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숀리 다이어트 - 8주간의 슈퍼감량
숀리 지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운동만으로?
식단 조절 없이 체중 감량 없다!!!
우리 사회가 비만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무례하고 폭력적인지 온 몸으로 체험하는 중이다. 뚱뚱한 사람은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고,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무시해도 괜찮다는 허락을 누군가에게 받기라도 한 것처럼 무례한 시선을 거둘줄 모른다. 뚱뚱한 사람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고 조롱하기도 하고, 최고의 지성인이라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비만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비판하면서도 자신은 날씬하다는 사실을 은근히 과시하기도 한다. 스스로도 자괴감의 골짜기로 자신을 몰아세우기는 마찬가지다. 소설책을 읽다가도 이성적인 사람들은 어쩐지 비만과는 거리가 멀 것 같다는 문장 하나에도 의기소침해지고, 마른 성직자가 더 경건해보인다는 별 유명하지도 않은 금언을 발견하고 혼자 기분 나빠하고, 배부르게 먹고나서 그것을 또 빼려고 노력하는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굶어죽는 지구촌 아이들 소식을 들으면 죄책감에 빠지도 한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처음엔 살이 좀 붙는다 싶었을 뿐인데 이 지경까지 된 것은 '잘못된' 다이어트가 불러온 무서운 '요요'란 현상 때문이다. 몇 번의 다이어트로 살을 빼는 것보다 유지가 더 어렵다는 것을 온 몸으로 배우고 나서는 다이어트 도전이 무서울 지경이다. 조금 살이 오르는가 싶어 운동부터 시작했다. 무엇인가를 배우는 재미가 없으면 꾸준히 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단순한 헬스보다 1년 동안 수영도 했었고, 스쿼시도 배웠다. 그런데 직장 때문에 생활 패턴이 급격하게 변하고 운동을 그만 두게 되자 몸무게가 확 불어나기 시작했다. 잠잘 때 빼고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해야만 하는 생활 패턴, 먹을 때만 쉴 수 있는 근무 환경, 운동시간을 따로 낼 수 없는 불규칙한 업무, 계속 되는 스트레스, 널린 인스턴트 식품, 게다가 저혈압까지 살이 붙을 수밖에 없는 요인들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일단 변명을 하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건강보다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이어트을 무분별하게 실행했다는 것이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금식! 금식으로 빠진 금식 이후 불어난 살이 더 많고, 한 번 깨진 몸무게의 리듬은 제자리를 잃어버린 듯 계속 오르기만 했다.
금식이나 원푸드처럼 식단을 조절하는 다이어트가 짧은 성공 뒤에 더 치명적인 요요의 늪의 빠지면서 한동안 다이어트를 멀리하고 있는 내게 <숀리의 다이어트>는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돈도 들지 않고", "절대 굶지 않고", "장소의 구애도 받지 않고",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이 결합된 형태로 별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효과", "하루 15분, 주 6회 운동 스케줄"로 "8주간의 슈펴감량", 다이어트계의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다.
한 글자, 한 글자 다이어트 책을 이렇게 정독해보기는 또 처음이다. 그런데 나의 부푼 기대는 곧 바람 빠진 풍선이 되고 말이다. '식단 조절'이라는 높은 장벽이 <숀리의 다이어트>에서도 떡하나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만으로 살을 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얼마나 무지하고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나를 좌절시킨 한 문장! "100kg의 몸무게를 70kg으로 만드는 것은 운동이 아닌 식단이다. 실질적인 몸무게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식단이라면, 몸매를 만들고 다지는 것이 운동인 셈이다. 체중이 섭취한 칼로리와 소모한 칼로리의 차이에 의해 결정되므로,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48).
확인 사살!!! "체중계의 숫자를 실질적으로 감량하는 것은 운동법이 아닌 식단 조절이다. 다이어트 몸매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면, 단순히 굶고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평소 일반식의 '양과 조리법, 먹는 순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234).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 조절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식단은 운동법보다 지키기가 훨씬 더 힘들다!!! 운동만으로 살을 빼보겠다는 나의 야무진 결심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숀리 식단의 3대 원칙"을 배운 것은 나름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아침은 거르지 않는다.
둘째, 점심은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단백질을 반찬으로 먹어라!
셋째, 저녁만큼은 서양식!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먹어라!
점심에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몸이 저녁에 탄수화물 섭취를 원한다고 한다. 점심은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고 단백질을 반찬으로, 저녁은 이와 반대로 하는 것이 똑같이 먹고도 살이 덜 찌는 숀리 식단의 중요한 3대 원칙이다.
숀리의 운동법은<스타킹 : 숀리의 다이어트킹>을 통해 이미 소개된 바가 있고, 도전자들을 통해 검증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시청하신 분들은 <숀리 다이어트>의 위력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숀리 다이어트>의 별점을 별 4개로 한 것은 이 책이 별로이기 때문이 아니라, "8주간의 프로그램"이 나의 바람(?)과 다소 어긋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 대한 나의 상식 부족 탓이지만)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없다는 것, 하루 15분 운동은 숀리만의 차별화된 특별한 운동 방법이지만 이 15분 이외에 빨리 걷기나 누워서 자건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따로 30분 이상씩 하루 1-3회 실시해주어야 한다는 것, 숀리만의 15분 운동을 몸에 익히는 것이 생각보다 지루하다(?)는 것이 기대가 좌절로 바뀌는 교차점이 되었다. 내게 <숀리 다이어트>는 "이것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해야 하는" 다이어트 방법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식단을 조절하며 프로그램에 따라 숀리 운동법을 꾸준히 실시할 자신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살찌는 사람들은 살찌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할 것이다. 쇼생크 탈출보다 더 어려운 것이 비만 탈출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잠깐이나마 "거져 먹으려" 한 나의 안일함과 게으름과 속단을 반성한다. <숀리 다이어트>는 짧은 기간 건강하게 폭풍감량을 할 수 있는 '정석 다이어트'라는 것을 인정한다. 이제 내게 필요한 것은 다이어트 방법이 아니라, 살을 빼야만 하는 '절박함'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