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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개정판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입니다.
이보다 더 소중한 건 없습니다.
마법과 같지만 마법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 이미 갖고 있지만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계속 내 곁에 있었지만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입니다.
이 선물을 찾아내면, 더 행복해지고,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선물을 찾아내면, 무엇이든지 자신이 하는 일에 홀딱 빠져들 수 있습니다.
이 선물은 나를 부자로 만들어줄 수 있지만, 그 가치를 금이나 돈으로는 따질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젊었을 때, '소중한 선물'을 받고
어떤 사람들은 중년이 되어 그것을 받고
어떤 사람들은 노인이 되어서야 받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끝내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선물이 무엇인지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주는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 당신은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잊었을 뿐입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2011년 나온 <선물>은 한국어판 100만 부 돌파를 기념으로 나온 개정판이다. 이 책에 쏟아진 많은 찬사와 쟁쟁한 명성을 들었지만, <선물>을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평소 좋아했던 유재석과 김제동 씨 때문이었다. 유재석 씨는 <한계레21>과 함께하는 '프리유어북' 행사 시에 이 책을 추천했고, 김제동 씨는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인터뷰 시 이 책을 추천했다고 한다. '프로'를 사로잡은 책에는 어떤 특별한 내용이 들어 있을까? 무엇이 그들을 감동하게 했을지 궁금했다.
<선물>은 '오늘'(The Present)이라는 소중한 '선물'(The Present)의 가치에 눈 뜨게 해주는 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우리 모두 이미 갖고 있지만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선물, 언제나 내 곁에 있었지만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선물, 어떤 사람들은 끝내 받지 못하는 선물, 우리에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주는 선물, 그것은 바로 '오늘'이라는 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현재의 순간'이며, '바로 지금'이라는 메시지는 그다지 새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문제는 그렇게 사는 사람이 적다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라, 잊고 있는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시간, 아는 것을 실행하는 능력, 생각과 마음과 몸을 동시에 움직여주는 강력한 '자극'일지도 모른다. 몰라서 이렇게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알면서도 이렇게 사는 것이 문제이니 말이다.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 성공하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윌의 삶을 가만히 살펴보면, 의외로 오늘에 집중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쏟아지는 심리학 책은 과거가 우리의 현재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과거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얼마나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들도 많다.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하고, 분석하면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외친다. 뿐만 아니라, 전쟁의 폐허 위에 이룩한 우리의 경제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을 당연시 해왔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잡히지 않는) 미래를 위해서만 우리는 그렇게 지치지도 않고 달려왔다.
<선물>은 진정한 행복의 열쇠는 '오늘'에 있음을 알려준다. 현재,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라고 말한다. 현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은 잡념을 없앤다는 뜻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 중요한 것에 관심을 쏟는다는 뜻이다. 이 책이 여기서 멈추었다면 그저 평범한 자기계발서의 하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물>의 메시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현재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건 두 가지뿐이야. 과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지"(70).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알려준다.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끌어안고 있는 과거를 보내야 한다. 과거를 보낸다는 것은 과거로부터 배움을 얻는다는 뜻이다. 과거로부터 배움을 얻는 순간, 과거는 떠나간다. 과거 속에 살지 말자. 미래를 너무 앞서서 사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다. 저자 스펜서 존슨은, 현재보다 더 많은 미래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계획' 뿐이라고 말한다. 미래 계획은 지도와도 같다. 지도가 있으면 더 낳은 미래를 위해 현재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고, 목표에 훨씬 더 잘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미래 계획을 세움으로써 현재에 더 몰입할 수 있다. "현재를 살면서 불행하다거나 성공적이지 않다고 느낄 때는 언제든 바로 그때 우리는 과거에서 배우거나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선물>을 읽고 무한도전을 다시 보니, 유재석 씨의 에너지가 어디서 뿜어져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매회마다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 모든 것을 쏟아붓는 듯한 집중된 에너지,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그 모든 것을 즐기는 행복한 모습! 과거를 통해 배우고 미래를 계획하며 오늘에 집중하는, '오늘'이라는 '선물'을 발견한 바로 그 모습이었다.
<선물>은 동화같은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위적인 법칙을 첫째, 둘째, 셋째 등으로 나열하지 않고,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메시지를 들려준다. 동시에 포인트를 구별하여 친절하게 짚어준다. (위에 적지는 않았지만) <선물>에서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일의 계획과 오늘을 끌어가는 '소명'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말로 하면, 오늘 집중해야 할 '옳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소명의식을 가진 삶이란 단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까지 아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는 우리의 소명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소명을 발견하는 일은 이 책의 몫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 깨달음이 내 삶을 이끌어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짧지만 중요한 교훈이 있는 책, 시간을 투자해서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매일 똑같은 '오늘' 지겹다면 더욱 읽어보기를 권한다. <선물>은 '오늘'을 짓누르고 있는 묵은 공기를 환기시켜 준다. 책을 읽은 뒤, (환경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지만, 분명 다른 삶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