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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
제시 베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죽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인간을 유혹하는가
이 책은 죽음 충동에 시달린 심리학자인 저자의 진솔한 고백과 집요한 지적탐구가 엿보인다. 세계적으로 연간 백만 명이 자살하고 그 몇 배가 자살을 시도한다. 이 책은 일시적이거나 지속적인 정신적 고통으로 촉발된 죽음, 즉 물리적 통증이나 지병 때문이 아닌 죽음에 초점을 둔다. 자살은 주요 정신의학적 상황들과 연관되기 일쑤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최근 자살 행위자의 43% 유전 요인이고 나머지 57%는 환경적 요인으로 본다.
사람들은 흔히 자살한 사람들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추측하기 쉽다. 하지만 정신질환만으로 자살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정신질환을 아는 것, 남들이 그걸 알고 흉본다고 믿는 것이 정신질환자들을 자살에 취약하게 만든다. 우울증 환자 중 5% 정도가 삶에 복귀하지 않고 자살한다. 우울한 사람은 진짜 죽을 의사 없이 도움을 구하려고 자살하려는 체 한다. 하지만 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신호가 예기치 않게 치명적이 되어 죽고 만다. 자살 시도로 실제 자살에 이르는 비율은 열 명 중 한 명 꼴이다. 자살하려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살고 싶은 사람이라는 모순이 있다. 다만 현재 처한 상황에서만 살고 싶지 않을뿐이다. 누구보다 삶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4장에는 자살로 향하는 6단계 사고과정이 나와 있다. 1단계 역부족, 2단계 자신을 탓하기, 3단계 고도의 자기의식, 4단계 부정 정서, 5단계 인지의 붕괴, 6단계 탈억제. 이 단계를 꼭 거치거나 순서대로 거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 이 단계를 거치기에 주변인물들을 면밀히 살펴보는데 도움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2019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799명, 하루 평균 37.8명에 달한다. 자살률은 세계에서 4번째로 높다. 자살은 현재 10대, 20대, 30대 사망원인 1위이고 40대, 50대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 충동을 느낀 이들의 대표적인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 신체적·정신적 질환 장애, 외로움&고독, 가정불화, 직장 문제 순으로 드러났다. 자살 하면 떠오르는 ‘베르테르 효과’는 1974년 사회학자였던 데이비드 필립스가 만들어낸 용어로 독일의 작가 볼프강 폰 괴테가 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가져왔다. 책에서의 주인공은 사랑때문에 자살을 한다. 이책이 발간된직후 약 40명의 젊은이가 베르테르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살을 했기에 이러한 명칭을 붙였다. 실제로 인기 많은 유명인이 자살하고 나면 자살자 수가 급증한다. 대표적인 예로 1962년 마릴린 먼로가 화장실에서 죽은채로 발견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달에만 303명의 젊은이가 자살 했다. 또한 1977년 최고의 록스타였던 엘비스 프레슬리 사망 및 2003년 홍콩 영화배우 장국영이 투신자살한후 일반인의 모방자살이 잇따랐다.
20여년전 군대 시절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거나 나눠주는 행동을 하면 즉각 보고 하는 것이라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또한 미국에 위치한 ‘놀이공원 디즈니랜드’에서 전혀 사진을 찍고 있지 않는 커플, 가족등은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책은 자살을 방지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지 않다. 그러기에 읽기에 다소 무리가 되고 딱딱함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진솔한 자신의 경험과 여럿 타인의 경험, 남겨진 자들이 겪는 고통을 과감하게 묘사하고 있다.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