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탄생 - 마음은 언제 탄생하여 어떻게 발달해 왔는가?
요시다 슈지 지음, 심윤섭 옮김 / 시니어커뮤니케이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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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제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가?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떻게 해서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도대체 마음이란 무엇인지 그 정의조차 확실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11)

마음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나는 심장 쪽에 손을 갖다 대었다. 마음이 아프다고 느낄 때, 그쪽이 아팠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의 동료이면서, 심리 학도이기도 한 나의 친구는 마음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머리에 손을 갖다 댄다. 우리의 뇌가 마음이라는 것이다. "우린 마음이 아플 때 심장을 움켜쥐잖아?"라고 항변해보아도, 아니란다. <마음의 탄생>을 읽으며,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신체 어디에 존재하는가?"


"인류의 뇌가 커졌다는 점과 그로 인해 인류가 진화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뇌가 커지는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음이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27)

뇌가 커짐으로써 마음이 탄생했다? 마음은 인류가 두 번에 걸쳐 뇌가 커지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멸종 위기에서 얻은 것이라고 추정된다.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이렇게 덧붙인다. "마음은 결코 진화의 끝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되풀이해서 말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에 매달리는 한 인류의 진화 특히 마음 탄생의 비밀은 결코 밝혀낼 수 없다. 나는 ’마음은 마음의 핵이라는 것이 가상세계 속에서 활동함으로써 형성되는 다양한 신경회로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44)


"마음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요했고, 언어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화가 필요했다. 그리고 아날로그화 되기 위한 조건으로, 기억의 편집, 외부세계에 대한 의미부여,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인지능력, 노이즈화, 공감성이 필요하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 다섯 조건을 갖추고 태어난다고 여겨진다."(129)

정리하자면, 인류는 원인시대라고 불리는 180만 년 전쯤의 첫 번째 멸종위기 때 저자가 ’사람다움’이라고 표현하는 원초적 정신을 얻었게 되었고, 7만 5천 년 전쯤의 두 번째 멸종 위기 때 언어를 얻게 됨으로써 비로소 마음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요한 가설은 진화의 과정에서 현생 인류가 살아남은 ’원인’의 토대 위에 세워진다. 얼마 전에 읽은 <빅 브레인>에서는 "우리보다 더 큰 뇌를 가진 인류의 조상이 살았음을 보여주는 화석이 발견되어 학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전한 바 있다. 학자들이 그렇게 큰 충격에 휩싸인 이유는 <마음의 탄생>에서도 보여주듯이 "인류 진화의 과정은 뇌가 커지는 과정"이라는 점에는 학자들 모두가 합의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머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출산하기가 어려워져, 결국 어머니와 아기가 다 죽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논리적으로 보면, 인류는 진화의 시작부터 멸종의 길로 들어선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문제는 뇌가 커지는 진화 과정 중에 있는 인류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 저자는 바로 이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마음의 탄생’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역으로 하면, 진화 과정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인류가 살아남아 오늘날 우리 인간에 이르게 된 원인이 바로 ’마음의 탄생’과 관계가 있다는 발상이다.

<마음의 탄생>이 세워나가는 가설과 추론을 따라 읽으며 드는 생각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렇게 ’논리적(인과율)’이었던가 하는 것이다. 심리학은 물론 신경의학을 비롯한 정신의학, 뇌과학, 고고학, 영장류학, 인류학 등 많은 학문의 발전에 힘입어 ’마음의 탄생’을 추론하는 논리적 토대가 견고한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마음의 활동이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에 ’왜’라는 물음을 제기하기 시작하니, 오히려 모든 것이 해체되는 기분이다. 우리가 가진 답변은 아직 많은 부분에서 미약하고 취약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정신과 의사는 마음의 병을 통해서만 마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마음의 병을 통하지 않고는 그것에 대해 알 수 없다는 말이다"(134).

<마음의 탄생>을 읽었으니 누군가 "인간의 마음은 우리의 신체 어디에 존재하는가" 물으면, 뇌와 입(언어)을 가리켜야 할까? 인간의 ’마음’은 여전히 불가사의한 신비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마음’은 물질적이고 기계적인 3차원적 원리를 뛰어넘는 ’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적 역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영적인 에너지 말이다. 그것은 인간이 세운 가설인 ’진화론’만으로는 절대 설명할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라고 본다.


"그러나  아무리 유전학과 약리학이 발전하고, 병리현상이 밝혀지더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수백 번 이상 말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인간의 ’마음’은 그 자체가 매우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며 건강하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마음은 전능인자라는 강력한 본능으로 인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며, 언제 어떤 경우에라도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기치유의 힘은 인간이 가진 가장 중요한 본능이며, 때로는 인과율의 법칙을 훌쩍 뛰어넘어 버리기도 하는 위대한 힘이다."(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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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 느리게 행복하게 걷고 싶은 길
이해선 지음 / 터치아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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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행복하게 걷고 싶은 길, 그 섬에 가고 싶다.


마음이 너무 아팠을 때, 그 통증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을 때, 그때 내가 찾아낸 치료법은 걷기였습니다. 분주한 일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면, 그렇게 걷고 또 걸었습니다. 발과 다리의 통증 때문에 마음의 통증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때까지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거리의 풍경에 마음을 뺏길 때면 마음의 시름에서 잠시나마 놓여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마음이 더 헝클어질 때도 있었지만, 생각이 모아질 때면 마음이 정리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과 부딪히며 걷다 보면,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체념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리가 몹시 아파오면 그 통증에 마취되듯 어서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다는 새로운 소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걸으며 마음의 통증을 잊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걸었던 길은 모두 ’서울’이라는 공간 안이 전부입니다. 서울을 벗어나 느리게, 행복하게 걸어본 적이 없네요. 서울이 아닌 곳에서는 목적을 가지고 서둘렀고, 차를 가지고 이동했고, 잠시 머물렀을 뿐입니다. 생각해보니 서울을 제외하고 마음을 주며 교감했던 길은 춘천의 호수가 전부이네요. 어느 날, 아침 무작정 기차에 올라타고 처음으로 ’나홀로’ 떠난 여행지가 춘천이었습니다. 친구를 만날 작정도 아니면서 그곳에 친구가 살고 있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그곳엘 갔었습니다. 

기회를 만들어 꼭 한번 걸어보고 싶은 길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제주도입니다. 그러나 유난히 나와 인연이 없는 곳 중 한 곳이 제주도입니다. 여름철에만 시간을 낼 수 있는 내가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할 때마다 자꾸 태풍이 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에 서툰 것도 아직 제주도 땅을 밟아보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 대신합니다. 포토에세이를 잘 읽는 편이 아닌데도, "느리게 행복하게 걷고 싶은 길"이라는 <제주 올레>에 저절로 눈길이 갔습니다. <제주 올레>는 친구가 보내준 엽서 같기도 하고, 친구의 일기장 같기도 하고, 제주도를 함께 걸으며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보기만 해도 절로 평온해지는 풍경 사진에 마음이 퐁당 빠집니다. 이 책을 들고, 책에서 보여주는 바로 그 장소에 서서, 이 책에 담긴 그 풍경을 직접 바라보며 이 책을 다시 읽고만 싶어집니다. 꼭 그렇게 해보고 싶습니다. 

제주도를 찾고 싶은 독자를 위해 살뜰한 여행 안내서 역할도 하면서, 그저 읽어도 재미있는 제주도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해서 여러 모로 유익한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꼼꼼하게 제주도 여행 계획을 세우실 분들이 많을 듯 합니다. 

<제주 올레>를 따라 제주도를 구석구석 돌고나니 오히려 제주도가 더 낯설게 느껴집니다. 제주도에 대한 기대감이 내 안에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인 듯 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해질녘 해안길도 왜이리 특별하게 보이는지. 허락된다면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풍경들입니다. 정현종 님의 시, "그 섬에 가고 싶다"는 한 구절이 계속해서 마음을 멤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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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걸
페터 회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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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읽어야 하는 소설!


"그녀는 B단조였다. 
바흐는 위대한 미사곡을 작곡할 때 B단조를 선택했다. 베토벤도 그랬다. 장엄 미사곡 마지막 부분에. 베토벤은 매번 괴테를 만날 때마다 그에게서 B단조와 평행음인 D장조를 듣고 어딘가에서 그 곡을 썼다. B단조는 심오하다. 극적이고, 내성적이고, 영적이다. B단조는 거의 검게 보일 정도의 푸른색이다. 그 앞에 있는 여자는 검푸른 색이었다. 그녀의 옷뿐 아니라 존재 자체가 그랬다. 깊은 물과 같은 색. 카스퍼는 그녀와 초면이었다."(197)


어떤 심리학 책에서 감정에도 색깔이 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엄마들은 아기의 숨소리만 듣고도 아기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소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발산되는 소리(음조)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분 등을 파악하는 신비로운 능력의 소유자이다. 바흐의 광팬이기도 한 카스퍼를 따라다니다 보면, 음악이 문자가 되고 문자가 음악이 된다. 마치 바흐의 음악처럼, 음악과 문자라는 두 개의 멜로디가 동시에 결합하는 대위법적 서술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설명하기 어렵지만 음악적인 느낌이 독특하다. 바흐의 음악을 알았다면 저자의 의도 속에 더 깊이 다다랐을 텐데 아쉽다.

나는 이 책을 ’소리로 읽어야 하는 소설’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제대로 읽어낸 것이 맞다면 ’문자적’이 아니라, ’감각적’인 소설이다. 강렬한 느낌! 그런데 책을 몇 장 읽다 말고 작가에 대해 알아보았다. 도무지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심상치 않은 문장을 구사해내는 작가는 누구일까?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꽤 알려진 작가인 듯한데, 나에게는 이름도, 그의 독특한 글의 색채도 낯설었다. 한마디로 내겐 공부가 필요한 소설이다!

일단 작가의 명성이 대단하다. 안데르센 이후 최고의 덴마크 작가로 칭송받는다고 한다. 그의 경력이 독특하다. 작가가 되기 전, 무용가, 배우, 펜싱 선수, 선원, 등반가 등으로 살았다고 한다. "인간의 내면과 본질, 사랑, 자유, 사회와의 관계 등을 다룬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작품들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평가를 종합해볼 때, ’페터 회’라는 작가가 세계적인 유명세를 가지게 된 것은 ’어느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문체’에 있는 듯하다. 세계적으로 인기로 얻고 있다는 이 작가의 작품에는 대부분 ’획기적’이라는 말이 달려 있다. 10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라는 <콰이어트 걸>도 획기적인 추리소설로 평가될 것이 확실하다. 

<콰이어트 걸>은 특별한 청각 능력을 가진 주인공 ’카스퍼’가 미스터리한 수녀들에 의해 자신과 똑같은 능력을 가진 한 무리의 아이들을 보호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고, 그중 한 소녀가 사라지자 그 소녀를 찾아나가는 추리소설이다.


"그 대신에 사람들은 현실 속의 재앙와 맞닥뜨릴 뿐이다. 아이들은 학대받고, 유괴되고, 사람들은 고독하고, 연인들은 헤어진다.
그의 분노가 커졌다. 하느님에게 화가 날 때의 문제는 가서 불평을 토로할 만한 하느님의 직속 상사가 없다는 점이다.
그는 의지를 돌려 그 자리와 풍경 모두에서 도망치려 했다. 그러자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 주방과 레스토랑 사이의 카운터가 보였다."(223)


나에게 <콰이어트 걸>은 한 문장, 한 문장이, 퀄트 조작처럼, 조각 조각 끊어지듯 읽히는데, 그 선율이 상당히 철학적이다. 차가운 감성으로 읽어내는 세상. 게다가 뒷통수를 치듯 부적절하게 튀어나오는 유머 감각,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선율처럼 읽히는 이야기. 내게는 참 여로 모로 당황스럽고, 감당이 안 되는 작품이다.


"사랑은 상대를 알아보는 것이다. 미지의 것에 매료되고 끌릴 수는 있지만, 사랑은 신뢰 속에서 천천히 자라나는 것이다. 해변에서 처음 스티나를 봤을 때부터 그는 신뢰와 믿음의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었다. 지금도 그 신뢰와 믿음은 존재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지금처럼 뭔가 다른 것, 마치 미지의 대륙처럼 낯설고 정복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그것은 시간이 흘러도 줄어들지 않았다."(514)

주인공의 신비로운 청각 능력은 물론, 세계적인 서커스 광대라는 비범한 직업까지, 사실 처음부터 내겐 난해하기만 했지만, 세상의 불협화음 속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선율 하나가 들린다. 독특한 감각의 새로운 화법의 소설을 읽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이 책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솔직히 이렇게 난해한 작품을 만날 때마다 나도 이제 새로운 조류에 밀려나는 세대인가 싶어 우울해지도 하지만, 문학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은 독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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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조연들 - 어른을 위한 성경동화
권민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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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눈부신 조연이고 싶습니다!


요즘 드라마를 시청하는 네트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바로 ’미친 존재감’이라는 신조어입니다. 네트즌들이 말하는 ’미친 존재감’이란, 주연 배우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조연 배우를 일컫는 말입니다. 주연 배우에 비해 비중도 작고 등장하는 분량도 적지만, 그 짧은 순간에 주연 배우를 능가하는 존재감을 내뿜는 조연 배우들에게 시청자들이 ’미친 존재감’이라는 타이틀을 선물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조연들>은 예수님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성경 이야기에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동화입니다. 주인공이신 예수님에게 집중되어 있는 이야기의 조명을 ’조연’으로 등장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로 살짝 옮겨 놓습니다. 성경 이야기를 드라마로 재구성 한다면, 주인공이신 예수님과 함께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완성해가는 ’조연들’로 등장할 테지만, 이 책에서 만큼은 그들이 주인공입니다. <예수님의 조연들>의 저자 권민 선생님의 동화 안에서 우리는 그 조연들이 가지고 있는 ’미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조연들>은 성경에 짧게 등장하지만, ’미친 존재감’을 가진 총 여덟 명의 조연들을 찾아내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에는 다 기록되지 않은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해내었습니다. 

첫째 이야기 ’카이와 새끼 나귀’는 예수님이 종려주일에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면서 올라타신 새끼 나귀와 그 주인의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나스의 초라한 도시락’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한 소년과 도시락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 ’주인의 마음’은 세 명의 종에게 각각 다섯 달란트, 셋 달란트, 한 달란트를 맡기고 여행을 떠나는 주인의 이야기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 ’십자가 친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골고다에 올라긴 구레네 시몬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구레네 시몬은 강도 만난 자를 도운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의 이야기입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 ’별빛이 내리는 마구간’은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 먼 나라에서 별을 따라온 동방박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일곱 번째 이야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구간’은 빈 방을 찾는 요셉과 마리아에게 자신의 잠자리였던 마구간을 기꺼이 내어준 한 여관의 하인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이야기 ’다섯 명의 남편을 둔 여인’은 우물 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카이와 새끼 나귀’, ’세상의 단 하나뿐인 마구간’의 이야기를 공연할 수 있도록 연극 대본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조연들>은 빛도 없고, 이름도 없는 역할이지만, 주인공이신 예수님을 빛낸 ’조연들’의 삶을 보여줍니다. 비록 조명을 받지 못하는 삶일지라도, 비록 비천한 삶일지라도, 주인공이신 예수님을 빛낸 조연들입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높인 조연들을, 이 책을 통해 주인공으로 높여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쓰임 받기를 원한다고 하면서도, 높고 빛나는 자리를 탐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나 보다 더 좋은 역할을 맡은 지체를 시기하기도 하고, 보잘 것 없는 나의 역할에 불평을 쏟아놓을 때도 많습니다. <예수님의 조연들>을 읽으며, ’어떻게’ 예수님을 빛나게 해드릴까 보다 어떻게 하면 내가 더 빛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나의 교만을 회개했습니다. 오늘도 더 높아지고, 더 빛나는 인생을 살고 싶은 욕심으로 가득차 있었던 나의 기도를 회개합니다.

<예수님의 조연들>은 천국 시상식에서 가장 빛나는 최고의 상은 예수님을 빛낸 ’조연상’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땅에서는 우리가 조연이지만, 하나님에게는 우리가 바로 주인공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자리, 바로 그곳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예수님만을 높이는 빛나는 조연으로 살겠습니다. 믿음의 눈을 들어 ’성공’을 바라보게 하는 세상 풍조에 속지 않고, 주님 안에서 썩어지는 한 알의 밀알로 살겠다고 다시 다짐합니다.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 구속의 드라마를 이끌어가시는 하나님이 내게 헌신을 요구하실 때, 내가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성경이라는 대본에 절대 순종하며, ’미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조연이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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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04-1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합니다~♡
 
드림의 비밀 - 드림의 선순환으로 승리하는 삶
스탠 & 린다 톨러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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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하는 드림의 사이클, "드림, 받음, 그리고 다시 드림!"


이렇게 표현해도 된다면, 책을 읽는 내내 ’승리하는 드림의 사이클’을 시험(?)해보고 싶어졌다. 승리하는 드림의 사이클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드리고, 하나님께서 다시 그것을 어떻게 되돌려주시는지 경험해보고 싶어진 것이다. 

사실 기독교는 ’드림의 비밀’에 관한 놀랍고,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공동체이다. 나에게도 간증이 있다. 그런데 나는 바로 이 부분에서 하나님 앞에 깊이 회개했다. ’드림의 비밀’을 경험한 나의 체험(간증)이 너무 오래 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매일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라면 매일의 삶이 간증이어야 하는데, 오래 전 은혜만을 되새김질 하고 있는 내가 부끄러웠다. 

신앙 연수가 오래된 신앙인들이라도, ’드림의 비밀’을 수없이 경험한 믿음의 사람들에게도 재정적인 헌신은 언제나 하나의 도전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의 ’최선’을 원하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주 그러한 도전에 직면한다. 그것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내어놓고, 야곱이 베냐민을 내어놓고, 사르밧 과부가 마지막 음식을 내어놓고, 어린아이가 자신의 도시락 전부를 내어놓는 ’믿음의 결단’을 필요로 한다. 하나님만 의지하겠다는 ’믿음의 고백’을 필요로 한다. "참된 헌신은 더 유익한 것을 위해 주저 없이 자신의 소중한 것을 내놓는 일에 관한 문제이다"(64).

<드림의 비밀>은 예수님이 우리의 지갑에 관심이 많으셨음을 알려 준다. 물질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주님께 순종하는 마음에 달려 있음을 아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 2천 구절 이상이 직접적으로 재정에 대해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우리의 재정에 관한 예수님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시대일수록 특별히 재정적인 헌신은 더욱 크나큰 도전으로 다가온다. 나는 경험적으로, 조금 가졌을 때 전부를 드리는 것보다, 많이 가지고 있을 때 힘써 드리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진 것이 없을 때는 하나님을 더 바라보게 되지만, 누리는 것이 많을 때에는 소유에 더 집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드림의 비밀>은 현대인들에게 하늘의 곶간을 여는 열쇠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걸려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작은 책이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살찐 고양이 신앙’을 가진 교회에게 주는 경고가 매섭다. 하나님의 임재와 뜻을 놓치고 있는 사치스러운 교회(성도)는 이 경고에 귀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공짜로 무언가를 얻으려는 ’쉬운 믿음주의’는 참다운 예배 대신에 ’공연’을 보러 교회에 가는 현대 교인들의 비극적인 고질병이다. 실제로는 아무도 그럴 자격이 없으면서도 빚쟁이처럼 하나님께 받아내야 할 축복이 있다고 생각하는 버릇없는 크리스천 세대를 길러내기 딱 좋다"(110).

<드림의 비밀>을 쓰신 목사님의 또다른 책의 제목이 재미있다. 스탠 목사님은 <하나님은 한 번도 나를 저버리지 않으셨지만 분명 나는 십년감수한 적이 몇 번 있다>라는 책을 쓰셨다고 한다. 하나님은 분명히 응답하시지만, 그 응답이 언제나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의 갈등이 시작된다. 오늘도 우리는 그러한 도전에 직면한다. 승리하는 드림의 사이클 안으로 들어갈 것인가, 이성적인 계산을 따를 것인가, 선택해야만 하는 것이다. <드림의 비밀>은 이렇게 약속한다. "크리스천이 된다고 해서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유함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맞다." ’누가 많이 주는가’ 하는 시합에서 우리는 결코 주님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께 헌신된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드림의 비밀>이 들려주는 승리하는 드림의 사이클, 즉 "드림, 받음, 그리고 다시 드림!"의 선순환을 깨닫는 순간 기대와 흥분으로 영혼이 벅찰 것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부요함을 누리는 비결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꾸어줄지라도 꾸이지 않는 풍요와 축복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나는 그 승리하는 드림의 사이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도 노트를 열어, 먼저 실천해야 할 ’드림’의 계획을 세웠다. 나의 삶이, 나의 매일이 간증이 되기를 소망한다.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고, 아낄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끼며,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드려라"(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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