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
허정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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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상은 몸에서 시작하고 몸에서 끝난다!
몸은 상상력의 통로이자 상상력의 창고이며, 상상력의 원천이자 질료이다(11).

 
흙으로 빚어진 인류의 창조 신화, 진화하는 인간의 몸, '봄'의 욕망과 보이지 않는 몸을 들여다보는 해부학, CAT, MRI, PET, 메트릭스, 아바타, 유체이탈, 분신술, 로봇, 초상화, 가면, 인형, 트랜스젠더, 문신, 바티페인팅, 장기이식, 사이보그, 난쟁이, 거인, 요정, 잡종인간 등 우리의 상상이 낳는 몸에 관한 키워드들은 끊이없다. 지금도 그 상상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상상력의 근원적 에너지를 알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들여다보아야 할 것은 바로 그 상상력의 블랙홀인 '몸'이라고 단언한다. 인간의 몸은 문명의 시작과 함께 끊임없이 상상의 대상이 되어 왔고, 또한 상상력의 원동력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상상에 빠진 인문학' 시리즈로 <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을 집필한 동기라고 밝힌다. 

<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은 몸 '안', 몸 '밖', 그 '경계'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 안에서 몸에 '관한' 상상의 역사를 탐구한다. 책의 내용은 몸에 관한 상상의 역사, 상상의 변천사, 상상의 진화, 몸에 관한 상상의 세계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을 듯 하다. 몸은 문명의 시작과 함께 끊임없이 상상의 대상이 되어 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몸의 탄생과 관련한 신화에서부터 해부학(의학), 문화, 실험적 예술, 미래과학까지 그 경계가 없이 다양한 영역에서 인류역사 이래 꾸준하게 '상상'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상상의 일부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현실이 되었고, 몸을 둘러싼 상상의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음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상상이 점점 더 '발칙'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술의 발달이 우리의 상상을 '실현 가능한' 무엇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은 상상이라는 무궁한 에너지에 대한 경이로움과 미래에 대한 부푼 기대를 심어주지만, 경계없이 도전하는 상상의 어떤 테마에서는 위험을 감지하는 빨간 불이 켜지기도 했다. 

<몸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유혹>에서 보여주는 자료들은 몸에 관한 상상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면서, 또 상상의 경계가 없음을 동시에 보여준다. 몸에 관한 그 무궁한 상상의 (다양한) 영역이 놀랍고, 또 경계가 없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뭔가 좀 아쉽다! 볼거리를 일렬로 늘어놓은 박물관을 한줄로 서서 쭉 돌아보고 나온 느낌이라고 할까. 탐색적인 연구가 보여주는 몸에 관한 상상력의 형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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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한 그릇 행복밥상 - 간편요리 편 궁극의 비법 시리즈 요리 2
최진영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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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요리의 달인에게 배우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끼니'는 대충 '때워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건강과 휴식을 위해 꼭 '챙겨야' 하는 과제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먹는 즐거움만큼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시간도 없을 것입니다. 끼니를 대충 때워야 하는 날은 삶이 더 고달프게 느껴지고, 사는 재미까지 반감되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해주시는 밥으로 세 끼를 먹을 수 없게 되다보니 맛있게, 든든하게, 건강하게 '끼니'를 챙기는 일이 생활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 먹는 음식의 한계와 요리의 번거로움입니다. 가공식품의 위협에, 요즘은 방사능 공포까지 더해서 사 먹는 음식에 대한 찝찝한 마음을 영 떨쳐버리기가 어렵습니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간단하게라도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요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집에서도 참치 캔이나 포장 김, 소세지를 놓고 밥을 먹을 때도 있습니다. 먹을 때는 간단해 보이는데 막상 만들려고 하면 눈에 보이는 재료 외에는 도대체 소금으로 간을 해야 하는 것인지, 간장으로 간을 해야 하는 것인지 모든 절차가 어렵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한 그릇 행복밥상>은 직장생활과 신혼생활을 병행했던 '평범한' 주부가 제안하는 생활요리 레시피입니다. 저자인 최진영 주부는 이 생활요리 레시피로 2009년과 2010년에 네이버 파워블로거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파워블로거라는 명성이 대중적인 인기와 지지를 확인하게 해줍니다. 그녀는 "특별한 재료 준비 없이 냉장고 속 재료를 모아 배를 든든히 채워주는 맛깔스러운 요리를 완성하는 것"이 진짜 생활요리라고 말합니다. <한 그릇 행복밥상>에 소개된 레시피들은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되,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요리보다는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한 그릇 식사' 만들기"라는 그녀만의 요리 원칙에 충실합니다. 

한 끼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덮밥, 비빔밥, 볶음밥 요리에서부터, 먹는 즐거움과 재미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주먹밥과 김밥, 밥전(쇠고기밥전, 오징어밥전)이 있고, 둑딱 요리로 입맛을 돋우는 국수와 수제비, 사 먹는 간식보다 더 훌륭해 보이는 빵과 샐러드, 떡볶이와 만두, 그리고 죽과 스프까지 다양한 생활요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한 그릇 행복밥상>은 평범한 재료의 화려한 변신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습니다. '파프리카잡채밥'처럼 간단하지만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훌륭한 '한 그릇'입니다. 무엇보다 재료와 시간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요리이 큰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선사해줍니다. 이 밖에도 떡꼬치에 피자 재료를 가미한 '피자떡꼬치'처럼 센스 만점 간식이 가득합니다.

얼마 전, '줄리 & 줄리아'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줄리와 줄리아는 요리 자체를 즐기며, 요리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요리를 하며 생활 에너지를 얻습니다. 요리를 즐기다 보니 요리가 그녀들의 꿈이 되었고, 결국 그 요리의 생활 에너지가 성공과 행복이라는 달콤한 인생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를 보면서 요리가 주는 생활의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그릇 행복밥상>을 보니 '줄리 & 줄리아'가 떠오릅니다. 평범한 주부가 요리를 즐리고, 행복한 밥상이 결국 그녀의 꿈이 되는, 그렇게 태어난 행복한 레시피! <한 그릇 행복밥상>은 우리에게 친숙한 밥상이며,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있는 요리입니다. 여기에 소소하지만 생활에 행복을 더 하는 '센스'가 숨어 있습니다. 그 '센스'의 차이가 달인과 허당의 가름대가 될 것입니다. <한 그릇 행복밥상>, 진정한 '생활요리의 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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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1-07-11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태아축복 기도문 - 부부가 함께 드리는 가정축복기도문 시리즈 1
한기채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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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일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 다이아나 루먼스 -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키워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하리라.

아이를 바로 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 데 관심을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오빠 부부나 임신을 위해 오래 기도하고 있는 동역자에게 선물하면 좋겠다, 생각하며 책을 손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잉태하고, 출산하고, 한 사람의 고귀한 인격으로 양육하는 일이 새롭게 조명되어 옵니다. 전에 어떤 동역자분께 영적 부흥의 때에 나타나는 사단의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단은 영적으로 큰 도약과 부흥의 시기에 '유아 살해'라는 전략을 구사해왔다는 것입니다. 출애굽의 역사를 이끌 모세가 태어날 때도,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도 그랬습니다. 사단은 유아 살해를 통해 모세와 예수님이 이 땅에 오는 것을 막음으로 하나님의 약속 성취를 방해하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낙태에 대한 죄의식이 희박해지고, 한쪽에서는 전쟁과 폭력적인 노동에 내몰리는 어린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병적인 과보호 아래 망가지고 있는 어린들도 있습니다. 특별히 기도하는 사람들은 힘 없고 연약한 유아를 노리는 사단의 계략을 꿰뚫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이를 간절히 구하는 마음을 우리에게 주시고 약속의 자녀를 선물로 주신다는 사실을 확실히 믿게 되었습니다."

<태아축복기도문>을 읽으며, 저도 같은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개인적으로 참으로 놀라운 변화입니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 여성으로서 아이를 낳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는 낳지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태아축복기도문>은 하나님이 주시는 '아이'에 대한 새로운 영적 깨달음을 심어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 신디 제이콥스의 <끈질긴 기도의 능력>을 함께 읽었는데, '여러 세대가 함께 기도하라'는 가르침은 어떤 충격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그 충격은 <태아축복기도문>을 통해 제게 구체적인 하나님의 음성이 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낳고 믿음의 자녀로 양육하는 일이 하나님 나라 안에서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사명인지 그 놀라운 은총의 비밀이 새삼 깨달아집니다. 믿음의 세대를 이어가는 '하나님의 일하심'이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태아축복기도문>은 '부부가 함께' 임신을 준비하며 드리는 기도로 시작하여 임신 기간 동안 드리는 기도, 출산을 준비하며 드리는 기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기도하려고 작정을 하면, 항상 '정제된 기도문'의 필요를 느낍니다. 말씀을 근거로 한 기도는 무엇을 구해야 할지에 대한 지혜를 제공하고,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의 응답에 대한 굳건한 확신을 뿌리내리게 해줍니다. 또한 모범 기도문을 통해 기도를 하면, 우리는 어떻게 주님께 반응할 것인지, 즉 주님과 함께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깨닫게 되는 유익이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모님을 만나보면, 모두가 아이 키우는 일이 마음 같지 않다는 고백을 합니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자식농사라는 어른들의 말씀도 있습니다. 태아(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일은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히 하나님의 도우심을 예배라고 생각됩니다. 태아(자녀)가 내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고, 하나님의 소유로 하나님의 뜻 가운데 내어드리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자녀를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서 자녀의 건강이나 성적을 위한 간구가 전부이지는 않습니까? 자녀를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자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 책은 '태아'를 위한 축복기도문이지만 우리가 아이와 자녀를 바라보며 '어떤 꿈을 꾸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책을 통해 믿음의 가정 안에서 생명을 출산하는 놀라운 은총을 사모하고, 거룩한 백성을 양육하는 위대한 사명이 회복되는 역사가 불같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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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 제이콥스의 끈질긴 기도의 능력
신디 제이콥스 지음, 김애정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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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뉴스들이 크리스천의 성적표임을 기억하라!
그것은 당신의 중보기도가 성공했는지 보여주는 잣대가 된다"(232).

 
인터넷이 발달하다보니 요즘 '부지런한' 기독교 안티들은 교회 예배 영상을 열심히 살피고 있다가 일부 장면을 캡쳐하여 문제를 삼기도 한다. 그들이 문제(?) 삼는 '발언'을 보면,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 있을 때는 크리스천들이 기도를 했기 때문이고,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는 기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종종 공격하는 경우를 본다. 이 '모두'가 크리스천들의 '기도' 때문이라는 생각을 어이 없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하나님은 역사를 주관하고 계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일하심을 우리는 믿는다. 그리고 신디 제이콥스의 <끈질긴 기도의 능력>은 그러한 믿음에 더욱 굳건한 확신을 심어주었고, 그 책임의 막중함을 준엄하게 깨우쳐준다!

토기장이에서 발간한 책을 읽을 때는 성령의 특별한 기름부으심을 느낄 때가 많다. 신디 제이콥스의 <끈질긴 기도의 능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 책을 손에 든 채로, 읽기를 멈추고 몇 번이나 그 자리에서 기도를 드렸는지 모른다. 그렇게 우리를 기도의 자리로 이끄는 힘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잊고 있던 금식 기도의 강력함을 배웠고, 말씀으로 드리는 기도의 확신을 배웠고, 찬양으로 드리는 기도의 놀라운 응답의 비밀을 배웠고, 여러 세대가 함께 기도해야 할 필요를 절실히 깨달았다. 특별히 '여러 세대와 함께 기도하라'는 가르침은 지금 우리의 목회 사역에 큰 변화의 소용돌이가 불어오겠구나 하는 예감을 갖게 한다. "하나님의 집은 모든 세대들이 모여 기도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슬프게도 우리의 기도 모임을 보면 대개 세대별로 구별이 가장 또렷한 시간이 되고 있다"(183).

<끈질긴 기도의 능력>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유익은 기도의 보다 큰 그림을 얻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문은 크리스천의 성적표"(25)라는 가르침이 가슴에 박혔다. 이것은 무거운 책임이기도 하면서, 놀라운 특권이고, 가슴 뛰는 사명이기도 하다! "기도하는 교회는 이 땅에 세워진 하나님의 통치 기구"(188)이며, "우리는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기 위해 이 땅에 세운 그분의 통치 기관"(190)이라는 가르침을 깨닫는 순간, 짜릿함이 온 몸에 번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땅을 위임하셨으며, 우리에게는 기도로 이 땅을 통치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특권이면서 또 얼마나 막중한 책임인가! "하나님은 그분의 뜻이 우리를 통해 이 땅에 펼쳐지기를 원하신다. 지치지 않고 성실하게 매일의 양식을 구하는 기도에는, 믿거나 말거나, 이 땅의 모습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25-26). 신디 제이콥스는 그리스도의 에클레시아인 "우리가 중보기도를 통해 이 땅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지옥의 문이 우리를 밟고 일어설 것이다"(190)고 경고한다. 기도가 결핍되면 이 땅은 고통 받고 사람들에게 해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끈질긴 기도의 능력>은 우리가 사회의 각 영역을 위해 기도해야 하며, 우리가 기도해야 할 사회 영역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끈질기게, 절박하게 기도하며, 필사적으로 매달리라고 요청한다! 재판관을 성가시게 한 과부의 절박한 기도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반성하게 되는 점은, 개인의 문제 안에 함몰되어 있는 나의 이기적이고 '좁은 기도'였다. 언제나 내 문제만을 끌어안고 눈물로 호소하며 밤낮 부르짖는 나의 기도생활이 얼마나 어리고, 좁은 신앙이었는지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나라를 위해, 공동체를 위해, 사회를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허공을 치는' 뜬구름 잡는 기도였는지 부끄러웠다. 구체적인 응답의 환상이 내게 없었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뜨거운 확신이 부족했고, 필사적으로 기도하는 끈질김 없이 '고상을 떠는' 나의 기도가 부끄러웠다. 나라를 위해, 사회를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뻔뻔한 끈기", 그 "끈질긴" 기도의 끈은 잡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끈기'(persistence)에 해당하는 옛 단언 중 '끈덕짐'(importunity)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단어를 '뻔뻔한 끈기'라고 풀이한다. 하나님께 무언가를 필요로 할 때 우리는 응답을 받을 때까지 기꺼이 그분께 나아가야 한다"(49).

"기도의 법칙은 우주의 최상위 법칙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개입을 승인함으로써 다른 법칙들을 능가할 수 있다"(66).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일하시며,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한 놀라운 특권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하면서도 우리는 얼마나 자주 기도의 능력을 외면하는가. 신디 제이콥스의 <끈질긴 기도의 능력>은 기도에 '관한'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정말 기도를 '하게' 만든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나의', 그리고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정말 간절히 소망하며 말이다!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가져오는"(185) 중보자가 되리라는 거룩한 열망이 지금 내 안에서 뜨겁다! 이제까지의 기도 노트를 버리고, 성령님께서 새롭게 조명해주시는 시대적인 사명을 깨닫고 기도 제목을 다시 적어나가려 한다.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며 기도의 자리로 함께 나아가자고 초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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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유혹한 학자 60인 - 대중과 소통하는 '캠퍼스의 글쟁이들'을 만나다
박종현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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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현실에 의문을 품게 해주는 대표 지성인들을 만나다!

 
"지식인의 임무는 현실을 해석하는 것에 있지 않고 현실을 바꾸는 것에 있다"고 했던 칼 마르크스의 말이 생각난다. 어느 시대나 지식인의 정체와 역할은 사회를 지탱하는 보루, 희망의 등불이라 이름 붙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식인의 현실 참여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에게 부여된 사회적인 책임은 지식인이 짊어지고 가야 할 태생적인 '운명'이리라.

그런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지식인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 않았음을 고백해야겠다. 오래 전, '아줌마'라는 드라마에서 속물적인 지식인을 희화한 '장진구'라는 인물이 등장한 적이 있다. 어느 날, 그는 친구를 찾아가 지식인으로 사회에서 "뜨는" 방법을 넌지시 묻는다. 친구는 쎈 사람을 하나 골라 매체를 통해 사정없이 "까"라고 일러준다. 그러면 시대의 논객으로, 인기 지식인으로 대중과 매체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교육이 신분상승의 훌륭한 도구가 되어 오면서 학식이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는 풍토에서는 지성조차도 상품화되고 소비된다. 그래서 소위 "뜬" 또는 "뜨는" 지성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몇몇 분들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그들에게서 지성인의 사회적 책임과 학자적 양심을 그리 크게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인터넷을 필두로 한 대중 매체의 발달은 지식인의 사회 참여적인 면에서 볼 때, 양날의 칼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지식인의 보다 더 적극적인 사회 참여가 가능해졌지만, 걸러지지 않는 소음과 잡음에 꼭 필요한 '바른 소리'가 묻히는 경향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중을 유혹한 학자 60인>은 귀 기울이고 싶은, 귀 기울여야 할 지성과의 만남을 주선해주었다는 데에 의의를 찾고 싶다. 여기 등장하는 학자 60인은 이미 우리 시대 최고의 필자로 대우받는, 이른 바 "뜬" 사람들이다. 책은 이들을 "대한민국 독자 99%가 찾는 1%의 학자들"이라고 표현한다.

<대중을 유혹한 학자 60인>은 '세계일보'에 연재된 시리즈 '대중과 소통하는 학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취지를 이렇게 밝힌다. "학문 영역에서 일정한 성과를 이루고, 이를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고 있는 학자 60명을 만났다. 대표적인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학자들과의 만남에서 이들의 삶과 학문, 집필세계를 탐문했다"(10). 이러한 탐문의 과정은 시대의 담론을 생산하는 학자들이 독자들과 만나는 과정과 방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저자의 바람대로 <대중을 유혹한 학자 60인>은 "학자 60인의 각기 다른 분야의 연구성과를 한 호흡으로 살펴보면서 오늘의 학문적 담론과 이 시대 학문의 지형도를 파악"하는 지도가 되어준다.

21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을 통해 어떤 담론들이 소통되고 있는지 그 핵심 사상과 거론되는 지성인들의 이름이라도  알아두자 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고, 유익했다. "학자는 외부의 주문이 아니라, 자신이 내세운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존재"(32)라고 말하는 푸른 눈의 진보 논객 '박노자 글방'을 즐겨찾기에 등록하기도 했고, "학자로서 진실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을 뿐"(36)이라며 민족주의 사회학자가 아닌 진실을 추구하는 학자로 생각해달라는 신용하 교수님의 말씀에 '학자의 양심'이란 얼마나 고결한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도 했다. "역사전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과서부터 바로잡아야"(114) 한다는 이덕일 선생님의 역사전쟁을 응원하며, "세상을 지탱하는 힘은 인간의 지식이나 용기도 아니고 '착함'이라고"(278) 삶으로 가르쳐주셨던 그리운 고 장영희 교수님의 가르침을 다시 마음에 새겨보기도 했다. "인문학이 가치를 다루고 과학이 사실을 다룬다는 이분법을 고수한 상태에서는 둘 다 절름발이일 수밖에"(372) 없다고 역설하는 홍성욱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자기 전공의 높은 벽을 뚫고 나와야 하는 지식인의 과제를 새삼 인식하기도 했다.

소비, 사회 문화, 역사, 건축, 문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을 한 자리에서 만나며, 그들이 제시하는 '깊이 있는 문제의식'과 건전한 '비판의식'을 읽으며, 지성인들이란 "우리 사회의 현실에 의문을 품게 해주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어렵지 않게 읽으면서, 자각 있는 문제의식을 갖고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아젠다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익과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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