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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 - 가장자리에서의 고백
정용철 지음 / 좋은생각 / 2020년 8월
평점 :


《좋은생각》 발행인 정용철
이 책에는 인생의 가장자리에서 바라본 삶과 자기 성찰이 담겨 있다. 저자에 대한 이력을 간략히 소개 한다.
<1953년, 남해 섬 바닷가의 사촌(砂村)이라는 작은 어촌에서 십 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나 어린 시절과 중학생 시절을 보냈다. 이후 부산으로 가 성지공업고등학교 전기과를, 서울로 가 동국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자신의 경력에 애정이 많은 것은 ‘글’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빛(전기)과 쌀(농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월간 [좋은생각] 창간인, 전 발행인이다. 1992년에 월간 [좋은생각]을 창간할 때 그의 생각은 딱 한 가지였다. 하루에 좋은 이야기를 하나라도 접하면 그 사람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이후 27년간 [좋은생각]을 발행하며 삶의 활력과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지금은 인생의 가장자리에서 보는 노년의 의미, 일상의 소중함, 삶의 아름다움, 개인의 자유 등에 대한 글을 쓴다.> (출처-Yes24)

《좋은생각》 출판 등록일이 1990년 6월 25일이다. 사람으로치면 서른살이 되었다. 저자는 이제 한국 나이로 일흔을 불과 몇 년 앞두고 있다. 한 가지 일을 수 십년 지속하고 인정 받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장인’이라 부른다. 《좋은생각》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이라는 것이다. 거창하고 복잡하고 난해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직,간접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울고 웃는 이야기들로 구성 되어 있다.
1년 정기 구독료가 3 만원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손을 잡고 은행, 미용실을 가면 늘 《좋은생각》이 비치되어 있었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어 든 작은 소책자 속에는 너무나 생생한 이야기들로 가득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정용철 작가, 사진 작가, 발행인은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자신이 경험한 여러 생각들을 글로 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가슴 뭉클해지고 청년, 중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서 하는 듯 하다. 책은 두서없이 보일 정도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중심 메시지는 아름다움인 듯 하다. 삶에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이야기 한다.

<인상 깊은 구절들>
'단풍나무' 중에서
말이 꼬이고 삶이 생기를 잃어 가면 내 내면에 고인 것이 없는지, 그것이 나도 모르게 썩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누군가가 내 어리석음에 대해 귀띔이라도 하면 무시한다며 서운해한 내 지난날의 부끄러움이 보인다.(17p)

'태풍' 중에서
내 몸과 마음에 간혹 태풍이 지나간다. 짧으면 이삼 일, 길면 열흘 정도 경직되고 불안하고 움츠러든다. 마음이 어두워지고 몸이 약해지고 일상이 힘들어진다. 이때는 오직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야 태풍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에는 한 동안 평화가 온다. 그 평화는 태풍 속에서 부딪히고 맞이한 것들로부터 온 것이다.
그것이 외부에서 온 일이든, 나의 내면에서 시작된 것이든 그것은 나를 흔들어 깨운다. 주로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고, 다음은 타인에 대한 이해다. 세상과 삶에 대한 기쁨과 아름다움도 있다.(34p)

'여백' 중에서
나는 조금씩 시들어 갔다. 절약도 지나치면 힘든 중독이 된다. 겸손도 지나치면 교만이 된다. 아무리 애써도 우리는 삶을 다 채울 수 없다. 어디선가는 언젠가는 빈 나를 발견할 것이다. 그 비워짐을 다 채우려고 하지 말라. 그것은 우리를 향한 신의 선물이다. 빈 곳, 빈 시간, 빈 생각을 두려워 말고 그곳에서 침묵이나 휴식을 찾으면 된다.(46p)


'따뜻한 무관심' 중에서
사람은 특히 가정의 부모는 아이에게, 자녀에게 자유를 주어야 한다. 어떤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한다. 관심과 기대는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성, 존재감이 확실한 어른은 타인을 존중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제한할 줄 안다.
부모가 분명하면 자녀도 분명하고 부모가 정직하면 자녀도 정직하다. 부모가 성실하면 자녀도 성실하고 부모가 사랑하면 자녀도 사랑한다.
따뜻한 무관심이란 끝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보호가 필요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는 도와주고 그 외에는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 아이가 즐거움만 좇는 아이로 자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이 마음속에 즐거움이 아니라 기쁨이 차오르도록 해야 한다.(10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