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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하나님을 만났을까? - 부모와의 애착으로 바라본 하나님
김미선 지음 / 두란노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부모와의 애착으로 바라본 하나님
이 책은 애착 이론을 설명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함과 동시에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에는 다섯 가지 애착 유형의 사람이 등장하며 집단 상담을 통해 내면의 자신과 직면하여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에 걸림돌이 무엇인지 파악하게 된다. 책을 통해 나는 어떤 유형에 가까운 사람이며 나와 하나님과의 교제를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자.

회피형 나정한(닉네임-나홀로), 집착형 유진아(닉네임-유인정), 혼란형 김태우(닉네임-블랙홀), 안정형 박하림(닉네임-주사랑), 획득된 안정형 정채린(닉네임-길수정)이 등장한다. 닉네임을 통해서 대충 유추할 수 있는 개개인의 특성은 책에는 더욱더 구체적인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극단적인 다섯 가지 유형을 이야기 하기에 자신이 꼭 한가지 유형에 맞는 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유형에 가깝고 어떠한 내면의 상처가 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해 큰 도움이 된다.
나정한(나홀로)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잘못하기를 기다렸다 벌하시는 무서운 하나님이다. 그는 떠올린 자신의 어린 시절 이미지는 혼자 깨어 울고 있던 아이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혼자였다. 어머니는 온종일 일만하였고 아버지는 무서운 분이셨다. 살기 위해 홀로서기 선택하였고 결국 회피형 유형이 되었다. 주 양육자의 지속적인 비난과 통제는 아이인 그에게 수치심을 발달시켰다. 회피형은 I am OK, but you are not OK라는 긍정적인 자기 표상과 부정적인 표상을 지니고 있다. 혼자 있으면 편하고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면 불편하다.
유진아(유인정)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사랑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양면적인 하나님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이미지는 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의 모습이다. 부모에게서 버려질 거라는 불안을 가지고 있어 그녀는 집착형이 되었다. 집착형은 I am not OK, but you are OK라는 부정적인 자기 표상과 긍정적인 타인 표상을 지니고 있다. 회피형과 반대로 집착형은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 안심이 되고 혼자 있으면 왠지 불안하다.
김태우(블랙홀)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하나님이다. 그가 떠올린 어린 시절 이미지는 아빠의 폭력 앞에 무서워 떨던 아이이다. 그는 부모와의 좋은 경험이라고는 실낱 같은 기억조차 없다. 폭력적인 아빠로 인한 공포로 그는 혼란형이 되었다. 혼란형은 I am not OK, and you are not OK라서 자기 표성과 타인 표상이 모두 부정적이다. 혼자 있으면 불안하고 타인과 같이 있으면 불편하다.
박하림(주사랑)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따사로운 햇살 같은 사랑의 하나님이다. 그녀가 떠올린 어린 시절 이미지는 섬기는 기쁨과 살리는 칭찬으로 무장한 아이이다. 그녀는 3대째 믿음을 가진 집안에서 자랐으며 행복 나무를 키우는 따뜻한 가족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안정형이다. 안정형은 I am OK, and you are OK라는 긍정적인 자기 표상과 타인 표상을 지니고 있다. 혼자 있어도 편하고 다른 사람과 같이 있어도 편안하다.
정채린(길수정)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쉼의 그늘을 제공하시는 위로의 하나님이다. 그녀는 언니만 편애하는 엄마가 그립고 미웠던 아이의 모습이 어린 시절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녀는 사랑과 분노의 양가감정을 가졌기에 획득된 안정형으로 살아가고 있다.

극단적인 다섯 가지 유형을 가진 이들은 집단 상담을 한다.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하나님의 이미지를 그려 이야기 하기” “나의 첫 기억” “자신의 핵심감정” 등 통해 자기가 생각하고 있던 하나님의 모습과 타인이 바라본 하나님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서로 경험함으로써 자신의 시선을 폭 넓게 넓힐 수 있다. 상담은 의식을 다루기 때문에 주로 언어를 사용하여 진행된다. 그러나 때로 무의식을 다루고 싶을 때는 마음속 이미지나 상징 또는 의미 있는 장면을 그림 형태로 표현한다. 이미지를 그려내는 투사적 기법은 무의식적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 防禦機制)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책엔 다소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중간 중간 나온다. 그래서 서평 맨 마지막에 쉽게 요약해서 올려놓았다. 책을 읽으면서 신앙 생활을 오래 하고 열심히 하여도 하나님과 가까워지기 어려운 문제는 개인의 죄, 습성, 본성 뿐만 아니라 개인의 내면에 남아 있는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가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와 결부되어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은 사람은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에는 무슨 소리인가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부모와 어그러진 관계를 회복할 순 없어도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지금도 하나님 앞에 눈물로 자신 나아가지만 좀처럼 마음이 열리지 않는 이들, 하나님에 대해 냉랭한 마음을 어쩌지 못한 채 신앙 생활 하는 이들 등 올바른 관계를 맺기를 원하는 이들이 보면 좋을 책인 듯 하다.
회피 애착(avoidant attachment)
냉정하고 거부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대체로 회피 애착을 형성한다.
회피형의 부모는 평소 아이를 방임하면서도 학업 성적 등 자신이 원하는 부분에서는 대단히 통제적이다. 이들은 아이와의 신체 접촉을 피하고 아이와 감정을 나누는 것도 서툴다.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직언과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는 능숙한 편이다. 칭찬과 격려 대신 지시나 비난으로 일관한다. 부모의 거절로 타인 표상이 부정적인 회피형은 타인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 그래서 이들은 어려서부터 사람보다 물건에 관심을 두는 편이다.
회피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부모를 이상화하거나 반대로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다 보니 자신을 잘 오픈 하지 않는 편이다. 회피형은 성취가 곧 존재감이기 때문에 일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심한 경우에는 강박증, 자기애성, 분열성 성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불안애착(anxious attachment)
일관성 없는 부모의 양육 태도, 심한 잔소리와 지나친 간섭,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언행은 자녀를 집착형으로 만든다. 기분이 좋으면 잘 해주다가도 기분이 좋지 않으면 짜증을 내거나 밀어낸다면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해진다. 자신의 기분에 따라 아이에게 반응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애정에 목말라 하며 지나칠 정ㄷ로 부모에게 집착하게 된다. 결국 이런 부모는 아이의 자율성을 좌절시켜 매사에 눈치 보는 아이로 만든다.
아이는 부모와 잠시라도 떨어지면 극도의 불안으로 울며 보채는 애착 행동을 과잉 활성화한다. 집착형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과정에서 종종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경험에 대해 좋은 평가과 나쁜 평가를 번복하는 모호성을 보인다. 겉으로는 밝고 당당해 보이지만 자신의 장점보다 단점에 집중하므로 우울과 불안, 의존적인 모습이 늘 따라다닌다. 거절과 분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과 행동에 예민해져 모든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한다.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감정을 쉽게 느껴 공감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어렵다. 이들은 극적이고 감정적이며 변덕스러운 경향을 보이는 히스테리나 연극성 성격장애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혼란형(disorganized attachment)
양육자로부터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를 반복적으로 당했거나 극복하기 어려운 쇼크 트라우마를 경험한 경우 혼란 애착을 형성한다. 이들의 부모는 해결도지 않은 상실이나 정서적 문제로 말미암아 현실과 분리되어 살거나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학대하는 이유는 의도적인 잔혹함 때문이라기보다 부모 자신의 무지나 무능력, 치유되지 않은 상처 때문이다. 자신을 보호해주어야 할 부모가 오히려 위협의 주체가 되면 아이는 두려워서 부모에게 다가가지도 도망가지도 못하는 혼란에 빠진다. 혼란형은 초기 부모와의 경험을 회고할 때 어린 시절 기억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혼란형은 부모가 자신에게 언제 폭력을 행할지 모르기 때문에 늘 불안했고 학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회피하고 싶은, 불안과 회피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부모로부터 경험한 관계 공포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방해하여 친밀감을 갈망하지만 다가가지 못하게 만든다. ‘나는 쓸모없는 존재이고 너는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왜곡된 신념에 사로잡힌 채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이들은 경계선 성격장애나 조현병 등 정신 병리로 고통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안정 애착(secure attachment)
부모가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고 일관되게 반응하면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다고 여긴다. 안정형의 부모는 자신의 감정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나이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대신 표현해주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읽어주면 아이는 부모의 공감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율할 수 있게 된다. 안정형의 아이는 부모를 위험한 상황에서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안전 기지로 여기고 외부 환경을 자유롭게 탐색한다. 안정형의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경험에 대해 비교적 명료하게 기억하고 있고 내용 또한 일관되고 간결하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아 안정 애착을 이룬 사람은 내적 자원이 풍부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적극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안정형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 두려움 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한계와 연약함을 받아들이고 공감 능력과 좌절에 대한 인내심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