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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비비어의 은혜
존 비비어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0년 3월
평점 :

그리스도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요며칠 우울하고 의기소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인생이라는 것을 객관화시켜 바라볼수록 참으로 덧없고 덧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이다. 마음 한편에서는 인생의 덧없음을 탄식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에서는 스스로 죄책감에 시달렸다.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인생인데, 사명자로 살아가는 인생인데, 이렇게 의기소침해 있어도 되는가 하는 죄책감말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내 마음의 고통 소리를 들으셨는지 나에게 길을 보여주는 한 책을 보내주셨다. 바로 <존 비비어의 은혜>이다.
<존 비비어의 은혜>를 한마디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나는 "그리스도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관한 책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존 비비어의 은혜>가 가르쳐주는 정답은 바로 ’은혜’이며, ’은혜’와 짝하고 있는 ’믿음’이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인이란 은혜와 믿음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것이다. 존 비비어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란 "비범한 삶으로의 초대"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본래 ’비범한’ 삶을 살도록 지음 받았다는 것이다. 모든 인생이 그러하겠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그리스도인은 특별히 더 잘 살아야 할 책임이 있음을 일깨워준다. "빛나는 삶을 추구하라"는 단순한 메시지가 빛이 어둠을 뚫고 들어오듯, 지금 내 마음 안에서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
"사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지음 받은 자기 본연의 존재를 발견하는 것이다"(15/17).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기독교인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존 비비어는 이렇게 묘사한다. "흔히 그렇듯 나에게 비쳐진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책을 손으로 쿵쿵 내리치며 비판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남의 결점을 지적하기에 빨랐고 그게 아니면 수동적이거나, 시류에 역행하며, 무지했다. 그리스도인들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살아간다거나 평범함을 깨뜨리는 비범한 개척자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14).
인간이 절대자(신)을 찾는 경우는 대부분 실패를 만났거나, 병들었거나, 의지할 대상이 필요할 때일 것이다. 예수님은 소외되고, 병들고, 연약하고, 버림받은 자를 찾아오셨다. 한마디로 낮은 곳, 죄인을 위해 오셨다. 그래서 그런지 교회는 실패자들, 가난한 자들이 모인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해왔다. 또 부자들이 모인 교회는 교회대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가 권력과 부의 중심에 있는 것을 이율배반적인 모습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세상의 논리와 시각에 갇힌 생각이다. 존 비비어가 가르쳐주는 하나님의 은혜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파워풀한 개념이다. 존 비비어가 가르쳐주는 하나님의 은혜는 ’삶’의 문제와 직결된다. 신앙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은혜는 우리의 죄를 덮어주는 ’만능 덮개’ 정도가 아니다. 물론 은혜는 죄를 덮어주지만 아울러 은혜는 우리 마음에 미치는 하나님의 영향력이며 그 능력은 우리 삶으로 나타난다(98).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은혜 받았습니다"라는 고백을 자주 하는데, 우리가 은혜를 받은 증거는 바로 "진리를 행하는 삶"에 있는 것이다.
"그분(예수님)은 인간이 어떻게 살도록 지음 받았는지 보여 주셨다. 그것은 타락한 육신의 불타는 욕망에 놀아나는 사람이 아니라 의가 원동력이 되고 사랑과 기쁨과 평안 가운데 성령의 능력이 추진력이 되는 삶이다. 용서와 치유와 회복이 넘치고, 다른 사람들을 차원 높은 삶으로 끌어올려 주는 삶이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다. 거룩하게 살 뿐만 아니라 죽어가는 세상에 천국의 생활방식을 가져오는 삶이다"(159).
"천국을 가져와야 한다!" 이 한마디가 의기소침했던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 열정의 불을 지펴주고 있다. <존 비비어의 은혜>는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삶의 목표를 다시 점검하고, 목표를 설정하도록 도와준다. 하나님의 목표는 높다! 하나님이 본래부터 인간에게 살도록 뜻하신 삶을 살아가리라!
존 비비어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비범한 삶, 빛나는 삶은 모두 ’은혜’로 가능하고, ’은혜’로 살기 위해서는 ’믿음’으로 은혜에 접속해야만 한다고 가르친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은혜의 흐름에서 스스로 끊어졌다는 것이다(215).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도 은혜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믿음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첫 제자들에게는 이런 핑계가 허용되지 않았다. 그들이 믿음에 실패하면 예수께서 "믿음이 적은 자여"나 심하게는 "믿음이 없는 자여" 같은 말씀을 하곤 하셨다"(210).
믿음으로 은혜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말씀을 마음에 심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존 비비어의 은혜>의 교훈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천상의 소리이다. 그 가르침이 지금 내 마음에 진동을 일으키고 있다. 먼 길을 돌아 제자리에 선 기분이다. 우리가 바라보야 할 것은 세상이 아니라, 허무한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뿐임을 다시 깨닫는다. 믿음의 눈을 들어 하나님을 본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나의 삶의 목표는 아버지를 감동시키는 것임을 마음에 되새긴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나의 능력임을 고백한다. 하나님이 예비해놓으신 상을 향하여 나는 다시 갈려가겠노라고, 세상을 향해 외친다! 주님의 은혜 안에 덧없는 인생은 없음을 믿음으로 선포하는 바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은 가능하다!
은혜 안에 답이 있다!
믿음으로 은혜에 접속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