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매직 : 간단하지만 강력한 마법 같은 3단계 자녀교육법
토머스 W. 펠런 지음, 정유진 외 옮김 / 에듀니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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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지킬 앤 하이드가 아니다


이 책은 1-2-3 매직을 통해서 자녀와의 행복한 관계를 맺게 하는 책이다 자녀가 세상에 태어나면 모든 부모들은 천사가 지상에 내려왔다고 착각을 한다 자신의 모습을 닮은 아이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아이가 울고 불고 떼쓰고 말을 안 듣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많은 어려움에 봉착을 한다 자신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훈육을 받은 사람은 큰 어려움 없이 자녀를 키울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녀를 어찌 대할 지 몰라서 허둥거린다 그래서 아이에게 일일이 다 설명을 하려고 한다 마치 아이가 자신의 친구인 것처럼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이는 아이일 뿐이다 ‘작은 어른’이 될 수 없다 3~4살이 되면 아이는 부모의 말을 거의 다 알아 듣고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훈육을 해야 한다 부모들이 생각하는 훈육은 회초리를 들고 종아리를 때리는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훈육이 아닌 체벌이다 그리고 체벌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과학적 근거는 요즘 부모들은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자신의 침구 및 장난감을 정리하고 제자리에 앉아서 골고루 식사를 하고 어린이 집, 유치원, 학교에 잘 다녀와서 주어진 숙제를 하고 재미있게 논 다음에 잠자리에 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보통은 헬리콥터맘이 되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 주변을 맴돌면서 따라다니면서 도와준다 그것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망치는 길임을 알지만 부모들은 자기합리화로 주변의 비난을 모면 하려고 한다


이 ‘1-2-3 매직’ 책의 핵심은 ‘화나면 더 말하지 않기’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기분이 좋거나 행복할 때는 칭찬을 하는 말이 별로 없지만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이 자녀에게 끝없는 폭언을 일삼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저자는 화나면 더 말하기 않기만 실행해도 자녀와의 관계가 좋아진다고 한다 자녀에게 매일 발생하는 평범한 문제 속에서 아이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어떤 말과 행동은 하면 안 되는지 정확하게 알려준다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너무나 많은 정보를 줌으로써 아이가 성장, 분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훈육은 필요하기에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①친절하고 온화한 태도(아이의 욕구와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 ②요구하며 단호한 태도 이러한 원칙을 기억해서 훈육에 적용시키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무엇이 좋은 부모인지에 대해서는 모두 다 다른 생각과 기준을 가지고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 한 것은 끊임없이 연습을 하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자녀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칭얼대기 시작하고 부모를 비롯한 형제&자매와 말싸움을 하고 동생을 놀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부모들은 흔히 ‘멘붕’에 빠지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1-2-3매직을 통하면 이 모든 것을 멈추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은 동기가 충분하다면 단 1초면 가능하고 하니 1-2-3매직의 위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이를 어른으로 보지 않고 야생동물로 생각하면서 훈련시키라고 조언을 하면서 조련사처럼 끈질긴 인내와 온순한 태도로 일관성 있게 동물을 대하는 마음으로 하라고 한다 아이를 날마다 지켜보고 있으면 키도 몸무게도 똑같지만 사진을 찍어서 몇 달 뒤에만 봐도 몰라보게 아이들은 달라져 있다 이렇듯 한 순간에 아이들이 변화기를 바라는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사랑과 인내를 통해서 변화시켜 나가는걸 기대 해야 하겠다  자녀를 훈육할 때 부모가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2가지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는 점과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많이 표현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수는 어른들의 미성숙에서 시작되는 것이지만 이러한 결과는 아이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과는 역행하는 행동임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를 훈육할 때는 일관되고 단호하면서도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기에 이 사실을 기억하면서 훈육을 해야 한다 


하나, 둘, 셋 이라고 숫자를 센다 숫자를 세고 다음 숫자를 셀 때까지 5초 정도 여유를 가지고 셋까지 세면 된다 셋까지 이야기 했지만 아이의 행동의 변화가 없으면 타임아웃을 통해서 아이에게 혼자 있는 시간을 제공하면 된다 한 살당 1 분씩 있으면 좋다고 한다 이 단순한 방법이 효과적인 것은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감정적인 에너지 소모가 없고 부모는 더 즐겁게,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부모의 권위가 살아나고 체벌의 유혹을 피할 수 있고 누구나 배우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매직이 모든 것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배변 습관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하니 기억해야 한다 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자신의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장난감, 옷, 가전제품등 눈에 보이는 물건을 사달라고 만지게 해달라고 쪼르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식은땀이 난다 이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답을 알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무척 어렵다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아이에게 굴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매직은 마트, 백화점에서도 유효하다 하나, 둘, 셋 이라고 숫자를 세고 나서 멈추지 않으면 타임아웃을 하면 된다 물론 집이 아니기에 방이나 의자는 없지만 방처럼 생긴 곳이나 적절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로 옆쪽으로 비켜서서 5분 동안 서 있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이럴 때 사람들의 쳐다보는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아이만 쳐다봐야 한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부모에게 각종 방법을 통해서 시위를 한다 조르기, 화내기, 협박하기, 엄살 부리기, 아부하기, 신체적 공격하기 등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막막한데 이 책에 나온 1-2-3매직을 통해서 해결 할 수 있다 각종 방법에 따른 예시가 있어서 적절하게 활용, 응용 하면 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그래서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같이 성장한다고 생각하라고 아동정신과 의사들은 입을 모아서 이야기 하는 듯하다 아이에게 올바른 길, 정직한 길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본을 보여야 하는 것은 물론 아이가 다른 길로 갈 때 단호하지만 침착한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줌으로써 아이와 함께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가 알고 시작하면 아주 좋은 훈육 지침서가 될 듯 하다





훈육의 3단계

1단계 문제 행동을 스스로 멈추도록 돕는 것

2단계 권장 행동을 스스로 하도록 돕는 것

3단계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하는 것








 

인상 깊은 구절들


『무의식적 양육의 효과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모델링입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입니다 아이는 집에서 보고 배운 것을 그대로 따라 합니다』(38p) 

『좋은 관계 맺기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곳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서로 눈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녀가 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을수록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체감하게 됩니다 물론 부모 자녀 사이의 좋은 관계는 가정의 행복과 자녀의 자존감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47p) 

『아이가 어른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51p) 

『잔소리가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건널 수 없는 강처럼 멀어지게 됩니다』(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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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리처드 플래너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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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이 책은 일본군의 군용 철도 현장에 투입된 연합군의 전쟁 포로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은 ‘도리고 에번스’ 이다 현재 77살이고 1915년이나 1916년생이다 그가 19살 때 결핵으로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그는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전쟁영웅, 유명한 외과의사, 전기와 연극과 다큐멘터리의 주인공, 숭배의 대상, 위인전의 대상, 아첨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희생자 수습기지의 부소장이자 의사 군인으로 참여 한다 그러던 중 방콕 북쪽에서부터 버마까지 415km 군용 철도 현장에 포로로 끌려 간다 공사 현장에 끌려오고 나서 부대를 이끌던 대령이 이질로 죽고 그는 병사 천 명을 이끄는 J부대의 대장이 된다 그는 그곳에서 밤낮 없이 70일동안 공사를 지켜 보면서 사망자는 늘어나는 광경, 죽어나는 광경들을 목격한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는 환자들을 분류하고 죽으면 태우는 일을 할 뿐이다 정글에는 콜레라가 창궐하여서 환자들은 급증하기만 한다 그는 피가 썩는 병에 걸린 사람을 위해서 대 수술을 감행하지만 이미 그는 죽어있기도 한다 그에게는 약혼녀가 될 교사인 ‘엘라’라는 여인이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변호사이고 어머니는 목장 경영하는 유명한 가문 출신이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연방 헌법을 만든 입안자 중 한 명이다 그에게는 고모부인 ‘키스 멀베이니’가 있고 그는 41살이며 호텔을 운영한다 그에게는 약혼녀인 ‘에이미 멀베이니’가 있다 그녀는 아버지는 간판을 그리는 일하다가 그녀가 13살 때 세상을 떠났고 그녀의 형제 여섯 명은 최선을 다해 자기 앞가림을 하려고 애썼다 그녀는 24살로써 고모부와 27살 나이차가 있다 고모부 키스가 운영하는 호텔 바에서 일을 하다가 고모부를 만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키스는 에이미가 임신을 하자 낙태를 권하고 죄책감으로 인해서 청혼을 하여 결혼을 한다 휴가를 맞아서 서점에 들어가서 책을 보는 주인공인 도리고에게 한 여인이 찾아와서 시를 읽어 달라고 한다 그녀는 고모가 될 에이미였다 고모부를 찾아갔다가 서점에서 만난 그녀를 보고 그와 그녀 모두 사랑임을 직감하지만 첫 만남에서는 둘은 강력한 이끌림을 억제하면서 끝을 낸다 하지만 그녀는 도리고 같은 사람은 처음이었기에 자꾸만 머릿속에서, 몸에서 그를 기억하며 그리워 한다 또한 그도 그녀를 그리워 한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만남을 가지고 사랑에 빠진다 도리고와 에이미는 욕망에 가차없이 지배 당했다 둘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랑을 나눴다 하지만 여름 어느 일요일 밤 키스가 에이미에게 다 알고 있었다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도리고와 에이미의 관계는 끝을 맞게 된다 


도리고는 정글에서 수 많은 이들과 어울려 살아 가고 있다 죽음을 불사하면서 천황폐하의 뜻인 철도 건설에 포로들의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중하게 여기지 않는 고타 대령을 비롯해서 포로들의 육체적 능력보다 정신력으로 모든 상황이 극복 될 수 있다고 믿는 나카무라 그리고 수 많은 포로들 특히 근육질의 기독교인이었던 타이니 미들턴, 도둑질을 아주 잘하는 다키 가디너, 그림을 그려서 기억하려는 토끼 헨드릭스, 사람들에게 숨어서 쉬자고 제안했던 수탉 맥니스등이 등장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몇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영화 ‘군함도’를 보는 듯 하기도 했고 김영하의 소설 ‘검은꽃’이 떠오르기도 했다 일본인이든 조선인이든 오스트레일리아인이든 모두 다 포로이며 노예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당시 정글에서 이들 개인 가진 계급의 차이, 신분의 차이, 권력의 차이가 너무나 극명하게 드려나고 있다 현대 사회는 계급의 차이, 신분의 차이, 권력의 차이가 없다고 말은 하지만 정말 그런 것인가 반문하게 된다 소설 말미에 나오는 A급 전범들은 미국과 연줄로 인해서 석방이 되고 무죄 판정을 받지만 B급 C급 전범들은 유죄 판정을 받고 사형을 당하는 모습이 나온다 브녹스 베이커라는 주인공 도리고에게 토끼 헨드릭스의 스케치북을 태우는 것에 반대를 하면서 이것은 기록이고 기억이고 토끼의 소망이라고 하면서 기억이 진정한 정의라고 이야기 한다 주인공은 그의 의견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태우기를 원하지만 그는 일본군이 싱가포르를 점령한 뒤 중국인들의 목을 잘라 장대에 꿰어서 줄줄이 세워 놓은 모습, 오스트레일리아인이 경비병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장면, 궤양 병동을 그린 수채화 등을 남겨 놔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의 의견을 무시하고 불타는 헨드릭스의 시체 속에 던져 넣지만 타지 않아서 그 책을 도리고는 다시 챙기는 장면에서는 역사의 한 장면을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진실에 대해서 직면하는 남자의 모습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수탉 맥니스는 다키 가디너에게 일을 하지 말고 숨어 있자고 제안을 한다 하지만 일본인 장교에 의해 그들의 행위는 발각이 되고 결국 다키 가디너는 심한 매질을 당한 후 변소에 빠져 죽는 모습은 폭력의 정당함과 더불어 인간의 나약함을 잘 묘사하는 장면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는 한국인도 등장한다 고타 대령의 부사관인 고아나, 일본식 이름으로는 아키라, 조선식 이름으로는 최상민이라고 불린다 그는 고타 대령의 수종으로써 일본인들이 가르쳤던 대로 행했던 것뿐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패전을 하고 나서 B급 전범으로 몰려서 사형을 당하는 모습에서 자신을 향해서 쓸모 없는 조선인이라고 대놓고 비아냥 거렸던 일본인과 패전 이후 자신을 B급 전범으로 판단하는 유럽인들 그리고 어디에서 속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생각이 이 사람은 어디에 속해 있고 무엇을 했는지 다시금 되 묻게 되는 것 같다 천황폐하의 명령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명예롭게 여기는 일본인들의 마음이 끔찍한 전쟁을 일으키고 수 많은 노예, 포로들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 살인이 명분화 될 수 없음을 그들은  패전 후에도 자각하지 못하는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 될 듯하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을 하면 ‘하늘은 더러웠다’



인상 깊은 구절들


『전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36p)

『나카무라는 이곳에서 자신의 삶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기묘한 고독에 물들었음을 점점 더 강하게 느꼈다 그리고 그 고독이 점점 더 신경에 거슬렸다 이런 불안한 감정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그는 일에 온 몸을 던졌지만, 열심히 일할수록 일은 정신 나간 방정식처럼 변할 뿐이었다』(1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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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사다리 - 불평등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키스 페인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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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은 나의 책임이 아니다


이 책은 불평등이 우리에게 끼치는 폐해들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다 그렇기에 미국의 불평등을 바탕으로 쓰여졌지만 한국인이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닮아 있다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면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로 손 꼽히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단어는 옛 시대의 전유물이 되어 버린 듯 하다 현재 세계 최고 부자 85명이 전 세계 빈곤층 35억명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에서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20%이상을 벌어들인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있어


예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본 기억이 난다 새로 입사한 총무과 여직원이 실수로 전체 직원들 연봉을 작성한 양식파일을 모든 직원에게 메일로 보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상당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불만으로 인해서 회사가 어려움에 빠졌다는 것이다 내가 얼마를 버느냐 보다는 내 옆에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를 버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점점 수치화 되어 가고 있다 그 사람의 겉치장에 들어간 시계, 벨트, 스마트폰을 비롯한 자동차, 사는 곳을 통해서 재산을 파악하고 사회적 지위를 짐작하는 건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현상이 되어 버렸다 운전자들이 공감하는 말 중에서 ‘나보다 빨리 가면 미치광이, 나보다 늦게 가면 멍청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만이 운전을 제대로 안전하게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돈을 ‘충분히’ 벌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자신을 남들과 비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중위 소득을 발표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중위 소득보다 못 버는 사람은 자신과 같은 사람이 주변에 넘친다고 하고 더 버는 사람은 평균 값이 낮을 걸 보니 속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이렇듯 아무리 많이 벌어도 만족을 하면서 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학자들의 이론과 실험에 대한 내용이 인용 되었다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은 ‘무지의 베일’(특정한 정책안의 선택을 둘러싸고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어떠한 대안이 자신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를 모르는 상황)을 이야기 하기도 하였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더불어 친형의 이야기 그리고 삼촌의 이야기도 책 중간에 써서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더 현실감 있게 읽을 수 있게 저술 하였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모습을 통해서 그들의 재산 유무를 판단했다는 실험에서 부유할수록 대화 중에 더 산만한 모습을 보이고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대화에 더 집중을 보였는데 부유한 사람은 대화에 신경 쓸 이유가 하나도 없는 반만, 가난한 참여자들은 상대에게 호감과 인정을 얻으려고 애쓰기 때문이라는 부분에서 씁쓸한 현실이 느껴지기도 했다 사회에 나와서 여러 사람을 만나보니 어린 시절 유복하게 자랐거나 돈에 대한 걱정이 없는 사람들은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 시절 가난했거나 현재도 돈에 대한 염려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무리 밝은 표정과 과도한 몸짓을 보이지만 실상은 얼굴에 어두운 낯빛이 가득한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객관화 측량화 할 수 있는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 불평등 자체에도 엄청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평균 소득은 살인 발생률, 유아 사망률, 비만, 범죄율처럼 사회적 문제나 기대 수명과 큰 연관성이 있지만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될 만큼 부유해지고 나면, 더 많이 번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불평등한 곳일수록 문제 발생률이 높았고, 평균 소득보다 불평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빈부 격차가 심한 지역에 사는 중산층은 빈부 격차가 덜한 곳에 사는 중산층보다 건강&사회 문제에 더 많이 시달린다 불평등은 사람들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만들고, 불확실한 미래는 ‘빨리 살고 일찍 죽자’식의 충동적인 인생으로 그들을 내몰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근본적 귀인 오류’를 한다 마치 대졸자는 똑똑하다, 약물 중독자는 의지가 약하다, 기초 생활 수급 대상자는 게으르다 등 이러한 일반화된 편견을 사실인양 받아 들인다 왜냐하면 상황보다 사람을 생각하는 편이 더 쉽기 때문이다 


포식자가 많은 곳에 사는 나비들은 성장보다는 번식에 더 많은 대사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일찍 번식을 시작한다 반면 포식자가 거의 없는 곳에 사는 나비들은 수명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반대의 전략을 취해 더 늦게 번식한다는 이야기는 요즘 N포 세대, 헬조선이라고 부르면서 자조하는 청년들과도 맥을 같이 하는 듯했다



보수주의자들은 대개 전통과 현상을 유지하고 싶어하기에 불평등 자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능력, 책임을 중시하다 보면 불평등이라는 결과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단, 계급제 자체를 수호하지 않는다 그들은 시스템 내의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다 또한 세상을 위협적이고 위험한 곳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진보주의자들은 사회의 변화를 원한다 개인의 권리와 책임, 시장 경쟁 같은 개념들에 적대적이지 않다 다만 경쟁에서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원인이 개인에게만 있는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시스템을 보고, 가난이 만연한 곳에서 빈곤이 계속 순환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또한 세상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탐험과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다


이 책에서 보수와 진보를 이야기 하는 것은 어느 것이 맞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으로 인해서 이 둘의 관계가 점점 더 멀어지고 대립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로 인해서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이 되는 듯한 그래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곳이 고착되는 순간 책의 제목처럼 부러진 사다리는 다시는 고쳐지기 힘들어 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었다


가난한 이들이 더욱더 종교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이러한 현상이 불평등으로 인해서 점점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은 놀랍기만 하다 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종교인의 증가가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그리고 노예 해방이 된지 350년이 되었고 백인과 흑인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생긴지도 5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미국에서 존재하는 흑인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그로 인해 소득 불평등이 여전하다는 지적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흑인은 무섭고 가난하고 더럽고 게으르다는 관념, 혹은 인종의 문제가 아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 될 수 있을 듯 하다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가 자식 세대에게 대물림 되는 현상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자식은 그러한 것들에 대해 불평등을 가진 채 평생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불평등을 해결 하기 위해서 정부 입장에서도 여러 조건들이 행해지고 있다 불평등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해도 계층별 사다리 마져 끊어져 버린다면 소망,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사회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루 속히 사다리가 견고해지길 바랄 뿐이다




인상 깊은 구절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유를, 불평등이 심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평등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과 다르게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불평등이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을 바꿔놓는지 알아낼 수 있다』(80p) 

『사람들이 빈곤감을 느끼면 근시안이 되어 지금 당장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을 취하고 미래를 무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지금 잘살고 있다고 느껴지면 미래까지 내다보게 된다』(89p) 

『삶이 고달플수록 신은 더 기적적인 존재가 된다』(1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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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 - 누구나 삶의 섬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마크 A. 호킨스 지음, 서지민 옮김, 박찬국 해제 / 틈새책방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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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을 즐겨보자


이 책은 지루함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는 책이다 지루함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느낌을 동반한다 마치 쓸모가 없거나 잉여 인간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저자는 이러한 지루함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설명을 하고 왜 지루함을 개개인에게 필요한지 설명을 한다 이 얇은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왜 이렇게 분주하게 살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지루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책에 많이 등장하는 마르틴 하이데거는 지루함이 인간 존재에 관한 근원적이고 두려운 진리를 드러낸다고 이야기를 하고 주의 분산 요소가 없는 지루함은 인생의 만족을 선사하는, 진짜 존재를 탐구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말고 함께 정체성에 매달려 있던 끈을 놓아 버릴 완벽한 공간이 바로 지루함이라고 설명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지루함을 진저리치도록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사투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하면서 지루함을 용인하지 않는 현 사회와 인간의 본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버스를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그러면 의자에 앉아서 언제 버스가 오나 기다리면서 수 많은 상상을 했다 또한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에는 문자를 보내고 한참 후에 답장이 와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기다려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버스가 언제 오는지 전광판에 나오기도 하고 어플을 통해서 미리 예측을 한다 또한 카톡으로 실시간 대화를 하다보니 숫자가 언제 지워지는지 지켜보고 있기도 하다 너무나 빠른 세대에 살고 있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SNS에는 하루에 셀 수 없는 만큼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수 없는 기사와 광고가 우리를 현혹 시키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한 채 수시로 스마트폰을 꺼내서 기사를 읽고 광고를 보고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잠시라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끝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있다가 지쳐서 잠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통해서 지루함은 중독을 낳는다고 이야기 한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는 ‘추구하는 대상을 막론하고 과도한 몰입으로 중독 당사자, 사회, 또는 그 양쪽 모두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과거 세대보다 더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에 살지만 이전 세대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바쁨이란 대개 지루함으로 인한 고통에서 고개를 돌리려는 세련된 수단일 뿐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과도한 바쁨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도피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에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상태는 곧 그 사람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기에 사람들은 더 많은 일을 통해서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 가기도 한다


요세프 브로드스키는 지루함에 우리 자신을 빠뜨려 가장 깊은 바닥까지 내려가야 한다 그래야만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지루함에 대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침대에 들기 직전 한두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를 하고 혹시 너무나 바쁜 사람이라면 약간의 지루함을 허용할 틈은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즉, 대기실에 앉아 있을 때, 줄 서서 기다릴 때, 전화기를 꺼내 들지 말고 몇 분이나마 지루함이 밀려오도록 하면 된다고 조언을 한다


지루함을 회피하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 중 하나가 남는 시간을 사람으로 채우는 행위인데 이것은

사람을 지루함을 피하는 도구로 택하면 그들은 우리에게 대상이 된다 사람이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 그로 인해서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대상, 즉 물건으로 여긴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약자를 향한 비난과 악플이 도를 넘었다 사람을 물건으로 바라보는 현상이 너무나 심해진 결과인 것이다 여성, 노인,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 동성애자등 힘없는 소수에 대해서 너무나 거침없는 욕설과 비방이 난무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의 공간에 지루함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저자는 반문한다


저자는 지루함에 대해 다양한 정의 및 생각을 이야기 한다 이러한 것들을 읽고 있으면 지루함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살아왔고 지루함에 대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장점들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지루함은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지루함은 우리가 진심으로 원하는 인생을 창조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다면적인 공간이다

지루함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유토피아와 삶의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틈새가 있다고 일깨워 준다

지루함은 모든 게 지루하고 의미 없는 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돕는다

지루함은 당신이 세상 현실이라는 고삐에 끌려가지 않고, 상상을 펼치고 정신적 방랑을 하도록 공간을 마련한다

지루함은 창조 유형과 소비 유형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인생의 주객이 전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루함은 우리에게 잠시 쉬고, 돌아보고, 인생의 큰 그림을 다시 바라볼 시간과 공간을 안겨 준다

지루함은 우리 인생의 역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인생의 더 깊은 곳을 탐구하라고 등을 민다

지루함은 위대한 인생을 창조하는 데 밑거름이 될, 개인적이고 철학적인 발견이 끝없이 소용돌이 치는 곳이다

지루함은 우주의 순수한 경이와 신비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이자 시간이다

지루함은 인간의 자아가 세워 놓은 경계를 희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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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왜 읽으세요?


이 책은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인 ‘나쓰키 린타로’ 라는 고등학생으로써 부모님을 여의고 할아버지와 고서점에 틀어박혀 책을 보는 일이 전부인 학생이다 친한 친구도 없고 특별한 취미도 없는 평범하지만 조금은 괴짜스러운 학생이다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서 주인공은 고모에게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이 된다 그는 학교에 가지 않은 채 고서점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얼룩고양이인 ‘얼룩’이 다가와 말을 건다 주인공은 말을 하는 고양이를 신기해 하고 고양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책을 가두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책을 구출(?)하기 위해서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책을 자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두 번째 모험을 떠나고 세 번째 모험으로는 책을 많이만 팔면 된다고 생각하는 팔아 치우는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책 자신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2017년 최대 화제 tvN에서 한 ‘도깨비’라는 드라마 일 것 이다 이 드라마 촬영지 중에서 ‘한미서점’이라는 노란 간판을 가진 헌 책방이 등장을 한다 드라마 종영과 함께 촬영지였던 동인천 배다리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 곳은 헌 책방들이 많이 밀집된 지역으로 유명한 곳으로 40여곳이 있었지만 현재는 몇 곳이 남지 않았다 이마저도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서 사진으로만 기억 될 듯하다 헌책방에 가면 특유의 냄새가 난다 지독한 종이 냄새 그 냄새를 싫어 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상당수 사람들은 그 냄새를 좋아할 듯 하다 주인공인 린타로는 할아버지와 함께 고서점에서 수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손님은 거의 찾지 않는 곳이지만 할아버지는 날마다 책들을 깨끗이 청소를 함으로써 린타로는 새로운 책들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은 채 독서에 몰입을 한다 얼룩고양이 ‘얼룩’의 도움으로 인하여 만난 첫 번째 가두는 자를 보자 린타로는 당황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는 한 번 읽은 책을 다시는 읽지 않는 다고 하면서 수 만권의 책을 책장에 보관해서 자물쇠로 채어 놓았다 그가 진열해놓은 책을 가만히 보자 책의 종류와 권수는 많지만 순서나 분류를 엉망으로 해 놓은걸 알게 된다 그와 대화를 하던 중 린타로는 그가 책을 사랑하지 않는 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떠올린다 그의 할아버지는 소중한 책이 닳을 때까지 몇 번이고 읽으며 책의 이야기 속에 편안히 몸을 누이면서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군을 열 번 읽는 사람보다 열 권을 읽는 사람이 존경 받는 세상이라고 항변을 하면서 사회에서 중요한 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이고 책을 많이 읽을수록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끌어 당길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주인공은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 책을 사랑하지 않는 다는 일침을 가함으로써 갇혀 있던 책들을 해방 시켜 준다


두 번째인 자르는 자를 만난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책을 거의 안 읽지 않는 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면서 그들이 실은 너무 바빠서 한가하게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이어서 자신이 직접 두껍고 어렵고 난해한 책들을 짧고 간편하고 읽을 수 있도록 속독과 줄거리로 요약을 한다고 한다 주인공은 그와 논쟁을 하면서 책은 한 문장으로 요약을 할 수 없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용을 해칠 수 있다고 하여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책의 문장들을 훼손하는 것을 막는다


세 번째 팔아 치우는 자는 책을 많이 팔아서 이익만 올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출판사 사장인데 그는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고전은 읽지 않고 복잡하고 심오한 책은 싫어하고 자극적이고 폭력적이고 야한 것들을 추구 하기에 거기에 맞춰서 쓰기만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또한 성공과 처세술에만 관심을 두기에 그것만 읽는 이들의 요구를 응하기만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와 논쟁하면서 주인공은 그자의 그러한 심리 속에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음을 일깨워 줌으로써 사장되는 수 많은 책들을 되살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 자신을 접하면서 그녀는 주인공에게 그가 변화 시켜놓았던 3명의 인물에 대해서 보여준다 잘 나가던 사람들이 한 순간에 인기와 명예와 부를 잃어 버린 채 하루 하루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인공에게 묻고 있다 그가 한 일이 과연 잘한 일인지 주인공은 여러 가지 말을 하지만 책 자신은 그러한 뻔한 소리에 이미 신물이 나버렸기에 떠나려고 한다 그때 주인공은 소리친다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건 돈, 명예, 지식이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답을 한다 그러한 외침에 그녀는 마음을 돌리고 주인공에게 다시금 희망을 발견한다


이 책에서 주인공과 같이 모험을 떠나는 ‘유즈키 사요’ 라는 여 반장이 등장한다 그는 알림장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주인공의 고서점을 찾았다가 고양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가 고양이를 볼 수 있었던 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이 소설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져 버린 현실과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어지는 사회를 말하는 듯하다 책을 읽어야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고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 듯 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이러한 시기에 한가로이 책을 읽는 사람의 모습은 점차 사라져 간다 지하철에서 신문을 보고 책을 보거나 아니면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던 모습은 이젠 찾아 보기 힘들다 전부다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각종 영상과 기사에 몰입을 한다 그러한 것들이 우리의 생각의 힘을 빼앗아 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가는 건 아닌가 저자는 우리에게 되 묻는 듯 하다



인상 깊은 구절들


『책이 네 대신 인생을 걸어가 주지는 않는단다 네 발로 걷는 걸 잊어버리면 네 머릿속에 쌓인 지식은 낡은 지식으로 가득 찬 백과사전이나 마찬가지야 누군가가 펼쳐주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골동품에 불과하게 되지』(65p) 

『책을 읽는다고 꼭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아 때로는 한 줄 한 줄을 음미하면서 똑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거나 머리를 껴안으면서 천천히 나아가기도 하지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시야가 탁 펼쳐지는 거란다 기나긴 등산길을 다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야』(1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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