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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인생 - 최고의 설교자에게 듣는 인생 성공법
찰스 R. 스윈돌 지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가 6:8)
사춘기 시절, 그토록 나를 괴롭혔던 인생의 과제는 인생의 ’허무’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허무를 극복할 정답을 찾아 헤매는 그 많은 불면의 밤 동안, 나는 알지 못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정답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마음에 패인 그 허무의 샘이 더욱 깊어졌을 뿐이다. 떠나는 세대, 그리고 다시 오는 세대의 중간쯤 끼어 있는 나의 헛헛한 마음은 성경 한 구절을 빌어 오늘도 이런 탄식을 뱉어낸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영원을 약속하신 하나님 안에 살아도, 흙으로 왔다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살이의 허무함은 변치 않는다. 어쩌면 하나님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바로 그 ’헛됨’을 가르쳐주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든지 나고 죽는 것은 정해진 이치이다. 그러나 인생의 허무함 자체는 극복될 수 없지만, 바로 그 ’허무함’이 ’잘 사는 인생’으로 들어가는 통로라는 생각이 든다. ’열려라, 참깨!’라는 암호처럼, 인생의 허무를 깨닫는 그 순간 비로소 인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지혜의 통로가 열린다.
<잘 사는 인생>의 저자 찰스 스윈돌 목사님은 "그때는 최고의 시간이자 최악의 시간이었다"는 찰스 디킨스의 말로 첫마디를 시작하신다. 그러니까 이 책은 불확실한 미래를 견디며 황량하고 외로운 계절을 지나는 동안 탄생된 교훈이다.
"인생 최고이자 최악의 계절, 겨울의 추위로 우리 인생의 나무가 그루터기만 남았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잃은 것에 슬퍼하고 봄이 오리라는 모호한 희망을 부여잡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뿌리를 강하게 만드실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7-8).
목사님의 이 고백 안에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나는 지금 그때의 스윈돌 목사님과 똑같은 질문에 직면해 있다. "또 이런 고요한 순간 하나님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숨은 질문들을 그분 앞으로 끄집어내신다. 이 새로운 출발의 계절, 내가 품은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이었다. 하나님, 저에게 무엇을 기대하십니까?"(8).
누구보다 절절하게 세상살이의 허무함을 경험했고, 그 허무함이 지독할수록 단 하루를 살아도 후회없는 인생을 살고자 치열하게 달려왔다. 그러나 어느 새, ’마흔’이라는 세월의 문턱에 올라서 보니 나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지나 세월 흘려온 나의 땀방울은 허무하게 사그라들고 말았다. 오늘 나의 모습은 내가 꿈꿔왔던 그 모습이 아니다. 내가 기대했던 그런 삶이 아니다.
열심히 살았지만, 잘 살았다 할 자신이 없다. 찰스 스윈돌 목사님은 <잘 사는 인생>의 해답을 구약의 미가서에서 찾았다. "그 답은 악하기 짝이 없는 사회를 향한 미가의 말 속에 있었다"(8). <잘 사는 인생>은 현대어로 쓴 미가서 주석이라 할 수 있다. 미가서를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인생인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잘 사는 인생>의 해답은 미가서 6장 8절에서 찾아진다. 단답형으로 말하면, "옳은 일을 하라", "자비를 사랑하라", "겸손의 본을 보이라"이다. 그리고 "보상을 즐기라"고 교훈한다. 영원하신 하나님 안에서 열심히 산다고 살았으면서 또다시 지독한 허무에 빠져들었던 것은 내 안에 세상적인 삶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임을 깨닫는다. 옳은 일, 자비, 겸손은 내가 도달하고자 했던 인생의 성취 목표가 아니었다. 옳은 일, 자비, 겸손은 내게 추상적인 덕목이었을 뿐이다.
<잘 사는 인생>은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해진 프스트모더니즘 시대, 21세기의 옳은 일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도록 해준다. 어쩌면 이 책이 제시하는 옳은 일, 자비를 행하는 일, 겸손하게 사는 일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더 없이 낡고 촌스러운 교훈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생의 그 지독한 허무에 맞닥뜨려 본 사람이라면 <잘 사는 인생>이 전하는 교훈을 그저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우리 시대에 가장 인기가 높은 상품은 금이 아니라 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단 몇 푼을 벌고자 자비를 베풀 기회를 버릴 때가 너무도 많다. 그리고 대개는 우리가 그런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무뚝뚝한 말 한 마디, 경멸의 눈빛 하나, 퉁명스러운 대답 한 번, 그때마다 나 자신을 조금씩 잃어간다."
"자비는 용서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복수를 더 좋아한다."
"겸손하라. 하나님과 동행하라는 초대는 결국 겸손에로의 초대다. 이것은 완벽하게 보이려는 몸부림에서 쉼을 얻으라는 말씀이다. 한 번도 틀리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으라는 말씀이다. 있는 그대로, 즉 흠투성이인 채로 살아가라는 말씀이다."
<잘 사는 인생>이 전하는 메시지는 신앙 안에서만 깨달아질 수 있는 영적인 진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잘 사는 인생’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독자라면 분명히 이 책 안에서 어두움을 밝힐 빛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