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그가 자전거를 타요 그러그 시리즈 2
테드 프라이어 글.그림, 김현좌 옮김 / 세용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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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요?"

단순하지만, 유쾌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

 
'그러그' 시리즈는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어린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캐릭터이자 국민 도서"라고 합니다. 그러그는 지금까지 30권의 그림책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하는데, 전설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제 곧 이 세상에 태어날 조카를 위해 '그러그 02' <그러그가 자전거를 타요>와 '그러그 03' <그러그와 커다란 사과 나무>를 읽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난 조카를 위해 아주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그가 저전거를 타요>는 총 15장도 되지 않는 정사각형의 얇은 책입니다. 이야기도, 등장인물도 아주 단순합니다. 1권을 읽지 않아서인지 '그러그'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1권의 제목에 의하면 나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그러그'라는 캐릭터는 사람은 아닌 듯합니다. 모습은 꼭 '미래 소년 코난'의 친구인 '포비'를 닮았습니다. 모자 같이 생긴 볏짙 같은 머리에 커다란 눈과 코가 보이고, 몸통은 가려져서 보이지 않고 다리만 보입니다.

그러그는 자건거를 사려고 돈을 모았습니다. 2권의 내용은 그러그가 노란 자전거를 사서 집에까지 가지고 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러그는 자전거를 타보았는데, 금새 넘어졌습니다. 책의 뒷 표지를 보면, 이런 질문을 던져줍니다. "어떻게 해야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요?"
 
그러그는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중요한 인생의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그가 자전거를 사서 집으로 가져가기까지 수없이 넘어지지만,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수없이 시도한 끝에 드디어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는 교훈을 담고 있으니까요.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책의 제목처럼 인생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을 무겁지 않게 유쾌한 터치로 그려내면서도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아이들 책에 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는 어린이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매 장마다 글은 한 문장을 넘지 않고 그림이 그려져 있으니, 부모님이 자녀와 함께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림을 보며 서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도 재밌는 책 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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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샐러드 - 매일매일 건강 담은 한 접시
김영빈 지음 / 비타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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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의 대향연!

 
골라 먹는 재미,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부페에 가서도 꼭 시작은 '샐러드'로 하듯이, 샐러드는 입맛을 돋우면서도 부담 없는 건강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런데 요리를 자주 하지도 않고, 만들줄 아는 음식도 몇 가지 안 되는 저와 같은 사람은 요리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합니다. 그리하여 샐러드 하면 패밀리레스토랑이나 샐러드 바에서 먹어보거나 본 적이 있는 몇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떠오르는 재료가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다이어트에도 좋을 것 같아 '아이 러브 샐러드'를 외치려다가도 '드레싱'에 대한 부담이 늘 걸림돌이 되곤 했습니다. 아는 드레싱이라고는 허니머스타드, 마요네즈에 과일 넣은 것, 그리고 몇 가지 '오일'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드레싱 없는 샐러드를 먹어야 할 것 같은데, 팥 없는 붕어빵처럼 드레싱 없는 샐러드를 무슨 맛으로 먹어야 한단 말입니까? 그냥 생 야채를 씹어 먹는 것과 같은데 말이죠.

비타북스에서 발간한 <아이 러브 샐러드>를 보고 가장 먼저 놀란 것은 드레싱의 종류입니다. 뒷편에 보면 '드레싱 Index'가 있는데 드레싱의 정류만 100가지가 넘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간장, 된장, 고추장, 참기름 등을 응용한 쉽고 간편한 드레싱"은 물론, 단팥, 두부, 부추, 홍시와 같이 저의 상상을 초월하는 드레싱이 등장합니다. <아이 러브 샐러드>는 '드레싱'에 대한 개념부터 바꿔주었습니다.

<아이 러브 샐러드>는 구체적인 레시피에 들어가기 전에, '샐러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부터 돕습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 샐러드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저는 야채를 생으로 먹는 것이 샐러드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친절한 저자는 "매일 생으로 먹는 샐러드의 채소는 물리거나 질려 매 끼 먹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짚어주며, "데치기, 볶기, 굽기, 튀기기, 조리기 등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하여 다채로운 변화를 주라"고 조언합니다. 재료 구입과 손질, 보관 노하우도 꼼꼼하게 알려줍니다. 

저 같은 요리 초보가 보기에 <아이 러브 샐러드>의 가장 큰 장점은 '샐러드'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준다 것입니다. 한 두가지 자신 있는 샐러드 레시피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드레싱의 기본에서부터 재료와의 어울림, 필요에 따른 샐러드 종류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기본을 익히고 나면 스스로 "응용"이 가능하다는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인터넷으로 한 두가지 레시피를 다운받아 요리를 하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배움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아이 러브 샐러드>에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 뚝딱 만들어 먹는 간단 샐러드, 든든한 영양소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샐러드, 가볍게 먹는 다이어트 샐러드, 밥, 국과 잘 어울리는 한식 샐러드, 샐러드의 첫 걸음 기본 샐러드가 등장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하여 남는 재료로 알뜰하게 만드는 주스 & 샌드위치까지 등장합니다. 그런데 기본 공식을 익히고나니 다양한 재료의 듣도 보도 못한 샐러드를 만나도 오히려 '샐러드'가 쉽게 느껴집니다. 샐러드와 드레싱에 대한 기본 공식을 익히고, 몇 가지 대표적인 드레싱을 익혀두면, 어떤 재료로도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아이 러브 샐러드> 레시피를 활용한다면 샐러드만으로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집니다.

창의적인 사람이 요리를 잘한다는 말이 맞는 듯합니다. 재료를 어떻게 활용하고 조합을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예쁘고, 다양한 요리가 가능해지니 말입니다. 제가 아는 목사님은 사랑이 없는 엄마는 365일 달걀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달걀 프라이밖에 없지만, 사랑이 많은 엄마는 달걀 하나로도 수십가지, 수백가지의 요리를 만들어낸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고민'하기 때문이랍니다. <아이 러브 샐러드>는 그러한 '고민'과 '진심'이 그대로 전달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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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1-04-1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서평 잘 보았습니다^^
 
재테크의 거짓말 - 속지 않고 당하지 않는 재테크의 원칙
홍사황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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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환상을 버리다! 

 
언제부터인가 '재테크'라는 단어는 내게 스트레스가 되었다. 재테크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지끈지끈 골치가 아프다. 재테크 열풍이 한창일 때, 재테크를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진 바보가 되는 느낌에 시달렸다.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누구는 어떤 투자로 얼마의 수익을 올리고, 1년새 집이 몇 채 늘었다는 재테크 성공 신화를 접할 때마다 초조해지는 마음을 다잡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덜컥 단물 빠진 일본과 중국쪽 '펀드'에 뒤늦게 투자를 했다가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 손실이라는 쪽박만 차고 말았다. 그것도 금융 기관에서 오래 일하다 퇴직하신 믿을 만한(!) 분의 조언으로 결정했던 투자라 실패의 맛은 떠욱 썼다. 이런 저런 소문을 주워듣고 경매다 금융상품이다 주식다 부동산이다 기웃거리며 되지도 않는 공부를 해보려 하지만 앞서가는 사람들 뒤를 따라 걸으며 늘 뒷북만 치는 형국이다.

<재테크의 거짓말>은 재테크의 환상에 빠진 사람들을 건져주는 책이다! 재테크의 네 가지 거짓말을 폭로하고 있다. 금융전문가가 제손으로 금융업계의 암묵적인 비밀을 깨뜨린 셈이다. 이 책에서 폭로하는 제테크의 거짓말은 일반적으로 순진한(!) 사람들이 쉽게 속아 넘어가는 주식의 거짓말, 부동산의 거짓말, 저축의 거짓말, 금융기관의 거짓말이다. 정확한 데이터와 사례를 통한 설명이 귀에 속속 들어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책은 독자들에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재테크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실망'을 확인시켜 준다. 한마디로 '선수들과 맞붙으면 수업료만 날리니 정신 차리라'는 일침이다.

대학교 동기 중에 주식에 손을 댔다가 큰 손해를 본 후,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한 친구가 있다. 그런데 현재 이 친구는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증권회사 투자 전문가가 되어 있다. 와신상담한 것이다. 한 번은 친구를 만나 주식 투자로 나의 푼돈을 목돈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이유는 묻지 말고 절대 주식 투자를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뜯어 말렸다. 이 책을 읽고 보니, 그 친구가 차마 정직하게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친구에 대한 한가닥 양심으로 투자를 말렸음을 알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인내심 없는 개미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먹잇감, 즉 테마주, 유행주, 듭등주를 알려주어야 하는 아이돌 입장과 같다고 설명한다(37). 너무도 절망적이게도 이 책은 이러한 결론을 내린다. "많은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돈 벌 수 있는 비결은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38). <재테크의 거짓말>은 이런 식으로 재테크에 대한 환상을 싸그리 없애 버린다!

한참은 '금' 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금에도 눈독을 들여봤지만, 또다른 전문가가 절대 '금'을 사지 말라고 해서 안 샀다. 그런데 지금 금값이 대박이 났다. 그러한 때에 지겹게 걸려오는 '복리 이자'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는 얇팍한 계산으로 덜컥 가입을 했다. 통장에 넣어두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그것이라도 하면 적어도 '복리 이자'는 챙길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3년쯤 지나 같은 금융 회사에 다니는 다른 설계사분이 '재무설계'를 도와주겠다며 찾아왔다. 그리고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복리 상품'의 취약점을 마구 늘어놓은 뒤, 자신이 추천하는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는 변을 늘어놓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금융 소비자들은 '잘 모르고' 금융상품을 구입하고, 불만 속에 유지하고, 후회하며 해지하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266)는 저자의 진단은 바로 나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재테크의 거짓말>은 달콤한 재테크의 유혹을 경고한다. 재테크도 일종의 마케팅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강추하는 재테크 방식은, 한마디로 간단하게 줄여 말하면 재테크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악착 같이 '돈을 모으라'는 것이다. 막연히 부자가 되기 위해 저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간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끈질지게 저축하라고 도전한다.

얼마로 몇 억을 벌었다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재테크의 거짓말>은 거짓말이라도 믿고 싶은 달콤한 환상을 여지 없이 깨뜨려 버린다. 그러나 대부 광고가 진짜 소시민을 위한 제도는 아니듯이, 깨어야 할 환상은 빨리 깨어나는 것이 여러 모로 이롭다. 저자는 이렇게 경고한다. "마크 트웨인이 "은행은 비가 오면 우산을 뺏어가는 곳"이라 말했지만, 오늘날은 입고 있는 옷까지 벗겨갈 수 있다!"(298). 환상에서 깨어나야 하는 아픔(!)은 있지만, 돈에 대한 태도와 철학까지 점검해볼 수 있는 착하고 선한 책이다. 객관적인 테이터와 예리한 분석, 사례의 접목으로 설명도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재테크'는 말만 들어도 골치가 아파오지만, '재테크'의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독자에게 강추한다. 눈 뜨고 있어도 코 베가는 세상이니 상식으로라도 재테크의 숨은 진실을 읽어두면 여러 모로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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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위한 바보 - 주님의 음성에 그대로 순종한
데이빗 케이프 지음, 이상준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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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란 소릴 들어도 좋소?

 
어느 날 갑자기 만족하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거리로 나가라는 명령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그것도 대야를 붙인 십자가와 물통과 성경책을 등에 지고, 주님이 명령하시면 어디든지 가서 낯선 사람들의 발을 씻겨주라고 하신다면? 더구나 주님이 가리고 명령하시는 곳이 자신 같은 사람(백인)을 증오하는 마을이고, 생명이 위협받는 위험한 지역이라고 한다면? 그런 명령이 어느 날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과연 '아멘'으로 순종할 수 있을까?

'예수를 위한 바보'가 된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은 6개월이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러한 '길거리 세족' 사역을 벌써 20년이 넘게 하고 있다. <종의 마음>으로 먼저 만난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 나는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그의 순종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그 순종에 경의를 표하고, 그분의 사역에 박수를 보내고, 진정 영광스러운 사역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감탄은 하지만, 그것이 내 일로 다가온다면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마음과 몸이 뒤로 한 발 물러설 것 같다. 누군가의 순종을 지켜보면서 뜨거운 은혜에 젖지만, 그 부르심을 내게 적용한다면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기까지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라는 찬양을 당분간 부르지 말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도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알았을 때, 쉽게 응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도하고 순종하는 데 1년이 넘는 시간과 하나님과의 교제가 필요했다. 데이빗 케이프는 발을 씻기는 사역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제 자신에게 그 일을 하도록 설교했기 때문입니다"(39)라고 대답한다. 누가복음 4장 18절의 말씀을 읽다 깊은 죄책감에 사로잡혔고, 이 주제를 가지고 섬기던 교회에서 설교하는 중에 "주의 성령이 진정 당신에게 임하였는가?"(40)라는 도전이 주어졌다고 한다.

<예수를 위한 바보>는 예수를 위해 바보가 되기로 작정한 한 사람의 순종을 통해 하나님께서 길에서 행하신 놀라운 일들과 기쁨이 무엇이었는지 증거한다. 폭력과 타락에 젖어 살던 사람들이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나고, 놀라운 치유의 기적과 회복의 은혜가 가득하다. 가장 낮은 자에서부터 가장 높은 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발을 씻기며 섬기는 사랑을 보여주었던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은 이 일에 부름받았다는 사실을 명예롭게 생각한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진실은 90%의 고통과 10%의 영광이다"(107-108).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이 걸어간 길은 영광스러운 길이었으나 결코 쉽지 않은 순종의 길이요, 평범함과 타협을 거부한 탁월하고 급진적인 순종이었다.

"데이빗, 나는 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발을 씻었는지 몇 명의 사람들을 구원에 이르게 했는지 숫자를 세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인간적으로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가 네게 보여주는 것에만 순종했으면 좋겠다."(26-27)

<예수를 위한 바보>는 '하나님의 위해'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질문하게 해준다. 그리고 답한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성공이나 실패가 없고 오직 순종만이 있을 뿐"이라고. 우리는 하나님을 위한다는 열심으로 최고가 되려는 꿈을 꾸고,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원대한 계획을 품는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일까? 우리는 날마다 주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 위해 씨름하고 있지는 않은가? 순종,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쉬울 것 같은데, 신앙생활을 하다보니 순종이야 말로 가장 어려운 일임을 실감한다. 어느 수도원에서 배추를 거꾸로 심으라는 명령에 그대로 순종한 '바보'가 왜 제자로 택함 받았는지, 그 예화가 주는 교훈의 의미를 이제야 제대로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 좋아했고, 많이 불렀던 복음성가가 있다. "외로움도 견뎌 나가겠소. 바보란 소릴 들어도 좋소. 나를 비웃는 그 비웃음들 주의 사랑으로 받아주겠소. 이 모든 것이 힘들다는 것을 주님은 나에게 알려줬소. 주님의 사랑은 너무나 넓고 크오 그래서 나는 살아가겠소." '예수를 위한 바보'된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이 보여주신 순종이 바로 딱 이러한 삶이다. 그런데 어느 샌가 주님의 넓고 크신 사랑은 잊어버리고, 외롭다고 불평하고, 바보라 놀리는 사람들을 밟아주지 못해 분을 내고, 비웃음들을 비웃음으로 갚아주려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과 그 성도들에게 주어졌던 도전은 '오늘' 우리가 직면해야 할 도전이다. "우리는 성령 충만한 교회라고 자부해 왔었고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도우시는 능력이 넘치는 교회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러나 이 말씀에 나온 내용들이 성령께서 하나님의 아들에게 임하신 기준들이었다면 우리에게는 얼마나 더 많이 부어져야 하겠는가? 우리는 하나님의 교회로서 복음을 정말 가난한 자들에게 전하고 있는가? 우리는 진정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전파하고 죄의 노예로 영적 속박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놓임을 전파하는가? 우리는 진정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고 요구하시는 방법으로 병든 자들을 고쳐 주는가? 우리는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과 억압 받는 자들에게 소망을 주는가? 우리는 정말 예수님의 구원의 능력과 그분의 나라를 증거하며 선포하고 있는가?"(40)

<예수를 위한 바보>는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해 애가 타고, 그 뜻을 구하며 몸부림을 친다. 그러나 문제는 그 뜻에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일 것이다. <예수를 위한 바보>는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번제로 올려드리기 원하는 사람들을 한 말씀 앞으로 이끈다.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요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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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의 길 - '주님은 나의 최고봉' 오스왈드 챔버스 전기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7
데이빗 맥캐스랜드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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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을 위한 우리의 훈련은 너무 가볍다. 오늘날 사역자들은 3년을 위해 30년을 준비하는 자세가 아니라 3시간을 훈련하여 30년 동안 일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185).

 
오직 주인을 위해 '찢겨진 빵과 부어진 포도주'가 된 사람, 오스왈드 챔버스!

위대한 사역자의 인생과 교훈을 조망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가를 생각해본다. 위인들의 삶은 그 자체로 하나님의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을 알 수 없어 괴로운 오늘의 시련이 위대한 사역자의 발걸음에 대입될 때, 내 삶에서는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손길이 감지되기 시작한다. 그 자신은 한 발 한 발 불확실성 속을 내딛었지만, 그 발걸음이 그를 어디로 인도했고 어떤 위대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이미 알고 있는 우리는 걸음 걸음마다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세심한 손길과 위대한 계획을 본다.

날카로운 지성과 투명한 영성이 빚어내는 메시지에 비해,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삶에 관한 '일화'가 많이 알려진 것이 없기에 더욱 그 삶이 궁금했다. 작품이 좋으면 그것을 빚어낸 '사람'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처음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 삶을 이끌어주고, 사역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니 그분의 전기를 읽는 기쁨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전기는 '장례식 장면'에서 시작한다. "왜" 하나님께서 챔버스 목사님과 같이 귀한 분을 43세라는 젊은 나이에 데려가셨는가라는 우리 모두의 의문을 대변하듯이 말이다. 어쩌면 저자는 챔버스 목사님의 죽음마저도 철저한 순종의 길이었음을 보여주고자 의도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순종의 길>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걸어간 길이 비전의 길이 아니라, 순종의 길이었음을 말한다. 그는 목표는 오직 한 가지, "주인을 위해 '찢겨진 빵과 부어진 포도주'가 되는 것"(22)이었음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순종의 길>의 저자는 묻는다. 장례식으로 챔버스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이 끝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보면 오스왈드 챔버스는 1차 세계대전 중에 사망한 수십 수백만의 영국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었는데도 오늘날 우리는 왜 그의 이름을 알고 있고, 그의 글을 읽고 있을까. 그가 언급한 메시지가 마치 오늘 신문을 읽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23-24). <순종의 길>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 '사람'의 성품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전기를 읽는 즐거움일 것이다. <순종의 길>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숨겨진 매력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미술과 시를 사랑하는 예술적인 감각이 풍부했고, 극장과 소설과 같은 문화를 즐기는 여유가 있으며, 누구보다 지적이며, 재능이 많고, 적극적이고, 유머감각이 있고, 정확하고, 깊은 생각을 하는 하나님의 사람이었던 면모는 챔버스 목사님이 얼마나 멋진 '사람'이었나를 알게 해준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은혜는, 챔버스 목사님도 하나님과 함께 걷는 동안 때로는 갈등했고, 고갈되었고, 물질적 어려움을 겪었고, 어렸을 때부터 품어온 꿈을 어렵게 포기해야 했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알고자 씨름했고, 인내해야 했고, 때로는 자신도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했고, 쉼을 필요로 하기도 했고, 비꼬는 가시 돋친 말도 들어야 했고, 뜨거운 헌신으로 시작한 믿음의 여정이 자아 절망이라는 잿더미로 끝나버린 적도 있고(109), 모함과 부풀려진 온갖 소문으로 상처받고, 수근거림을 견뎌야 했고, 오해를 받고 고립되었으며 사람들에게 외면도 받았고(117), 자신의 힘으로 다스릴 수 없는 무서운 교만이 숨어 있음을 고백하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일이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억울한 일도 당하라 했던 챔버스의 가르침이 얼마나 뜨거운 것이었는지 마음에 생생하게 살아난다.

"언제나 성경의 진리를 매일의 삶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두었던"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오늘 우리가 성경의 가르침과 얼마나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지 적나라 하게 보여준다. 하나님의 일에 '효율성'의 잣대를 사용하고 있는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내야 한다는 개념인 '효과성'은 챔버스와는 거리가 먼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방법은 언제나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아낌없이 헌신하며 전부 쓰임 받는 것'이었다"(239).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온통 들끊고 있는가. "미래에 대한 챔버스의 자세는 간단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다음 일을 행하라." 지금 가장 가깝게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낮잠을 자는 것이다. 그는 담요를 두르고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284). 하나님과의 교제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일 때문에 분주한가. "오늘날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장 큰 원수는 성경이 요구하지 않는 어떤 실천들을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 실천들은 세상의 제도로부터 영입된 것으로 끊임없는 에너지와 활동을 요구하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생명력 있는 교제는 없다"(300-301).

언제나 챔버스 목사님 앞에 서면 벌거벗겨지듯 숨겨진 내면의 죄악이 드러나는 경험을 한다. 짧은 한마디지만 '영적인 체하는 지적 게으름'(161-162), '훈련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자세'(185)에 대한 경고는 서슬퍼런 칼처럼 가슴에 파고들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깊고 고상하지만, 그의 가르침을 따르면 삶은 훨씬 단순하고 명료해진다. '순종'이라는 오직 하나의 길만 남기 때문이다. 번제처럼 주님께 드려져야 할 '찢어진 빵과 부어진 포도주'가 되어야 한다는 오직 나의 목표만 남기 때문이다.  

 

 

 

   

대학생 시절과 이집트의 사막 전쟁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일을 도맡아 했던 때의 챔버스 목사님의 사진이다. 오른 편의 사진은 피곤으로 상하고 흡사 할아버지 처럼 깊은 주름이 패인 모습은 43세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2년새 달라진 모습이라고 하는데, 이 사진을 보고 너무 놀라고 가슴이 아파 왈칵 눈물을 쏟을 뻔했다. 얼마나 헌신된 삶을 살았는지 이 한 장의 사진이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평생 존경할 수 있는 한 사람을 만나고, 그 생애에 깊이 감동 받을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인생의 크나큰 자양분이며, 더할 수 없는 은혜라고 생각한다. <순종의 길>을 읽으며 평생 마음에 품고 살 수 있는 한 사람을 얻어 행복하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과 같은 목회자가 이 시대에 열 분만 더 나온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화될까.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있기까지 많은 믿음의 동역자가 있었고, 그 스스로도 좋은 믿음의 동역자였던 것처럼,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생애와 가르침은 내게도 동역의 푯대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예수님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하신 가장 위대한 말씀은 '버리라'는 것이다. 제자로 부름을 받을 때 우리는 주님의 말씀에 삶을 걸고 주만 온전히 신뢰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모험을 하게 하실 때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잡으라." - [오스왈드 챔버스의 산상수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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