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원리 - 스마트버전
차동엽 지음, 김복태 그림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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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스스로 나의 생존과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된 이후로는 희망찬 꿈으로 ’내일’을 살기보다 좌절된 꿈을 안고 그저 ’오늘’을 견디고 있는 듯하다.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어도, 늘 ’예산(비용) 때문에’, ’나이 때문에’, ’여자기 때문에’와 같은 ’안 되는 이유들’이 내 발목을 잡는다. 그렇게 주저 앉아 낙심하는 나를 향해 세상은 헛꿈 꾸지 말고 깨끗하게 포기하는 것이 평안의 근거라고 비웃는 듯하다. 살아온 날을 통째로 보면, 아마도 노래하는 날보다 한숨을 내쉬는 날이 더 많지 않았을까. 하루 하루 나이를 먹어갈수록 긴 한숨 속에 그렇게 깨어지고, 접어지고, 포기되고, 잊혀지고, 버려지는 꿈들만 쓰레기통에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다. 차동엽 신부님의 <무지개 원리>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아마도 쓰라린 마음을 달래며 또 몇 가지의 꿈과 기대를 쓰레기통 속에 집어넣어야 했을 것이다.

차동엽 신부님의 <무지개 원리>는 무엇이든 ’안 되는 이유들’을 몽땅 걷어서 태워버리고, ’되는 이유들’을 하나씩 들이밀며, ’이제는 안 된다’고, ’너무 늦었다’고 맞서며 강력하게 저항하는 내 안의 모든 부정적인 생각들을 차례로 굴복시킨다.

<무지개 원리>는 세계적인 위인들을 많이 배출한 유다인 교육에 그 비밀이 숨겨져 있다. 오늘날도 모든 유다인들이 매일 아침, 저녁 최소 두 번 낭송해야 하는 ’셰마 이스라엘’이라는 말씀이 바로 그 비밀이다. ’셰마 이스라엘’은 ’마음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 임하는 자세를 훈련시키는 말씀이다. ’마음을 다하여’는 감성 계발을 의미하고, ’목숨을 다하여’는 의지 계발을 의미하며, ’힘을 다하여’는 지성 계발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을 ’거듭 거듭’(반복성, 지속성, 성취성)하는 것이 무지개 원리이다.

차동엽 신부님은 이 ’무지개 원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데, 내가 이해한 대로 요약하면 ’생각’, ’꿈’, ’말’, ’믿음’, ’반복’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언젠가 다른 동물들처럼 몸에 공격적인 무기가 없는 ’인간’이 자신보다 몇 배나 크고, 몇 배나 빠르고, 몇 배나 사나운 짐승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잡으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무지개 원리>는 말한다.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생각으로 먼저 점령하고, 원하는 것을 이미지화 해서 ’꿈’으로 만들어 품고, 그대로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것을 ’믿고’, ’포기하지 말라’(반복)고. 

나는 ’노트’를 펴서 생각, 꿈, 말, 믿음이라고 쓰고 내가 품어야 할 생각, 품어야 할 꿈, 해야 할 말, 그리고 그대로 되리라는 믿음을 글자로 적어보았다. 터져 나오는 욕심을 스스로 제한하며 내 인생에서 반드시 이루고 싶고, 되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것을 열 가지로 줄여보았다. 그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지 묻고 또 물으며 다시 여덟 가지로 줄이고 두 가지를 여유로 남겨 두었다. 아, 노트에 적힌 내 꿈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 가슴은 희망과 희열로 벅차다. 지금의 이 희망이 다시 환경에 부딪히고, 합리와 이성에 부딪쳐 희미해질 때마다 <무지개 원리>를 다시 읽으며, 그 약속을 마음에 새기리라.

<무지개 원리>는 이미 검증된 이론이며, 차동엽 신부님의 삶이 바로 그 증거이다. 오랜 역사와 사건과 개인의 경험은 이 <무지개 원리>가 사실임을 입증해주는 객관적인 증거를 넘치게 보유하고 있다. 이제 나도 그 증인이 되어, 곧 세상 가운데서 ’오늘의 나를 가능하게 해준 에너지’는 바로 차동엽 신부님의 <무지개 원리>였다고 증언하리라. 5년 안에 말이다! (차동엽 신부님께 이 약속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약속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무지개를 볼 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골목이나 운동장을 내달렸던 기억이 난다. 무지개는 이제 내 안에 있다. 하나님께서 창공에 걸어두신 약속의 무지개처럼, 차동엽 신부님이 약속하신 무지개 원리는 내 마음 안에 떠 있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는 책 한 권의 위력을 실감한다. 책 한 권이 얼마나 거센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말이다. 나는 다시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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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형 팀장이 되라 - 대한민국 상위 1%
브루스 툴간 지음, 임승호 옮김 / 세계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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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리더십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배운 것이 ’관리자’와 ’리더’의 차이였다. 
관리자가 책임을 수행하는 자라면 리더는 혁신을 주도하는 자이고, 
관리자가 수직적 관점을 가진 자라면 리더는 수평적 관점을 가진 자이고,
관리자가 통제 위주라면 리더는 신뢰에 기초하는 자이고, 
관리자가 단기적이라면 리더는 장기적이고,
관리자가 현상태 수용자라면 리더는 현상태에 도전하는 자이고,
관리자가 전통적인 충복이라면 리더는 독자적 인간이라는 개념 정리였다.

보통 조직 경영 리더십에서 관리자와 리더를 비교할 때면,
은연 중에 관리자는 부정적이고 구시대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고, 
리더는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그러니 관리자가 되지 말고 리더가 되라고 부추긴다.
신뢰, 경청, 혁신, 수평적 관점 등 일보다 사람인 리더는 
결과적으로 ’좋은 상사’,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된다.
문제라는 이와 같은 ’리더상’이 조직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리더로서의 직무 수행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에 더 초점을 두게 만든다는 것이다.
팀원들도 리더를 평가할 때 보통 이런 기준을 갖는다.
그래서 리더가 가장 많이 공격받는 부분 중 하나가 
인격이 덜 됐다거나 성격이 나쁘다는 것이다.  
(참고로, 빌 게이츠는 엄청난 독설가라고 한다!)

그러나 좋은 사람, 즉 좋은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외침의 가장 취약점은
"어떻게"(HOW)가 약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 경영의 리더가 담당해야 할 ’직무 수행’에 대한 설명이 적다는 것이다.
좋은 리더로 정평이 난 ’리더’에 관한 사례별 연구는 크게 세 가지 조건,
첫째, 그 조직이 속한 상황,
둘째, 리더의 타고난 자질
셋째, 구성된 팀원의 스타일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에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의 리더십 스타일이 통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같은 리더십 스타일도 통하지 않는 조직이 있기 마련이다.

<과정형 팀장이 되라>는 바로 이러한 리더십 연구의 취약점을 극복해주는 책이라 반가웠다.
이 책은 한마디로, 조직을 경영하는 리더의 ’직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직을 경영하는 리더는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직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해주기 때문에
재밌고 쉽게 읽히면서도 상당히 ’설득적’이다.

’과정형 팀장’이란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 자인가?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
첫째, 해야 할 일과 방법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알려주라.
둘째, 팀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검토하고 평가하라.
셋째, 평가 결과에 따라 보상을 ’확실히’ 하라는 것이다.

물론, 팀원에게 코치처럼 말하고, 
한 명당 15분 정도 시간을 할애하는 1대1 면담을 하라는 조언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적인 친밀감이나 관심의 차원이 아니라,
팀장과 팀원과의 이러한 만남은 팀원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을 현실화 하며,
구체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이해하도록 하고, 
일을 수행하는 과정(실적)을 그때 그때 평가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바로 해결하기 위함이다.

보통 조직의 팀장들은 팀원이 ’일한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과정형 팀장이 되라’는 것은 일의 전과정에 팀장이 함께하며,
그 일이 수행되는 과정에서부터 결과까지 팀장이 책임을 함께 지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사실, 팀원들에게 해야 할 일과 방법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팀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검토해서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보상을 ’확실히’ 하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하고 쉽지 않다.
팀원들에게 해야 할 일과 방법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과정을 검토하는 일은
명확한 매뉴얼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사정과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것에 익숙한
조직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귀찮고 피곤한 일인지 알 것이다.
객관적인 매뉴얼 없이 이런 과정을 수행하면 
팀원들은 ’잔소리’나 ’참견’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평가에 따라 보상을 확실하게 하는 일은 그것의 중요함에 비해서
조직들이 많이 생략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문제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만일 내가 열심히 한 만큼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거나,
객관적인 기준이 아니라 팀장이나 윗선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보상이 주어진다거나,
무임승차 하는 팀원에게도 똑같은 보상이 돌아가는 것을 직접 경험해보았다면,
왜 보상이 ’명확’해야 하는지 오래 말하지 않아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정형 팀장이 되라>는 팀장들에게 ’팀 리더’로서 해야 할 일과 방법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사람’은 물론 ’유능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일의 효율과 실적을 높이고 싶은 조직의 팀장이라면, 
팀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성공을 선물하고 싶은 팀장이라면,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하며, 팀 경영을 위한 매뉴얼로 삼아 적용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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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루케이도 감사
맥스 루케이도 지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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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나를 사랑한다고 하셨지만, 나는 때때로 '차별'을 느꼈고 서러웠다. 열심히 살았지만, 나는 자주 '부족'을 느꼈고 초라했다. 주변에 사람이 많았지만, 나는 시시때때로 '혼자'라고 느꼈고 외로웠다. 이상을 추구했지만, 나는 금새 '혼란'했고, 길을 잃었다. 

내가 전부를 걸고 사랑했던 모든 것, 가족, 친구, 강아지, 꿈, 이상, 가치, 자연, 책, 누구는 나를 실망시켰고, 누구는 내게 상처를 주었고, 몇몇은 나를 떠났고, 어떤 것들은 잊어버렸고, 어떤 것들은 변질되었고, 어떤 것들에 대해서는 내 마음이 변했다. 그래서 나는 누구도 완전히 믿을 수 없었고, 심지어 내 감정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했다. 지금은 전부이지만, 내일은 아무 의미도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일찍 알아버렸다.

그러나 나는 기억한다. 나는 그 순간을 기억한다. 어떤 빛이 어둠을 뚫고 침투해 들어오듯 그렇게 강렬하게, 그러나 조용하게 내 마음에 들려오는 음성이 있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단다." 나는 분명히 들었지만 힘을 다해 저항했다. "누구도 나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음성이 다시 들렸다. "내가 너를 사랑한단다." 나는 그 음성이 들려오는 십자가 앞에서 오래도록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속에 있는 것을 다 개워내듯 그렇게 소리내어 울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음성에 항복했다. 그 음성은 나의 모든 서러움을 씻어주었고, 모든 결핍을 풍요와 만족으로 채웠으며, 모든 혼란을 걷어가셨다.  

내가 사랑하는 기독교 저술가 중 한 분인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은 언제고, 내가 그때 들었던 그 부드러운 음성을 재생해준다. 가치창조에서 출간한 <맥스 루케이도 감사>에는 은혜가 넘친다. "넘친다는 것은 남아돈다는 말이다. 태평양의 물고기가 바닷물이 닳아 없어질 것을 걱정할까? 물론 아니다. 왜냐하면 바다에는 물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종달새가 창공에서 날아갈 공간을 찾으려고 애를 쓸까? 물론 아니다. 하늘에는 공간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이 주님의 자비가 멈출 것을 걱정할까?"

<감사>는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는 모든 시도를 멈추고, 나를 사랑한다는 그 음성에 내 전부를 맡기도록 한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 자유로워진다.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이 그려주는 하나님은 '저 멀리' 계신 하나님이 아니다. 더 할 수 없는 친근함으로 내게 다가와 사랑을 고백하는 실제적인 목소리이다. "우리는 감히 그분께 타락한 인간들과 어울려달라고 부탁하지 못한다. 우리는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왕을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구세주를 상상하셨다."

모든 것으로, 모든 방법으로, 모든 시간에 내게 사랑을 고백하시는 하나님. 내가 존재하는 이 우주에 하나님의 계획 아닌 것이 없다. 하나님의 섭리 아닌 것이 없다. 하나님의 사랑 아닌 것이 없다. 그분 안에 있을 때, 나는 안전한다. "그분의 손 안에서 결혼식장의 빈 포도주통이 힘의 상징으로 변한다. 과부의 동전이 후한 마음의 상징이 된다. 그리고 죽음의 도구는 사랑의 상징이 된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나의 실수와도 상관이 없고, 나의 부족함과도 상관이 없는 그 한없는 사랑, 그 절대 사랑, 그 완전한 사랑, 그 순결한 사랑, 그 조건 없는 사랑의 샘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은 "메마른 마음으로 살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을 받아들이라. 성령님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라. 당신 삶에 대한 그분의 주인 되심을 받아들이라. 그분의 끝없고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들이라. 깊이 또 자주 마시라. 그러면 당신에게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은 우주적이면서 역사적인 예수님 사건이 영적이면서도 실제적이고 현재적으로 우리 삶 가운데 적용되게 하는 탁월한 영적 감각을 가진 분이다. 이 예쁜 한 권의 책에 담긴 강력하면서도 세밀한 그의 메시지는 언어를 넘어 우리에게 생명이 되고, 위로가 되고, 평안이 되고,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된다. 잔잔하게 파고드는 그 은혜는 여전한 환경이지만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한다. 바로 '감사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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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면 열리리라 - 율도국 테마시집 2 기도시집 (치유의 기도)
김율도 외 지음 / 율도국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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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지방의 기도 > (-작가 미상-)

당신의 손에 
언제나 할 일이 있기를,

당신이 지갑에
언제나 한 두 개 동전이 남아 있기를,

당신의 집 창틀에
언제나 해가 비치기를,

이따금 당신의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

친구의 손길이  언제나
당신 가까이 있기를,

그리고 신께서
당신의 가슴을 기쁨으로 채우기를,
기도드립니다.


지금 내 손에 할 일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지금 내 지갑에 하루의 끼니를 해결할 수 있고, 
언제라도 친구에게 연락할 수 있고, 
찻집에서 잠시 몸과 마음을 쉬었다 갈 수 있고, 
고운 시집과 아름다운 소설 책을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지금 내가 머무는 사무실 창틀에 햇살이 반짝이고, 
그 초여름 햇살에 숨을 헐덕이며 무성하게 성장하는 초록 나뭇잎들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이따금 비가 내리지만 
비를 피할 수 있는 집이 있고, 따뜻한 차가 있고, 음악이 있고,
우산이 있고, 비오는 거리를 걸을 수 있고, 또 무지개를 기대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마음으로 기억하는 친구의 사랑이 있고,
언제든 내가 부르면 달려와줄 친구가 있고,
문득 문자로 연락을 해도 항상 반겨줄 친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신 당신,
참된 기쁨의 지혜를 깨우쳐주신 당신, 
나의 호흡, 나의 모든 것 되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지치고 고단한 몸으로 낯선 사람들 틈에 끼여 무표정하게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가 문득 내 가방 안에 있는 시집을 기억했다. 표지에 적힌 낯익은 시인의 이름 중에 서정윤, 그 이름을 보니 '홀로서기'라는 긴 시를 외우게 만들었던 사춘기의 열꽃이 그대로 마음에 살아난다. '기도시집', '치유의 기도'라는 부제를 가진 <기도하면 열리리라>라는 제목의 이 시집은 강은교, 이해인, 김소엽, 도종환의 시와 유명한 성자의 시, 한국 문인들의 시, 작자 미상의 시, 그리고 이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엮은이 김율도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엮은이 김율도 시인은 "시는 가장 절제된 최상의 기도"라고 말한다. "시인들은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고 신에게 가까이 가려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 시집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정결한 마음으로, 생각을 모아, 그렇게 절대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읽을 때, 시를 통한 기도로 치유를 경험할 수 있으리라고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며 권한다.

정제된 시인의 언어와 고운 시의 리듬이 내 마음 안에 흐르니 번잡하고 요란하던 소리가 그치고 마음의 파도가 잠잠해진다. 모으고 모아서 간결하게 기도하는 시인의 짧은 음성이 내 마음 안에 가득한 욕심과 번민을 덜어내준다. 지은이의 이름을 알 수 없는 '아일랜드 지방의 기도'를 따라 읽으며 나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내가 감사하지 못했던 것들에 눈 뜨며, 내가 무심하게 지나쳤던 아름다움에 눈 뜨며, 내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에 눈 뜨며, 그렇게 기도했다.

<기도하면 열리리라>는 늘 옆에 두고, 어느 날에, 어느 시간에, 어느 곳에서나, 그렇게 손에 잡히는 데로 아무곳이나 펼쳐서 읽어도 좋을 그런 시집이다. 좀더 세련된 디자인과 색체와 종이로 포장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것도 곧 나의 허영임을 꼬집는다. 책의 뒷표지에 '이 책의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장애인을 위해 쓰여집니다'라는 글귀가 말이다. 

'오늘'을 살며 내가 구하고 싶은 삶의 의미, 그것을 조용히 묵상하며 다시 이렇게 따라 기도해본다.

<의미 있는 하루를 위한 기도> (-윌리엄 바클레이-)

오늘도 의미 있는 하루를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내게 허락 하소서

내게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별할 줄 아는 판단력을 주소서
사소한 것에 화내거나 조바심을 갖지 않게 하시며
유머 감각을 주셔서 항상 웃게 하소서

나에 대해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시고
내가 행하는 모든 일이 다른 사람과 당신을 
유익케 하는 것이 되게
책임의식을 갖게 하소서

내게 뛰어난 감성을 주셔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 주는 행동을 하지 않게 하시고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을 행하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항상 의식함으로
나의 언행과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시는
그분의 마음을 슬프게 하지 않게 하옵소서

이 모든 것을 당신의 사랑에 의지하여 
기도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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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정요의 인간력
나채훈 지음 / 바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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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조직은 일반적으로 가부장적 가족형이나 군대형 조직이 많아 보인다. 
조직 안에 ’우두머리’가 있고, 그 밑으로 서열 배치가 이루어진다.
커뮤니케이션은 보통 ’명령하달’로 이루어지며, 
’우두머리’의 명령이 곧 법이 되고, 명령에 대해서는 
절대 복종이 원칙이요, 예절이며, 조직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는 미덕으로 받아들여진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귀국한 한 지인이 한국 사람들은 만나면 
일단 내가 이 사람보다 ’위’인가, ’아래’인가를  먼저 따지는 습관이 있고, 
그렇게 상, 하가 정리되었을 때 
비로소 관계가 안정을 찾는 듯하다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이러한 가부장적 가족형, 군대형 조직의 병폐 중 하나는
상, 하 간에 커뮤니케이션, 즉 대화나 토론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아랫’ 사람은 ’윗’ 사람에게 업무에 관련 된 회의석상에서조차
충고나, 직언이나, 조언이나, 반대의견이나, 건의사항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잘못 말했다가는 찍히기 쉽상이고, 그렇게 찍히면 결국 나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서 요즘 젊은 세대의 조직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런 풍토가 암묵적인 조직 분위기로 살아있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조직 문화가 동양적인 전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내게
<정관정요의 인간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정관정요>라는 책을 사전으로 찾아보니,
중국 당나라의 오긍이 지은 책으로,
태종이 가까운 신하들과 정관 시대에 행한 정치상의 득실에 관하여 
문답한 말을 모아 엮은 것이라고 한다. 

그 옛날에 임금과 신하가 정사를 서로 논하며 문답을 하는데,
임금의 질문에 답변하는 신하들의 지혜롭고 소신 있는 대답이 놀랍다.
최고 지도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면서도 소신껏 조언과 충언과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신하들의 태도와 또 그것을 귀담아 듣고 수렴하는 임금의 태도가 놀랍다.

<정관정요의 인간력>은 태종과 신하들의 이와 같은 대화를 바탕으로
사람을 움직이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이상적인 모습과 
국가경영 또는 조직경영의 원리를 법칙화해내고 있다.
(책은 인간관리라고 표현하는데 나는 이 말이 싫다.)

<정관정요의 인간력>이 전하는 핵심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흥망은 지도자와 부하의 공동 책임이다!"
지도자 한 사람만 잘나서는 조직이 흥왕할 수 없다.
현명한 지도자는 부하의 진가를 알아보아야 하고, 
조직에서는 공정한 인사가 모든 일의 시작이며,
인물평가는 치우침이 없이 정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정하지 못한 리더나 감정적인 평가가 판을 치는 조직이 순탄하게 작동할리 없다.

또한 "바른말 하는 부하가 있으면 망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그런데 부하들이 침묵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리더의 책임인 것이다. 
달콤한 조언만을 귀담아 듣고, 따르는 리더에게 충직한 부하가 나올 수 없다.
저자는 "부하를 충신이 아닌 양신이 되게 하라"고 하며,
"소금과 매실의 역할을 하는 사람과 사귀어라"고 충고한다.
(이 문장의 깊은 의미는 책을 읽고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조직에서 팀장으로 일하는 내게 가장 큰 깨우침을 준 것은
"부하에게 완벽함을 구하지 말라"는 충고였다.
부하의 잘못이나 결점을 늘 정확하게 짚어서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그저 내 성격이라고 합리화하고 그건 내 스타일이라고 고집했던 일이 부끄러워진다.

<정관정요의 인간력>은 한 편의 사극을 보는 듯 하는 재미와
지혜가 담긴 우화를 읽듯이, 고전을 읽으며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어 다른 리더십 이론서들보다 기억에 더 오래 남으며,
잔잔한 감동과 함께 깨우침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군주는 배에 비유되고, 백성은 물에 비유된다. 
물은 배를 떠가게 할 수도 있고, 물속으로 가라앉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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