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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산상수훈 -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김혜경. 스데반 황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1월
평점 :

어린 아이 신앙을 위해서!
우리나라만큼 교육열이 뜨거운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교육 때문에 집값이 올라가고, 교육 때문에 부부가 서로 떨어져 살 만큼 극성스럽습니다. 신앙심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교회가 우리나라에 있고, 새벽기도, 철야기도를 세계인이 배워갈 만큼 열정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앙 따로, 교육 따로'라는 것입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는데, 어린 시절부터 바른 신앙, 바른 신앙의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요?
또 다른 문제는 어린 아이들에게 경건하고 성경적인 신앙심을 심어주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교육 시장만큼은 절대 움츠리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부모님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아낌없는 투자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교육을 위해서는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은 학습 교재가 날마다 쏟아지고, 신종 교육법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신앙 교육을 위해서는 어떨까요? 10년도 넘은 공과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나요? 자녀 세대에게 물려줄 신앙 유산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입니다.
그런데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어린이 산상수훈>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사실은 어린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교사)가 먼저 '어린 아이 신앙'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학교 교사로 봉사하던 한 친구가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삼위일체론'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어야 하는데, 준비를 하면서도 과연 이것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설명을 하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아이들은 아무 어려움 없이 이해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니까 이해할 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른들의 교만일지도 모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어린이 신상수훈>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산상수훈>을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 맞춘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신 예수님이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 안에 담긴 가르침이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은 우리 안에서 우리가 말씀을 따라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17). 아이들은 정말 성령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잘 따라갈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믿어지지 않을 때, 내 마음속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 잘 들여다 보세요. 아마도 예수님의 말씀보다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옳다고 고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을 거예요"(42). 예수님의 말씀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고집부리는 것은 어린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할 것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어린이 산상수훈>은 어린 아이를 위한 마음이 아주 잘 나타나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아이들의 언어로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주신 숙제'만 보아도 그 '어린 아이 믿음'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숙제를 내주셨어요.
"예수님처럼 거룩해져라."
과연 예수님처럼 거룩해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거룩해지는 것은, 우리의 마음과 행동이 하나님 보시기에 깨끗하게 되는 것을 말해요.
다시 말하면 예수님을 닮아가는 거예요(79).
가끔 아이들 성경 공부책을 보면, '착한 성품'을 위한 윤리적인 덕목들을 열거해 놓거나, 어린들 수준의 교리를 어휘만 바꿔서 꾸며놓은 책들도 보입니다. 이 책이 가르치는 내용은 '성경적 삶'의 진수입니다. 성령님의 존재, 예수 안에서 나의 정체성,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법, 기도 생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마음 등을 아이들의 언어로 가르쳐줍니다. 그것은 윤리에서 말하는 '착한 성품'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들입니다.
"착한 일은 왜 할까요? 하늘나라에 가기 위해서 하는 걸까요?
아니에요! 착한 일은 하나님께 감사하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사랑으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기 위해서 착한 일을 하는 거예요"(81).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착한 행동은 오직 하나님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에요"(88).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어린이 산상수훈>은 '학습 교재'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말씀을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운 말씀을 스스로 삶에 적용해보는 것입니다. '짝을 찾아 연결하기', '길(미로) 찾기', '친구에게 편지 쓰기', '빈칸 채우기' 등 '재밌는 놀이'의 옷을 입고 아이들에게 다가갑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빛쨍쨍파'와 예수님을 따르지 않는 '어둠컴컴파'는 서로 앙숙이에요.
지금 이 세상은 '빛쨍쨍파'와 '어둠컴컴파'가 섞여 있는데요.
여러분에게 이들을 구별하라는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아래의 이름을 잘 보고 두 파를 나누어보세요.
여러분은 어느 파에 속하나요?
아직도 '어둠컴컴파'에 속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서 '빛쨍쨍파'로 들어오세요(105).
아이들은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합니다. 부모의 '말'이 아니라, '행동'(삶)을 통해서 배운다는 뜻입니다. 신앙 교육이 일반 교육보다 더 예민하고 힘든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가르침에서 '위선'을 느끼는 순간, 그들의 신앙은 예수님으로부터 더 멀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책임을 생각하면 지옥불을 만난 듯 두렵기만 합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어린이 산상수훈>을 통해서 이렇게 가르쳐줍니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오직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뿐이에요. 우리가 살면서 구해야 할 한 가지는 하나님의 나라뿐이에요"(113). 이러한 삶이 먼저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 책은 새로운 가시가 되어 부모(교사)의 마음을 찌를 것입니다. 이 책은 어린 아이 신앙 교육을 위한 책이면서, 동시에 어린 아이 신앙을 갖게 해주는 책입니다!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과 신앙의 열정이 만나, 이 책과 같은 소중한 신앙 유산을 많이 많이 남겨주기를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