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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완성 히브리어 정복 - 쉽고 재미있게 히브리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길라잡이
김창대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원어 성경 읽기, 도전하자!
요즘은 신학교 컬리큘럼에서도 원어 과목이 퇴출되고 있다. 많은 신학교에서 헬라어나 히브리어와 관련된 과목을 계절학기로 돌리고 있다. ’고전어 때문에 고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쉽지 않은 과목이기도 하고, 성경 관련 소프트웨어가 쏟아지는데다가 분해사전이나 원어대조성경, 주석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어(문법)를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라어와 히브리어 문법을 공부해야 할까?
물론 나는 대답은 "그렇다"이다. 헬라어와 히브리어 문법을 공부하지 않는 것은 원어 성경 읽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성경을 연구하고 해석하려면, 적어도 헬라어와 히브리어의 기초적인 문법이라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성경 관련 소프트웨어가 발달해도 그것은 단순히 ’분해’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경을 원어로 직접 읽을 때만 깨달을 수 있는 본문의 ’뉘앙스’(진의)를 가르쳐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다행히 나는 고전어를 연구하는 후배가 가까이 있어, 성경 본문을 원어로 읽는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그 후배와 함께 <25일 완성 히브리어 정복>을 공부하며, 다른 교재와 비교하여 이 책만의 차별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히브리어’를 공부하기 위해 적절한 교재를 찾고 있는 독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한 것이다.
첫째, 이 교재는 <칼동사 동사변화표>에 동사변화만이 아닌, 절대형, 연계형, 분사, 명령법의 형태가 함께 제시되고 있다. 또한 약동사 동사변화표에서는 와우계속법과 간접명령 형태까지 제시되어 있어, 공부하기에 편리하다. 보통 대부분의 문법책에서는 동사변화만 따로 제시되어, 분사와 명령법 등을 연관해서 공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동사와 분사, 명령법을 “함께 공부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신학생들이 많은데, 저자는 처음부터 이 사실을 분명히 알게 해주려는 의도를 가진 듯하다.
둘째, 초보자들도 스스로 독학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사실 히브리어를 처음 배울 때, 선배들이 히브리어는 읽기(발음)만 잘 해도 반은 뗀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그만큼 발음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교재에는 단어들의 정확한 음역이 나와 있어(한글 음역) 초기에 잘못된 발음을 익히지 않도록 돕는다. 많은 책이 영어 음역만 제시하여 초보자들로 하여금 발음의 혼란을 빚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또한 해설이 예문을 그때그때 잘 제시해줌으로써, 강의를 듣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다른 문법책들은 문법정리 따로, 해설 따로라서 교재만으로는 독학이 어려워 반드시 누군가에게 따로 배워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셋째, 단원 별로 꼭 필요한 어휘들이 엄선되어 있다. 원어 공부시, 초반에 단어를 외울 때, 어떤 단어부터 외워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덜 중요한’ 단어를 먼저 외우느라 시간을 낭비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주요 단어들을 간결하게 선별하여 효율적으로 어휘력을 신장시킬 수 있게 해준다.
넷째, 동사 단원부터는 배운 문법을 성경예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해두었다. 기존 책들도 성경예문을 풍성히 다루지만, 이 책은 반드시 적용해보아야 할 예문들만 간단하게 구성하여 부담 없이 쉽게 적용해볼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히브리어 기초가 다져진 사람들에게는 문법공부를 시작함과 동시에 독해공부도 병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다섯째, 동사 및 화법 영역을 다룰 때, 히브리어 문장과 영어문장을 대조하여 설명함으로써, 영어구문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더욱 효과가 있다. 역으로, 히브리어 문장을 통해 영어구문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특별히 고전어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이 교재를 활용한다면, 서로 다른 어군에 속하는데도(히브리어는 세미틱(Semitic), 영어는 인도-유러피안(India-Europian)에 속한다) 서로 비교하여 문장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5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25일 완성’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특히, 동사 부분은 암기할 것이 많아 단원 당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차라리 난이도를 고려하여 25일 단위를 끊어주는 것이 더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 아니면, 25과를 그대로 두고, 하루에 공부해야 할 분량을 따로 구분해준다면 독학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본다. 책의 제목이 <25일 완성 히브리어 정복>이라는 점에서 ’실제로’ 25일만에 완성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