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의 별 김진규
김보애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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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진규를 추억하며 한국영화사를 읽다!


만인의 연인으로 사랑받는 화려한 스타도 사실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생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그런데 그 새삼스러움이 싫지 않다. 그래서 대중들은 화면에 보이는 스타의 ’특별함’을 사랑하지만, 그 이면의 생활에도 그리 관심이 많은가보다. 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삶을 엿보면서 ’스타도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동질감 속에 어떤 희열을 맛보기도 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스타가 훨씬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 친숙함이 좋은 것이다. 

<내 운명의 별 김진규>는 한국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배우 ’김진규’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한국 영화사이기도 하다. 배우 김진규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에 가장 많이 오른 배우라고 하니 그의 인생사가 한국영화사가 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귀결이라 하겠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김보애 선생님은 김진규 선생님의 두 번째 아내이기도 하면서, 역시 같은 영화배우로 활동하신 분이다. 김보애 선생님은 당신의 운명이었던 김진규 선생님과의 인연을 가감없이 진솔하게 들려주신다. 2009 ’조선일보 논픽션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이 책은 ’정직성’에 많은 점수를 받은 작품이다. 당시 최고의 남성상이었다고 하는 잘 생긴 배우 ’김진규’. 그러나 이 책은 그의 화려한 겉모습이 아니라, 그의 감추어졌던 속살까지 솔직하게 다 보여준다.

1961년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과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이라는 영화가 일대 접전을 벌였던 이야기, 그 유명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벙어리 삼룡>에 얽힌 뒷이야기, 라이벌이었던 최무룡 선생님과 분장 하나에서도 밀리지 않으려고 경쟁적으로 삭발을 했던 이야기, 영화와 정치와의 상관관계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끈끈하게 나의 마음을 잡아끈 것은, 당대 최고의 미남 배우였던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가는 여자 김보애의 삶이었다. 열아홉의 아가씨가 자신의 어머니보다 4살밖에 젊지 않은 30대 중반의 이혼남이면서 두 아이의 아버지인 남자와 결혼을 감행하며 걷게 되는 운명의 길이 한 편의 영화처럼 파란만장하다. 그런데 이 김보애라는 여성은 참으로 씩씩하고 당차게 헤쳐나왔다. 

경제적으로 심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혼자만 소유할 수 없었던 사랑, 많은 사람과 남편을 나눠가져야만 했던 스타 배우의 아내라는 그녀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극히 통속적이지만 인생이란 원래 통속적이 아니던가. 열성 팬들의 극성도 극심한 스트레스였을텐데, 한 여류 시인과 남편의 추문을 지켜봐야 했던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쓰렸을까 생각만으로도 절절해진다. 그녀의 인생에서 그녀가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었다. 이혼을 결심하고 쏟아내는 그녀의 절규 속에 한 여인으로서 감내하기 힘들었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시인과 사귀면서 나를 정신적으로 고문하더니 이제는 이름도 모르는 유부녀들과 어울리며 나를 학대하는데, 제가 견딜 수 있겠어요? 당신 눈에는 내가 애들 어미로만 보이겠지만, 전 아직도 30대 중반이에요. 앞길이 구만리라고요. 이젠 제 인생을 살겠어요. (...) 당신은 그 여자 곁에 가서 쉬고 계세요. 만약 우리의 인연이 이걸로 끝이 아니라면 언젠가 또 만날지도 모르죠."(175)

그녀는 운명을 예감했던 것일까? 그렇게 헤어졌던 남편과 운명처럼 다시 만난다. 그 많은 세월을 건너 늙고 병들어 지칠 대로 지친 육신으로 다시 앞에 선 남편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죽기 전 5년 여를 함께하고, 임종을 지켰다. 그녀는 이것이 ’이별을 위한 재결합’이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신의 운명과 이별을 했지만, ’김진규’라는 배우는 그녀 가슴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운명의 별로 남아 있다.  

이야기를 끝내며 들려준, 대선배 윤인자 선생님과의 재회가 참 쓸쓸하고 아리다. 화려한 조명도, 빛났던 청춘도, 열정으로 가득찼던 배우 생활도, 열병 같던 사랑도, 어느새 모두 스쳐 지나가버리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배우 곁에 ’그림자’만이 단 한 명의 친구로 남았다. 

"내게도 딱 한 명 친구가 있지."
"그게 누구에요?"
"그림자야. 해가 뜨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내 친구지. 내가 일어나면 일어나고 내가 누우면 저도 눕고. 그런데 구름 끼고 비 오면 오질 않아. 그래서 난 비 오는 날이 제일 싫어, 친구가 없으니까."(277)


이 평범한 대화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깊이 내 마음에 남는다. 죽을 때도 천상 배우였던 ’김진규’를 추억하며 지나온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두 여배우의 모습에서, 쉽게 식어버리는 대중의 사랑, 그 끝자락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책에 기록된 한 분, 한 분 오래도록 마음에 품고 싶어진다. 영화인이요 문화인으로서 김보애 선생님의 멈추지 않을 행보를 응원하며, 오늘의 한국 영화가 있기까지 터전이 되어주고 씨앗이 되어준 모든 영화인 선생님들에게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뒤늦게나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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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2 - 방송에서 못다 한 불편한 진실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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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대가 없는 가공식품!  

차라리 '황후의 밥, 걸인의 찬', 가난한 날의 행복이 그립다!


요즘 외국에서는 비만을 유발하거나 유해한 첨가물이 들어있는 식품에 ’비만세’나 ’건강세’라는 이름으로 세금을 징수할 방침이라고 한다. 유해한 걸 알면서도 완전히 금지시키지 못하는 자유시장경제가 가진 맹점이 그대로 들어난다.

지구상에 ’먹지 못할 음식’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어리석은 동물은 ’인간’뿐이 없을 것이다. ’나만 안 먹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너도 나도 만들다보니, 먹어서는 안 될 음식이 국경도 없이 넘나들고 있다. ’비만’이 사회적인 문제가 될만큼 식탁이 풍요로워졌다고 하지만, 사실을 알고 보면 그 어느 때보다 가난한 식탁과 마주하고 있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2>을 읽으며, 식탁 위에 올려진 음식 중에 유해한 것들을 하나 하나 치워나가다 보니 식탁 위에 남는 음식이 별로 없다. 제목 때문인지 이 책을 읽으면 이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과자’가 싫어질지도 모르겠구나 예상했는데, 과자만이 아니었다. 정말 먹을 것이 없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2>는 충격 그 자체이다. 신종플루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놀랍게도 청, 장년층이라는 통계부터가 놀라웠다. 내가 바로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와 같은 정크푸드를 가장 많이, 오래 소비해온 계층", 다시 말해 가공식품 시장과 함께 커온 소비계층에 속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언한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음식’에 있다고(9). 건강에 대한 정답은 결국 식탁 위에 있는 것이다.

’설탕’이 나쁜 음식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충격이다. 나쁜 걸 알면서도 절제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섭취하는 이 비이성적 욕망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2>는 제목 때문에 ’과자’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 오해하는 독자들도 있을 듯 한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호 식품들의 정체를 낱낱이 밝혀주고 있다. 설탕을 비롯해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게맛살, 탱탱한 단무지, 자일리톨, 주스 등 정체를 알면 정말 믿고 안심하고 사먹을 수 있는 식품이 별로 없다. ’트랜스지방 0g’이라는 표시도 안전표시가 아니라고 하니, 우리가 아무리 유해성분이 들어있는 가공식품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을 해도 정말 자연산 음식이 아니라면 모르고 먹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가공식품을 먹을 때, 유의해야 할 해로운 성분은 크게 세 가지이다! "해로운 성분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 부류로 갈무리될 수 있었으니 다름 아닌 정제당, 나쁜 지방, 화학물질이었다. 이름하여 ’식품 유해성분 삼총사’다"(286-287).  저자는 이 ’삼총사 성분’이 식품 상식에서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식품의 우열을 가늠하는 데에 좋은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과자, 빵, 청량음료, 인스턴트 식품, 그리고 패스트푸드를 포함한 가공식품들이 지탄받는 이유는 한결같이 ’삼총사 성분’이 들어 있어서이다. 소극적으로는 이 세 가지 성분을 꼭 기억하고 멀리하는 것이 안전한 식탁, 건강한 몸을 가꾸는 비결이다. 물론, 적극적으로는 가공식품이 아닌, 자연식품을 사랑하고 가장 한국적인 식탁을 선호하는 식습관을 갖는 것이다.

가공식품의 첨가물들이 유해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책을 통해 그 실체와 마주하고 하니 즐겨먹었던 많은 기호 식품들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는 재미까지 없어진다. 먹어서는 안 될 음식은 아예 모조리 판매 금지를 시켰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먹어서는 안 될 음식을 만들어낼 만큼 가난한 마음으로 사는, 탐욕에 눈먼 현대인의 자화상이 몹시도 서글프다. 따뜻한 밥 한 그릇에 소박한 반찬을 두고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라고 노래했던 ’가난한 날의 행복’이 오히려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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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장인 - 내 인생 최고의 설계자
래비 재커라이어스 지음, 이상준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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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대한 장인의 손에 붙들린 인생

래비  재커라이어스는 우리 인생을 디자인하시고 완성해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위대한 장인>에 비유한다. 그는 이 진리를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특별한 예화를 사용한다. 이 예화는 이 책의 전체를 설명해주는 큰 그림이다.


위대한 장인이 만들어내는 명품
’바라나시’는 인도 북부의 모든 신부들이 결혼식 날 입고 싶어하는, 숨막힐듯이 멋진 사리(인도 여성이 두르는 겉옷)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화려한 색상은 말 그대로 폭발할 정도이다. 빨강색, 감청색, 밝은 녹색, 금색, 은색 실 등 이 모든 색상이 하나로 짜여져 의상으로 완성된 것을 보면 누구든 완벽한 마음과 완벽한 손기술이 만난 결과임을 인정한다.



우리에게는 한 가지 사명이 있을 뿐이다.
실제로 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한 팀을 이루어 사리를 한 벌씩 만들고 있었다. 아버지는 높은 작업대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손이 닿는 거리에 환상적인 색깔의 실타래들이 놓여 있었다. 아들은 바닥에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마침내 내 눈에 거대한 디자인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손에 몇 개의 실타래를 잡고 고개를 끄덕이자 아들이 북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보냈다. 이러한 작업이 반복된다. 
전 과정을 통해 훨씬 더 쉬운 역할을 맡은 쪽은 아들이다. 대개의 경우 아들은 자주 지루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에게는 단 한 가지 사명, 즉 아버지의 끄덕임에 따라 베틀 북을 옮기는 사명이 있을 뿐이다. 



내 인생 최고의 설계자, 주님을 신뢰함으로!
저자는 이처럼 사리가 직조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중요한 영적 통찰을 얻었다. 큰 그림은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이 알고 계신다. 전체의 과정에서 어떤 디자인이 나올 것인가는 아버지의 마음에 달려 있다. 아버지가 실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질감을 가진 사리는 위대한 장인이 공교하게 그것을 디자인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 아버지의 끄덕임에 따라 움직이는 것뿐이다. 이것이 이 책이 설명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다!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 래비 캐커라이어스
<위대한 장인>의 저자 ’래비 재커라이어스’는 C.S. 루이스 이래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책을 통해 그의 메시지를 처음 들었다.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라는 찬사가 부족할 정도로, 그는 우리 ’인생의 최고의 설계자’ 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영적이면서도 굉장히 실제적인 시각에서 탁월하게 그려주고 있다. 눈에 보이는 세상 논리와 흐름의 혼탁함 속에서 비록 우리 눈에 보이지 아니할지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디자인하시고 완성해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생생하게 그려준다. 그는 ’진리’를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도전한다. "주님이 사용 가능한 모든 실타래를 사용하셔서 그분의 목적대로 당신을 만들기 위해 당신의 인생을 사용하실 때 그분의 디자인이 당신을 아름답게 만들지 않겠는가?"

저자는 <위대한 장인>이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 실타래를 사용하여 우리의 삶을 디자인한다고 설명한다. 
당신의 유전자가 중요하다. ’당신의 유전자가 중요하다’는 것은 자신의 개성이라는 실타래를 받아들이고 기뻐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 인생의 위대한 장인의 디자인을 인정하는 첫걸음이다(43). 
당신의 실망이 중요하다. 인생의 실망스러운 사건들을 통과할 때 가장 중요한 실타래는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한데 모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깨닫는 것이다(72). 
당신의 소명이 중요하다. 소명은 하나님의 계획을 따라는 것 자체를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77), 하나님의 끄떡임에 반응하는 것이다(108). 
당신의 도덕성이 중요하다. 도덕성의 실타래는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께서 마련해주신 규칙대로 하는 것이다(135). (나는 특별히 이 도덕성에 관한 설명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당신의 영성이 중요하다. 진리 안에서 태어나고 은혜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영성이다(161). 
당신의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 아래서 일하고 우리의 의지를 하나님의 뜻에 복종시켜야 한다(183). 
당신의 운명이 중요하다. 운명이 운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손에 놓일 때 그것은 목적과 디자인에 대한 감각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232). 
당신의 예배가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예배가 최우선이다. 인생의 다양한 실타래들을 모아 하나의 아름다운 통일체로 만드는 실타래 중의 실타래, 그것이 바로 예배이다. 예배야말로 옷감의 패턴을 하나되게 만드는 길이다. 예배의 신비는 언제나 남아 있기 마련이며 예배의 위엄은 언제나 울림을 갖기 마련이다."(227)


우리가 붙들어야 할 분명한 사실은 주님이 ’내 인생 최고의 설계자’라는 진리이다.
<위대한 장인>은 말한다. "큰 그림은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이 알고 계신다." 큰 그림을 볼 수 없는 우리는 이 땅에 사는 동안 어쩔 수 없이 불안함과 초조함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붙들어야 할 분명한 사실은 주님이 ’내 인생 최고의 설계자’라는 진리이다.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내 인생의 실??속에 그려보았다. 그 모습을 마음에 새기며 묵상할수록 불안과 초조가 사라지고, 여러 가지 실타래들을 사용하시어 내 인?’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오늘의 나의 모습이 초라하고 실망스러울지라도, 나의 인생은 최고의 장인 손에 붙들여 있음을 신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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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인체 탐험
북타임 편집부 지음 / 북타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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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시콜콜 생물학적 인체 탐험!

인간 수명이 길어지고 경제적으로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면서 생겨난 삶의 여유가 ’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듯 하다. 현대인에게 ’몸’은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건강의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몸매를 가꾸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몸’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다양한 지식을 요구한다. 그런데 문제는 학문의 테두리를 벗어난 ’상식’ 차원의 지식은 검증되지 않은 ’설’까지 섞여서 유통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같은 주제를 놓고도 서로 상반된 의견이 팽팽하게 대두되기도 한다. 지식의 홍수라고 하지만 엇갈린 주장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확한 ’상식’을 얻기가 어쩌면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유쾌한 인체 탐험>은 몸에 관한 시시콜콜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생물 수업을 듣거나 백과서전을 뒤져보아도" 좀처럼 답을 찾을 수 없는 "우리 몸에 대한 아주 사소하지만 특별한 상식"을 모았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몸’을 바라보고 접근했기 때문에, 답변도 ’생물학적’이다.


어린이용 교육 교재로 사용하기 전에 잠깐! : ’성인용’ 상식도 있다!
처음 책의 목차를 봤을 때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육용 교재로 유용하리라 생각했는데,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3장 ’남자와 여자는 이렇게 다르고, 이렇게 같다’는 상식은 어린아이들이 읽기에는 ’성인용’ 상식이라는 생각이 든다(시대에 좀 뒤떨어진 발언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구체적인 예를 제시하기가 조금 민망하지만, 다른 독자분들은 몸에 관한 ’생물학적 설명’이기 때문에 나와 생각을 달리 하는 분도 있으리라 본다.


어디에서 알려주지 않은 유쾌한 상식 : 항문이 아니면 ’입’으로 방귀를 뀐다.
총 4가지 주제로 분류한 <유쾌한 인체 탐험>은 재밌는 질문과 답변이 가득하다. 운동을 하면 옆구리가 욱신거리는 이유는 ’비장’ 때문이고, 음식을 섭취할 때 들어마시는 공기가 방귀가 된다는 것이 새로웠다. 또한 항문으로 뀌는 게 아니면, 모두 ’입’으로 방귀를 뀐다는 사실도 재밌었다.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준다 : 건강을 위해 계단을 오르는 것이 사실 위험하다!
<유쾌한 인체 탐험>은 우리가 잘못 있는 상식을 바로잡아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건강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는 것은 사실 위험하다’는 상식이다. 고혈압, 심장병 등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건강법이란 사람마다 그 체질이나 현재 처한 환경 등에 따라 다르다"(27)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니 ’계단은 곧 건강’이라는 단순한 공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흥미로운 대화거리 : 태교 음악으로 모차르트나 비발디는 인기가 좋은데, 베토벤은 인기가 없다!
<유쾌한 인체 탐험>은 총4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일관되고 체계적인 주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몸’에 관한 전반적인 궁금증 중에서도 흥미로운 질문을 골랐다. 여기 기록된 상식을 알아둔다면, 흥미로운 대화거리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예를 들면, 태교 음악으로 임산부들에게 왜 모차르트나 비발디는 인기가 좋은데, 베토벤은 인기가 없는지 ’과학적인’ 이유를 알려주는데, 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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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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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꾸뻬에게 배우는 인생,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어린 아이에게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교육’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주사 맞으러 병원에 갈 때도 겁 먹고 있는 아이에게 "하나도 아프지 않아!"라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부모의 말을 믿고 안심하고 있다가, 주사를 맞을 때 아프면 심한 ’배신감’을 느끼기 때문이란다. 

나이가 들고, 경험적으로 세상을 알아갈 때마다 나도 자주 그런 배신감에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부모님이, 선생님이, 어른들이, 그리고 교과서가 가르쳐주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세상과 마주할 때마다 어떤 배신감이 내 마음에 충격과 울분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놓곤 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이점이 많다고 배웠고,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반도’라는 지형이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당혹감. 그때 이후로 나는 그동안 배웠던 일체의 지식에 ’의구심’을 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해한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가 지리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미리 알려주기보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며 꿈과 소망을 품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심정을 말이다. 더구나 정직한 것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 노력한 만큼 ’반드시’ 대가를 얻는 것도 아니라는 것, 착하게 살면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것도 아니라는 것 등을 꼬마에게 이해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꼬마 꾸뻬’는 이처럼 오묘한 ’인생’을 벌써 배워나가고 있다.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의 저자 ’프랑수아 를로르’는 오랫동안 정신과 의사로 일했고, 현대인들의 정신질환을 치유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서는 행복의 의미를 찾아 떠난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를 담아 출간과 동시에 유럽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고 한다. 후속작인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는 아이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시시때때로 부딪혀 오는 인생의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가운데 인생의 숨은 법칙을 배우고 행복의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꼬마 꾸뻬’는 이러 저러한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부모님께 질문을 하고 그것을 다시 되새기는 가운데 자신만의 답을 얻는다. 그리고 깨달음을 하나씩 얻을 때마다 자신의 ’수첩’에 메모를 한다. 그렇게 인생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인 꼬마 꾸뻬의 아버지와 사람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이 직업인(꼬마 꾸뻬가 이해하기에) 엄마는 꼬마 꾸뻬에게 참으로 정직하고 지혜로운 인생 선생님이다. 그들은 꼬마 꾸뻬와 충분히 대화를 한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는 것이 "하나도 아프지 않아"라고 말하는 대신, "주사는 아플 거야. 그렇지만 주사를 맞아야 진짜 병이 낫는단다. 주사 맞을 때 아픈 거 참을 수 있겠지?"라고 설명하듯 인생의 ’오묘함’을 가급적 진실되게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꼬마 꾸뻬는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삶, 친구들과 함께하는 삶, 선생님과의 삶, 그리고 방학 때 휴가를 떠나 갖게 되는 삶 등을 통해 세상의 ’현실’을 하나씩 마주하며, 서서히 세상에 눈을 떠간다.

덩치가 큰 친구의 괴롭힘을 통해서 친구들과 연합하는 힘을 배우고, 상사 때문에 괴로워 하는 엄마를 보면서 자신은 스스로 ’대장’이 되겠다는 꿈을 꾸고, 죽음을 맞이한 친구를 통해 죽음 이후의 세계를 생각해보고, 여자 친구로 삼고 싶은 아밍딘을 통해 사랑을 경험하고, 정의가 힘의 관계와 관련된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나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친구들의 집과 부모님의 직업을 비교하면서 ’차이점’과 그것을 인정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그중, ’자격과 자유’의 문제는 나에게 오래도록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태어나는 순간 이미 결정되고, 타고나고, 주어진 환경의 영향을 생각할 때, "우리가 이런 건 ’부모님’(복합적인 의미로 읽힌다) 때문이다. 그러니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86)라는 가르침은 따로 깊이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때로 꼬마 꾸뻬 아버지와 어머니는 의견 충돌을 보이기도 한다. 천주교 신앙을 가진 어머니는 칸트적인 윤리관을 가지고 있고, 아버지는 공리주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꼬마 꾸뻬는 엄마와 아빠가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 과정을 통해 인생에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이 있고, 스스로 좀 더 지혜로운 의견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친구의 엄마가 아빠를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챈 꼬마 꾸뻬가 스스로의 판단으로 아빠와의 비밀을 지키고, 어른이 되고나서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그것을 처리할 자신만의 해법이 있었다.

꼬마 꾸뻬의 눈높이에서 인생을 다시 배우며, 내가 꼬마 꾸뻬의 나이에 이러한 인생을 미리 알았더라면 오늘의 내 삶이 좀 달라졌을까 하는 질문을 해본다. 꼬마 꾸베가 나보다 한수 위인 것은 확실하지만, 어차피 인생은 정답이 아니라 자기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꼬마 꾸뻬의 수첩이 좋은 참고서임에는 틀림 없다. 

"인생에 있어 늘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좋은 면을 볼 필요가 있다"(45).
"삶에서 중요한 것은 존중받을 줄 아는 것이다"(121).
"인생에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보상을 받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면 다시 노력해야 한다"(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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