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 - 사랑에 대한 낭만적 오해를 뒤엎는 애착의 심리학
아미르 레빈.레이첼 헬러 지음, 이후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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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고 싶지 않다. 내가 지금까지 반쪽도 없고, 애인도 없고, 가까운 남자 친구도 없는 이유를 말이다. 분명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나에게 고백을 하면 이상하게 싫어지거나 '특별한' 관계가 되기를 원한다는 걸 알면 움찔 놀라 도망가곤 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을 만큼 하루아침에 달리지는 내 마음. 또 좋은 감정이 있던 사람인데 집앞에 불쑥 찾아와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데도 나가는 것이 귀찮아 몇 번 거절을 하는 바람에 멀어진 일도 있다.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닌데, 결혼을 꼭 해야겠다는 간절함도 없었다. 외로움도 많이 타고 누군가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사람을 사귀려고 노력해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난 내가 아직 혼자인 이유를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해왔다. "그 사람을 보면 내 심장이 뛰지가 않았어." "이 사람이다라고 확신이 드는 사람이 없었어." "만나야 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고 하잖아! 아직 난 나의 짝을 못 만난거지."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에 의하면, 나는 '회피형'에 해당한다. 안정형이나 불안형의 성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회피형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있다. 회피형은 완벽한 상대를 기다리거나, 이미 떠나간 운명의 반쪽을 그리워하거나, 누군가가 자신과 가까워지려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멀어지려고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회피형은 애착 욕구를 느끼지만 적극적으로 그 욕구를 억업한다. 그래서 '항상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사랑에 빠진 자신을 속이려 할 때, 회피형이 사용하는 가장 교묘한 기술은 '지난 사랑에 미련 갖기'와 '완벽한 사랑을 꿈꾸기'이다. "회피형은 자신이 옛 연인을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있거나 자신에게 꼭 맞는 상대가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완벽한 파트너를 꿈꾸는 것은 지금 만나고 있는 파트너와 거리를 두고 싶을 때 회피형이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다"(136-137). 또한 회피형은 완벽한 파트너를 설정해놓고 자신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문제가 완벽하지 못한 파트너에게 있다고 믿는다. 나는 안정형이라고 우기고 싶은데, 나를 관찰한 관찰 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확한 묘사 앞에 고개가 숙여지니 어쩌란 말인가.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은 성인들이 갖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욕구'를 연구한 '애착 이론'이다. 인간은 누구나 특별한 누군가와 가까이 지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고, 이 욕구는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은 애착 체계라고 부르는 메커니즘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냄으로써 그들로부터 안전과 보호를 보장받고자 하는 행동 방식과 감정들"(17-18)을 분석하여 3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흔히 애정결핍증이라고 여겨질 만큼 연인에게 집착하는 '불안형', 애정결핍형을 질색하며 사랑을 느껴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회피형', 비밀이나 밀당을 싫어해 연애를 할 때는 지루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으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안정형'이 그 세 가지 유형이다.

성인 애착의 연구 결과물인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은 사람마다 친밀함과 친숙함에 대한 욕구가 다르며, 그 차이 때문에 갈등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해시킨다. 그러한 욕구와 차이를 이해하게 되면 연인과의 의사소통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며, 자신에게 맞지 않는 유형과 소모적인 감정 싸움을 하지 않고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용기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일단 사과부터 해야겠다.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게 상처를 받았을 모든 사람들에게. (이미 때가 많이 늦었을지라도)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다 잊었겠지만, 이제야 깨닫고 아쉬워 하는 저를 보면 고소하지 않을까요? 내가 '회피형'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런 상처를 주지 않았을 텐데, 헤갈리는 신호를 보냈던 것, 정작 가까워졌을 때 냉정해졌던 것, 그래서 마음에 상처를 주었던 것을 사죄드립니다. 이 책을 20대에 알았더라면 놓치지 않았을 사랑인데, 사랑을 놓쳐버리고 말았네요."

안정형의 사람들은 항의 행동(애착 대상과의 친밀감을 회복하기 위해 과도하거나 적대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 예를 들면 일부러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적인 행동 등)을 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자신의 기대치를 표현하고 파트너의 욕구를 수용할 줄 안다. 그러나 이 책은 모두 '안정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단지, '사랑할 때 나'와 '사랑할 때 상대'가 어떤 애착 유형인가를 아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은 친말함에 대한 우리를 욕구를 상대에게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기본은 자신의 욕구를 전달하는 것이다(262). 물론, 서로가 안정형이고, 또 안정형의 상대를 만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연애가 되겠지만, 불안형의 사람이라면 상대가 그 불안함을 이해하고 안심시켜 주면 된다. 회피형의 사람이라면 상대가 잠시 기다려주는 것으로 갈등이 해소될 수도 있다. 자신의 친밀감에 대한 욕구가 상대방의 독립성과 거리감에 대한 욕구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문제는 불안형인 당신이 회피형과 사귈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다! 혹시 자신이 불안형이라고 의심이 된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나홀로족'이 급증한다고 한다. 혹시 독립성은 높이사지만, 친밀감이나 가까움, 특히 다른 사람을 의존하고자 하는 욕구를 경멸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는가.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은 "감정적인 욕구는 빨리 충족될수록 좋다"고 말한다. 충족되고 나면 그 사람은 다른 곳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착 이론서들에서는 이를 '의존 역설'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곁에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느낄 때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이것이 "의존 역설"이다"(36). 서로 더 효과적으로 의존할수록 더 독립적이고 거리낌 없는 사이가 된다는 이야기다.

성인 애착에 관한 기본 전제는 "독립과 행복을 얻는 길은 자신이 의존하고 자신에게 의존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 둘이 함께 그 길을 걸아가는 것이다"(36). 문제는 "애착과 관계되지 않은 문제로 다투는 커플과 친밀감 때문에 다투는 커플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213)는 것이다. 친밀감 때문에 생기는 갈등으로 '답도 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커플에게 이 책은 행복으로 나가는 탈출구가 되어줄 것이다. 나의 욕구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욕구를 이해하는 것도 갈등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와 상대의 애착 유형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기술을 배운다면, 사랑하면서도 외로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불필요한 밀당을 그만두고, 그토록 원하는 친밀감의 욕구를 만땅으로 채우게 되리라. 서로의 유형을 알면서도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이 책의 조언을 따라 과감하게 이별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변심'했다. 사랑 따위 쿨하게 제껴놓고 혼자 사는 외로움에서 자유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랑에서 참된 자유를 찾고 싶다. 다시는 사랑을 놓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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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하는 힘 - 머뭇거릴 바에는 차라리 실패를 선택하라!
김이율 지음 / 작은씨앗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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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경쟁이든 맹목적인 경쟁이든 중요한 건 경쟁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다. (...) 발전을 도모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행운을 질투하기만 하는 어리석은 경쟁자는 상대에 대한 찬사가 들릴 때마다 매번 죽음을 당한다"(198).


장마 없는 여름 없고, 바람 없는 숲 없고, 풍랑 없는 바다 없다. 시련 없는 인생이 있을까? 문제는 수시로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때로는 풍랑이 몰아치며, 예기치 못했던 무시무시한 쓰나미가 우리 인생을 덮칠 때, 그것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우리의 '태도'이다. 어려운 문제나 나쁜 일이 닥쳐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회피하는가? 다른 사람의 도움에 기대는가? 정면으로 맞서는가? <돌파하는 힘>은 이렇게 외친다. "머뭇거리거나 달아나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하라!"

저는 얼마 전, 일본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렸던 강력한 쓰나미에서 멀쩡하게 살아남은 한 척의 배에 주목한다. "이와테현의 인근 항구와 육지의 마을들은 대지진과 함께 밀려온 강력한 쓰나미 앞에서 완전 속수무책이었다. 수많은 어선, 화물선, 여객선들이 침몰하거나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부서져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고, 수많은 가옥들이 처참히 파괴되었으며, 인명 피해도 컸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토부키 씨의 배를 포함한 10여 척의 어선들은 이날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쓰마니를 피해 달아나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정면으로 돌진해 오히려 깊은 바다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수심이 깊은 바다로 나가면 쓰나미는 높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제를 피해 달아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돌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저자는 총 5가지 - 생각의 힘(기적의 돌파력), 끈기와 집념의 힘, 긍정의 힘, 도전의 힘(7전 8기의 돌파력), 상생의 힘 - 의 돌파력을 제시한다. 이중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을 지키는 것이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코끼리를 잡거나, 사나운 맹수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돌파하는 힘>에서 제시하는 5가지 돌파력도 그 근본은 모두 '생각'의 힘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돌파하는 힘>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우리의 뇌가 과거만이 아니라 미래도 기억한다는 사실이었다. "뇌 과학자들은 "뇌가 과거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도 기억한다"고 말한다). 자기가 이루고 싶은 것을 머릿속으로 꾸준히, 그리고 구체적으로 상상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마치 우리의 뇌가 과거에 경험한 것을 생생히 기억해내듯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마치 실제로 경험한 것처럼 선명하게 기억한다는 뜻이다. 생각의 텃밭에 포도 씨를 심으면 포도나무의 싹이 튼다"(28). 자기계발, 성공학, 성취이든 무슨 일이건 시작과 기본은 생각 다지기이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생각은 목표를 만들고, 목표는 행동의 방향을 결정한다. 

사실 자기계발서에서 제시하는 원리는 책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가 자기계발서나 처세와 같은 책을 끊임없이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 책이 가진 '이야기의 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사례나 통찰력과 지혜가 가득한 명언은 우리 마음에 계속 펌프질을 해준다. 다른 사람의 사례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얻는다. 가슴을 울리는 명문장은 행동력을 만들어낸다. 성공을 가로막는 세 가지 요인 중 하나로 우유부단함으 꼽은 저자가 인용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말을 들어보자. "고민은 어떤 일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생기기보다는 일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데에서 더 많이 생긴다. 성공하고 못하고는 하늘에 맡겨 두는 게 좋다. 모든 일은 망설이기보다는 불완전한 채로 시작하는 것이 한 걸음 앞서는 것이 된다. 재능 있는 사람이 이따금 무능하게 되는 것은 성격이 우유부단하기 때문이다. 망설일 바에는 차라리 실패를 선택하라"(114).

<돌파하는 힘>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고, 들어본 듯한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잘 준비된 강의처럼 째임새가 있고, 그렇게 책에 담긴 이야기는 강력한 펌프력이 있다. 인간의 의지력은 강함과 약함이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아이러니 속에 존재한다. 작심삼일의 쓰라림은 글로 배우지 않아도 이미 우리에게 친숙하다. 게다가, 세상은 온통 우리의 의지를 꺾으려 덤벼드는 괴물같다. 꺾이려는 우리의 의지를 붙들어주고 마음을 계속 다잡게 해줄 펌프질, 우리에게 그것이 필요하다! 문제 앞에 좌절하고 있다면, <돌파하는 힘>의 펌프질로 다시 에너지를 충전해보자! 

이 서평은 출판사 작은씨앗으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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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폼 팩토리 - 애플샌드의 내추럴&빈티지 공간 만들기
오진영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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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재료로 빈티지한 인테리어 소품 만들기!



한 북한 탈주민이 탈주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힌 적이 있습니다. 남한에서 만든 상품의 포장을 보고, 한 번 쓰고 버릴 포장을 이렇게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을 보니 남한은 분명 살기 좋은 곳일 것이라 생각했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그냥 버리기 아까운 포장 용기들이 정말 많습니다. 버려지는 물건들을 봐도 아까운 것이 많습니다. 큰 마음을 먹고 집안 대청소를 할 때마다 놔두자니 칙칙하고 버리자니 아까운 가구들도 많습니다. 보통 리폼(reform)이라고 하면 낡거나 오래된 물건을 새롭게 고치는 일을 말하지만, 요즘은 아깝게 버려지는 것들에 '아이디어'를 더하여 실용성 만점의 다용도 기구로 탈바꿈시키는 것으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손재주 있는 사람들의 별난 취미로 여겨지던 리폼은 이제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모두에게 권장되어야 할 생활 습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리폼을 통한 '재활용'은 절약과 환경보호라는 착한 마음의 실천뿐 아니라,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을 만들어낸다는 특별한 기쁨도 줍니다. <리폼 팩토리>의 저자는 "리폼은 추억을 담은 한 장의 사진과 같아서 항상 작업하는 과정이 즐겁고 설렌다"고 고백합니다. 리폼을 위한 예쁜 작업 공간도 가지고 있을 듯한 저자의 일상이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만 같습니다. 틀에 박힌 생활을 하다 보면, 변화를 주고 싶은 욕구가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학창시절, 지루한 교과 과목 사이에 특별한 재미를 주었던 '특별활동'처럼, 지루한 일상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줄 만한 나만의 특별한 활동을 꿈꾸어봅니다. 그중에서도 꼭 한 번 배워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리폼입니다. 

처음 리폼에 끌렸던 것은,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양말을 깔끔하게 수납하는 것을 보고 감탄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를 유용한 도구로 만들어내는 리폼의 기술에 마법처럼 끌렸습니다. 가끔 방송으로 소개되는 리폼의 대가들을 보면 나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폼 팩토리>의 저자도 가히 리폼의 대가라 할 만합니다. 화가를 꿈꾸던 소녀가 평범한 주부가 집안을 꾸미기 시작하며, 부족한 소품이나 살림살일르 사지 않고 쓰던 물건을 재활용하면서 리폼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이제 리폼은 그녀의 일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리폼 팩토리>는 저자의 독특한 리폼 작품과 리폼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저자가 공개하는 리폼 노하우는 (페트병을 양말 수납장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리폼이 아니라, 버려지는 물건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예술적인' 리폼 기술입니다. 그러나 결국 모든 리폼은 아이디어 싸움인 듯합니다. 버려지는 용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어떤 재료를 더하여 예술적인 가치를 지닌 작품(인터리에 소품)으로 바꾸어놓을 것인지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리폼 팩토리>는 리폼에 도전해보려는 초보자들에게 친절한 책입니다. 리폼에 처음 도전하는 서툰 초보자 단계에서부터, 센스쟁이를 위한 리폼, 재주꾼을 위한 리폼, 베테랑을 위한 리폼까지 총 4단계로 나누어 작품과 만드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줍니다. 리폼에 필요한 공구들과 기본적인 재료, 사용방법 등을 익힐 수 있습니다. 리폼 초보자가 책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은 만드는 과정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본적인 재료의 활용과 멋내는 방법, 그리고 전문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는 일인 듯합니다. 옷걸이가 손잡이가 되고, 서류 봉투가 포장지가 되고, 길쭉한 나무 하나를 가지고도 간이 책꽂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이런 것이 바로 리폼에 눈 뜨는 일인가 봅니다.

<리폼 팩토리>에서 소개하는 리폼 작품과 노하우는 '빈티지한' 느낌이지만, 재료를 보면 초기 투자가 좀 필요합니다. '기본 공구'도 구입해야 하고, 페인트나 사포 등과 같은 '기본 재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서류집게, 둥근머리피스, 훅, 피스 등이 필요하고, '멋을 내기 위해' 마끈, 레터링지, 주름이 들어간 이중 레이스, 리본, 도일리페이퍼 등의 구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리폼 팩토리>를 보니, 리폼도 꽤 전문적인 취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시작을 하고 익숙해지기까지 시행착오가 좀 필요할 듯합니다. 그러나 도전을 마음 먹는다면 주변의 모든 물건들이 새로운 의미와 도전으로 와닿을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대가들의 리폼 제품들을 좀 보면서 영감을 얻는 작업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이 서평은 출판사 미디어윌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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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1-12-1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고 갑니다.
 
방콕 100배 즐기기 - 쑤쿰윗.카오산 로드.씨암.파타야.후아힌 - City 100 100배 즐기기
성희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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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대가라고 불리는 분께 이런 조언을 얻었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는, 먼저 책을 한 두 권 구입해서 그 지역에 대해 마스터하고, 대략적인 여행 일정과 코스가 나오면 지역별로 구체적인 정보를 다시 수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랜덤하우스의 <100배 즐기기> 시리즈는 낯선 곳을 미리 '투어'하며, 마스터하기 안성맞춤인 책이다. 더구나, 이번 <방콕 100배 즐기기>는 "7년간 태국 방콕에 거주하면서 한국을 사랑하는 태국의 젊은이들과 태국 관광청 후원의 관광업 종사자, 한국 기업에 다니는 태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태국인과 그들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며", "틈만 나면 태국 방방곡을 돌아다니느라 여행 가방을 꾸리고 방콕의 맛집, 새로 오픈한 맛사지 & 스파 숍, 볼거리, 즐길 거리를 놓치지 않고 찾아다닌" 작가의 책이다. 태국 여행의 전문가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으니 이보다 더 훌륭한 가이드를 만나기도 어려울 듯 하다!

 



 

우리에게 "싸와디카"라는 인삿말이 낯설지 않게 해준 2PM의 "닉쿤 왕자님"의 나라, 태국! 가난하지만 대한민국보다 행복지수가 더 높아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그 태국. 그 행복한 나라의 행복 비밀이 궁금했었는데, <방콕 100배 즐기기>를 통해 미리 가본 태국은 '맛의 천국'이다. 그 행복의 비밀이 맛있는 음식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미식가의 나라이다. 미국 CNN 방송 산하의 관광 전문 인터넷 사이트(CNNGo)에서 전세계에서 맛있는 음식 50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는데, 거기서 태국의 마싸만(Massaman) 카레가 영광의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게다가, 이탈리아의 5개 음식을 물리치고, 총 7개의 음식을 순위에 올린 맛의 나라이다.

<방콕 100배 즐기기>에서도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중독성 강한 태국 음식"과 식당 소개에 상당히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미식가들의 메카로 불려진다는 방콕, 최고의 분위기에서 최고의 음식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고 하니 미식가들이 천국이 따로 없다. 놓치지 말아야 할 먹거리가 얼마나 많은지 "하루에 7식을 해도 모자랄 지경"이란다!

 




 
"태국행 항공권을 예약한 친구나 지인들에게 여행 일정을 짜주고 참견까지 하는 극성"을 보였다는 저자는 <방콕 100배 즐기기>에서 테마별로 3가지 코스를 추천한다. 한국에서 아침 비행기로 출발해 방콕에 당일 오후 도착하는 항공 스케줄을 기준으로, 5일간 일정으로 계획된 코스이다. 첫번 째 코스는, 방콕 첫 방문자를 위한 비기너 코스, 두번 째 코스는 방콕 마니아를 위한 리프레스 코스, 세 번째 코스는 방콕과 다른 휴양지를 연계한 가족여행 코스이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다면 3코스를 생각해보겠지만, 일단은 "첫 방문자를 위한 비기너 코스"를 찜해두었다. 방콕의 대표 관광지와 즐길 거리 등을 중심으로 짰다는 이 동선의 장점은 짧은 일정에 두루두루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며, 단점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므로 가능한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란다. 벼르고 별러서 가게 될 방콕 여행, 이왕이면 본전을 뽑겠다는 심정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녀봐야겠다!

 





오렌지카라멜의 '방콕시티'라는 뮤비 배경에서도 등장하듯이, 사실 방콕 여행하면 밤문화 관광이라고 하는 유흥지구가 가장 먼저 더올랐다. "세계 최고 수준의 관광대국이라는 도시의 화려함 속에는 나이 어린 소녀들까지 당당하게 섹스 관광의 노예로 만드는 비인간적인 상흔이 감추어져 있다"는 설명이 아니더라도, '나이트라이프'는 나의 취향이 아니니 패스하고, 쇼핑과 마시지, 스파도 건너뛰고, 방콕을 여행하며 가장 먼저 찾고 싶은 곳으로 찜한 곳은, 바로 "카오산 로드 & 왕궁주변"이다. 방콕 관광 1번지라고 하는 이곳에 태국의 대표 관광지가 몰려 있다고 한다. 

저자가 일러주는 방콕 여행의 Tip 중에, 놓치고 싶지 않은 테마는 방콕 중 하나는 방콕 역세권 여행이다. 방콕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하는 거짓말 중 하나가 "길이 너무 막혀서요"란다. 방콕의 교통 체중은 최악이라고. 방콕의 교퉁 체증을 단박에 해결해주고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는 BTS(스카이트레인)와, MRT(지하철)을 이용한 역세권 여행. 작가가 제안하는 5일간의 1코스 여행에 역세권 여행을 결합하는 방식을 고민해봐야겠다.

 


 

태국식 원형 모자를 쓴 사람들이 조그만 나무배에 과일과 채소를 싣고 다니는 담넉 싸두억 수상시장도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찜해 놓은 곳이다! 이국적인 풍경이 시선과 마음을 잡아끈다. 가난한 나라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쟁쟁한 쇼핑센터와 명품관이 자리한 진정한 쇼핑의 메카, 고급 호텔의 격전지가 펼쳐지는 곳도 있어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는 도시의 화려함보다 이처럼 이국의 풍취가 강한 곳이나 방콕 주변 지역의 품격 있는 휴양지에 마음이 더 끌린다.  

지금 엄청난 홍수로 방콕의 80%가 침수되었다는 소식이 더욱 안타까워지는 건, <방콕 100배 즐기기>로 미리 가본 방콕에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꼭 한 번 여행해보고 싶은 곳인데, 홍수 소식이 너무 안타깝다. 태국 홍수로 전 세계 식량난까지 우려된다고 하니 더 이상의 피해 없이 하루빨리 침수에서 벗어나 속히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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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7
스테파노 추피 지음, 하지은.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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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역사다!

 

인간 사회를 읽어내는 많은 '코드'가 있겠지만, 미술만큼 종합적이면서 또 예언적이고 심미적인 것이 또 있을까 싶다. 특히 그림 한 폭에 담긴 내용이 어찌나 많은지 '그림을 읽어주는' 책을 만나면 보면서도 알지 미처 읽어내지 못했던 숨은 그림의 이야기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책을 통해 '그림'을 알아갈 때마다, 정말이지 그림에 "눈뜬다"는 표현이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르네상스 미술>은 미술에 눈을 뜨게 해줄 뿐만 아니라, '르네상스'라는 찬란했던 한 시대를 우리 앞에 그려준다. 

<르네상스 미슬>은 위대한 예술과 문화가 찬란하게 빛날 수 있었던 사회적, 사상적, 국제적 '배경'을 설명해주며, 그것에 미술에 어떻게 반영되고 표현되었는지를 읽어준다. "'르네상스'라는 단어는 실제 위대한 예술과 문화가 찬란하게 빛나던 시대,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 신세계 발견, 유럽의 수많은 정치, 종교 조직의 접합면과 같은 다양한 의미들을 담고 있다"(8)는 그 르네상스의 역사가 입체적으로 복원된다. 궁중의 세계가 압축된 고딕 말기부터 인문주의를 바탕으로 성장, 발전한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지나, 바로크의 시작에 이르는 반 종교개혁 시기까지 르네상스 시대의 명작을 탐구하며 약 200년 간(1390-1606)의 유럽 미술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르네상스 미술>에는 사상과 예술, 그리고 사회를 지배했던 '신'과 만물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새로운 깨우침의 긴장이 공존하고 있다. 가장 질 좋고 귀한 재료로 군주의 화려함과 우아함을 전달할 책무가 주어진 궁정 화가들의 이야기에서 인문주의가 탄생하고 르네상스라는 한 시대가 화려하게 꽃피는 과정과 그 시대의 특징이 압축적으로 요약된다. 가장 흥미롭게 읽혔던 주제어 중 하나는 바로 '비율'이다. 잘 계산된 비율은 15세기 피렌체 미술의 미천이었으며, 조형예술 분야에서 진정한 혁명이었다는 원근법이 탄생하고, 이후 이탈리아의 수많은 화가 겸 인문주의자들은 미(美)를 수학적으로 정의하는 '황금비율'을 찾으려고 애썼다는 점이 흥미롭다. 건축물이나 인체의 균형을 토대로 한 이론은 르네상스 시대에 비율 연구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르네상스 문화의 번영기 유럽에는 여러 가지 질병, 전쟁, 빈곤과 무질서, 알지 못하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했다"(256)는 설명이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가 예술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읽어내는 일은 마치 추리 소설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듯한 재미가 있다.

<르네상스 미술>을 통해 다시 한 번 더 확실하게 깨달아지는 명제는 "미술은 역사"라는 것이다. 미술은 단지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단순한 그 무엇이 아니라, 사상과 문화와 시대상이 투영되어 탄생하는 그 무엇이라는 것이다. 그림에 눈뜬다는 것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그 무엇을 보게 되는 것처럼,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신비로운 경험이다. 신과 인간 사이의 긴장과, 인간 이성(수학적 지식의 과학)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르네상스 미술>,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다시 되새기며 그 문화 유산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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