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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떻게 살래 -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ㅣ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지적 대장정의 종착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이 책은 인공지능과 한국의 미래 비전을 통찰하는 지성의 힘을 보여준다. 한국인 이야기는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작품이다. 첫 번째 <너 어디에서 왔니>(https://blog.naver.com/chihanjjang/221815381242)는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혔다. 두 번째 <너 누구니>(https://blog.naver.com/chihanjjang/222700556483)는 젓가락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조명하였다. 이번 세 번째 이야기는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를 말하고 있다.
2016년 AI인 알파고가 바둑 대결로 이세돌 9단을 이기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거의 무한에 가깝고 아직 인간이 우세하고 판단 했지만 결과는 AI의 압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어령 작가는 이미 2000년 새천년 행사장에서 수없이 이야기 했던 화두가 바로 AI였다. 그랬던 그도 이렇게 일찍 우리의 삶을 찾아 올 줄 예상 못한 듯 하다.
2014년 영국은 5~16살 학생들의 커리큘럼에 컴퓨터 과학을 필수과목으로 도입한다. 여왕이 아직도 마차 같은 것을 타고 다니는 아주 보수적인 나라인 영국에서 어느 나라도 시도하지 않은 것을 했다. 5살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7살이 되면 간단하게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그걸 작성한 것의 오류를 찾아내는 디버그가 가능하게 된다. 11살이 되면 일부 학생들은 현재 대학생들과 같은 컴퓨터 관련 개념을 배운다. 오늘날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스마트 완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플라스틱 로봇, 보드게임 등)를 받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한국인 이야기는 이어령 교수 특유의 말솜씨?가 돋보인다. 마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1과 10이 통하는 것을 풀어준다. 현재 AI는 일상으로 왔고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이런 현실 속에 두려워하거나 회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저자는 고전에 나온 이야기부터 아날로그와의 융합까지 거침없이 이야기를 한다.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사상, 생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음을 책을 통해 알려준다.
<인상 깊은 구절들>
●스마트폰이야말로 ‘호주머니 속의 나의 뇌’인 게다.(23p)
●신기술이 생겨나 현실 사회에 실제로 적용하는 과정에는 늘 장난감과 게임이 있다. 장난감은 아이들에게는 현실이고 어른들에게는 미래다. 10년, 20년 후의 세상을 보려면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컴퓨터 게임을 보면 된다. 바둑 게임 프로그램으로 나타난 알파고를 통해 미래를 유추해보는 것이 그래서 가능한 거다(106p)
●흑백으로 된 바둑알 하나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오목만 둘 줄 아는 나도 바둑의 의미는 바둑알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하나하나의 점들이 이어져서 선이 되고, 그 선이 연결되어 면이 되고 바둑판 전체에 의도하지 않던 도형이 생겨나는 과정이 바로 바둑이다. 하늘의 별 하나하나가 서로 연결되어 성좌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그것과 너무나도 흡사하지 않는가. 부분이 아니다. 개체가 아니다. 그것들이 연결되었을 때 비로소 생겨나는 것, 그 도형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인간은 이야기하는 것이다. 바둑판이 우주를 닮은 하늘이고 무수한 관계로 엮어지는 그 바둑알들이 별들이고 그게 이어져서 성좌를, 의미를 갖게 된다는 사실을 바둑판 위에서 우리는 관찰한다.(162~163p)