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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영문법 잘하고 싶다 ㅣ 나도 영어 잘하고 싶다 3
심재경.민경원.Steve Choe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뿌리가 땅에 튼튼하게 자리를 잘 잡으면 나뭇가지가 흔들리지 않고 잘 자라는 것처럼 기본적인 문법을 잘 익혀두면 빠른 시간 안에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영문법을 배우는 이유입니다"(6).
암기가 아니라, 이해하는 영문법!
공부를 잘하려면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면, 그 선생님의 과목만큼은 월등한 실력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의 영어 실력은 '선생님'을 잘못 만난 탓이라고 변명하고 싶습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불운을 겪은 셈입니다. 우리반 영어수업을 담당하셨던 선생님은 주로 읽기와 단어 암기에 중점을 두시며, 문법은 2학년 때부터 시작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2학년으로 진급한 후, 다시 그 영어 선생님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1학년 때 반이 달랐던 대부분의 아이들이 기초 문법을 이미 배운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반 아이들이 이미 기초 문법을 다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문법 수업을 또 건너뛰어버리셨습니다. 변명이지만 그때부터 영어 공부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생략 되어버린 문법을 독학으로 따라잡으려니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또 혼자 공부하는 문법책은 왜 그리 지루하기만 한지 도무지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한 번 기초를 잘 다지지 못한 영문법은 지금까지(!) 걸림되고 있습니다. 회화 중심 영어 공부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학문(학위)을 위해서는 영문 독해와 영작 실력이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문법의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독해와 영작 실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절대 향상 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나도 영문법 잘하고 싶다>는 만화로 설명되어 있어서 처음엔 '저학년'을 위한 책으로 오해를 했습니다. 이 책은 영문법을 암기가 아니라 읽으며 이해해나갈 수 있도록 구성되고, 서술되었습니다.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읽기에도 좋고, 만화(이미지)를 통한 설명이 훌륭한 시청각 도구가 되어 빠른 이해는 물론 이미지를 통한 암기에도 도움을 줍니다. 무엇보다 딱딱한 문법책이라는 이미지를 덜어내기 위해 구색을 맞추는 정도의 그림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를 형성하는 재미는 물론, 시각 효과를 극대화한 교재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나도 영문법 잘하고 싶다>의 또다른 특징은 우리말과의 비교를 통해 영문법을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입니다. '비교'를 통해 그것만의 특색과 장단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듯이,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를 인지하게 되니 영문법의 특징이 더 선명하게 뇌리에 새겨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책이 전하는 '영문법을 잘하는' 노하우는 '영어식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익히는 것입니다. 영어의 특정 표현을 배울 때, 영어식 사고방식을 설명하는 선생님들은 많이 봐왔지만, 문법을 설명하며 영어식 사고방식을 가르쳐준 선생님은 처음 만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영문법은 '규칙'을 암기하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문법 안에 나타나는 영어식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독특하고 재미있습니다. 특별히 어려울 것 같지 않은 문법이지만 자주 헷갈리는 'a'와 'the' 화법, 그리고 우리말 어순과 다른 영어의 어순을 '영어식 사고방식'으로 이해하는 일이 흥미로웠습니다.

<나도 영문법 잘하고 싶다>는 영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사'와 '동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사용 빈도수가 높은 것, 그러면서도 헷갈리기 쉬운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영문법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물론, 막연하게 영문법 규칙을 암기하고 있다거나, 원서 독해와 영작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분들에게도 유익하리라 생각됩니다. 영어 공부의 첫단추라고 할 수 있는 영문법, 시작은 불운했지만, 그래서 오랜 세월 방황도 했지만, 이제라도 좋은 교재,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