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최초의 선교사 체험기
임윤택 지음 / 두란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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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선교사 여권, 그 주인공을 만나다!


해방 후, 최초의 선교사! 모든 꿈과 소망이 잿더미로 변해버린 전쟁의 폐허 위에 굶주린 배를 움켜잡으며 외국의 원조로 연명했던 6.25 전쟁 직후, 한국 기독교는 대한민국 최초로 선교사를 파송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어쩌면 지구상에서 가장 절망스러운 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보이는 가난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적 가난으로 허덕이는 영혼들을 품고자 했다. 선교에 대한 교회의 사명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대단한 역설이다. 그 어느 나라보다 도움이 절실했던 나라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오직 '복음'뿐이었던 대한민국 교회가 그것을 나누고자 한 것이다.

이 거룩한 사명과 부르심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순종하신 분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최찬영 선교사님 부부이시다. 선교사님 부부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계셨지만, 하나님은 태국으로 부르셨다. 그 길은 보장된 미래와 세상적인 성공의 기회를 포기해야만 하는 사명자의 길이었다. 

최찬영 선교사님은 죽어가는 영혼들을 위해 '나'를 온전히 버렸다. 하나님의 부르심과 응답하는 순종이 남의 이야기일 때는 얼마든지 아름답고 감동적일 수 있지만, 막상 내가 가진 것 모두를 내려놓고 내가 가고자 했던 정반대의 길로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신다면 어떨까? 주님이 가신 길을 따르겠다며 "험한 산도 괜찮고 바다 끝이라도 괜찮다"고 노래하지만, 사명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자리에서조차도 최찬영 선교사님처럼 즉시 응답하지 못할 것 같다. 

최찬영 선교사님의 선교 이야기는 한국 기독교가 간직해야 할 자랑스러운 신앙의 유산이다. 최찬영 선교사님은 중국에 세계 최대의 성경 인쇄공장을 세워 성경 보급에도 힘썼는데, 2008년까지 6,000만 권 이상의 성경을 보급했다고 한다. 외국의 원조를 받았던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자립을 하여 다른 나라를 원조하는 국가로는 대한민국이 처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감격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해방 후 최초의 선교사 체험기>를 읽으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땅에 넘쳐 흐르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축복을 발견하고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성서공회는 1979년 6월 21일까지 자립하기 전까지 외국의 원조를 받았다고 한다. 그랬던 한국 성서공회가 지금은 100만 달러 이상을 세계 사역을 위해 지원하고 있으며, 세계로 나가는 각국 성경을 가장 많이 인쇄하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고 한다! 참으로 감사하고 가슴 벅찬 이야기이다.

푯대를 향하여 달려간 사도 바울처럼 37년간 선교사의 사명을 완수하시고, 은퇴 후에도 선교와 교회의 부흥을 위해 일하시는 백발의 모습이 그 어떤 면류관보다 빛나고 아름답게 보인다. 지금 한국 교회의 정체를 두고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숨 고르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선교사를 파송한 한국 교회가 갑작스러운 부흥과 번영에 만족하며 나태하고 교만했는지 모른다. 위대한 신앙 유산을 간직한 후손답게, 사명자로서의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해방 후 최초의 선교사 체험기>를 읽으며,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저도 사명을 완수하고 하나님께 드릴 열매 가득 안고 하나님 앞에 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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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사랑은 섹스다 - 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속사정 이야기
데이비드 징크젠코 지음, 김경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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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이해받고 싶은 남자들의 자기 변호! 소통을 위하여!


알고 지내던 선배 한 분이 결혼 날짜를 잡은 뒤 이런 고백을 해왔다. "사실은 너를 좋아하고 있었다"고. 왜 미리 고백하지 않고 다른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 그런 고백을 할까? 그런 경험이 몇 번 더 있고 나서 친한 남자 선배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왜 그런거냐고? 

선배는 내가 가진 문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첫째는 내가 동성 친구들과 너무 무리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남자들에게 접근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당시는 핸드폰이나 이메일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었던 시절이 아니라 더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둘째는 이성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너무 냉정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말을 잘못 꺼내면 제대로 망신을 당할 것만 같은 강렬한 인상 때문에 남자들이 겁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선배 말에 따르면, 남자들이 생각보다 용기가 없고, 차일까봐 겁을 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해준 조언은 이것이다. (대학원 재학 시절에) 동성 친구와 지나치게 몰려다니지 말 것,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눈을 마주치며 살짝 미소를 지을 것. 한마디로, '추파'를 보내라고 했다. 고백을 하면 받아줄 것 같은 확신이나 여지가 보일 때, 남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선배의 조언을 들은 당시에는 그런 남자들의 행동이 시시하다고만 생각했고, 어쩐지 조금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은 상대방을 진짜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선배의 조언을 흘려 들었다. 그런데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를 읽으니 그 선배의 조언이 정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는 미국 남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인터뷰를 한 결과물이다. 통계 수치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는 남자들의 속마음! 결혼을 했거나, 연애를 하고 있거나, 이성 교제 없이 싱글로 살고 있는 이성 친구들의 한결 같은 푸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남자들에 대해 남자들이 속 시원히 답변을 해주고 있다.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는 여자들이 잘 모르는, 남자가 정말 원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해받고 싶은 남자들의 자기 변호라고나 할까. 남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전하고 싶으면 이렇게 하라는 식의 접근 방법과 조언을 남자가 직접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재밌는 주장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 대해 '너무 빨리 고정관념을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인데, 그러한 고정관념이 동성친구들로 인해 더욱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성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여성은 무려 82%가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제 남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라고 권한다.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를 통해서 알게 된 남자들의 속마음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남자들이 동성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이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속하기를 원하고, 그 남자도 나에게 속하기를 여자들이여, 그가 동성의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을 주라! 이렇게 외치고 싶다. 

남자와 여자의 소통의 시작은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될 것이다. '사랑한다'고 느끼는 감정과 진정으로 이해하는 마음은 완전히 별개의 통로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용납되고, 모든 것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해받기보다 이해하려 노력하고, 사랑받기보다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는 것이 내가 아는 전부이지만, 그렇게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주는 상대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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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다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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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힘
도야마 시게히코 지음, 김은경 옮김 / 북바이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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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을 잃어버린 시대에 사색의 힘을 생각하다.


스스로 사색을 잃어버린 세대라는 위기감을 느낀다. 
변명을 하자면, 세상이 우리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 듯 하다. 
눈도, 귀도, 손도, 몸도 쉴 틈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를 걸으면서도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어디에 눈을 두어도, 보다 합리적이고 적합한 판단을 유도하기보다 
먹이감을 노리는 웅크린 사자와 같이 소비를 부추키는 현란한 광고들이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킨다. 
눈을 빼앗기면 마음을 빼앗기고, 마음을 빼앗기면 생각을 빼앗긴다.
내 친구는 무엇인가를 하지 않고 할 일 없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TV를 보면서도 빨래를 개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등 무엇인가 할 일을 자꾸 찾게 된다고 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한다고 해도 주도적인 삶을 살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다양성과 상대성을 이야기하고 개성이 강조되는 사회이지만
문화와 유행의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원하는 만큼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망각의 힘>은 잊고 사는 사색의 세계, 잃어버린 사색의 힘을 다시 생각나게 해주었다.
제목과 표지를 보고 ’뇌’에 관한 책일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엉뚱하게도 ’사고의 에세이’이다.

모두가 보이는 쪽만 보고, 모두가 한 가지 생각밖에 하지 않을 때,
혼자만 다른 쪽을 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난 듯,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사고가 신선하다.
수십 편의 에세이 중에 책의 제목으로 선택된 ’망각의 힘’이 가장 주목하여 볼만하다.
정보의 저장과 암기에 목숨 걸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능숙하게 잊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다.
머릿속에 지식을 억지로 집어넣느라 고심하던 내가
적절히 망각하는 일에 힘써서 머릿속을 개운하고 상쾌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사나운 발톱도 없고,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도 없는 인간이 
사나운 맹수를 잡을 수 있는 이유는 생각하는 힘 때문이라고 한다.
맹수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맹수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요즘 세상의 문화가 추구하는 생각의 방향은 어디인가?
편리와 소비를 지향하는 문화는 창의력이 경쟁력이라며, 
창의력을 최고의 지적 능력으로 대우하고 있다.
그러나 <망각의 힘>을 읽으며 나를 사로잡는 생각은 ’올바르게 생각하기’의 중요성이다.
모두가 따르며 살고 있는 생활 양식에 대한 물음, 
익숙하여 지나치게 되는 일상에 대한 통찰,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인 신념에 대한 의문

저자의 생각에 모두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물과 현상을 비틀어 보는 듯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마치 깊은 곳까지도 꿰뚫어보는 도인과 대면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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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최인자 옮김, 제인 오스틴 / 해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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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는 결혼(제도)을 상징한다?


결혼의 조건으로 '사랑'이 대두되기 시작한 역사가 굉장히 짧다는 것은 내게 충격이었다. 훨씬 오랫 동안 인간은 경제적인 목적으로 결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해왔다는 학자들의 글을 읽고 적잖이 당황했다. 인간이 오래 전부터 '사랑'을 노래해 온 이유가 '사랑'만 가지고는 두 남녀가 결합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을까? 경제적인 목적으로 결혼을 하는 것은 비단 과거의 일만은 아니다. 또한 결혼의 조건으로 '경제적인 것'을 따지는 것은 제3세계 여성들처럼 가난한 사람들만이 아니다. 어쩌면 '경제적인 조건'에 더욱 집착하는 쪽은 가진 것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가진 자들일지도 모른다. 특권의식을 견고하게 해주는 구별짓기와 과시 욕구가 생존의 욕구보다 힘이 쎈 경우를 여러 차례 보아왔다.

<오만과 편견>에서 세상은 둘로 나뉜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남자와 여자, 교양 있는 자와 천박한 자. 이 이분법적 세상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나 충돌을 일으킨다. 부모가 자녀의 결혼에 간섭하는 것은 요즘 드라마에서도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부모-자녀의 갈등요소이다. 자녀의 결혼에 작동하는 부모의 권력은 역사가 아무리 오래 되어도 여전하며, 특히 가진 자들 사이에서 더 강력하게 발휘된다. <오만과 편견>은 그러한 이분법적 세상의 충돌 사이에서 작동하는 인간의 오만과 편견과 허영심과 이중성을 예리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오만과 편견>의 원작을 읽지 않은 나와 같은 독자는 원작에 새로 투입된 '좀비'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원작과 비교하며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세계적인 고전에 뜬금 없이 '좀비'를 투입시킨 저자의 대범함을 평가할 안목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러나 <오만과 편견>의 영화을 본 독자로서 감히 평가를 해보자면, 일단은 원작의 플롯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제목이나 표지로 봤을 때는 '좀비'가 이야기의 중심에 서서 원작의 어느 일면을 새롭게 재해석했을까 기대를 가지게 한다. 그러나 내가 봤을 때, '좀비'는 주요리의 사이드 메뉴처럼 곁들여져 있을 뿐이다. 원작의 주제의식이나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좀비'의 등장은 좀처럼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저자의 의도와 좀비의 정체를 파악하는 해결점은, 좀비의 상징성일 것이다. 

책은 친절하게도 '독자분들을 위한 독서 가이드'를 실어주고 있다. 독서 가이드를 읽어 보면, 살아 있는 시체가 되어 인간을 공격하는 좀비의 투입에 대한 일부 비평가들의 주장은 이렇다. "끊임없이 당신의 생명력을 빨아먹으면서도 당장 죽지 않는 영원한 저주로서의" 좀비는 바로 '결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꽤 그럴 듯한 해석이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은, 좀비의 존재가 그러한 결혼을 상징한다면, 그에 맞서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이 진정한 '정체성'을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다. 여성성이 제거된 전사로 다시 태어났지만, 전투 기술만 익혔을 뿐, 그녀의 내면은 원작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좀비의 상징성과 투입의 의도까지는 기발했을지 모르지만, 좀비는 지나치게 이야기의 주변에 머물러 있다. 좀비의 활약과 그에 맞서는 인간 내면에 대한 날카롭고 집중적인 해부가 없다. '스펙터클', '생명을 담보로 한 흥미진진한 결투'라고 하기에는 뭔가 싱겁다. (오프라 윈프리가 조금 오버한 듯한 느낌!)

'성스럽게'(聖) 태어났으나 인간에 의해 타락해버린 결혼 제도에 대한 고찰! 이 책을 읽고 내가 얻은 유익이다. 영화를 봤을 때는 매력적인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로맨스에 온통 정신이 팔렸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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