, 삐에로 모자, 배기팬츠, 모자 망토, 양말, 판초, 어그 부츠, 원피스, 보닛, 보낭, 딸랑이, 손싸개, 발싸개, 치마, 망토에, 집을 예쁘게 꾸며주는 소품으로 티코스터, 다이어리 커버와 연필싸개, 블랭킷, 카시트, 산타 양말, 와인 홀도, 방울 쿠션, 뜨개 바구니까지 손뜨개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기본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정말 무궁무진한 창작이 가능할 듯합니다. 포근하고 따뜻한 예쁜 털실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사진으로도 따뜻한 촉감이 전해지는 듯합니다. 손뜨개, 익혀두면 여러 모로 활동도가 높은 기술이요, 취미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느라 늘 피곤에 절어 밤마다 지쳐 잠들고 있지만,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활용해서라도 꼭 시작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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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도의 본질
플로이드 맥클랑 지음, 김진선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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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복음화되었지만, 제자화된 적은 없지 않은가? 자신이 무엇을 믿고 있으며 그 믿음의 내용을 매일의 삶 속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제자도의 본질>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앞에 이런 질문을 던져 놓는다. <제자도의 본질>은 "이름뿐인 그리스도인이나 문화적 기독교에 무비판적으로 매몰된 사람이 아니라 온전히 헌신된 그리스도의 제자를 길러내는 데 목적있다"고 밝힌다. 예수님의 제자는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제자도의 본질>은 예수님을 믿으라고 목청껏 외치지도 않고, 교회에 다니라고 애원하지도 않는다. 예수님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세 가치를 소개하며, 그 길을 기꺼이 따르겠느냐고, 철저히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묻고 또 물으며, 스스로 확인하고 또 확인도록 촉구한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는다면, 스스로에게 "예수님의 가르침을 연구하고 그의 삶을 깊이 되새기며 그를 따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부지런히 질문해야 한다."

 

<제자도의 본질>은 '전복을 통해 저항'하는 예수님의 모범을 보여준다. 예수님의 내면에는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의 힘이 거칠게 타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뜻은 예수님을 통해 정확하게 계시되었고, 하나님은 지금도 예수 제자들의 삶을 통하여 하나님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계신다. 예수의 제자로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가 이어가야 할 세 가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제자도의 세 가지 기본 가치들은 예수님을 사랑하고(예배),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이 사랑하신 것처럼 세상을 사랑하며(선교), 예수님을 사랑하는 이들을 사랑하라는 것(교제)이다. 저자인 플로이드 맥클랑은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분인데, 현재 아프리카에서 교회개척사역을 돕고 있다고 한다.  플로이드 맥클랑은 <제자도의 본질>을 통해 예수님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 가치(예배, 선교, 교제)를 삶의 구석구석까지 적용해주고 있다.

 

<제자도의 본질>을 읽으며, 예수님의 제자된 자는 한마디로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는 자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나 나의 삶은 전적으로 타인을 위한 삶인가를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할 자신이 없다. '주를 위해' 산다고 하지만, 내가 추구하고 계획하고 노력하고 실행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나'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예수님의 제자로 살겠다고 나섰을 때는 베드로처럼 호언장담을 하며 기꺼이 그 길을 가겠노라고 호기롭게 큰소리도 쳤다. 그러나 몇 십 년 교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은 오히려 <제자도의 본질>이 보여주는 길이 예수님이 가신 길이요, 예수님의 제자가 가야 되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온전히 나를 포기하는 일이 정말 쉽지 않음을 아프게 시인할 수밖에 없다.

 

<제자도의 본질>은 교회를 작정하고 비난하지는 않지만, 교회가 들어야 할 쓴소리가 있다.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교회는 '예수 결핍 장애'를 앓고 있다. 예수님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정의와 화해, 열방의 제자 삼기, 리더십 원리, 핵심 가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여령 같은 열심과 구호만 가득히 울리고 있다"(202). 교회는 먼저 회개가 동반되지 않은 회심을 조장해온 결과, 많은 지역이 높은 복음화율을 자랑하고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사람은 적은 현실에 진실하고도 긴박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종교 권력의 보좌에서 속히 내려와야 할 것이다. 날마다 "주여, 주여" 하며 살지만, 정작 예수님은 우리를 모르신다 하실까 두렵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물고기, 가축, 새,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릴 권세를 주셨다. 그러나 인간을 다스릴 권세를 주시지는 않았다"(74)는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복음의 선포가 교회 안의 모든 조직체계까지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하나님을 가장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은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148). 전적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전적으로 예수를 따르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을 때, 크고 위대한 일을 꿈꾸었었다. 그러나 이제 깊이 깨닫는다. 예수님의 제자에게 요구되는 핵심 가치는  순종, 철저한 순종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제자도의 본질>은 오랫동안 교회생활을 해오고 있지만 우리의 삶이 얼마나 예수님의 그것과는 거리가 먼 삶인가를 보여준다. 교회 안에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나는 애통한 눈물이 있어야 할 것임을 성령이 말씀하시는 듯하다. <제자도의 본질>은 오직 예수 제자를 위한 말씀이며, 예수 제자를 위한 메시지이다. 예수님을 추구하는가? 예수의 제자로 살라는 부르심이 있음을 확신하는가? 예수의 제자로 살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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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 이 땅의 한국인, 그 손맛의 기록 대한민국 밥상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푸드멘터리
KBS 한국인의 밥상 제작팀 / 시드페이퍼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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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맛, 자연의 맛, 시간의 맛, 시대의 맛

 

 

음식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을 왜 그동안 하지 못했을까? KBS <한국인의 밥상> 제작팀에서 만들어 책으로 내놓은 <한국의 밥상>을 읽으며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늘의' 나의 밥상을 들여다 보았다. 나의 밥상 위에는 자연에서 나는 먹거리가 얼마나 올려져 있는가? 어느 날, 오랫만이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며 TV를 켜놓았는데, 최불암 선생님의 나레이션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채널이 멈추었다. 화면을 가득 메운 아름다운 풍경과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음식이 얼마나 탐스러운지 화면에 시선을 빼앗긴 채 우리 저녁상을 잊을 정도였다. TV를 보며 가족이 모두 마음이 통한 듯 "저곳에 한 번 가보자"고 약속을 했다. 요즘은 가족이 같이 즐길 수 있는 TV 프로를 찾기가 어려운데, <한국인의 밥상>은 같이 모여 같이 대화하고 같이 감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광(天)과 지역마다 특색있는 먹을거리(地), 그리고 음식문화를 꽃피우며 밥상을 차려왔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人)"가 있는 <한국인의 밥상>을 책으로 만나니, 좋은 책을 한 권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 뿌듯해지는 배부름을 느낀다.

 

5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명품 음식 프로그램을 꿈꾸는 <한국인의 밥상>은 이런 물음에 대한 진지한 답을 구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프로그램이 "고향의 맛, 자연의 맛, 시간의 맛, 시대의 맛"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오롯이 담겨 책으로 나왔다. 5천 년 역사 속에 꽃피운 한국의 음식 문화는 자연과 벗하고 있었고, 자연과 연결되어 있었고, 자연 그 자체였다. 오늘도 자연에서는 신문이나 방송이 모르는 맛이 축제가 한창일 것이다. 첫째 파트, "고향의 맛"에 소개된 먹거리를 보자. 벌교에는 수백 년 동안 생명을 지켜준 꼬막이 있고, 흑산도네는 섬마을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어 있는 홍어가 있고, 장흥에는 자연의 순환이 만들어낸 삼합(표고버섯, 키조개, 한우)이 있고, 서천에는 바다의 도움으로 맛볼 수 있는 쭈꾸미가 있고, 강화에는 가장 선민적인 음식으로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숭어가 있고, 섬진감에는 쌀보다 보리보다 흔했던 참게가 있고, 고흥에는 전쟁과 약탈이 끊이지 않았던 궁벽한 땅에서 살아갈 힘을 주었던 갯장어가 있고, 평창에는 가족 같은 감자가 있다. 자연의 거대한 순환 속에서 음식은 인생을 품고 있었고, 우리는 그렇게 자연에 빚지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한국인의 밥상>은 자연의 기운을 그대로 옮겨온 밥상 이야기이다. '한국인의 밥상'은 자연이 내어준 생명을 나눠 가지며 울고 웃었던 세월 속에서 빚어낸 삶이자 역사임을 일깨워준다. 전쟁과 약탈, 가난과 고단한 삶의 무게를 이고 살아온 한국인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고, 기대어 살아가도록 의지가 되어주고, 사는 즐거움이 되어 주었던 서민 음식들, 그 자연의 맛의 소중함이 새삼 절절해진다. 그 '한국인의 밥상'을 이어받아 새롭게 음식 문화를 꽃피우며 다음 세대에게 전수해주어할 책임도 느껴진다. <한국인의 밥상>이야말로 "한민족의 숨결이 곳곳에 배여 있는 지붕 없는 박물관", 책 속의 박물관이라 하고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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