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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가 걸어오다
박신일 지음 / 두란노 / 2020년 6월
평점 :

하나님의 은혜가 나의 불행을 이긴다
이 책은 야곱의 삶을 통해 우리를 들여다 봄으로써 하나님의 은혜를 알려준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이라는 말을 통해 얼마나 야곱이 위대한 믿음의 인물인 것을 성경 곳곳을 통해 알 수 있다. 야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거짓말’ 일 듯 하다. 야곱이라는 이름부터 ‘발꿈치를 잡다’ ‘속여 넘기다’라는 뜻이기에 그의 일평생은 속임수와 거짓으로 점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러한 야곱의 삶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감당할 수 없는 은혜를 설명한다. 은혜는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임을 기억한다면 그 은혜를 많이 받은 인물로는 또 야곱을 꼽을 수 있다. 야곱은 형 에서와 함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다른 성정을 가지고 있었다. 욕심이 많고 계획적인 야곱은 형에게 팥죽으로 장자권을 사고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축복을 가로챈다. 그 후 외삼촌 라반집에 도착하여 20년을 살면서 많은 재물을 얻고 형 에서를 만나러 가는 길에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하여 이름이 바뀐다. 그는 훗날 이스라엘 12지파의 조상이 된다는 내용은 누구나 알고 있다. 과연 사건 사건 마다 무슨 의미가 있고 그것이 현재를 살고 있는 나에게 어떠한 은혜로 다가오는 지 책을 통해 경험 해보자.

많은 이들이 복 받았다 라는 말을 한다. 교회에 다니는 이들도 아들이 좋은 대학, 직장에 들어가면 복을 받았다라고 표현한다. 과연 그것은 복을 받은 것일까? 그렇다면 복이란 무엇일까? 참된 복은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바를 깨닫는 것이다. 야곱의 문제는 하나님이 계속 말씀하셨는데 그것을 듣지 못했다. 만약 내가 야곱처럼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고 말씀을 봐도 깨닫는 바가 없다면 내 믿음이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성경을 통해, 사람을 통해, 환경과 만물을 통해, 하나님은 말씀하고 계신다. 그 세미한 음성을 듣는 것이 바로 복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죄인이며 끊임없이 죄를 짓고 산다. 죄는 자꾸만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바로 죄다. 신앙은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다. 마치 유산을 미리 물려 받은 둘째 아들인 탕자는 자신의 처지를 인식하고 인지해서 아들이 아닌 종으로써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버지는 종으로 온 탕자를 아들로 받아준다. 마치 하나님은 돌아오는 죄인을 품어주시는 것과 같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보여 주시는 두 가지 은혜가 있다. 첫 번째, 죄송한 은혜(undeserved grace)이다. 하나님은 잘난 사람에게만 복을 주시지 않는다. 복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 부족한 사람에게도 복을 주신다. 이것을 죄송한 은혜라고 한다. 두 번째, 동행의 은혜이다. 주님은 결코 죄인을 버리지도, 떠나지도 않는다. 이것은 죄인에게는 복음이다. 불완전하고 연약한 죄인인 우리에게 친히 오셔서 손을 붙잡고 하나님께로 인도해 준다. 우리가 주님께로 간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에게 오신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신다.

야곱이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은 레아가 아닌 라헬이었다. 그래서 7년을 며칠처럼 일을 한다. 외삼촌 라반이 야곱을 행했던 모습은 야곱이 형 에서에게 했던 모습, 그리고 나의 모습이다. 자신의 욕망, 욕심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강제로 갈취하는 모습이다. 야곱은 라헬을 사랑했고 결국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라헬은 둘째 아들 베냐민을 난산하게 되어 결국 죽음에 이른다. 라헬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첫 번째 메시지는 죄인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다. 야곱은 자신을 쫓아온 외삼촌 라반에게 당당하게 드라빔을 훔친 사람은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야곱은 자신이 사랑하는 라헬이 숨겼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라헬은 ‘암양(female sheep, ewe)’라는 뜻이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에게 자신은 20년간 양을 치면서 암양들이나 암염소들이 단 한마리도 새끼를 낳다가 죽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메시지는 형의 분노를 풀어줄 예물, 즉 대속물이다. 죄인은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이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진노를 풀어 드릴 예물 즉, 대속물이 필요하다. 복음은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임을 알려준다. 그분만이 유일한 대속물이 되신다.
야곱의 삶을 보면 하나님의 주권적이고 강권적이고 일방적인 은혜가 펼쳐진다. 또한 아버지 이삭의 질문, 외삼촌 라반의 질문에는 주저하고 결국 거짓말을 했던 야곱이 하나님의 물음에는 정직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들어냄으로써 새로운 이름을 받게 된다.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과 은혜는 결코 야곱 한 명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 나에게도 동일한 것임을 성경은 말해주고 있다고 저자는 알려준다. 그렇기에 하나님 앞에 감사함과 겸손함과 경외감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책이다.

<인상 깊은 구절들>
요즘 세계정세 속에서 '패싱론'이라는 말이 종종 등장합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그 일과 관계된 나라와 상의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리브가는 하나님의 일임에도 하나님의 뜻은 생각하지 않은 채 자기 마음대로 일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복 받기를 그토록 원하면서도 정작 그 복을 주시는 분을 무시한 채 지나쳐 버리고 맙니다. 혹시 나도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주님의 계획은 헤아리지 않은 채 얻고 싶은 것만을 향해 달려가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의 뜻은 묻지도 않고 내 소견에 옳은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밀어붙이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 여정 속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다면 그것은 절대로 복이 될 수 없습니다. 결과가 아무리 유익해 보여도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복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46p)

성경이 보여 주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복을 먼저 구하지 말고 복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먼저 구하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어느 순간 이렇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구하면서 그것이 믿음인 줄 착각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원하는 것을 얻음으로써 마치 자신이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려고까지 합니다.(47p)
예수 믿는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기 거짓말에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거리는 것입니다. 남의 것을 빼앗아 놓고 하나님이 축복했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는 거짓말보다 더 나쁜 것은 함부로 하나님의 이름을 파는 일입니다. 주님의 이름을 들먹거리면서 거짓말하고, 주님의 이름을 빙자해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행위입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습니다.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그 올무에 걸리면 쉽게 벗어나기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5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