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찾으시는 여인 -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비전 메이커가 된 여인들
정영순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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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나님의 여성 16명, 하나님 나라의 드림팀을 만나다. 


사람들은 남녀의 차별이 에덴동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어떤 학자들은 기독교야말로 여성 차별의 교리를 가르쳐온 가부장적 조직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을 모르는 소리이다. 교회는 잘못 가르치는 우를 범했을지라도 성경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는다. 고대 사회의 문화적 맥락에서 보면, 오히려 성경은 여성의 지위를 보호하고 있으며, 하나님은 여성을 하나님의 동역자로 사용하신다. 예수님의 3년 반 동안의 공생애만 살펴봐도 ’여성’을 높이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여성들과 교제하시고, 동역하시고, 여성들의 믿음을 칭찬하시고 인정하셨다.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는 첫 증인의 영광도 예수님의 12제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여성들에게 주셨다.

브니엘에서 출간한 <하나님이 찾으시는 여인>은 하나님께 쓰임 받은 16명의 구약 시대 여성들에 대한 보고서이다. 하와, 사라, 하갈, 리브가, 라헬, 레아, 다말, 요게벳, 라합, 드보라, 룻, 나오미, 한나, 아비가일, 밧세바, 에스더 등 여성으로 구성된 하나님 나라의 드림팀이라 할 수 있겠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여인>은 이 16명의 여인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가셨는지 ’여인이 삶’에 초점을 맞추어 성경 이야기를 재조명해준다. 

그런데 이 책을 지은 저자 정영순의 이력이 특이하다. 금융기관과 항공사 출신이라는 저자는 독일 뮌헨에서 학위를 받고 뮌헨 대학에서 다년간 강의를 했으며, 현재 교회 친절 및 매너 교육,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 팀웍 리더십, 여성 리더십 등을 교육하는 월드 석세스 대표라고 한다. 왕성한 저술 활동도 돋보이는데 역서는 물론 다수의 책을 직접 집필했다. ’매너’ 및 ’여성’, ’여성 리더십’, ’여성의 삶’이 저자의 전문 분야를 보여주는 키워드이다. 그런데 그녀의 이력은 그녀가 ’평신도’임을 말해준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저술과 강의 활동을 통해 ’여성의 삶’을 탐구하고 교육하는 교육자이자, 평신도의 시각에서 탄생한 성경 이야기인 것이다. 

이 책이 전해주는 참신하고 신선한 맛은 바로 저자의 독특한 이력에서 기인한 것이리라. 여성의 시각에서 ’여인의 삶’에 초점을 두고 복원된 구약성경은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물한다. 성경의 행간에 숨겨진 여인들의 눈물과 절망과 불안과 고통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문제와 고난과 시련에 직면한 여인들이 하나님 앞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통해서 뜻을 이루어가시는 절묘한 하나님의 섭리를 믿음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생을 통째로 하나님께 쓰임받은 16명의 여인들의 삶은 ’오늘 여기’ 여인으로 살아가는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어떻게 믿음으로 반응해야 하는지 결단하도록 돕는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여인>은 하나님의 ’돕는 자’가 되어 활동한 16명의 여인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저자는 이 여인들의 삶에서 한 가지 소중한 공통 분모를 발견해내었다. 그것은 바로 ’순종’이라는 키워드이다. 때로 실수하고, 불신하고, 삶의 밑바닥을 헤매이기도 하지만, 결국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낸 여인들이 여기 있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여인>은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이 숨겨져 있던 ’여인들의 삶’의 이야기를 캐내어 아름답게 세공했다. 쉽게 읽히면서도 신선한 감동이 있다. 많은 여성에게 가슴 뛰는 도전과 위로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성경에 기록된 ’여인의 삶’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환기시키며, 신앙적인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은혜의 시간을 선물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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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 꿈꾸는 달팽이
게리 D. 슈미트 지음, 김영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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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과 더불어 사는 법!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내어주는 삶의 한 자락이 필요하다.


대홍수가 이 세상을 모조리 쓸어버리기 직전,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노아의 방주에 몰려들어 구원을 요청했다. 이때 ’행복’도 달려왔다고 한다. 그러나 노아의 방주는 ’짝’이 있어야지만 탈 수 있었다. 짝을 찾으러 급히 나간 ’행복’은 ’불행’을 짝으로 데리고 와서 노아의 방주에 올랐다. 이 때부터 행복과 불행은 짝이 되어 같이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끝없이 행복을 추구하고 불행을 멀리하려 하지만, 불행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인생은 없다. 진정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불행에 대처하는 자세’를 배워야만 한다.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을 휩쓸며 그 이름이 곧 신뢰도의 척도가 된 작가 게리 D. 슈미트, 그는 <트러블>이라는 성장소설을 통해 ’불행과 더불어 사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날 한 개인에게 몰아닥친 불행의 불꽃이 가족 전체를 삼켜버리고, 그 불꽃이 지역 사회에 옮겨 붙으면서 인종분쟁이라는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는 동안 개인과 개인, 가족과 가족, 인종과 인종의 불행과 행복이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엮이는 구성이 돋보인다. 차분하지만 ’가문의 비밀’이라는 숨겨진 코드가 강렬하다. 꽤나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데도 이야기는 동화처럼 투명하고, 격정적이지 않으면서도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온 가슴에 차오르지만 한 발 한 발 힘겹게 전진하며 결국 비극이 빚어내는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된다.


"불행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집을 지으면 불행이 결코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 헨리 스미스의 아버지는 헨리에게 입버릇처럼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스미스 집안은 정확히 삼백 년 동안 같은 곳에서 살았다. 불행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바닷가 마을 블리스베리에서(7).

불행과 멀리 떨어져 살았던 헨리 가족에게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불행이 들이닥쳤다. 모든 이의 우상이었던 헨리의 형 프랭클린이 트럭에 치이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헨리네 가족의 삶은 온통 불행으로 휩싸이게 된다. 그런데 헨리네 가족을 집어삼킨 불행의 불꽃은 지역 사회로 옮겨 붙는다. 헨리의 형 프랭클린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캄보디아 이민자인 ’차이’의 트럭에 치인 것이 문제였다. ’난민’이 되어 흘러들어온 캄보디아 이민자들, 그 땅의 주인임을 자처하는 지역 사람들에게 그들은 ’무단 침입자’였으며, 야유와 멸시를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캄보디아 이민자의 트럭이 프랭클린을 친 것이다. ’차이’는 단순한 사고라 했지만, 사람들은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라 의심하면서 점차 폭력적인 인종분쟁으로 불행의 불길이 번진다.

형의 불행이 ’잘려나간 팔’에서 그치지 않고, 결국 죽음으로 끝을 맺자 절망한 헨리는 형과 함께 오르기로 했던 ’카타딘 산’으로 향한다. 불행과 더불어 사는 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익사할 뻔한 것을 헨리가 구하게 되어 함께 살게 된 ’검둥개’와 친구 ’샌번’과 함께. 

헨리는 ’카타딘 산’에 오르는 동안 우연히 형을 죽인 ’차이’의 트럭을 얻게 타게 된다. 그렇게 헨리는 ’차이’와 만나면서, 불행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집을 짓지 못했던 ’차이’의 불행을 목격하게 된다. 형을 죽인 그 ’차이’의 처절한 불행을 말이다.

또한 헨리는 우연히 카타딘에서 모은 물건을 전시한 작은 박물관을 들르게 되었다가 그곳에서 놀라운 ’가문의 비밀’을 목격하게 된다. 북쪽 지방 해안에서 가장 멋진 해변을 소유하고 있고, 아버지는 잘나가는 회계회사의 사장이며, 교회에는 1680년부터 내려오는 헨리네 전용 자리가 있고, 학교에서는 교장 선생님에게 특별 대우를 받으며 누려온 그 모든 부요함과 달콤한 행복이 사실은 누군가의 행복을 짓밟은 엄청난 불행 위에 지어진 것이라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뿐만 아니라, 형의 죽음 뒤에 가려진 엄청난 진실까지. 


"아무리 멀찌감치 집을 지어도 결코 떼어 낼 수 없는 불행. 태평양을 건넌다 해도, 심지어 대륙을 건너간다 해도. 새 언어를 배운다 해도"(337).

캄보디아 난민들을 무단 침입자 취급을 하며 주인 행세를 했던 백인들은 인디언의 땅을 빼앗고 그들의 불행 위에 집을 지은 것이었다. 우리는 나의 행복을 위해 의도하지 않게 다른 사람을 불행에 빠뜨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불행을 막아내는 동안 그 불행이 나를 덮쳐오기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불행에게 삶의 자리를 내주어야만 한다.

<트러블>이 말하고 있는 ’불행과 더불어 사는 법’은 무엇일까?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 불행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불행과 공존할 수 있을까? <트러블>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서로에게 닥친 불행을 이해하고,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서 찾아진다. 매를 맞고 굶주린 채 바다에서 익사할 뻔한 검둥개를 헨리가 구해준 것처럼, 매를 맞고 굶주린 채 바다에서 익사할 뻔한 ’차이’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안에서 서로에게 닥친 불행이 치유될 수 있는 길을 본다.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불행이 우리를 덮쳐온다 해도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안에서 우리는 은총을 발견할 수 있다. 불행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꽉 채운 삶이 아니라 삶의 한 자락 누군가를 받아들일 여백이 필요하다.


"매를 맞고 굶주린 채 바다에서 익사할 뻔한 것을 헨리가 구해 준 검둥개. 헨리는 다시 검둥개를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검둥개는 어떻게 해서 바다에 빠졌을까? 헨리는 차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검둥개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자기가 참 바보였구나 하고 깨달았다. 
헨리가 알게 된 사실이 또 하나 있었다.
세상은 불행이다. 그리고 …… 은총이다. 정말로 그렇다"(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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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종의 기원 - 일러스트로 보는 다윈의 삶과 진화론
마이클 켈러 지음, 니콜 레이저 풀러 그림, 이충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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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다윈의 <종의 기원>은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더불어 인류의 역사에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온 책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다윈은 과학자의 범주를 넘어 인류의 역사를 변화시킨 혁명적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역사가는 한술 더 뜬다. "지성계의 거두 다윈, 마르크스, 프로이트 중에서 유일하게 다윈만이 오늘까지 건개하다"고. 이것이바로 15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의 지식인들이 여전히 <종의 기원>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다"(7-8).  

<그래픽 종의 기원>은 다윈 탄생 2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책이다. 1809년에 다윈이 태어난지 200년이 지나고, 1859년에 <종의 기원>이 출간된지 1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책은 전 세계 지성인들의 필독서이고, 인류의 사고를 지배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종교와 과학의 지배력을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신의 ’창조론’에 맞설 인간의 이론은 아직까지 다윈의 ’진화론’뿐이다. 과학에서 뿐만 아니라, ’진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송두리째 바꿔왔는지를 돌아본다면 <종의 기원> 만큼 인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간의 책은 아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돌이켜 보니 <종의 기원>을 완독한 기억이 없다. 강의 시간에 들었거나, 부분 발췌를 읽었거나, 요약본을 읽은 것이 전부이다. <그래픽 종의 기원>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종의 기원> 판본 중에 초판에 대한 번역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많은 학자의 이론에 응용되고, 많은 학문에서 거론되는 이론이면서도, 정작 다윈의 ’진화론’을 정식으로 배운 것은 고등학교 때가 전부였나 보다.

<그래픽 종의 기원>은 다윈의 삶, 그리고 <종의 기원>을 통해 그가 발전시킨 진화론을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제1부는 비글호 항해에서부터 시작된 다윈의 연구가 <종의 기원>을 탄생시키기까지의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연구 배경에서부터 출발한다. 이야기(스토리) 속에 다윈이 쓴 편지 원본을 그대로 인용하여, 마치 전기를 통해 그의 고백을 직접 듣는 듯한 극적인 효과를 준다. 제2부는 <종의 기원>을 1장부터 15장까지 원작의 순서대로 따라가며 핵심적인 내용을 압축했다. 원작의 방대한 분량이 그래픽으로 시각화되어 있어, 글과 그래픽으로 동시에 학습하는 효과가 있다. 핵심적인 이론을 압축하면서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그래픽이 있어서 이론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작의 내용을 부분 발췌했기 때문에 오히려 논리의 ’맥’이 부분 부분 끊어진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듯 하다. 설명 방식을 보완한 것이지 원작을 쉽게 이해하도록 내용을 변형시킨 책은 아니다. 제3부는 <종의 기원>이 출간된 후에 그의 이론이 발전되어가는 연구 성과들을 보여준다. 

"유리한 개체적 차이나 변이가 보존되고, 해로운 개체적 차이나 변이가 도태되는 것을 나는 자연 선택 또는 적자 생존이라고 불렀다"(73). 

생존 경쟁을 통한 ’자연 선택 매커니즘’은 자연과 인류의 역사에 ’변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그림을 보여주는 자연 법칙이라고 볼 수 있다. ’유리’한 쪽으로 변이를 일으키고, 약자는 도태되고 승자만이 살아 남는 세상. 그리고 세상은 지금도 그것을 ’진보’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본능은 특별히 부여되거나 창조된 본능이 아니라, 모든 생물을 진보로 이끄는 하나의 일반적인 법칙, 즉 번식하고 변이가 생겨나며 강자는 살아남고 약자는 도태되는 그런 법칙의 작은 결과로 보는 것이 훨씬 만족스럽다"(122).

’창조론’을 믿는 신앙인이라는 이유로 항상 다윈의 진화론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왔던 것을 고백한다. 물론, 다윈의 진화론이 인류의 역사에 끼쳐온 영향력을 부정할 수는 없음을 안다. <그래픽 종의 기원>을 읽으면서, 시대를 지배해온 거대한 이론을 비판하려면 적어도 그 이론의 핵심적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예의를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윈의 ’진화론’은 그가 제공한 견고한 틀 안에서 지금도 계속 학문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많은 비판과 성찰이 뒤따르겠지만, 누구도 가히 '혁명'이라 할 만한 다윈의 업적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종의 기원>은 영원한 고전, 영원한 필독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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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괴짜를 넘어서 - 실력은 있지만 실전은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밥 실러트 지음, 이한이 옮김 / 오늘의책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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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형 괴짜도 따라야 할 ’성공의 원칙’은 존재한다.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그룹 사치앤사치 회장 밥 실러트가 말하는 ’정답’!


성공한 기업인들이 성공 노하우를 공개할 때마다, 뭔가 특별하고 대단한 전략을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들이 그렇듯 탁월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압축된 메시지를 자세하게 읽어보면, 명문장 안에 숨겨진 전략은 대부분 ’사소한’ 것들일 때가 많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바로 그 ’사소함’이 성공을 좌우한다고 말이다. ’사소함’이라는 것은 일상적인 것을 말하고, 일상적이라는 것은 늘 준비되어야 함을 말하고, 늘 준비한다는 것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부지런히 ’깨어 있는 정신’을 말하는 듯하다. <창조적 괴짜를 넘어서>도 그와 같은 맥락을 같이 한다.

적어도 내게는 너무 낯선 저자 ’밥 실러트’, 그는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이 완해될 위기의 순간에 CEO로 부임하여 세계적으로 기업(카이저 로스, 사치앤사치)으로 키워낸 화려한 이력을 가진 기업인이다. 창조형 괴짜와 이성적 비즈니스맨 양측의 면모를 모두 지니고 있어 ’현실적인 괴짜’로 통한다. 저자의 40년 간의 비즈니스 철학을 담았다는 <창조적 괴짜를 넘어서>는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서이지만, 세계 굴지의 CEO다운 ’리더십’ 서적으로 읽힌다. 모든 조언에 CEO다운 마인드가 담겨 있다는 뜻도 되겠지만, 어느 자리에 있던 CEO적인 마인드로 임할 것을 충고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창조적 괴짜를 넘어서>는 창조형 괴짜도 따라야 할 ’성공의 원칙’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성공의 원칙, 즉 어떤 일이든 정답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창조적 괴짜를 넘어서>는 일목요연한 ’원칙’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커리어 준비, 커리에 관리, 비즈니스 전략, 비즈니스 현장, 비즈니스 경제학, 리더십 레슨, 커뮤니케이션, 개인 스타일 등 총 여덟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설명하는 그의 조언은 그가 직접 현장에서 깨닫고 익힌 실질적인 교훈들을 구체화 하여 모은 것이다. 

<창조적 괴짜를 넘어서>는 직장인의 드레스 코드에서부터, MBTI 검사를 통해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를 말하며, 파트너를 선택하는 기술까지, 마치 기억의 파편에서 교훈을 하나씩 건져올리듯 쓰여졌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수록, 그가 반복적으로 말하는 성공의 원리는 "노력, 준비, 헌신의 중요성"이다. 성공은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가란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완전하고 전적인 헌신이다"(62). 한마디로 말하면 어떤 것도 거져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정답이 있다는 것은, 모든 일에 정답을 찾을 때까지 ’노력’하라는 명령으로 읽힌다. 

"위대한 아이디어들은 온종일 고민한 끝에 당신을 찾아온다"(124).
’창조적’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을 바꾸고, 기업의 운명을 바꾸고, 개인의 인생을 바꾸어놓지만, 톡톡 튀는 창조적 아이디어는 어느 날 운좋게 ’번쩍’ 하고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날 운좋게 ’번쩍’ 하고 떠오르는 창조적 아이디어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서 농축되고, 고민과 전략의 퇴적층에서 배태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지런히 깨어있는 정신으로 사소한 것 하나도 늘 준비하는 사람에게서 생겨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창조적 괴짜를 넘어서>를 읽으며 내가 터특한 성공의 원칙이다. 위대한 현장의 선배들이 들려주는 조언은 언제나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시시콜콜하면서도 생생한 노하우라는 것에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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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7분 드라마 -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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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꼭 해야 하는 거라면 오늘 해내고야 말겠어"(30).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피겨 경기를 보면, 서양 선수들에 비해 동양 선수들은 다리도 짧고 통통해서 상대적으로 예뻐 보이지가 않았다. 국제경기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우리나라 선수를 지켜보며 타고난 신체 조건에서부터 차이가 난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노력으로도 ’넘을 수 없는 장벽’처럼 어떤 좌절감을 안겨주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더구나 겨울철 스포츠 종목은 국가 경쟁력 자체가 약했기 때문에, 이처럼 ’빠르게’ 우리나라에서 ’김연아’ 선수와 같은 월드 스타가 나오리라는 것은 정말 꿈도 꾸어보지 못한 일이다. 

내가 김연아 선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떤 특집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던 것 같다.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링크 하나 없는 나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지만 국가의 지원 없이 자비로 훈련하며,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연아 선수에게 드디어 사회적인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피겨 종목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국제적인 수준의 연기를 한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불과 몇 년 전의 기억과는 달리 신체적인 조건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오히려 어떤 세계적인 선수들보다 깜찍하면서도 우아한 연기를 펼치는 김연아 선수가 얼마나 자랑스럽던지, (’냄비 팬’ 수준이라 미안하고 부끄럽지만) 그전까지 나의 마음속에서도 비인기 종목이었던 ’피겨’를 열렬히 응원하고 김연아 선수를 뜨겁게 사랑하는 팬이 되었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는 스무 살의 나이에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온 국민에게 자부심과 감동을 선사하는 ’대한민국의 아이콘’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김연아 선수가 흘려온 땀과 눈물과 열정의 기록이다. 내가 김연아 선수보다 어렸다면, 김연아 선수를 바라보며 꿈을 키웠을 텐데, 안타깝다. 싱그러운 젊음이 부럽고, 월드 챔피언의 여유롭고 환한 미소가 부럽다. 그러나 <김연아의 7분 드라마>는 '타고난' 선수에 대한 부러움이 아니라, 매순간 최선을 다해 노력한 김연아 선수의 '아름다운 성장'에 대한 부러움을 심어준다. 그녀에 비하면 나의 하루하루는 얼마나 낭비된 삶이었는지, 아쉽기만 하다.

김연아 선수는 "한 걸음 나아가는 것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34)고 고백한다. 무엇인가를 꾸준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하여 훈련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지겨운 싸움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2009 월드 챔피언’의 자리에서 빨간 의상을 입은 김연아 선수가 뚝뚝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수많은 ’한계’에 ’좌절’에 부딪히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노력한 김연아 선수를 지켜보며 나 자신을 다시 격려해보기도 했다. 때때로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다가오더라도, 빙판 위의 김연아 선수가 다시 일어나주기를 열렬히 응원했던 그 마음으로 다시 일어나자고 말이다.

"언젠가 꼭 해야 하는 거라면 오늘 해내고야 말겠어"(30). 이처럼 당찬 오기와 독한 근성, 그리고 꿈을 향한 뜨거운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 단계, 한 단계가 장애를 뛰어넘고 한계를 극복하고 난 후에 맛보는 짜릿한 환의가 그녀의 마음에 꺼지지 않는 불꽃을 심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그런 그녀에게서 오기와 근성과 꿈을 향한 열정을 배운다. 그녀의 경기 때마다 열렬히 응원하며 우승을 기원하겠지만, 어떤 순간에게도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이 있기에 이제는 조바심 내지 않으며 즐겁게 그녀의 아름다운 연기를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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