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 씨의 우정 여행 - 파리의 정신과 의사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이은정 옮김, 발레리 해밀 그림 / 열림원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된 친구는 원시림의 나무처럼 귀하게 여겨야 한다"(101).

 
우정에 대하여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기는 아마도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를 지나는 사춘기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그 때는 인생의 모든 의미를 친구에게 두었으니 말이다. 친구와 떡볶이만 같이 먹어도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했고, 우리가 나누었던 은밀한 비밀과 우리만의 추억이 쌓여갈수록 서로 깊이 결속된 느낌으로 충만했고, 그 끈끈한 우정의 동아줄이 위태로웠던 사춘기 시절을 든든하게 지탱해주었었다. 그러나 그 결속은 또 얼마나 깨어지기 쉬운 것이었는지 사소한 오해와 작은 실수들이 영영 돌이킬 수 없는 갈림길을 만들기도 했고, 친구를 잃는 슬픔은 세상이 다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을 안겨주기도 했었다. 그렇게 친구는 절대적인 의미였고, 어떤 의미에서는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보다 더 친밀한, 나의 내면 가장 가까이에 와닿을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런데 그렇게 세상의 전부였던 친구 때문에 하루에 열두 번도 더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며 끊임없이 기뻐하고 아파하고 행복하고 상처 입으면서도, 정작 '우정'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해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다른 이들에게 못되는 구는 사람들도 실은 마음속으로는 진정한 친구를 갖고 싶어 한다는 것"(24)을 인정하지 못했고, 우리가 그토록 진정한 친구를 찾고 싶었던 이유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라든지, "자기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30)라는 것을 생각해본 일이 없다.

파리의 정신과 의사 '꾸뻬 씨'가 이번에는 우정 여행을 떠났다. <꾸뻬 씨의 우정 여행>은 한 정신과 의사가 어느 날 갑자기 거액의 돈을 훔쳐 사라져버린 친구를 찾아나서며 탐구를 시도한 우정에 대한 작은 성찰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친구, 그를 찾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 친구와 함께 사라져버린 거액의 돈, 친구가 보내온 수상한 엽서 등 미스테리한 분위기 속에서 끊임없는 의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구를 돕기 위한 꾸뻬 씨의 모험과 갈등이 펼쳐진다.

<꾸뻬 씨의 우정 여행>은 친구를 찾아 떠나는 모험에 독자를 초청하며, 함께 우정에 대해 고찰해보도록 유도한다. <꾸뻬 씨의 우정 여행>은 알레스토렐레스의 '우정론'을 성찰의 도구로 삼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정을 '필요에 의한 우정', '여행을 위한 우정', '선한 우정' 세 가지로 나누었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진정한 우정은 마지막의 선한 우정뿐이었다(78). 그리고 어떤 우정이든 두 사람 사이에서 상호적일 때에만 생겨날 수 있고 또한 우정을 서로에게 숨김없이 표시해야만 유지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79). 꾸뻬 씨는 이 세 가지 척도를 자신의 친구 관계에 대입해본다. 그리고 사건에 맞닥뜨릴 때마다 관찰을 하고, 우정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함께 답을 해보도록 유도한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친구가 우리에게 도움을 부탁하지 않은 경우에는 친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서는 안 되는 걸까?", "사람들은 친구가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존재라고 곧잘 이야기하지. 그렇담 그들의 어려운 상황에 내가 기꺼이 도울 생각이 들만한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과연 어떤 점이 부족해서 나는 이들을 친구로 생각하기를 망설일까?"


"오래된 친구는 원시림의 나무처럼 귀하게 여겨야 한다"(101).

<꾸뻬 씨의 우정 여행>이 내 마음에 가장 많은 울림을 남긴 질문은 이것이었다. 훨씬 더 많은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옆에 있는데도 나는 왜 그들을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고, 멀리 떨어져 지금은 별다른 교류 없이 살아가는 그들을 오히려 친구라 여기는 것일까? 꾸뻬 씨가 우정 여행을 통해 찾아낸 한 가지 답은 "낡은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낡은 것 그 자체로는 아니지.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브라이스를 알고 지냈다는 그 사실이 브라이스를 흔치 않고 더 소중한 존재로 만드는 거야. 함께한 추억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포기해버리는 건 쉽지 않아.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다. 지금까지 우리 인생을 여러 줄의 실들로 뜨개질해 왔다면 브라이스는 그 중간에 끼어 있는 털실인 거야. 그 친구와 절교한다는 건 이 실을 끊어버려야 하는 것과 같아"(278).

참, 이상하게도 대학교 때 만난 친구들이나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보다 사춘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에게서 더 끈끈한 우정을 느낀다. 우리 사이에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그 무엇이 있고, 설명하지 않아도 저절로 느끼는 공감대가 있다.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친구란 한줄기 안식이고 험난한 폭풍 속에서 숨어 들어갈 피난처가 된다"(31)고 정의할 수 있다면, 내겐 그 시절의 친구가 바로 그런 의미이다. 어떤 거짓도 없이 순수했으며, 함께한 추억들이 그대로 삶이 되었던, 그리하여 삶의 공통분모를 함께 나눠가지고 있는 친구들! 살수록 그런 친구를 더 많이 만들지 못하는 것은 그때만큼 순수하지 못하다는 증거이리라.

<꾸뻬 씨의 우정 여행>을 함께하며, 나만의 관찰 수첩에 우정에 관한 작은 깨달음을 하나 추가해본다. 살면서 깊이 깨달아지는 한 가지 사실은 어려울 때 옆에 있어주는 친구도 소중하지만, 기쁜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같이 기뻐해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사실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바로 이 지점에서 친구와 친구가 아닌 사람들이 갈린다. 함께 울어주고, 함께 기뻐해줄 수 있는 친구들이야 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삶의 비타민이다.

우정 때문에 깊이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 삶이 메마른 이유를 찾고 싶은 독자에게도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한국'이 깜짝 무대로 등장하고, 한국을 대하는 작가의 우정과 애정이 깃들어 있어 꾸뻬 씨의 어떤 여행보다 더 따뜻하고, 특별한 의미를 갖게 해준다. 다른 모든 것을 다 가졌다 해도, 그 누구도 친구 없이는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꾸뻬 씨와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진정한 우정의 가치를 발견하고, 잃어버린 친구를 다시 찾을 수 있기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써니람다 2011-04-20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매일 영어 큐티 2 - 잠언편 매일 영어 큐티 2
박은영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매일 아침 잠언을 한 장씩 읽어라!" 아마도 내가 제일 처음 받았던 신앙훈련이 이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매일 아침 잠언을 한 장씩 읽으면 지혜로워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지혜가 임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믿음의 선진들은 이것을 믿었고, 직접 체험했고, 다음 세대에게 가르쳤습니다. 지금도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들 중에 매일 아침 잠언 말씀을 읽으며 지혜를 얻는다고 하는 분들이 있고, 자녀에게 매일 아침 잠언 말씀을 읽게 한다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매일 영어 큐티> 2번째 시리즈로 '잠언편'이 나왔습니다. <매일 영어 큐티> 첫 번째 책으로 묵상했던 말씀을 매일 한 구절씩 반복해서 암송하고 있는 저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일입니다. 그냥 영어 성경을 펴놓고 말씀을 암송하는 것보다, <매일 영어 큐티> '묵상 노트'를 다시 읽으며 암송하면 그때그때마다 주시는 특별하고 뜨거운 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 공부과 영어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려는 심산으로 영어 성경을 필사하며, 제일 먼저 필사했던 본문이 바로 '잠언'이었습니다. <매일 영어 큐티2> '잠언편'은 본문의 정확하면서도 핵심적인 설명을 통해 말씀을 깊이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묵상 노트'를 읽다 보면, 새롭게 알게 되는 성경 지식이 쌓이면서 잠언을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and if you look for it as for silver and search for it as for hidden treasure, then you will understand the fear of the LORD and find the knowledge of God. (2:4-5)
은을 구하는 것 같이 그것을 구하며 감추어진 보배를 찾는 것 같이 그것을 찾으면 여호와 경외하기를 깨달으며 하나님을 알게 되리니

이 구절을 묵상하며 이 책은 이런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 줍니다. "왜 금이라고 하지 않고 은이라 했을까요?"
금은 금맥을 한 번 발견하면 그곳에 모여 있어 수고하며 찾지 않아도 되지만, 은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어 열심히 찾아야만 모을 수 있다고 합니다(12). 하나님 나라의 놀라운 보화인 말씀을 은을 구하듯 찾으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구체적인 그림(이미지)이 되어 마음에 새겨집니다. 이 책은 이렇게 말씀을 보는 우리의 눈을 열어줍니다. 말씀을 깨닫는 순간 온 몸을 감싸는 전율과 기쁨을 경험본 적이 있으십니까? 말씀이 깨달아지는 은혜는, 직접 맛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충만한 기쁨이요, 만족입니다. 

 

 

 

<매일 영어 큐티2>는 잠언이 전하는 메시지의 진의에 한 걸음 더, 더 가까이,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잠언서는 한글만으로 뜻이 애매한 구절들이 있어"(4) 다양한 버전의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보다 정확히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Honor the LORD with your wealth, with the firstfruits of all your crop; then your barns will be filled to overflowing, and your vats will brim over with new wine. (3:9-10)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창고가 가득히 차고 네 포도즙 틀에 새 포도즙이 넘치리라

우리말 성경과 NIV 성경에는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성경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수익의 처음, 그리고 가장 좋은 것"(the first and best part of all your income, GWT)을 드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18). 이러한 설명(묵상)만 보아도 저자가 얼마나 성실하게 이 책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성경에 관한 지식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검색만 해보아도 관련 자료들을 수두룩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그중에서 신학적이고 보편적으로 검증된 것이 얼마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매일 성경 큐티>는 '특정한' 교단이나 교리적인 색체가 없으면서,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교재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묵상과 성경 공부를 겸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매일 영어 큐티2> '잠언편'을 묵상하며 가장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것은 역시 "여호와를 경외함이 모든 지식의 근본"임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잠언편'은 지식이 홍수를 이루는 '지식 사회'를 향하여 당당하게 외칩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지혜의 근본"임을 말입니다. 얼마나 통쾌하고, 가슴 뛰는 선포인지 모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는 것을 모르는 성도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입술과 머리로는 고백을 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삶으로 그것을 증거하는 성도는 많지 않을 듯 합니다. <매일 영어 큐티2>로 말씀을 묵상하며,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하면서도, 세상 지식에 더 목말라 하고, 세상 지식을 더 자랑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을 알고 그 외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긴다고 고백했는데, 순간순간 세상 지식에 기대어 살았던 나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얼마나 부끄러워는지 모릅니다.

Wisdom is supreme; therefore get wisdom. Though it cost all you have, get understanding. (4:7)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 네가 얻은 모든 것을 가지고 명철을 얻을지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혜, 말씀의 지혜! 이것은, 오늘은 진리이지만 내일은 낡은 것이 되어 버리는 세상 지혜와는 차원이 다른 하나님의 지혜요, 진리입니다. 축적된 지식으로 한껏 교만해진 세상은 자신들의 지혜로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시도를 비웃으십니다. 때로는 세상 지식에 기죽고, 때로는 세상 지식을 자랑하며, 세상 지식으로 나의 탑을 쌓으려고 몰두했던 나의 어리석음과 교만을 눈물로 회개합니다. <매일 영어 큐티2>로 '잠언' 말씀을 묵상하며, 여호와를 경외하는 지혜의 근본임을 다시 한 번 몸과 마음과 영혼에 새기겠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혜, 그것이 "최고의"(supreme) 지혜임을 알았으니, 이제는 하나님을 알아가는 일에 시간, 노력, 정성, 그 밖에 그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그 지혜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매일 영어 큐티>가 우리 앞에 던지는 도전 앞에, 결단하며 나아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통문장 일본어 말하기 중독 훈련 - 한국인이 일본어 회화를 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한우영 지음, 도이미호 감수 / 사람in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30일 동안, 일본어 1만 문장 외우기에 도전해보자!

 
얼마 전, TV를 시청하다 우연히 일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 윤손하 씨가 일본어를 빠른 시간 내에 마스터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윤손하 씨는 대본이 나오면 노트를 준비하여 일본어로 되어 있는 대본을 소리나는 대로 한글로 옮겨 적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장마다 억양을 표시해놓고 억양을 살려서 대본을 외우는 방법으로 일본어를 익혔다는 것이다. 한글로 소리나는 대로 적어놓고 억양을 살려 암기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일본어를 마스터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것을 보며, 실전 회화를 위해서는 글보다는 말을 입에 붙게 만들고, 문장을 외우며 말의 억양을 익히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임을 알게 되었다. 외국어로 '말하기'를 훈련하는 나름의 비법을 깨달은 것이다.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공부한 인연도 있지만,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일본어를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여행자를 위한 회화책은 판에 박힌 대화가 지루했고, '정석대로' 대화가 오가지 않는 실제 상황에서는 오히려 공식처럼 외워놓은 문장들이 대화를 더 방해할 것 같았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끼리 자주 이런 농담을 주고받곤 했다. "영어를 12년 공부해서도 안 되면 차라리 다른 외국어를 배워보자." 그때마다 차라리 영어 대신 일본어를 공부해서 자신 있게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 하나쯤 훈련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서인지, 지금도 일본어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말과 어순도 비슷하고, 발음이 비슷한 단어도 많아서인지 일본어는 조금만 노력하면 금방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근거 없는' 믿음이 내게 있는 것이다.

우연히 윤손하 씨에게 일본어를 마스터하는 비결을 배우고 나서 <통문장 일본어 말하기 중독 훈련>이라는 책이 눈에 번쩍 띄었다. <통문장 일본어 말하기 중독 훈련>은 주제를 가진 짤막한 이야기를 통째로 외우는 훈련 방식의 교재이다. 저자는 외국어를 '말하려면', 절대로 쓰면서 외우지 말고, '눈'이 아닌 '귀'와 '입'으로 외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일본어 문장 1만개를 외우면 일본어를 스피드 있게 말하기가 가능해진다고 하는데, 이때 개별 문장을 외우지 말고 이야기를 통째로 외우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단, 문장을 외울 때는 반드시 그 문장의 문법적 구조를 이해하고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통문장 일본어 말하기 중독 훈련>은 30일 동안, 주제를 가진 통문장을 총3단계(step 1, step 2, step 3)로 나누어 익힘으로써 '일본어 말하기'를 집중 트레이닝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샘플로 제시된 통문장은 다이어트, 해외여행, 크리스마스, 일본음식, 주거, 결혼, 이혼, 연애, 연예인 등 현대인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어 그 내용만으로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구성, 주제, 내용 등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교재이다.

단, 이 책은 '초급 문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독자를 위한 교재이다. 그러나 일본어를 처음 시작하거나, 초급 문법을 공부하는 중이라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교재 구성이 한 눈에 잘 안 들어온다는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인데, 초보자들은 교재만 보고도 겁을 먹을 듯하다. 구성은 아기자기한데, 정작 가장 중요한 일본어 문장과 설명이 서체도 그렇고, 발음 기호가 전혀 없는 것도 그렇고, 어쩐지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MP3를 소리가 나게 틀어놓으니 옆에 있는 남동생이 처음 듣는 일본어 문장인데도 대충 해석을 해낸다.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공부한 동생은 일본어를 배운 적이 없는대도 대충 알아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한글을 쓸 줄 몰라도 말을 알아듣고 할 줄 아는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통문장이라 강한 억양은 없지만, MP3로 정확한 일본어 발음과 리듬감까지 익힐 수 있기 때문에, 책에서 말하는 대로 초급 문법만 안다면 '일본어 말하기' 훈련에 날개를 달 수 있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문가의 장수비결
정지천 지음 / 토트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장의 정기를 보존하는 것이 비결!

 
"늙기도 서러운데 짐을 조차 지실까"라는 싯구가 한숨과 함께 토해질 때가 있다. 부모님이 들으면 야단하시겠지만, '예전' 같지 않은 몸의 변화를 느낄 때마다 늙는 서러움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섬뜩해질 때가 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연장된 것은 분명 축복이겠지만, 이율배반적이게도 노년의 경험은 그다지 행복한 것이 못되는 것 같다. 오래 산다는 것은 늙는다는 것이고, 늙는다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늙을수록 어린 아이처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자녀의 도움이 없으면 그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노화되는 몸은 여기 저기 적신호가 켜지고, 외로움과 소외감이라는 적과도 더욱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야 하는 것이 노년의 그림자이다. 인류의 소원은 단순한 생명 연장이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이 되었고,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몸과 마음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모아지고 있다. 

<명문가의 장수비결>은 건강 프로그램 방송 패널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의사인 저자가 명문가의 생활방식에서 장수비결을 찾아본 책이다. 저자는 '장수비결'을 "노화를 조절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방법", 다시 말해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치료하고 노화를 억제할 수 있는 처방"이라고 정의한다. 단순히 장수비결이라고 할 때보다 '노화를 억제하는 처방'이라고 하는 구체적인 설명에 귀가 번쩍 뜨인다. 저자는 평균 수명이 40세가 되지 않았던 시절에 보기 드물게 장수의 복을 누린 조선 명문가들의 생활상을 탐색한다. 저자가 명문가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명이 짧았던 시절에 "자손이 번성하며 대대로 장수를 누려운 명문 집안이라면, 신장의 정기가 강한 체질을 대물림해 왔을 것"이라 짐작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명문가에 '신장의 정기를 보존할 수 있는 비결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저자는 장수비결을 다른 말로 '신장의 정기'라고 설명한다. "신장의 정기는 원기의 근본으로써 인체의 생장, 발육, 생식, 노화의 모든 과정에 결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6). 우리 몸의 멀티플레이어인 신장은 인체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는데, 신장의 정기가 노화 억제에 직접적인 관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콩팥뿐만 아니라, 부신, 고환을 포함한 비뇨생식기 전부와 성 호르몬을 비롯한 각종 호르몬을 모두 합한 개념이다. 그래서 방광, 뇌, 허리, 생식기, 뼈, 치아, 귀, 머리카락 등까지 신장의 정기를 받아야만 정상적으로 기능을 유지하는 부위를 '신장 계통'으로 분류한다"(12). 저자가 <명문가의 장수비결>에서 찾고자 한 것은 한마디로 신장의 정기를 보존할 수 있는 비결이다.

<명문가의 장수비결>은 총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에서는 명문가로 이름을 날리면서도 장수했던 이익, 정약용, 이정구, 조헌, 김정희, 이항복, 박지원, 서유구, 윤선도, 이황, 정온, 송시열, 송준길, 허목, 허엽의 독특한 생활 습관과 그 집안의 풍습을 살피며 신장의 정기를 보존하는 비결을 찾아본다. 여기에 보너스 격으로 '왕과 영웅들의 장수비결'을 탐색하는 제2부가 첨가되어 있다. 

<명문가의 장수비결>이 전하는 노하우는 소식하는 식습관, '콩식품, 녹차, 약주와 고구마, 고사리, 구기자'와 같은 음식은 물론, 종교생활, 노동, 자연과 음악, 생활습관까지 그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그러나 건강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특별하게' 색다른 비결은 없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노화 방지와 동안에 놀라운 효능이 있다는 '구기자'에 관심이 갔고, 마음을 다스리는 건강체조라 할 수 있는 퇴계 이황 선생님의 '활인심방 건강법'이 흥미로웠다. 활인심방 건강법은 "머리를 자주 빗고 이빨을 소리 나게 부딪치며 이마와 콧잔등을 자주 문지른다는 것"(186)이 특징이다. <명문가의 장수비결>은 명문가의 '(장수비결)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반성이 든다. 평균 수명이 40이 되지 않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부르게 한번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절제'를 통해 건강을 유지했던 선인들의 지혜를 생각하면, 우리는 지금 얼마나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는가. 건강한 생활을 하려면 '탐욕'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제는 건강에 대해서도 무서운 탐욕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식민족'이라 불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은 동북아 3국 중에서 가장 밥을 많이 먹는 나라였기에 대식국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 하루 먹을 양식을 한 끼에 다 먹었다는 것이다"(37). 신기하기도 하고 믿기지 않기도 하다. <명문가의 장수비결>이 알려주는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청빈하고 검소하게 살아 청백리에 선정된 사람들이 대부분 오래 살았다는 것이다. 성호 이익 선생은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고 운동을 하지 않던 벼슬아치들과는 달랐기에" 장수할 수 있었고, 연안 이씨 가문은 "이름을 얻는데 넘치지 말고 먹고 입고 사는데 넘치지 않도록" 계일정이라는 지혜를 전수했고, 연암 박지원 선생은 빈둥거림으로 충분한 휴식을 누렸기에 장수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저자는 <명문가의 장수비결>을 정리하며, 예로부터 전해져 온 무병장수를 위한 건강법을 소개한다. 바로 '양생법'이다. "양생법의 범위는 매우 넓은데 크게 나누어보면 음식, 운동, 정신, 방상(성생활), 기거(수면, 휴식, 노동), 환경, 계절, 기공 양생법 등이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정신 양생이다"(343). 다시 말해, 무병장수를 원한다면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고, 마음 건강의 달인이자 자기 절제의 도사였던 분들을 본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귀양을 다녀온 선비 중에 장수한 분이 많았다는 통계 결과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탐욕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지혜와 절제하는 생활습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도 다다오 - 휴먼 스페이스의 기하학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후루야마 마사오 지음, 김미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그의 건축물만큼 매력적인 사람, 안도 다다오!

 
'잘 지어진' 건축물은 소중한 문화재이면서 동시에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되기도 한다. 최근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트라이-볼(Tri-bowl)이 각종 건축상을 휩쓸면서 인천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발 세 개를 세워놓은 듯한 이 독특한 건축물을 나도 직접 가서 보았다.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조형을 위한 예술 작품으로 느껴질 정도로 독특하고 멋진 건물이었다. 가수 비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며 유명해지기 시작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찾을 때도 외국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건축 산업도 활발하고 세계가 알아주는 두뇌를 가진 우리이지만, 이렇다 할 건축물이 별로 없는 것이 몹시 아쉬운 부분이다. 건축은 활발하지만 '독립된 개성이 없는 건물들'만 즐비한 거리는 지루하기만 하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요즘 유행하는 건물의 패턴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새로 지어지는 빌딩을 보면, 비슷한 재료, 비슷한 양식이 어쩌면 그렇게 한결 같은지 '요즘은 저런 건물이 유행이구나' 하는 것이 한 눈에 보이니 어지간히 개성이 없기도 하다.

(이런 생각이 성숙한 사고 방식은 아니지만) 사실 더 안타까운 것은 "일본은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될까?" 하는 점이다. 안도 다다오는 세계가 인정하는 일본의 건축가 중 한 사람이다. 안도 다다오라는 건축가를 알게 된 것은 '빛의 교회'라는 건축물 때문이었다. 정면 벽에 십자가 모양의 슬릿이 뚫려 있고, 그 틈새를 통해 빛이 들어와 십자가 모양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사진은, 정말이지 감탄에 감탄을 거듭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후에 사진 속 작품이 '빛의 교회'라는 건축물인 것을 알았다. 처음엔 "마치 핀홀 카메라 안에 있는 것처럼 어두움 속에서 떠오르는 눈부신 십자가"(37)를 보고, 환상적인 빛의 마술을 절묘하게 포착해낸 사진 작가의 솜씨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십자가 모양의) 빛이 건축가가 의도한 장치라는 것을 알고, 이름도 모르는 건축가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하는 시리즈(Basic Art Series)를 통해 <안도 다다오>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 감사하다. "건축이라는 것은 추상적 공간 구조 안에 자연과 역사, 전통과 사회 등 현실 세계에서 명확하고 투명한 논리로 구성된 구체적인 요소들을 표현하는 작업이다"(표지 앞 날개 中에서)라고 정의하는 안도 다다오는 일명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유명하다. 나무, 돌, 콘크리트처럼 실체가 있는 소재를 좋아하는데, 특히 빛과 콘크리트의 조화가 경이롭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빛과 콘크리트의 예술가'라고 부른다. 인간미가 거세된 도시의 냉혹함을 상징하는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콘크리트'와 '벽'이라는 소재가 안도 다다오를 통과하면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다. 콘크리트라는 차갑고 다소 조악해 보이는 재료가 사람들에게 경의로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고 어울림을 지향하는 안도 다다오의 철학 때문일 것이다. "건축이 '폐쇄된 상자'라는 기본 속성으로부터 탈출하기 어려운 이상, 하늘은 건축의 내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자연 요소이다"(13).

'노출 콘크리트 기법' 외에 안도 건축의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먼저, 안도의 건축에는 투명한 기하학이 자리잡고 있다. 안도 건축의 특징 중 하나는 제한된 재료를 써서 그 특유의 질감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이다(12). 단순한 기하학적인 구조 안으로 자연을 인도한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안도의 건축은 '벽의 건축'이다. 보통 단절을 상징하는 '독립된 벽'이 그에게는 "부드럽게 비호하는 벽, 위로하고 치유해주는 벽"이 된다. 또 안도의 건축에서는 자연, 특히 하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늘에 형태를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안도 건축의 매력이다."

후루야마 마사오가 쓰고(아쉽게도 저자에 대한 정보는 없다), 마로니에북스가 출간한 <안도 다다오>는 안도 건축의 특징뿐만 아니라, 안도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17살 때 프로복서로 데뷔했다는 이 사람은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고 차가운 강인함이 느껴지는 건축가이다. 고독해보이지만 고립되지 않은 삶을 살았고, 고집스러워보이지만 부드러운 강인함을 가진 남자로 보인다. 안도는 현대건축계에서는 특이한 이력의 건축가이다. 학교나 선생이 아니라 경험으로 건축을 배웠다는 그는 인생의 스승은 있지만 건축계에는 스승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고집과 경험이 '안도'만의 세계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천편일률적인 과정과 단계를 거치며 살고 있는 나의 편협한 인생 설계가 그를 통해 좀 더 자유로워지는 기분이다. 그를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내 인생도 이보다 더 확장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간은 혼자서도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 그는 스스로를 '투쟁하는 건축가'(19)로 규정했다고 한다. "그는 20대에 건축을 할 것인가, 혁명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결국 건축을 선택했다"(20). '주거를 바꾸는 것은 도시를 바꾸는 것이며, 사회를 변혁하는 것이다'라고 확신한 그는 건축을 통해 사회를 바꿔가고자 했단다. 그의 그러한 결의는 특별히 지극히 작은 서민 주택이나 집합 주택이 들어서기에 매운 까다로운 지형 조건이었던 곳에 그가 지어놓은 건축물들에 잘 드러난다. 단순해서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안도의 건축은 형태는 단순하지만 공간은 복잡하다. 여백에도 논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안도는 좁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자연이 건축의 부분을 이루도록 함으로써 핸디캡을 오히려 예술적 요소로 승화시킨다.

안도의 건축물을 보면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생긴다. 그의 건축물은 확실히 나의 취향이다. 안도의 건축물을 모아놓고 보면, 안도만의 특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같은 소재, 같은 기법, 같은 구상이 잘못 하면 오히려 식상해질 수도 있을 터인데, 주변 환경(자연)과의 조화라는 지극히 단순한 원리 하나가 그의 모든 작품을 '독립된 개성'을 지닌 예술품으로 만들어놓는다. 

"그는 머리로만 지은 건축에는 별 관심이 없다. 지식의 조작이나 형태에만 관심을 두는 건축을 경멸한다. 안도에게 있어 진정한 건축은 형이상학적인 미학을 표현한 공간이 아니라, 체화된 지혜가 구현된 공간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안도는 아름다운 건축이나 기술적으로 훌륭한 건축을 추구하지 않는다. 번민과 고통, 공포심을 극복하고 이룬 떳떳한 건축만을 평가한다. 시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인생을 건 표현만이 숭고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고 믿는다. 여기에는 '인생은 투쟁의 연속이고, 투쟁만이 감동을 일으킨다'는 안도의 굳은 신념이 깃들어 있다"(7).

그의 건축물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그가 매력적인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이든, 요리이든, 건축물이든 결국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 바로 그 자신(마음)에 대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멋진 철학을 가진 건축가가 많아지기를 소망해본다. 그러면 우리 삶이 훨씬 더 풍요로우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