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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이 튀어오르는 공처럼 - 쓰러지지 않는 인생을 위한 심리학
존 니콜슨 지음, 노혜숙 옮김 / 오푸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당신의 회복탄력성 지수(Resilience Quotient)는 얼마입니까?
심리학에서 ’역경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이라 정의되는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에 대해 처음 들었던 것은 몇 년 전, 청소년의 회복탄력성을 연구하고 있는 한 교수님에게서였다. 교수님은 MBC 방송국의 ’사과나무’라는 프로그램 출연자들 중에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리질리언스’를 연구하고 있다고 하셨다.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가 나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모든 것을 다 잃었을 때 오히려 다시 시작하기 쉽다"는 교수님의 설명 때문이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그야말로 인생의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 리질리언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높이 튀어 오르는 공’처럼 되튀어 오르는 삶의 탄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현실에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다 잃어버린 사람이 다시 시작하기 쉽고, 오히려 변화를 꾀하기 싶다는 이론이 내게는 매력적이었다. 인생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더 높이 튀어오르는 공처럼>은 본격적으로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64개 항목의 니콜슨 맥브라이드 회복탄력성 질문표를 고안했고, "그후 영국와 유럽의 각 기업체와 재계, 교유계 등을 대상으로 특별한 도전과 좌절을 경험한 후 재기에 성공한 리더 26명을 선정해 심층 인터뷰팀을 조직했다"(8). 그리고 연구주제로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1) 회복탄력성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생기는 걸까?
2) 무엇이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을 구분할까?
3) 저마다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팀은 회복탄력성에서 최종적으로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찾아냈다. 그 핵심 요소를 중요한 순서대로 열거하면, 낙관성,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부터의 자유로움, 개인적 책임감, 개방성과 유연성, 문제 인식 순이다(24).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8가지 심리 특성(자존감과 자기효능감, 낙관주의와 위기활용주의, 자기주도력, 스트레스 반응도, 결정과 로스컷, 끊임없는 학습 욕구, 도움 구하기와 네트워킹, 갈등 관리)을 정리했다.
사실 매순간 잊고 살아서 그렇지 알고 보면, 인생이란 언제든지 끝장날 수 있는 위태로운 것이 아니었던가. 불행과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고, 언제든지 고난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살다 보면, 고통의 무게에 짓이겨진 마음으로 내일 아침 눈뜨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와 함께 잠들게 되는 밤을 지난다. 이러한 인생의 사막을 건널 때, 가장 강력한 심리적 무기가 되는 것이 바로 이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이다. 고난의 무게에 짓이겨지지 않고, 낙심의 수렁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무기는 바로 마음의 힘(또는 생각의 힘)인 것이다.
리질리언스는 고난을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만들어버린다. 책에는 놀라운 리질리언스를 보여준 3분의 한국인 사례를 추가로 소개하고 있다. 그중 두 팔이 절단된 뒤 화가로 제2의 인생을 사시는 석창우 화백님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팔이 있을 때에는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했지만, 팔이 없는 지금은 그림 하나하나를 작업할 때마다 성취감과 만족감,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그 과정을 즐기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하신다. 똑같은 환경도 생각 하나만 바꾸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