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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사상 ㅣ 역사가 기억하는 시리즈
리즈쉬안 지음, 최인애 옮김 / 꾸벅 / 2010년 7월
평점 :
생각의 트랜드, 우리가 걸어온 길을 읽다!
생각에 하나의 정답이 있을 수 없겠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시대를 반영하고 역사를 이끌어온 생각의 트랜드가 존재한다. 인류는 아직 '어디에서 와서, 왜 살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의 트랜드'는 적어도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지금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는 알 수 있게 해주는 듯 하다. 생각의 트랜드 안에 시대의 고민, 사회의 주요 쟁점, 추구하는 가치, 세상을 읽고 해석하는 방법, 그 모든 것에 대한 인간의 다양한 반응이 담겨 있다. 그 모든 것은 사상이 자라는 토양이 되고, 그렇게 형성된 하나의 혁신적인 사상이 문화와 사회와 역사를 바꿔놓으며, 그렇게 따로 떼어낼 수 없는 영향을 주고받으며 우리 삶을 구축해가는 것이다.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사상>은 '철학, 문학, 역사, 예술, 경제 등 다섯 개 분야에서 손꼽히는 유파 100개'를 추렸다.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사상>이라는 주제가 거창한데, 그 100대 사상을 추린 기준이 완전히 '저자'(편저자) 마음대로이다. 편저이기 때문인지 저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것이 아쉬운데, 저자는 중국인의 관점에서(판권에 있는 계약 출판사가 중국의 출판사인 것으로 볼 때), 고전보다는 근대 중심의,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세계 100대 사상'을 꼽았다.
어차피 투표에 부칠 것도 아니고, 학자들간에 완벽한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저자가 추린 '세계 100대 사상'의 보편적 객관성에 굳이 딴지를 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세계 100대 사상을 추려낼 만큼 '사상'의 흐름이나 역사에 대해 해박한 독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사상>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의외'라고 생각되는 '사상'이 더러 보인다(그 의외성이 신선하기는 하다). 가장 '의외'라고 생각했던 파트는 문학이다. 르네상스 문학, 홍학, 바로크 문학, 낭만주의 문학, 감상주의 문학, 사실주의 문학, 상징주의 문학, 자연주의, 블랙유머, 의식의 흐름, 유미주의 문학, 초현실주의, 잃어버린 세대, 마술적 사실주의, 블랙마운틴 운동, 부조리 문학, 패배의 세대, 비판적 사실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이 그 목차이다.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목차의 객관적 타당성을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은 없지만, 많이 접할 수 있는 카테고리는 아니어서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스스로 '상식과 앎의 즐거움, 역사와 문화에 도움을 주는 청소년 필독서'라고 소개한다. 가장 폭넓은 공부를 하는 시기가 '고등학교' 때라고 하는데, 그 말이 어느 정도 실감이 된다.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사상>은 잘 정리된 '요점 정리 노트' 같은 느낌을 준다. 컬러 화보와 간결한 설명이 '상식 수준에서' 사상의 특징을 잘 짚어준다. 이 책에서는 '흐름'과 '쟁점'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