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몰입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초집중력 탐구
제갈현열.김도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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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들의 몰입 


이 책은 33명의 금메달리스트와 3명의 코치 및 감독을 포함 총 36명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이 어떻게 몰입을 하였고 금메달을 획득하였고 슬럼프를 극복하였고 또한 그간의 일들에 대해서 질의응답을 통한 내용을 토대로 저자들이 몰입을 주제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몰입을 위해서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사람이 되라 라고 할 수 있겠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2018.2.9~2.25)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단연 쇼트트렉 경기에 관심이 모아 질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는 쇼트트렉 경기에서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숨죽여 경기를 관람 할 것이다 금메달을 따면 선수는 당분간 국가적 영웅이 될 것이고 메달을 따지 못하면 일순간 역적이 될 수 밖에 없다 많은 이들은 지난 4년간 선수들이 흘렸을 땀과 눈물은 생각하지 못한 채 결과에만 집착 하는 씁쓸한 양상을 보일 것 이다 


저자들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범주에서 금메달리스트들을 만났다고 책에 여러 군데에서 이야기를 한다 금메달리스트들은 다른 일반인들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훈련을 척척 이겨내고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들 역시 일반인과 같은 성질을 가진 사람인 것 이다 그들도 때때로 분노하고 슬퍼하고 좌절하고 고통을 겪는다 재미있었던 부분 중 하나는 어느 금메달리스트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금메달리스트를 통칭하여 ‘또라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만큼 남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기에 금메달을 땄다라는 그의 진솔한 고백이 좋았다 태릉선수촌에서 현재 진천선수촌으로 바뀌었지만 저자들이 인터뷰를 할 당시와 인터뷰이들은 태릉선수촌을 경험했기에 태릉선수촌이라고 지칭을 한다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동일하게 금메달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대목은 얼마 전 읽은 ‘잘 넘어지는 연습’ 책을 통해서 이미 접한 바 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리스트였던 조준호 선수는 자신이 꿈에 그리던 태릉선수촌에 입성하였지만 자신의 실력에 비해 월등한 선수들이 즐비한 곳에서 위축이 들고 슬럼프를 경험했다는 글을 본적이 있었다 총 선수가 10명이라고 한다면 3명 정도는 정말 금메달을 위해서 노력하는 선수 일 것이고 5명은 남들과 비슷하게 훈련을 하는 선수 일 것이고 2명은 평균보다 덜 훈련하는 선수일 것이라는 저자들의 평가는 틀리지 않을 것이다 국가대표 발탁에 만족한 채 훈련하는 선수도 있고 대회에 나가 순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고 그리고 오로지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 매진하는 선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메달리스트들은 자기애가 강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이 금메달리스트들을 만나 본 결과 절반만 자기애가 강한 것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을 낭떠러지 같은 승부의 세계에서 1인자가 되게 만들었을까? 그들의 공통점은 슬럼프와 불안감, 걱정, 염려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거나 혹은 그것을 뛰어 넘기도 한다는 점이다 포기하거나 주저 앉지 않을 강한 내적 동기가 그들에게는 존재 하였다 누군가는 개인적인 성공, 명예, 지위일 수 있겠지만 그들은 그것을 놓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신을 다스리면서 앞으로 나아가서 결국은 승리를 쟁취 할 수 있었다


모든 이들이 세계 1인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들도 처음부터 세계 1인자가 된 것도 아니고 그렇게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이도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은퇴를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하고 과도한 부담감으로 인해서 포기하고 싶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들이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해서 작은 것들부터 하나씩 성취를 통해서 이뤄나간다 새해가 되면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시작을 하는 이들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은 아마도 성취감을 맛보기 전에 찾아오는 좌절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이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아마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한 나라의 대표로써 올림픽이라는 세계의 무대에서 금메달을 딴 이들의 공통점은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아닌 자신을 위한 마음이 더 컸기에 가능했다는 고백이다 자신의 실력과 체력과 루틴을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히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친구와 가족, 그 밖에 취미생활과 여가에 대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한다는 점을 밝힌다 이들은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수 많은 라이벌이 존재 하였고 그들을 이겼기에 가능하였다 그렇기에 그들이 승자의 입장에서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2등은 세상에서 가장 높이 올라간 루저다’ 라는 고백이 어찌 보면 무섭고 정없고 가차없지만 한편으로는 승자로써 당당하고 거침없는 솔직한 표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몰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노력과 어려움이 따르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 달콤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늘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공시생들

취업 지옥에서 나오기 위해서 노력하는 취준생들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인상 깊은 구절들


『완벽한 몰입이란 자기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다』(23p) 

『목표 설정이란 이처럼 합리적이고 이상적으로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두 사람이 같은 목적지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이정표이자 힘이 되기도 한다』(37p) 

『몰입이란 결국 철저하게 개인적인 행위라는 의미다』(68p) 

『결국 목표에 몰입한다는 것은 이루고 싶은 수많은 것들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 것들은 다 버리는 것이 아닐까』(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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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걸을게요
곽현 지음 / 가지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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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걸을게요 –곽현-


부엔 카미노, 엄마


이 책은 30대 중반에 어머니를 잃고  800km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묶은 책이다 '부엔 카미노'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순례자들의 인사말로써 해석하면 '부디 좋은 길을 가세요'라는 뜻이 된다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각자의 경주 길은 다 다르다 하지만 누구나 다 무사히 완주를 하는 것은 아니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경주에서 포기 하는 사람도 있고 육체적 질병으로 인해서 완주를 일찍 마치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30대 중반에 어머니의 죽음으로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한다 그것은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도 결심 했다 이 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였던 야곱(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약 800km에 이르는 길로써 이 길을 걷다가 브라질이 낳은 세계적인 문학가 ‘파울로 코엘료’가 영감을 얻고 ‘연금술사’를 구상한 길로도 유명하다 수 많은 이들이 이 길을 현재도 묵묵히 걷고 있다 800km정도면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 하는 거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루에 20km씩 걷는다고 해도 40일이 걸리는 대 장정이 필요하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로 분류가 되어 있지만 실은 어머니를 향한 딸의 그리움을 담은 에세이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저자가 지속적으로 길을 걸으면서 만난 이들과 주변 풍경을 설명해주긴 해도 저자의 시선과 생각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하고 있음에 글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거나 혹은 언젠가 돌아가실 어머니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엄마와 딸의 관계는 유독 각별한 것 같다 아빠와 아들과의 관계보다 더욱더 복잡하고 미묘한 것처럼 보여진다 어찌 보면 가장 친한 친구 사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떨때는 철천지원수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부녀간의 갈등과 화해 속에서 같이 늙어 가는 모습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엄마 눈에는 다 큰 딸은 언제나 어린 아이이고 큰 딸 눈에는 늙은 엄마는 잔소리를 하는 어린 아이처럼 보이기에 둘은 항상 으르렁 거리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자는 여행이 재미로 평소와 다른 나의 모습, 한동안 저 구석에 감춰 놓았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면서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어머니에 대한 생각과 그리움 그리고 현실에 대해서 밝힌다 30대의 중반에 나이에 결혼을 하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둔 채 홀로 순례길을 떠나는 자신을 향해서 주변에서 말했던 걱정 혹은 염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또한 이 순례길에는 수 많은 국가와 인종들이 만나는 장소이기에 다양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콜롬비아 청년 호날도가 건넨 ‘네가 카미노에서 만난 내 첫 번째 친구야’라는 말을 들었을때 저자는 자신도 모르게 울컥했다고 한다 친구라는 단어의 의미는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언젠가부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린 현실속에서 그 청년의 친구라는 단어는 생소하기까지 하다 SNS상에서 수백 수천명의 친구를 가지고 있고 스마트폰에는 카톡에는 단체 카톡방을 비롯한 수십 수백개의 카톡창들이 있지만 진정한 위로를 건네는 친구를 만나는건 쉽지가 않은 현실속에서 이렇게 친구라는 단어가 이질적으로 다가옴을 저자는 경험한다 또한 40대 미국인 톰 아저씨가 건넨 ‘그거 알아?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애야’라는 조언이 저자가 무사히 800km를 완주 할 수 있는 힘을 주었고 그 톰 아저씨가 써준 메시지 중 ‘I will continue to keep you in my prayers(기도할 때 항상 널 기억할게)’라는 문구가 인상 깊었다는 고백이 천주교인으로 태어나 종교에 대한 회의를 느꼈던 저자에게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거룩함을 추구하는 종교인들의 부패함을 방송에서 보고 있자면 종교란 대체 무엇인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거나 회의적인 사람들 눈에는 더욱더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성직자들의 삶은 더 큰 괴리감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대해서 절제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모녀가 같이 여행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머니와 같이 갔었던 일본 여행을 떠올린다 너무나 행복해 했던 어머니가 또 오자고 했지만 그것이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시간이 없다 정신이 없다 너무 바쁘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무엇이 중요하고 시급한지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느리더라도 천천히 걸으면서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냐고 되묻는 것 같다 스마트폰에 빠져 하루에 한번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바라보고 몸을 스치는 바람을 느끼는 여유가 없는 삶이 어째서 행복 할 수 있을까? 각자의 경주 길을 알 수는 없겠지만 더디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완주하는것이 더 후회없는 삶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인상 깊은 구절들


『엄마와 딸만큼 가깝고도 그리운 관계가 또 있을까

딸에게 엄마란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힘이 된다

인생에서 어떤 힘든 일이 온다 해도 그 자리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으로 큰 의지가 되고 위안이 된다

밖에서 철든 어른 노릇을 하다가도 엄마 앞에서라면 언제나 아이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편하다는 이유로 투정 부리고 짜증 내지만 그 모든 철없는 행동도 내 딸이라며 이해해주는 사람이 엄마다

본능적으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지만 본인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117p) 

『오늘의 삶이 고단하고 힘들다 해서 마음 한구석에 간직한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1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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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
황청원 지음 / 책만드는집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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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보자


‘소금장수’로 유명한 황청원 시인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 시집은 아름 다운 시구로 가득한 책이다 이 책에서 자연과 벗삼아 살고 있는 시인의 모습과 그리고 투병을 통해서 더욱더 인연에 대한 생각과 삶에 대한 고찰이 묻어 나오는 듯 하다 각종 다양한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소재들이 시에 등장 하여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반전과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통해서 깊은 사유를 하게끔 만든다 마치 12월도 겨울이고 1월도 겨울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12월의 겨울은 한 해의 마지막처럼 느껴져서 마무리를 하고 결실을 내야 하는 느낌을 받지만 실상은 온도는 그리 춥지 않다 반면 1월의 겨울은 한 해의 시작으로써 각종 결심과 도전을 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지만 실상은 매혹한 추위만 있을 뿐이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하루 차이지만 느낌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투병을 했다고 밝히고 시집에서도 ‘투병 일기’라는 제목의 시를 실었다 투병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다 알게 된다 건강의 중요성을 그리고 자신의 살아온 삶과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의 이러한 경험이 여러 시에서 묻어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장작이 말하기를’ 이라는 시에서 장작이 말을 건넨다 도끼날 앞에서 소리를 친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고 불꽃이 되고 싶었다고 숯이 되고 싶었다고 장작이 누굴 의미하는지 이 시 통해서 시인이 무엇을 말하는지 까지는 온전히 이해 할 수는 없지만 시를 통해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히 장작으로써 생을 마감하지 않고 불꽃이나 숯으로써 마감 할 수 있어서 고마워하고 감사해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태어나서 살아가는 모습은 전부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은 전부 다 같을 것이다 그때 무슨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시간, 자신, 사랑, 자연, 일상등을 노래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느낌도 받고 혹은 내가 어떻게 남은 삶을 마감하는게 좋을까라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라는 시는 사랑 시처럼 보이지만 말미에 ‘그것이 그것이 내가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랍니다’라고 마친다 마치 장편 소설을 읽고 결말 부분에서 큰 반전을 경험 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가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이유 혹은 내가 나를 사랑 할 수 없는 이유로 들린다 산길도 강바닥도 나무도 하늘도 이름도 빈틈없이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사랑 할 수 없다는 이유가 어느덧 나를 향한 소리로 들린다 사랑을 받으려고만 한다 사랑을 받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렇담 누가 나에게 사랑을 주고 누가 사랑을 주려고만 태어났을까? 이러한 의구심이 이 시를 읽으면서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책에 처음에 등장하는 ‘붉은 모란’은 짧지만 강력한 시인 것 같다 두 줄의 시를 읽고 나서 한참을 멍 하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좋은 것 예쁜 것 아름다운 것을 함께 볼 사람이 점차 줄어 들고 있는 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추운 겨울이 되면 부고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뉴스에서는 각종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보도가 된다 오늘 하루 살아 있음에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는 떠나 보낸 이를 그리워 하면서 슬퍼하고 있을 것이다 신파적 요소가 강한 ‘신과 함께’라는 영화가 현재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은 기성 세대들 뿐만 아니라 10대 세대들도 이러한 영화를 통해서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이들의 죽음에 대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슬픔을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깊어지는 겨울 곁에 두고 계속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붉은 모란>


이제 막 붉디붉은 모란이 피었습니다

그대 있었을 때 피었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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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에 울이 있다 - 4학년 2학기 <국어> 나 교과서 수록도서 푸른 동시놀이터 6
박방희 지음, 김미화 그림 / 푸른책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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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대신 동시


유치원 재롱 잔치에서 언젠가부터 아이들은 TV에서 나오는 아이돌(idol) 춤과 노래를 부르고 요즘은 랩을 부르기도 한다 그러면 부모님과 조부모님들은 아이들의 귀여운 몸짓과 노래 소리에 박수를 쳐 흥을 돋아 주곤 한다 이러한 현상이 시대를 반영하는 모습인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만 한다 아이들은 이제 동요를 부르지 않는다 가요를 부른다 아이들은 이젠 동시를 외우거나 읽지 않는다 영어 노래나 랩을 외운다 5살만 되어도 아이들 입에서 ‘짜증나’ ‘죽고 싶다’ ‘미친’이라는 단어가 튀어 나온다 물론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어른들이 하는 일상의 대화에서 나온 단어를 듣고 따라 하는 것이겠지만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때론 섬뜩 하기도 하다 


동시(童詩)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어린이를 독자로 예상하고 어린이의 정서를 읊은 시, 어린이가 지은 시라고 나와 있다 어린이가 읽을 수 있게 지은 시라는 이야기인데 어린이들이 시를 읽지 않으니 점차 동시는 사라지는 추세이다 동시집인 <우리 속에 울이 있다>는 그런 의미로도 귀한 책인 것 같다 동시하면 보통 윤동주의 ‘서시’, 나태주의 ‘풀꽃’ 정도를 떠 올릴 것이다 그 만큼 동시에 대해서 무관심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의 감수성을 키우는 좋은 방법으로 동시를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 책은 동시기에 읽는 내내 미소를 머금고 볼 수 있다 또한 아련한 옛 추억에 잠기게 만들기도 하고 현실에서 나오는 소재를 통해서 시를 구성 하여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어도 아이들이 직접 보아도 지루하게 느끼지 않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동시 중 <엄마랑 아기랑>에 나오는 탯줄 통신, 무선 통신 이라는 대비가 무척 인상 깊었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 무선 통신 세계를 접할 수 밖에 없다 TV 채널을 바꾸기 위해서 TV앞으로 가서 직접 손으로 바꾼 경험을 기억하는 사람은 전부 80년대 생으로써 30대 이상의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리모콘을 통해서 제어를 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TV, 에어컨, 선풍기, 무선청소기, 드론 심지어 장난감조차 리모콘으로 작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와 유선 환경, 아날로그 환경에서 자란 어른과의 공통점은 아마 어머니의 ‘탯줄’을 통해서 자라고 성장하고 출산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점을 대비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또한 ‘옥수수 빌라’와 ‘실 공장’이라는 표현도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과 자연의 것들을 섞음으로써 이질적이지 않음을 강조하는 듯해서 좋았다 이 책에서는 수 많은 자연 속에 존재하는 곤충, 나무의 이름들이 열거 된다 봄, 햇빛, 뭉게구름, 폭설 등을 비롯해서 개구리, 백로, 달팽이, 반딧불, 매미, 두더지, 두꺼비, 제비, 가창오리, 부엉이, 거미, 잠자리, 참새, 다람쥐 등등 그리고 감나무, 상추, 파, 오이, 옥수수, 사과, 허수아비 등을 통해서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거나 혹은 직접 보지 못했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을 통해서 묘사를 했다 한편 통신, 시집, 군사, 다림질, 경포대, 빌라, 공장, 불경기, 알파고, CCTV등 동시라는 이미지에 어쩌면 어울리지 않은 법한 단어들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융합, 통합, 창의성을 강조해야 한다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아이들의 감수성을 비롯한 그 나이 때에 지녀야 할 것들에 대해서 무관심했던 건 아니었는지 돌아 보게 되었다 아이에게 읽어주고 부모도 어린 시절의 느낌으로 돌아 가는 동시를 통해서 깊어지는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엄마랑 아기랑>


배 속에선 탯줄 통신

태어나선 무선 통신


딱 맞는 주파수로 어디서든 삐리리릭


엄마랑 

아기가 쓰는

배꼽 안테나랍니다





<우리 속에 울이 있다>


우리, 우리 하는 사람

저들끼리 울 만들지


우리, 우리 해 쌓이며

울 속에 갇히고선


저희도 모르는 사이

우리 속 짐승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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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초등생활 - 알고 나면 안심되는
유진영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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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학생 부모들에게 꼭 맞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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