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에 관한 불변의 진리 - 조쉬 맥도웰의
조쉬 맥도웰 & 션 맥도웰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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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라!

 
예수님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죽일만한 근거를 잡고자 최선의 모략과 지혜를 다 동원했다. 유대교 지도자들은 최고의 엘리트들을 동원하여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질문공세를 펼쳤다. 바리새인, 헤롯당원, 사두개인, 율법사들이 차례로 나와 예수님을 공격했지만, 예수님은 지혜로운 답변으로 이들의 모략을 단 번에 꺾으셨다. 그들은 예수님의 지혜로운 답변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고, 도리에 곤궁에 빠지게 되었다. 적대자들은 '논쟁'을 통하여 예수님을 올무에 빠뜨리고자 했으나 그들의 계교가 좌절되자, 논쟁과 같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수단이 아닌 폭력과 무법적인 방법을 강구하며 예수님을 살해하고자 하는 음모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처형되었다.

세상은 지금도 최고의 지성을 동원하여 성경의 진리를 공격하고 있다. 성경을 기준으로 사상이나 이론을 검증하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합리적인 지성과 과학을 기준으로 성경의 정확성과 타당성을 시험하는 시대가 되었다. 어떤 이론들은 '과학적'이라는 미명 아래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지며 한껏 그 기세를 떨치고 있다. 나는 최고 지성을 자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요즘 세상에 신학도 학문이냐"는 조롱을 직접 들은 적이 있고, 실제로 성경의 권위가 많이 쪼그라 들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성경은 믿는 자들만의 '교리'로 전락하고, 이제 세상에서는 정말 그 영향력을 잃어버린 것일까?

사도 바울은 "우리의 싸우는 병기는 육체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 앞에서 견고한 진을 파하는 강력이라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니"(고린도전서 10:4-5)라고 했다. 나는 조쉬 맥도웰 목사님을 이 시대의 '사도 바울'이라 칭하고 싶다. 조쉬 맥도웰 목사님의 <(하나님에 관한) 불변의 진리>는 하나님 앞에서 견고한 진을 파하는 강력이다!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는 책이다. 점점 적대적으로 흘러가는 세상에 맞설 수 있도록 하나님의 진리로 우리를 무장시켜준다.

나는 조쉬 맥도웰 목사님을 이 시대 최고의 변증가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냉철한 지성과 뜨거운 영성을 겸비하고, 이 시대의 언어로 이 시대를 향해 진리를 선포하며, 세상의 정면도전을 피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진검승부를 펼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탄과 존경의 마음이 절로 솟아난다. 아들 션 맥도웰과 함께 집필한 <불변의 진리>는 내게 감동 그 이상이었다. 우리가 믿는 바가 얼마나 확실하고 고귀한 '진리'인지를 깨달으며 마음이 뜨거워지고, 믿음이 견고한 뿌리를 내리며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확신에 거하도록 붙들어주는 뜨거운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불변의 진리>는 목차만 알아도 믿는 자들이 알아야 할 '불변의 진리'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불변의 진리>는 기독교 진리를 변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믿음의 핵심 요소들을 돌아보며 "모든 사람이 원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행복과 기쁨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까지 보여주고 있다(26). 또한 젊은이들을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이끌어 "점점 불신으로 흐르는 문화의 압력에 맞설 수 있도록 정신과 영과 인격을 다듬어"주는 책이다(31).


"성경은 창조와 성육신, 재창조로 이루어진 대서사시다"(38).

<불변의 진리>는 이 세 가지 기본적인 믿음의 진리를 카테고리로 하여, "첫째,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 둘째, 그것을 왜 믿는지, 셋째, 이 진리들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 내면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넷째,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전해주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진리를 실천할 수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선포한다(57).

조쉬 맥도웰 목사님은 이렇게 고백한다. "이런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기독교를 반박하려고 시작했다가 지적인 과정을 통해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생각한다. (...) 그러나 나를 그리스도께로 이끈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나는 하나님과 서로에게 헌신하는 예수님의 제자들에게서 사랑을 보았다. 내 인생이 변한 것은 성령의 능력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서였다"(25).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관계'에 두고 있는 조쉬와 션 맥도웰의 선포를 한마디로 말하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이 대작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는 단 한 가지 핵심 진리는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불변의 진리>이다.

 
"이 세상의 악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두려워할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다"(34).

세상은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지려 하고 있지만, 우리는 세상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분은 오직 한 분, 하나님뿐이시다! 지금 "우리 문화는 많은 진리를 포용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문화다"(52). 시대가 악하다. 진리와 거짓을 분별해야 하고, 진리로 무장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마 24:45)이 되기 원하신다. <불변의 진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 왜 믿어야 하는지, 그것이 왜 진리인지 믿음과 확신의 뿌리를 견고히 내리고, 바로 우리가 진리의 살아 있는 표상이 되자!

<불변의 진리>는 뜨겁고 생생한 간증의 감동과 시대를 분별하는 냉철한 지성과 충분한 증거에 근거한 지식적인 믿음이 주는 희열과 환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기독교 리더십, 기독교 진리를 알고자 하는 자, 기독교 진리를 회의하는 자, 모두에게 기쁨과 확신으로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부지런한 탐구로 세상에 답할 말을 주고, 시대의 공격에 맞설 강력한 무리가 되어주는 <불변의 진리>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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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 - '11 ~ '12 최신개정판 100배 즐기기
홍수연.홍연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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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이 필요해!

 

'줄탁동시'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팍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이다. 어미 닭이 알을 품고 있으면 병아리가 알 밖으로 나올 때쯤에 안에서 부리로 껍질을 툭툭 치는데, 그러면 어미닭이 그 소리가 나는 쪽을 자신의 부리로 두드려 껍데기를 같이 깬다고 한다.

지금 나는 '외부적인 자극'을 필요로 하고 있다. 스스로 벽을 깨고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자주 한계에 부딪히고 그럴 때마다 '포기할 때 주어지는 평안을 누리자'는 유혹이 의지를 덮친다. 유혹에 무릎꿇지 않으려면 외부세계에서 나를 도와줄 자극을 찾아 '줄탁동시'를 해야겠다. 그래서 다시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를 손에 들었다. 어떤 회의에 빠져 그저 수료로 마치려 했던 대학원을 졸업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프로포절까지 끝내고도 오래 방치해 둔 논문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논문이 잘 끝나고 졸업을 하게 되면, 나에게 '유럽 여행'이라는 상을 주고 싶다.

<핵심 유럽 100배 시리즈>를 처음 만는 것은 작년, 그러니까 2010년 7월 경이다.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없는 현실이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이 책을 보니 그래도 한 번 저질러 보고 싶은 강한 충동이 있었다.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유럽 여행이니 비행기 값을 생각해서라도 이왕 떠나는 것 '핵심 유럽'을 꼭 직접 이 두 눈으로 확인하고, 두 발로 걸어보리라 야무진 결심도 했다. 마치 당장이라도 떠날 것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유럽 여행을 위한 계를 만들자, 등록금을 여기에 쓰겠다 요란을 떨며 유럽 여행 노래를 부르며 다녔는데, 어어없게도 '신종플루' 때문에 안 된다는 가족들과 주변의 간곡한(!) 만류에 또 발목을 붙잡혔다.

얼마 전에는 중요한 시험을 끝내고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지진과 쓰나미가 몰려왔다. (무슨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함께 계획했다 먼저 떠난 친구가 도쿄에 도착한 그날 지진이 발생했다. 계획대로 무사히 잘 다녀오긴 했지만.) 방사능 공포까지 확산되는 시기에 유럽 여행을 이야기하면 또 철 없는 소리라 할지 모르겠지만, 지구촌이 돌아가는 상황으로 볼 때 이러다가는 여행할 기회를 영영 놓쳐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이상한(?)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쓰고 보니 나도 참 어지간히 겁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니 여태 꿈만 무성하고 '혼자' 떠나는 여행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또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를 손에 들었다. '2011-2012'년 최신 정보가 수록된 '개정 4판"이 나왔다고 하니 그냥 지날칠 수가 없었다. 쉽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겁쟁이' 여행자에게 가장 중요한 무기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정보는 2011년 3월까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개정판이 나온다는 것은 이 책을 찾는 독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일 것이고, 또 여행지 사정이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는 "저자분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개정된 정보를 수집하고는 있지만, 미처 뒤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만큼 따끈따끈하고 실제적인 정보에 주력한 여행서이다.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는 유럽으로 여행을 갈 '실제' 계획이 없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 여행 에세이를 즐겨 있는 독자도 많은데,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 '현지 가이드' 역할에 충실하다. 유럽 여행에서 빠져서는 안 될 여행 명소를 안내하면서, '일정'을 짜는 여행 계획에서부터 여행의 즐거움을 100배로 키워주는 음식, 문화, 쇼핑 등에 대한 꼼꼼한 정보와 기차 시각표 읽는 법에 여행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트러블) 해결 방법과 알뜰한 쿠폰, 유럽 10개국 지도가 수록된 포켓북까지 그야말로 알뜰살뜰 여행자를 챙긴다.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는 결심한 일을 끝내기 위한 자극으로도 필요하지만, 스스로에게 '유럽 여행'이라는 상을 주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책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건대) 이 소심한 겁쟁이가 또 꿈만 꾸고 흐지부지 현실에 떠밀려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가 강력하고도 유쾌한 자극이 되어 꼭 나에게 스스로 '유럽 여행'이라는 상을 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2011-2012 최신 정보 수록 개정 4판)

 



(여행하는 나라에 따라 2권으로 분권 가능)




(자상하고 꼼꼼한 여행 가이드)

 




 

(별책부록 : 유럽 10개국 지도가 수록된 포켓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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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공주
한소진 지음 / 해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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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창제의 '진짜' 이야기,
스스로 역사에 이름을 숨긴 한글 창제 일등 공신을 살려내다!

 
한글 창제와 관련된 몇 가지 '설' 중에 내가 들은 것에는 이런 것이 있다. "한글의 모양은 세종대왕이 우연히 본 '격자문'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는 사람도 있었고, "사실은 집현전 학자들이 만든 것인데 세종대왕이 만든 것으로 포장되었다"고도 했다. 그런데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은 따로 있음을 밝힌 <정의공주>는 내가 아는 모든 '설'들이 허무맹랑한 풍문을 넘어 검은 음모였음을 알게 해주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어쩌면 지금까지 "하늘 천, 따 지"를 외우거나, 식민지의 잔재로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사용하거나, 아예 세계 공용어로 통하는 영문으로 의사소통을 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감사하게도, 세종대왕께서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우리 소리를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을 만들어주셨다. 사대주의에 쩔어 있는 무리는 우리글을 '우리 것'이라 하여 멸시했지만, 한글은 누구나(한국 사람이라면) 쉽게 익힐 수 있는 '과학적'인 글이며, "기본자를 이용해 소리를 담아내는 그릇이 무궁무진하게 변형될 수 있는"(310) 놀라운 글이며, 세계도 그 우수성을 인정하는 자랑스러운 우리글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랑스럽고 놀라운 '한글' 창제에 숨은 공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놀랍게도 <정의공주>는 세종대왕의 둘째 딸인 정의공주가 아버지 세종의 꿈을 완성한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한글 창제에 세종대왕의 둘째 딸이 깊이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작가는 우리 역사의 숨은 '비화'를 찾아내었다.

 "주상전하께서 우리말과 한자가 서로 통하지 못함을 딱하게 여겨 훈민정흠을 만들었으나, 변음과 토착음을 다 끝내지 못하여 여러 대군에게 풀게 하셨다. 하지만 모두 풀어내지 못하였다. 결국은 차녀 정의공주에게 부탁하자 그녀가 곧 풀어 바쳤다. 주상께서는 무릎을 치며 크게 기뻐하시고 칭찬하여 큰 상을 내리셨다"(337).

<죽산안씨대동보>에 전해져 오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죽산 안씨는 정의공주의 시가이다. 뿐만 아니라, <몽유야담>의 '창조문자'라는 항목에도 "우리나라 언서(한글)는 세종 조에 연창공주가 지은 것이다"(337)라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한글 창제의 진짜 공신을 알리는 역사적 기록이 이렇게 버젖이 남아있는데도 우리는 왜 그동안 역사적 진실을 몰랐던 것일까.


"그들은 새 문자를 '암클'이라 했다. 암클. 여자가 만들었으니 여자들이나 써야 할 글자라는 뜻이었다"(325).

작가는 역사적 진실 대신 알려진 '암클'이라는 단어에서 중요한 사실을 유추해내었다. "한글은 '큰 글'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긴 세월 동안 암클이라 폄하된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왜 하필 큰 글을 암클이라 했을까요? 혹 여자가 개입되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리고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정의공주가 한글 창제에 큰 힘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 작가의 열정과 노력이 역사에서 지워져버린 '공주'를 살려내었다. <정의공주>는 세종대왕의 둘째 딸로 태어나 누구보다 총명했으며 배우고자 하는 갈증으로 늘 목말라 했던 정의공주의 삶과 한글 창제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잃어버릴 게 많은 사람들은 언제나 개혁을 두려워한다. 한 곳에 생각이 매인 사람은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중국의 것에 기대에 관직에 오른 학사들은 '우리글'을 만들자는 세종대왕의 꿈에 반발했다. 세종대왕을 존경해마지 않는 학자들도 한글 창제만은 반대했다. 모화 사상에 성리학에 얽매인 관리들은 '우리글'을 만들려는 시도를 불경하게 보았고 중국을 두려워했다. <정의공주>는 이러한 반발 때문에 한글 창제는 세종대왕이 믿을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오랜 세월 비밀리에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그 소수의 사람들은 바로 세종대왕의 가족, 공주와 왕자들이었다.


"우리가 만일 우리만의 새로운 글자를 만든다면 단군 시대의 혼과 정신이 담긴 글자를 채택해야 할 듯하다. 우리에게는 단군으로부터 내려오던 전자(篆字)가 있었느니라. 이를 '가림토 문자'라 한다. 과인은 우리 백성이 썼던 문자로 새 글자를 만들 것이라는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있단다. 왜(倭) 문자는 중국 문자를 토대로 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혼을 이어야 할 것이야"(45).

<정의공주>를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이 사실은 우리 백성이 오랫동안 써오던 '가림토'라는 문자라는 것이다. 학식 높은 배운 사람들이 중국의 것에 몰두하고 있을 때, 우리 백성들은 고유한 우리 문자를 사용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얼러러디야, 상사로다. 우리 부모 농사일로 '기욱 자'로 등 휘셨네. 역병으로 죽은 아우 한술의 '미음'이 전부였네. '니운 자'로 나무 그늘에 기대에 하염없이 흘리던 눈물. 어허라 상사디여......"(117)그 문자는 '천한' 백성들 사이에 노래로 전해졌고, 주막의 장부를 통해 소통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헌에 기록된 문자의 소리를 찾아낸 이는 바로 백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던 '정의공주'라는 것이다.

여자인 자신이 관련 되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소중한 우리글이 천대받지는 않을까 하여 스스로 역사에서 몸을 숨긴 '정의공주', 이 책을 통해 공주는 이렇게 역사 속으로,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가림토 문자를 다시금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자존이며 자주이니라"(46) 했던 세종대왕의 위대함이 피부로 느껴지고, 한글은 물론 함께 한글 창제에 몰두했던 "왕자들을 푸르고 거대하게 가꾸기 위해 기어코 퇴비로 남으려"(326) 했던 정의공주의 깊고 숭고한 마음에 고개가 숙여진다. 

정의공주의 일생을 복원한 <정의공주>는 글과 구성이 그리 촘촘하지는 않다. 그러나 다소 성긴 구성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몰입하여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다. "바람은 산들산들 불고, 세월은 흐르고, 젊음은 가고, 나이는 먹고, 냇물은 졸졸 흐르고, 눈물은 줄줄 흐른다"고 표현하는 우리 말의 다채로움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도 이 책 덕분이다. 무엇보다 역사에서 지워져버린 한글 창제의 진실을 살려내고, 스스로 이름을 숨긴 '정의공주'를 우리에게 다시 찾아주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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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 -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고고학적 발견들
패트릭 헌트 지음, 김형근 옮김 / 오늘의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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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된 역사가 해제되고, 잊혀진 역사가 되살아나다!

 

사무엘 존슨은 "책은 우리가 역사에서 아는 것을 모두 기록하고 있다"(7)고 말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고고학자로서 이 말에 반대한다. 땅에서 발굴되는 인공적인 유물이 문서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며, 고고학적 문헌들이 불충분하거나 존재하지 않을 때 역사를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고고학이라고 단언한다.

고고학을 통해 우리는 시간과 흙 속에 묻혀 있던 역사의 문을 열고 들어가 잃어버린 고대의 문명과 조우하게 되었다. 고고학이 없었다면 문자 없었던 시대의 역사는 수수께끼로 남았을지 모르며, 인류의 기원과 문명과 문화의 변천 과정을 크게 오해하고 있었을 것이며, '인디아나 존스'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고고학은 고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는 문자로 쓰인 문헌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으며, 인류의 역사를 다시 써나가고 있다.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은 그중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고고학적 발견"은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어떻게 어떤 역사를 다시 썼는지를 추척했다. 

고대 이집트 세계에 대한 이해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로제타스톤,
트로이의 목마가 신화가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고고학의 시작을 알린 트로이,
성서의 요나 이야기가 허구가 아님을 밝히며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들어가는 열쇠가 된 아시리아 도서관,
20세기 가장 대단한 고고학적 발견이라고 하는 투탕카멘의 무덤,
잉카 건축의 비밀을 푼 잉카제국의 공중도시 마추픽추,
화산 폭발이라는 급작스런 재앙으로 시간이 멈춰버려 고대 로마의 삶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폼페이,
현재까지도 학자들의 격렬한 싸움터가 되고 있는 사해사본,
전설의 아틀란티스라가 아닌가 하는 화산으로 묻힌 도시 티라,
인류 기원에 관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올두바이 협곡,
수천 명에 달하는 병마용과 함께 세계 어떤 무덤보다 많은 유물이 들어 있는 가장 거대한 무덤 진시황릉의 발견으로
봉인된 역사가 해제되고 잊혀진 역사가 어떻게 되살아 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이 10가지 발견들은 "모두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 말 사이에 이루어진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도 훌륭한 고고학적 발견들"(5)이다.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은 발견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당시 시대적 상황과 정치 및 철학적 경향, 현재와의 연관성, 그리고 이후 발견에 있어서 어떻게 역사의 관점 및 현장 연구를 변화시켰는지에 대해서도 들여준다. 여기는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 모델이라는 '빙엄'(139)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탐험가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는 그는 4세기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숨겨진 채 남아 있었던 마추픽추를 발견해 세상에 알린 인물이다.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을 읽으니 왜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와 같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둘 수 있었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고대 유물을 둘러싼 음모와 사기, 도굴과 탐험, 주도권과 소유권 쟁탈전, 정체세력과 종교세력의 개입, 신화 속 이야기가 실제가 되는 신비 등 '영화' 같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실제로 20세기 가장 대단한 고고학적 발견이라고 하는 '투탕카멘의 무덤'은 일본 순정만화계의 전설이라고 하는 <왕가의 문장>에 영감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30년 동안 연재되고 있는 <왕가의 문장>이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작품이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만화에 등장하는 왕가의 계곡 모습과 이 책에 실린 실제 사진이 흡사하여 깜짝 놀랐다.

그런데 고대 역사는 스스로 자신의 역사를 봉인하고, 먼 훗날 발견되기를 바랬던 것일까.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든다. 화산 폭발이라는 급작스러운 재앙은 폼페이의 시간을 멈추게 했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시간이 멈춰진 채 발견된 로마의 생활상을 그 시간 그대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기원전 612년 니네베를 잿더미로 만든 화재로 니네베는 역사에서 사라졌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 화재는 아시리아 도서관에 있는 점토서판들을 구웠다. 그 덕분에 아시리아 도서관에 있는 점토서판들이 지금까지 잘 보존될 수 있었다. 투탕카멘의 무덤은 살아 있을 때는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 왕의 무덤이었지만, 그 덕분에 도굴을 면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온전하게 남아 가장 화려하고 많은 유물을 간직할 수 있었다. 로마로부터 소중한 두루마리 문서들을 지키기 위해 사해의 동굴에 숨긴 것이 2000년이라는 세월 동안 건조한 사막의 악조건 속에서도 잘 보존되어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었다.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은 (영화만큼의 긴장감은 아니어도) '스펙타클'한 '어드벤쳐' 영화처럼 흥미롭게 읽힌다. 봉인된 역사가 해제되며 잃어버린 과거가 되살아나는 고고학 현장에 '진지하게' 서 있는 기분이다. 역사적 사건들을 흥미위주로 담아내는 단편 에피소드들과는 달리 진지한 깊이가 있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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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베스트 창업 아이템 100 - OK캐쉬백과 한국창업전략연구소가 추천하는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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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한 프랜차이즈 총집합!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 동생 때문에 관심을 갖고 본 책입니다.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며 호기롭게 달려들더니, 준비를 할수록 동생의 얼굴에는 그늘만 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의 지적대로 창업의 문을 두드리려고 하니 고민해야 할 것들로 넘쳐난다고 볼멘소리를 합니다. "요즘 이런 사업이 뜨더라, 이런 것을 좀 해봐라" 하는 주변의 소리가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된다고 합니다. 남들은 쉽게 말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업종, 아이템, 메뉴, 설비, 인테리어, 포장 등 결정하고 생각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라고 합니다. 프랜차이즈가 쉽겠는데, 여웃돈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인기가 있는 프랜차이즈 업종은 가맹비, 보증금, 로열티, 교육비, 인테리어, 설비, 기타 비용까지 하면 대부분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창업은 직장생활처럼 싫으면 그만 두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전재산이나 다음 없는 투자 비용을 날리는 일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더하려고 하지만, 아이템이나 업종을 결정해도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같은 변수까지 읽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동생 이야기를 들으니 "머리가 터질 것 같다"는 호소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이럴 때 제 눈에 확 들어온 책이 바로 한국창업전략연구소에서 펴낸 <2011 베스트 창업 아이템 100>입니다. 이 책은 오랜 기간 팡업과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일해온 소장님이 "객관적인 기준과 분석에 따라 창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건실한 브랜드와 아이템을 제시하고 싶다는 생각"(5)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프랜차이즈는 "가맹 본사의 노하우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보다 수월하게 창업을 할 수 있고, 안정적인 운영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뚜렷한 노하우 없이 막연하게 시작하는 창업 '초보'들에게는 '안전모드'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보여주는 프랜차이즈의 '평균 수평'은 충격이었습니다. "국내 프랜차이즈의 평균 수평이 약 2.8년이라고 한다. 이 통계가 보여주듯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큰 포부로 사업을 진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직면한다"(10). 많이 알려진 프랜차이즈라고 안전모드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업도 '도박'과 마찬가지이구나 하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문제는 창업자의 자본, 성향과 적성, 사업경험과 사업 운영능력 등"이라고 짚어줍니다. 

<2011 베스트 창업 아이템 100>는 이러한 기분에 맞춰 "OK캐쉬백과 한국창업전략연구소가 추천하는 가장 주목할 만한 창업 아이템"을 분석한 책입니다. 총 8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식당, 서비스, 휴게음식점, 주점, 뷰티, 분식, 도소매, 치킨) '분류지표'를 통해 추천하는 프랜차이즈의 '가능성'을 분석해놓았습니다. "이 책의 '분류지표'는 해당 브랜드가 어떤 업종인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으며, 투자규모와 점포형태는 어떠한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정리한 도표다. 특히 눈여결 볼 부분은 경쟁강도와 노동강도, 전문인력의 필요성 여부다."

예비 창업자 동생이 커피 전문점이나 샌드위치 전문점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PART3에서 다루고 있는 "휴게음식점"을 가장 집중적으로 눈여겨 보았습니다. 우선, "핵심 트렌드는 저칼로리, 웰빙이다"라는 분석과 '노동강도', '전문인력의 필요성'을 분석해놓은 '분류지표'가 큰 도움이 됩니다. 관심 있는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예상 투자비용'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창업 가능한 아이템을 추리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금 욕심을 부리지만 분석자료와 함께 실제 매장의 모습을 보다 다양한 컬러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2011 베스트 창업 아이템 100>이 주목을 받으면 이 책에 실리고 싶어 '로비'를 하는 프랜차이즈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보다 더 확실한 홍보는 없을 듯 하니까요. 전재산을 털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하는 창업자들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신뢰'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려봅니다. (프랜차이즈 홍보 책자가 되지 않도록 말이죠!) "아이템과 업종 선정이 창업의 절반"이라는 말처럼, 이 책 덕분에 아이템과 업종 선정에 대한 고민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하느라 동생과 함께 며칠 밤을 새며 골머리를 앓았는데,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부록>에서 꼼꼼하게 챙겨주는 이런저런 조언도 큰 도움이 됩니다. 

막연하게 창업을 꿈꾸는 완전 '초보' 예비 창업자라면 업계의 동향을 알기 위해서라도 한번 살펴볼만한 책입니다. 체계적인 자료와 정보, 객관적이고 정직한 분석, 따뜻한 조언이 꼭 필요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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