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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독서 - 김형석 교수를 만든
김형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21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老철학자에게 배우다.
이 책은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가 말하는 독서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저자는 숭실중학 2학년 때 '전쟁과 평화'를 읽었다. 당시 철없는 모험이었지만 그간 책에 굶주려 있던 탓에 무작정 읽어 내려갔고 많은 자극과 감동을 받았고 완독을 하게 되었다. 그는 그 후 '안나 카레리나'를 읽고 다시 많은 자극과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일제의 정치적 식민지가 되었다는 것보다 경제적 예속 국각가 되었다는 것이 더 우려스러운 문제였고 그보다도 문화적 식민지로 퇴락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더 큰 잘못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숭실중학은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를 거부했고 민족주의자들을 배출하는 학교라는 이유로 폐교를 당했다. 저자는 정처 없이 자진 퇴학을 했다. 1년 동안 시골집에 있을 때 매일 아침 등교 시간에 평양 시립도서관으로 가 독서로 공부를 대신했다. 당시 1년의 독서가 큰 도움이 되었다. 도서관에 많은 책이 있고 마음대로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주로 읽은 책은 철학에 관한 것들이었다. 당시 저자가 공감한 생각은 하나는, 사람은 어떤 학문을 하든지 그 학문에 관한 개론과 역사는 알아야 하며 그것이 학문으로 가는 최선의 길이라는 생각이었고 다른 하나는, 철학은 내용보다 방법(론)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간디의 자서전과 전기였다. 상당히 많은 것을 배웠고 또 깨달을 수 있었다. 훗날 저자가 중학생들을 위한 국어 교과서에 간디에 관한 글을 쓰게 된 동기도 당시의 영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감명 깊게 읽은 자서전들 중 벤저민 프랭클린의 '프랭클린 자서전'과 알베르트 슈바이처의 '나의 생애와 사상'를 꼽았다. 프랭클린의 책을 통해 그가 젊은이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민주주의 건설에 이념적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을 배우게 되었다. 슈바이처의 자서전을 읽은 후 감격에 휩싸여 며칠 동안 어떤 사명감을 찾고 싶어 인생의 진로를 놓고 고민했을 정도였다. 간디와 슈바이처, 이 두 사람은 20세기 전반기를 장식한 위대한 인물이었다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는다.
독서의 목적은 더 새로운 것을 알고 더 높은 가치를 지향하며 자기 성장에 도움을 얻는 데 있다. 별 의미 없는 대중소설, 그것도 에로문학 같은 것을 읽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은 지혜로운 선택이 못 된다. 너무 일찍 그런 내용의 독서에 빠지게 되면 그 사람은 더 귀한 것을 얻지 못하는 불행에 빠지며 인간적 성장은 물론 학문이나 예술적 가치를 상실하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독서는 몸의 건강을 위한 좋은 음식물과 같아야 한다. 달콤하다고 해서 건강과 성장에 해로운 독서에 빠져서는 안 된다.
평양 제3공립중학교를 졸업 후 고향의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부끄러운 실수를 범했다. 독서에 있어서는 불필요한 외도인 웅변 및 웅변학에 관한 책들을 읽게 되었던 것이다. 웅변술에 관심을 갖고 책을 읽다가 일찌감치 그 분야에서 떠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그 뒤로 다시는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일에 마음을 두지 않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저자는 강연을 위해 웅변학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 남들보다 앞선 생각을 가지며 청중을 진심으로 위하는 정열과 신념을 갖고 있으면 웅변학을 몰라도 상관 없다고 한다.
책 속에는 저자가 어린 시절, 대학 시절 읽었던 인물과 책들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서문에서 밝혔듯이 너무 전공과 관련된 책들, 최근에 출간된 책들은 포함되지 않아 옛 책들로만 되어 있아. 심훈의 '상록수' '영원의 미소', 김동인, 양주영,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톨스토이의 '참회록' '인생론', 루소의 '참회록',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파스칼 ‘팡세’, 루소 ‘사회계약론’, 쇠렌 키르케고르 ‘불안의 개념’ ‘죽음에 이르는 병’ ‘철학적 단편’ ‘철학적 단편 후편’,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쾨베르, 빌헬름 딜타이, 윌리엄 제임스, 앙리 베르그송, 아놀드 토인비를 언급 하였다.
4장에선 어떻게 읽을 것인가 라는 주제로 현재의 한국의 독서 실태를 이야기 한다. 점차 한국인들이 독서를 멀리 하는 것을 염려 하는 글을 넘어 어떻게 독서를 해야 되는 지까지 폭 넓게 알려준다. 2017년 한 조사에서 성인 중 1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40%를 넘었다. 또한 책을 읽은 60%의 사람들도 1년에 8권을 읽는다고 하니 점차 책을 읽는 이들이 줄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즉, 사람들은 점점 책을 멀리하고 다른 매체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 老철학자의 백년의 독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왜 중요한 지 다시금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