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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 - 인체 속을 살펴보는 특별한 탐험 ㅣ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리처드 플라트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스티븐 비스티 그림, 홍인표 감수 / 진선아이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인체 속을 살펴보는 특별한 탐험 이야기!
우리 몸은 알면 알수록 정말 신비하고 오묘합니다. 우리 몸이 얼마나 정교하고 놀라운 창조물인지 내게 알게 해준 글이 있습니다. 음주운전자가 낸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 화상을 입고, 의사들마저 치료를 포기했던 '이지선 씨'가 쓴 책 <지선아 사랑해>에 보면 이런 글이 있습니다.
"저는 짧아진 여덟 개의 손가락을 쓰면서 사람에게 손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고, 1인 10역을 해내는 엄지 손가락으로 생활하고 글을 쓰면서는 엄지손가락을 온전히 남겨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눈썹이 없어 무엇이든 여과 없이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경험하며 사람에게 이 작은 눈썹마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알았고, 막대기 같아져 버린 오른팔을 쓰면서 왜 하나님이 관절이 모두 구부러지도록 만드셨는지, 손이 귀까지 닿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온전치 못한 오른쪽 귓바퀴 덕분에 귓바퀴라는게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나님이 정교하게 만들어주신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잠시지만 다리에서 피부를 많이 떼어내 절뚝절뚝 걸으면서는 다리가 불편한 이들에게 걷는다는 일 자체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피부가 얼마나 많은 기능을 하는지, 껍데기일 뿐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피부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남겨주신 피부들이 건강하게 움직이는 것에 감사했으며 하나님이 우리 몸을 얼마나 정교하고 세심한 계획 아래 만드셨는지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이외수 선생님의 책 <아불류 시불류>에 보면, "코딱지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먼지나 이물질, 또는 거기에 붙어 있는 세균들에 의해 잦은 호흡기 질환을 알게 되고 심하면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된다. 코딱지에게도 경배하라"는 글이 있습니다.
손톱, 엄지 손가락, 눈썹, 관절, 귓바퀴, 피부, 심지어 우리 몸이 만들어내는 코딱지까지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정말 알면 알수록 우리의 몸은 신비요,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한눈에 펼쳐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은 '해부학적으로' 우리 몸이 얼마나 정교하게 짜여져 있고 세밀하게 기능하는지 탐험해보는 책입니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우리의 몸을 한눈에 펼쳐볼 수 있도록 한 해부학적 일러스트가 세밀하고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두 명의 특별 탐험대가 "미지의 세계인 인체를 구석구석 탐험하여 지도에 표시하는" 임무를 띠고 인체 속으로 탐험을 떠납니다. 탐험 대상은 '스티븐 비스티', 그의 성별은 '남', 직업은 '예술가'입니다.
"아무리 좁은 핏줄 속이라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훈련을 받은 이 탐험대는, 원래 스티브의 입속으로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스티브의 얼굴을 타고 올라가다 태풍 같은 바람에 휩쓸려 그의 콧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뒤이어 나오는 재채기에 날려 좁고 어두운 길 속으로 내동이쳐졌다"(8). 그들은 스티브의 눈물길(누관)을 따라 눈 속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이렇게 스티브의 눈을 시작으로, 귀, 뇌, 척수와 신경, 뼈대, 피부와 근육, 입과 창자, 림프와 혈액, 콩팥, 방광 및 생식기 계통, 심장, 코와 허파까지 무사히 탐험하며 그들의 임무를 완수합니다. 우리 인체는 전담반(흰색), 근육반(주황색), 신경반(파란색), 혈액반(빨간색), 호르몬반(연두색), 면역반(핑크색) 등으로 나누어진 인체의 일꾼들이 쉬지 않고 일하는 하나의 거대한 공장 같습니다.
<한눈에 펼쳐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은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뼈대 하나도 얼마나 신비하고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뼈대가 어찌나 기막히고 영리하게 만들어져 있는지 우리는 놀라고 말았다. 스티브의 뼈대에는 뼈가 206개나 있어서 굉장히 무겁겠구나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독특한 벌집 구조 덕분에 아주 가볍다. 그런데도 스티브의 살과 장기의 무게를 받쳐 주고 뇌처럼 연약한 부분을 보호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16). 이 모든 것이 '우연한' 진화의 결과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오묘하고 섬세하고 정교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 책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흥미롭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어른인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읽을수록, 우리 몸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처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내 자신이 얼마나 신비로운 존재인지 새삼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본다는 것, 소리를 듣는다는 것, 생각할 수 있다는 것, 걷고, 느끼고, 말하고, 먹고, 소화시키고, 배설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심장이 뛰고 숨을 내시고 들이킬 수 있다는 것, 그 하나하나가 얼마나 오묘하고 신비한 일인지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몸은 각 기관이 쉴 새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피부와 근육을 탐험할 때는 손가락을 쥐였다 펴보기도 하고, 심장을 탐험할 때는 가만히 맥박을 느껴보기도 해보세요! 그 사실에 얼마나 감사하게 되는지 모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