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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평점 :

평생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인생의 명고전
이 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문장을 원본 그대로 살린 완역본이며 무삭제판이다. <월든>이라는 책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만 읽어본 이는 생각보다 적다. 특히 무삭제판은 더더욱 그렇다. 이미 동화책과 요약본으로 <월든>을 읽은 적이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무삭제판을 읽어 더욱더 본문에 충실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책 소개 문구 중 법정 스님이 애독했다는 글귀를 보았는데 읽으면서 무소유를 실천했던 스님이 왜 이토록 좋아했는지 내내 알 수 있었다. 특히 <월든>을 보는데 한 프로그램이 생각이 났다. 그것은 바로 MBN의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였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MC인 이승윤과 윤택이 번갈아 가면서 오지에 살고 있는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거기서 자연과 더불어 음식을 먹는 장면을 연출한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음식 배달은 물론 모든 것이 가능한 현 시대에 수많은 이들이 숲으로, 산으로, 오지에서 홀로 살아가는 모습은 언뜻 보기에 이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 모두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마음 속 숨어있던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어떤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월든>은 그런 우리의 마음을 자극하는 책인 듯 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17년 미국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세속적인 명예나 물질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연과 교감하며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다 1863년 4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동식물 연구가 겸 수필가로 알려져 있으며 그가 추구한 사상은 자연과 더불어 살며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을 중요시 하였다.
<월든>에 나온 감정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생각과 마음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주인공은 월든 호숫가의 숲에 집을 짓고 혼자 살았다. 그 집은 가장 가까운 이웃과도 1.6km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사람이 집을 지을 때에는 새가 둥지를 틀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한다. 주인공은 널빤지를 촘촘히 대고 석회를 바른 집을 한 채 갖게 되었다.
집에는 의자가 세 개 있었는데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우정을 위한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것이었다. 가장 좋은 방, 언제든지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응접실은 바로 집 뒤에 있는 소나무 숲이었다. 언제부턴가 저자는 새들과 이웃이 된 것을 알았다. 숲에서 맞이한 첫 번째 여름, 책을 읽지 못했다. 콩밭을 일궈야 했기 때문이다. 날마다 맞이하는 아침은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꾸려가라고 권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에서 목욕을 하는 저자의 일상의 삶과 계절에 따른 일들을 보여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역행하는 생각, 삶을 살았지만 본인 스스로 부자라고 여기면서 살아간다. 여기서 다시금 부자의 대한 정의를 해보게 된다. 국민의 60%이상이 서울, 경기에 모여 삶을 살고 있고 국민의 50%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현재 속에서 주인공의 삶은 괴리가 느껴지게 된다.
어린 시절 산을 몇 개 넘어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고 당시 흔하지 않았던 휴대폰마저 터지지 않았던 큰 아버지(삼촌) 집에서 보냈던 여름 방학, 겨울 방학 중 일주일은 너무나 행복했고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 여름 휴가를 맞이해 며칠 전 7살이 된 아들과 시골에 방문했다. 큰 아버지 집엔 아무것도 없다. 마을에는 슈퍼마켓을 비롯해 어떠한 가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들은 하루 종일 신나게 자연과 벗하며 노는 모습을 보면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자연과 벗하면서 사는 것이 무조건 행복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팍팍한 도시의 삶에 지쳐있다면 이러한 책이 잠시나마 정신적 오아시스가 될 듯 하다.
<인상 깊은 구절들>
만약 새로운 사업을 계획 중이라면, 지금 입은 옷을 그대로 입고 시작하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할 때 입을 옷이 아니라 일 그 자체이다. 비록 누더기처럼 헌 옷이고 더럽다고 해도, 일단 사업을 시작하고 긴 항해를 마친 후에 나 자신이 헌 옷을 입은 새사람이 되고, 그 곳을 계속 입는 것이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아두는 것처럼 느껴질 때까지는 절대로 새 옷을 사서는 안 된다.(3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