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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고 자라서
마리 도를레앙 지음, 이경혜 옮김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23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자유와 모험이 가득한 야생 정원의 초대
이 책은 자연의 생명력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주인공 '꼼꼼' 씨네 가족은 정원이 딸린 집에 산다. 그들은 자기네 집이 그 동네의 푸른 숨통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들은 자연을 엄청 좋아한다. 하지만 꼼꼼히 계산해서 꾹꾹 누르고 싹둑싹둑 잘라 낸 자연을 좋아한다. 그 집에선 아무것도 그냥 자라지 못한다. 인위적인 것을 자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과연 자연이 주는 즐거움은 무엇일까?
꼼꼼 씨네 정원사 '꽃돌' 씨는 정원을 맡아 일했다. 나뭇잎이 삐쭉 돋아나면 부부가 시키는 대로 금방 싹둑싹둑 잘라 냈다. 정원은 구석구석 빈틈없는 감시를 받았다. 그곳에선 모든 게 철저히 정해졌다. 식물의 키도, 식물끼리 간격도, 나뭇가지 기울기도, 나뭇잎 넓이도, 잔디 길이도, 색깔이 제대로인지도 다 따졌다. 7월의 어느 아침, 꽃돌 씨는
줄 옆으로 벗어난 어린싹이나 새로 돋는 꽃눈이랑 새싹을 샅샅이 찾아내 잘라 내고 뽑아내는 일에 지치고 말았다.
그는 앞치마를 후련히 벗어던졌다.
마침내 풀려난 풀과 꽃들은 당장 활기를 띠고 자라났다. 우체부가 편지를 배달하는 일도 어려워지고 말았다. 꼼꼼 씨 부부는 걷잡을 수 없는 자연에 겁을 먹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식물들을 물리치려고 애썼다. 쑥쑥 자라나는 풀들과 내내 싸웠다. 그러나 풀과 꽃들은 격렬하고 힘차게 모든 곳으로 밀고 들어왔다. 꼼꼼 씨 부부는 어떻게든 집 안만은 지켜 보려고 큰 가위를 들고 철컥거리며 발버둥 쳤지만 헛수고였다. 눈앞의 결과에 두 손 들고 말았다. 항복했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수많은 새들이 몰려와 소리 높여 울기 시작했다. 백 개의 자명종이 한꺼번에 울리는 것처럼
그때부터 그들은 자기들의 시간을 보냈다. 날마다 놀라움이 이어졌고 밤마다 신비로움이 펼쳐졌다. 비밀을 푸는 것도 함께 배워 나갔다. 그렇게 여름이 흘러갔다. 즐거움과 기쁨의 바다에 푹 빠진 채!!
우리 나라에는 DMZ 라고 부르는 비무장지대(非武裝地帶, demilitarized zone)가 있다. 이곳은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1953년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의 놀라운 복원력과 생명력을 잘 묘사한 작품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자연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 해주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