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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에 가기 싫어요
소년사진신문사 지음, 강물결 엮음, 기타하라 아스카 그림, 가와사키 후미히코 감수 / 다봄 / 2021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아이가 있는 곳에 반드시 두어야 할 책
이 책은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심리를 잘 전달하고 있다. 한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다. 저녁이 되자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오늘도 주인공만 놀이터에 남았다. 비를 피하느라 미끄럼틀 밑에 쭈그리고 앉아 개미 떼를 구경하고 있는데 한 녀석이 나타나 괜히 밀치면서 심술을 부린다.
다음 날은 녀석이 있을까봐 놀이터네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동네를 돌아다닐 수도 없다. 남 일에 관심 많은 아주머니라도 만나면 꼬치꼬치 캐 묻는다. 잘 다니지 않던 길을 가는 중, 어제 나를 밀쳤던 녀석이 어른과 같이 있는 것을 보았다. 왠지 힘이 없어 보였다.
다음날 녀석은 놀이터에 있었고 대뜸 주인공을 보자마자 소리 쳤다. 결국 말싸움이 시작되었고 둘은 동시에 '집에 가기 싫어'라고 외쳤다. 그 말을 시작으로 둘은 같이 놀기 시작한다. 하루는 녀석이 상처투성이 몸으로 나타났다. 머리에서도 다리에서도 피가 났다. 맞았냐는 물음에도 버럭 소리만 지르고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마침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아주머니는 응급 상자를 가지고 와 녀석을 치료해줬고 자신은 아이들이랑 가족들을 보살피고 상담해 주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힘든 일이 있으면 얘기 해도 된다고 하자 녀석을 울면서 집에 가기 싫다고 한다. 다음 날, 그 다음 날, 그 다음날에도 녀석은 놀이터에 오지 않았다. 아줌마를 만났고 녀석의 근황을 묻자 안전한 곳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한다.
주인공은 엄마랑 둘이 산다. 엄마는 기운이 없고 낮에도 계속 잠만 자고 가끔 운다. 외로워서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가 오면 녀석처럼 용길ㄹ 내어 아주머니에게 말해야겠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책의 맨 마지막 문구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를 알려주기 위해 너무나 사실적인 내용이 가득 담겨 있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하는 행동을 ‘훈육’으로 착각한다. 그렇다면 학대와 훈육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일까? 바로 부모의 감정 조절이다. 감정 조절이 되어 나긋나긋하게 설명해주면 그것은 바로 훈육이다 반면 부모가 화를 주체하지 못하면 그것은 학대가 되어 버린다. <미.고.사>를 기억해야 한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는 아이 양육할 때 자주 사용하면 좋은 세 가지 말인데 이 말이 없이 일방적인 감정 폭발은 ‘학대’일 뿐이다.
최근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에 민심이 들끓고 있다. ‘정인이’사건을 비롯해 너무 어린 아이들이 부모의 폭행, 학대, 방치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하여 2021년 3월 16일 법무부는 '아동학대살해죄'를 신설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이날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아동학대살해죄의 요지는 아동을 학대한 끝에 살해한 사람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아동학대 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 <나는 집에 가기 싫어요>은 아동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 그런 모습으로 보여지는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도와 줘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최근 시국에 맞는 좋은 동화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