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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하는 시간 - 언젠가 마주할 마지막 순간을 위한 안내서
로라 프리챗 지음, 신솔잎 옮김 / 빌리버튼 / 2019년 11월
평점 :



Well-Dying
이 책은 나의 죽음, 가까운 이들의 죽음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게 도와 준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이것은
만고불멸의 진리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죽음을 피하거나 외면하거나 극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고 현재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죽음을 피할 방법이나 외면할 길은 없기에 죽음에 대해 이 책과 더불어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하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을 정리한 현실적인 체크리스트, 2부는 남은 삶을 잘 가꾸는 방법, 3부는 진지하게 임해야 할 과제들로 나와 있다. 시간이 부족한 이들이면 3부만 봐도 좋고 여유가 있다면 전부 다 보면 좋을 듯 하다. 특히, 죽음이 임박한 가족, 친척, 이웃을
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2부가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미국인 중 70%는 자신의 마지막을 집에서 맞이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나, 실제로는 23%밖에 되지 않는다.
70%는 병원이나 장기 요양 시설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70%정도는 덜 적극적인 치료를
받고, 좀 더 자연스러운 죽음을 원한다고 밝혔지만, 42%가
생애 마지막 6개월 동안 상당히 공격적인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75세 이상 연령층의 절반도 채 못 미치는 사람만이 자신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계획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길 꺼리는 다섯 가지 원인으로 첫째, 죽음에서
살아 돌아와 우리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주거나,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거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둘째, 인간의 자아는 소멸에 대해 떠올리길 거부하기 때문이다. 셋째, 인간인 우리는 내일도 오늘도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믿도록 설계되어 있다.
넷째, 우리는 죽음이 언제 혹은 어디서 찾아오게 될지 알 수 없다. 다섯째, 죽음을 떠올리는 것이 죽음을 불러들이게 될 거라는 뿌리
깊은 미신 때문이다.
잘 죽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그렇기에 잘 사는 것이 필요하다. 주변의
죽어가는 이들을 무한정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거나 헛된 희망을 주어서는 안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잘 활용해야만 하고 또한 마지막 순간을 허무하게 보내서는 안 된다.
죽음을 연습한다는 말의 어감이 이상하지만 언젠가는 죽기에 죽음의 순간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유언장을 미리 작성하는 것도 좋고 본인이 자주 가는 곳, 사용하는
기구, 기계등을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삶을
기념하는 장식장이나 앨범 만들어 놓는 것도 좋고 가끔씩 주변 사람들과 죽음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 나눔으로써 죽음과 현재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죽고 나서 타인에 대해 결정되는 나의 모습이 아닌 현재의 삶에 모범 보이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죽음이 임박한 이들이 주변에 있다면 최대한 곁에 있어 주며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대화를 많이 나누고 상대방에게 정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두려움과 슬픔을 환자에게 지우지 않도록 주의 하고 자신의 종교를 상배당에게 종교를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방을 위한 하얀 거짓말도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일주일간 더 살 수 있지만 병원에서 각종 기기에 몸을 연결한 채 삶을 연장하고 싶은가, 아니면 조금 일찍 죽게 되더라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어디까지
의학과 과학기술을 의존해야 하는지, 언제 포기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쟁점이다. 좋은 죽음이란 무엇보다 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우리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신이 원하는 죽음을 맞이 해야 한다.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유명한 묘비명은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어>이다. 이 묘비명으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은 그 사람의 얼굴과 작품을 기억할 것이다. 끝까지 유머러스를 놓치지 않은 부분은 죽음에
대해 터부시하거나 외면하는 형태를 많이 띤 한국인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듯 하다. 현재 자신이 젊고
능력 있고 건강 하고 미래가 창창하더라도 죽음을 미리 생각해보는 자세를 가지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